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상상 속에서 자유를 누리면 행복해하는
아이들의 마음을 엿볼 수 있는 동시집
동시집 『우주선 탄 엄마』는 어린이들의 생활 속으로 들어가, 어린이들이 바라는, 꿈, 좋아하는 것과 싫어하는 것, 가족 사이에서 느끼는 따뜻함, 어린이의 마음으로 세상을 꿰뚫어 보는 눈으로 소재를 모아서 쓴 동시 57편을 담은 동시집입니다.
한국아동문학작가상과 여러 문학상을 받고, 올해의 좋은 동시집에 선정된 송명숙 동시인의 네 번째 동시집입니다. 이 동시집은 표제 시와 표지의 그림이 우주에 가고 싶은 아이가 엄마가 미용실에서 파마하는 모습을 보고 우주로 날아가는 상상을 하는 아이의 마음을 그린 것처럼, 상상 속에서 자유를 누리며 행복해하는 어린이들의 마음을 엿볼 수 있습니다.
편저 : 송명숙
1999년 『광명문학』에 시를 발표하면서 작품 활동을 시작했어요. 오랫동안 어린이들에게 독서 수업을 하던 것을 계기로 동화와 동시도 쓰기 시작하여 2003년 『문학과 어린이』에 동시가 당선되었지요. 시집으로 『낮에 떨어진 별』 『여섯 개의 관절이 간지럽다』가 있고, 동시집으로는 『버스 탄 꽃게』가 있어요. 이 동시집으로 한국아동문학작가상과 올해의 좋은 동시집으로 선정되는 기쁨도 누렸지요. <단풍잎> <개나리꽃> <버스 탄 꽃게> <개구리네 가족회의> 같은 동요 가사도 지었어요. 광명예술대상, 광명문학상, 동서문학상, 광명시 전국문학상 등도 받았답니다. 요즘은 독서 코칭과 스토리텔링 강의를 하고 있고, 한국화 작가로 활동하고 있어요.
그림 : 박진주
홍익대학교에서 시각디자인을 공부하고, 그래픽 디자이너로 일했습니다. 현재는 프리랜서 일러스트레이터로 어린이책에 그림을 그리며, 캘리그래피 작가로도 활동하고 있습니다. 그린 책으로 《짝 바꾸는 날》, 《뻥튀기 학교》, 《수다로 푸는 유쾌한 사회》, 《어쩌지? 플라스틱은 돌고 돌아서 돌아온대!》, 《자연을 담은 색, 색이 만든 세상》 들이 있습니다.
책 속으로
파도가 달려오면서
- 나랑 놀래? 하더니
이내 스르르 숨어 버리고
다시 달려오면서
- 나랑 놀래? 하더니
이내 또 스르르 숨어 버리고…….
나도 파도와
놀고 싶은데
대답도 하기 전에 숨어 버리는
수줍은
파도
--- 「수줍은 파도」 중에서
선생님 얼굴도
짝꿍 얼굴도
동그란
피자로만 보이는 건
피자
사 준다던
엄마
약속 때문.
--- 「피자 얼굴」 중에서
출판사 리뷰
파릇파릇 / 갓 나온 새싹,//
총총총 / 갓 들어온 일 학년,//
갓 나오고 / 갓 들어온 것들 //
새롭다. / 눈부시다.
- 「새싹들」 전문
봄이 오면 들과 산에는 새싹이 돋아나고, 나뭇잎들도 파릇파릇 새잎들이 돋아납니다. 막 돋은 새싹을 보면, 새롭고 눈이 부시게 아름답고 귀여운 마음이 듭니다. 이 새싹이 자라서 꽃을 피우고 커다란 나무로 커서 울창한 숲을 만들 거예요. 학교도 마찬가지예요. 새 학년, 새 학기 시작되고, 일 학년 신입생들도 들어옵니다. 파릇파릇 돋아난 새싹들처럼, 나중에 어른이 되면 사회를 이끌어가는 어른으로 자랄 겁니다. 동시 「새싹들」은 봄의 새로움을 기대하는 어린이의 밝은 모습과 미래에 대한 기대를 담은 동시입니다.
어느 비 오는 밤
개구리네 가족이 아파트 웅덩이에 모여 가족회의를 했대요.
- 개술개술 (논술학원 그만 다닐래.)
- 개구르르 (영어 학원 다니기 싫어.)
- 개골골골 (애들이 힘들어하니 보내지 말아요.)
- 개끝개끝 (안 돼요. 다른 애들에게 뒤쳐져요.)
- 개실개실 (시골 살 때는 학원에 안 가도 좋았었는데…….)
- 개굴개굴 (맞아. 다시 시골로 내려가고 싶어.)
하룻밤 개구리네 가족회의,
밤새도록 끝날 줄을 몰랐대요.
- 「개구리네 가족회의」 전문
도시로 이사 온 개구리네 가족이 가족회의를 해요. 어린 개구리들은 학원을 다니기 싫다고 하고, 엄마 아빠는 학원을 보내야 할지 말아야 할지 이야기를 나눠요. 어린 개구리는 시골에서는 학원을 안 다녀서 좋았는데, 하며 시골을 그리워합니다. 이 모습을 보면, 우리의 모습과 똑같습니다. 학원 가기 싫어하는 아이들의 마음이나, 싫어하는 줄 알면서도 기어코 학원에 보내야 한다는 부모님들의 마음이 정말 똑같아요. 개구리 가족을 통해 지금 우리 어린이들의 모습과 부모님의 마음을 그려내고 있습니다.
