LIFE GUARD
일생 동안 나는 나 자신을 온전하게 건사할 수 있을까?
사랑하는 내 가족을 잘 지켜낼 수 있을까?
위험에 처한 불특정 다수의 사람들에게 아무런 조건없이 신속하게 도움을 줄 수 있을까?
이십대에 이런 생각을 참 많이 했었다.
생각이 섰으면 그 다음엔 훈련이 필요했다.
물에 빠진 사람을 구하는 건 기본이지만 갑작스런 '심장마비'나 '기도질식', '인공호흡', 다양한 '응급구조' 능력배양 등 훈련과 준비엔 많은 땀과 노력이 필요했다.
80년대 중반 나는 '해병대 특수부대'에서 힘겨운 군대생활을 했었다.
그런 경험이 있었기에 전역 후 '라이프 가드' 취득을 위한 고강도 훈련은 그리 어렵지 않았다.
살면서 어떤 상황을 만날 지 아무도 알 수 없었다.
나의 심신을 쉼없이 단련하고 영혼을 정갈하게 유지하는 것이 일상에서 내가 할 수 있는 가장 좋은 준비이자 예비일 것으로 생각했다.
어느새 나의 두 자녀들이 커서 '고교생'이 되었다.
'국영수'도 중요하지만 삶을 대하는 기본적인 자세와 태도에 대해 두세 번 진지하게 얘기한 적이 있었다.
어려움에 처한 누군가를 신속하게 돕는 건 우리가 할 수 있는 가장 큰 '나눔'이자 '사랑의 실천'이라고 강조했다.
그런데 그것은 말로 되는게 아니라 숱한 훈련과 땀으로 자신의 역량을 길러야만 가능한 것이라고 일렀다.
대학교 1학년 겨울방학 때 딸이 '라이프 가드'에 도전해 보겠다고 했다.
흔쾌하고 멋진 도전장이었다.
자발적인 결정이었다.
몹시도 추운 겨울이었다.
'산본'에서 방이동 '올림픽 공원 수영장'까지 도시락을 싸들고 열심히 다녔다.
매일 왕복으로 전철을 6번이나 갈아탔다.
그러면서 하루 10시간 이상 수중에서 '맹훈련'에 돌입했다.
아직 앳된 여학생인 점을 감안했을 때 매우 강인한 투혼이자 뜨거운 집념이라고 생각했다.
인생이 늘 그렇지만 누가 강요했다면 그리 할 수 없었으리라.
자신의 영혼과 심장에 숭고한 뜻과 확고한 목표가 바로 서야만 비로소 가능한 일이었다.
그래야만 혹한의 눈보라 속에서도, 강도 높은 수중훈련에서도 결코 포기하지 않을 테니까 말이다.
열정적인 도전이었다.
끝내 딸은 그해 겨울에 자신의 투지와 열정으로 '라이프 가드' 자격증을 취득했다.
2011년 1월 22일이었다.
그 훈련은 절대로 쉽지 않았다.
나는 잘 알고 있었다.
그랬기에 가슴이 더욱 뭉클했고 콧등이 찡했다.
너무나도 잘 아는, 팍팍하고 힘겨운 훈련이라 더 그랬다.
그날 밤 집에서 조촐한 '가족파티'를 열었다.
딸이 대학에 진학한 것 이상으로 기쁘고 감사했다.
2011년 11월, 아들의 수능도 끝났다.
수능이 끝나자마자 아들도 동일한 과정에 출사표를 던지겠다고 했다.
과감하고 단호한 결정이었다.
수능은 끝났지만 아들은 아직 고3 학생이었다.
몇 주간 입에서 쓴내가 나도록 동일한 값지불을 했고 진한 땀을 쏟았다.
아들도 역시 빛나는 '라이프 가드' 자격증을 취득했다.
2011년 12월 17일이었다.
두 청년들에게 진심어린 축하와 감사의 마음을 건넸다.
역시 '가족파티'를 열었다.
가족 네 명이 맛있는 음식에 시원한 맥주잔을 부딪히며 힘차게 건배했다.
부모가 아니라 인생의 선배로서 마음을 담아 권주하고 치하했다.
진정으로 기쁘고 감사했던 저녁이었다.
'자신'과 '가족' 그리고 '위기에 처한 누군가'를 돕기 위해 평소에 잘 대비하고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런 소신과 철학에 입각하여 각자의 몸과 정신을 부단히 연단해 달라고 당부했다.
타인에겐 '춘풍' 같은 자세로 대하고, 자신에겐 '추상' 같은 행동으로 살아야 한다고 일렀다.
'배려'와 '사랑'은 그리 먼 곳에 있는 '인생테마'가 아니었다.
준비가 되어 있다면 언젠가 꼭 필요한 싯점에 절체절명의 위기에서 누군가의 생명을 구해낼 수 있을 테니까 말이다.
오늘도 건강과 생명을 허락해 주신 주님께 감사기도를 드렸다.
내일부터 '장마'라고 한다.
이 땅의 모든 분들께 아무런 피해가 없기를 기도한다.
세상 살이, 안전이 첫째다.
모두에게 사랑과 감사를 전한다.
2013년 8월 21일.
여름이라 물놀이 중에 발생한 많은 사건, 사고 뉴스를 접했다.
몹시도 안타깝고 마음이 아팠다.
2년 전 일을 생각하며 안타까운 심정으로 몇 자 적어보았다.
더 이상의 귀한 인명 피해가 없기를 기도하는 마음 간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