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퇴이민 2기 280. Special Assist (2)
스튜어디스도 우리 내외에겐 아주 각별하다. 자주 괜찮으냐고 물어본다. 언제든 도움을 청하라고 한다.
비행기 타기 전에 먹고 잠자려던 그 어지러운 약은 먹지 않았다.
행여 잠들지 못한 채 어지럽고 토할 것 같을까봐 이젠 겁이 나서다.
그 와중에도 비행기는 20분이나 딜레이되고 현지 시간 밤 12시 10분에 비로서 이륙을 한다.
나는 아픈 허리를 곧추세우고 주먹을 쥐어 이쪽 저쪽을 괴어가면서 4시간을 버틴다. 제발 몇 분만이라도 잠들었으면 얼마나 행복할까?
기내에 불은 다 꺼지고 주변엔 코고는 소리까지 들리는데 나는 단 `1분도 잠들지 못하고 그 고통의 시간을 견딘다.
죽을만큼 힘들고 지루해서 시계를 보면 겨우 2~3분이 지났을 뿐이다.
세상에 태어나서 이제까지 살아온 날 중에 최고로 힘들고 지루하고 어려운 시간을 1분,1분 이를 악물고 눈도 못 부친 채 밤을 보낸다.
한국 시간 5시, 인천에 도착했다.
스튜어디스는 바로 휠체어 서비스를 다시 연결해 준다. 입국장 역시 어디에도 지체없이 특별 통과 된다.
너무 일찍 나온 바람에 컨베어벨트조차 가동 전이라 짐을 찾는 동안 한참을 의자에 누워 쉬고 있다.
밤 새 안깐힘으로 버틴 몸이 안 아픈 구석이 없다.
전화를 하니 우리 아들이 분당에서 새벽 3시에 떠나 이미 대기 중이라고 한다.
B 구역으로 나서자 바로 아들을 만나 그 차를 타고 집으로 온다.
한 시간 반을 또 오자니 그것도 이제 힘들어진다. 누웠다 앉았다 하는데 7시가 넘자 출근길로 막힌다.
드디어 집에 도착했다.
아들이 밥을 하더니 며느리가 싸 보낸 짐을 풀어 아침상을 차려준다. 육계장도 있고 도라지 나물, 총각김치, 훈제오리, 깻잎무침, 푸짐하다.
하루 연가를 냈다는 아들이 점심까지 차려서 함께 먹고 그는 잠이 들었다. 새벽 3시에 나오느라 피곤했던지 코까지 드르렁거린다.
퇴근시간이 맞물리면 너무 오래 걸릴까봐 일찍 가라고 나는 재촉한다.
우리 밀라가 다 차려놓고 "맘, 디너!" 부르면 "OK" 하고 먹기만 하면 되었는데 이제 저녁은 남편이 손 설게 차려준다.
내일은 미리 성모병원 재활의학과 예약이 되어 있으니 몸을 추슬려 진료를 받으러 가야 한다.
첫댓글 고생 하셨습니다.
이제부터는 한국이니
병원에서의 답답함이 없어져
완쾌가 빨라 지시겠지요.
고생이 많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