한쪽에 입술 대고 / 열 손가락 막았다 떼었다,/ 아리랑 연습하는/ 우리 엄마.//
배운지 한 달 된 / 초보 엄마 대금 소리가 / 픽픽! / 웃고 있다. //
무슨 노래야? / 동생이 묻고,/ 픽픽 아리랑이야. / 내가 대답하고……,//
대금이 픽픽! / 동생과 나도 픽픽! / 서툴러서 즐거운 / 픽픽 아리랑.
-「픽픽 아리랑」 전문
엄마가 지금 대금을 배우고 있어요. 아리랑을 대금으로 연주하지만 아직은 서툴러 대금 소리에서 픽픽 소리가 나기도 해요. 아이들은 픽픽 웃으면, 픽픽 아리랑이라고 합니다. 집 안에는 즐거운 웃음이 퍼집니다. 아마도 엄마는 지금 서툴러도 열심히 연습해서 아리랑을 연주하는 모습을 보여 줄 거예요. 작가는 엄마 모습을 통해 한 번 마음 먹은 일은 중간에 멈추지 않고 끝까지 하는 그런 점을 우리에게 보여주려고 한 거 같아요.
솔솔 바람이 들어갔다가 / 솔솔 그대로 빠져나온다지.//
그래서 제주도 현무암은 / 무겁지 않다지.//
친구 미워하던 마음도 / 꾸중 듣고 화나던 마음도 //
모두 솔솔 빠진다면 / 얼마나 좋을까? //
나도 제주도 현무암, / 닮고 싶다.//
-「현무암 닮고 싶다」 전문
제주도 현무암은 구멍이 숭숭 뚫려 있어서, 가벼워요. 센 바람이 불어도 바람이 뚫린 구멍으로 솔솔 빠져서 나갑니다. 돌 안에 담아두지 않는 것이죠. 때때로 우리 마음도 현무암 같으면 얼마나 좋을까요? 잘못을 저질렀거나, 해야 할 일을 못 했을 때, 친구와 다투고 화해하지 않았을 때, 욕심이 많을 때, 마음은 무거워져요. 돌덩이처럼 말이에요. 이런 것들을 마음에서 확 날려 버리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 때가 있어요. 이런 마음을 동시 「현무암을 닮고 싶다」에 보여주고 있습니다. 제주도 현무암처럼, 숭숭 뚫린 구멍으로 나쁜 마음, 욕심 따위를 다 내보낼 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요.
우주선 탄 엄마 / 엄마가 미용실에서 / 머리에 우주선을 이고 / 기분이 좋은지 /
노래까지 흥얼거린다.//
우주선을 타고 / 외계인이라도 되고 싶은 것일까? / 걸핏하면 엄마는 /
우주에 가보고 싶다고 했는데 //
혹시 엄마가 / 우주선 타고 하늘로 날아갈까 봐 / 조마조마 //
하늘을 향해 솟아있는 머리카락은 / 발사 직전 / 가슴 졸이며 / 바라보았다.
- 「우주선 탄 엄마」 전문
아이가 미용실에서 파마 기계를 머리에 쓰고 있는 엄마를 보고, 엄마가 우주선을 탄 우주인 아니면 외계인으로 보였나 봐요. 엄마는 때때로 우주에 가고 싶다고 했거든요. 이는 아이가 우주에 가보고 싶은 마음을 엄마를 통해서 상상하며 표현했기도 합니다. 상상은 동시 속에 들어있지요. 비 오는 날 우르르꽝! 천둥소리와 번개가 번쩍이며 공연한다는 상상, 소가 된다면 숙제를 안 해도 된다는 상상, 나무의 입장이 되어보는 상상, 파리에게 말 걸고 파도와 놀이를 하는 상상을 합니다. 어른들도 때론 어린이들처럼 상상하고 꿈을 꿉니다. 상상 속에서 행복해하는 아이와 어른의 모습을 담아낸 동시입니다.
[시인의 말]
미용실에서 파마기계가 머리카락을 돌돌 말고 하늘을 향해있는 모습이 우주선 같았어요. 살며시 눈을 감고 우주에 도착하는 상상을 했어요. 그때 두둥실 떠오르는 느낌이 들고 몸이 가벼워졌어요. 한참 동안 하늘을 나는 상상을 했지요. 어른들도 어린이들처럼 상상하고 꿈을 꾸지요. 《우주선 탄 엄마》 동시집을 읽고 즐겁고 행복해지길 바랄게요.
- 송명숙
추천평
송명숙 시인의 작품들은 어린이들의 생활 속으로 깊숙이 들어가서, 그들이 무엇을 싫어하고 어려워하는지, 그리고 그들이 진정으로 바라는 바가 무엇인지를 잘 보여주고 있어요. 그리고 폭도 넓어요. 천진무구한 꿈의 세상이 그려지는가 하면, 가족 간의 사랑과 미움이 엇갈리는 현실 세계도 보여주고 있어요. 무엇보다 살아있는 어린이들의 실상을 붙잡고자 하는 노력이 두드러지게 보이는군요.
- 문삼석 (계몽아동문학회장, 시인)
* 출처 : 예스24 <https://www.yes24.com/Product/Goods/14121139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