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0) (2) 현대화, 제2차 바티칸 공의회의 시작
[교회, 하느님 백성의 친교]
가톨릭신자로서 교회가 무엇인지 아는 것은 매우 중요합니다. 하지만 교회가 무엇인지를 묻는 일은 마치 나는 누구인가를 묻는 것만큼이나 어렵습니다. 그래도 마주해야 하는 물음이기에, 성령의 도움을 청하며 여러분과 함께 이 여정을 시작합니다. 사실 교회가 무엇인지에 대한 물음은 지난 2천 년 동안 교회가 끊임없이 해온 질문이고, 그때마다 교회는 당시 처했던 역사적 상황 속에서 그 정체성을 잃지 않으면서 동시대의 언어로 복음을 해석하고 선포하였습니다. 그렇게 쌓아온 교회의 자기 인식들은 오늘의 교회가 자신을 성찰하는 데 밑거름이 되어 시대에 맞는 새로운 교회의 모습을 정립해 주었습니다. 이러한 흐름에서 20세기에 열린 ‘제2차 바티칸 공의회’(1962~1965)는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교회가 무엇인지 다시금 묻고 초대교회부터 함께 걸어온 길을 계속 이어가게 해주고 있습니다.
제2차 바티칸 공의회는 1962년 10월 11일, 성 요한 23세 교황의 개막 선언으로 제1회기를 시작했습니다. 20년간 교황직을 수행했던 전임 교황 비오 12세의 뒤를 이어 77세의 고령이던 베네치아 대교구장 안젤로 론칼리 추기경이 1958년 10월 28일 교황으로 선출되었을 때, 사람들은 그를 과도기적 교황이 될 거라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요한 23세 교황은 즉위 3개월 만인 1959년 1월 25일, 로마 추기경단에 그동안 중단되었던 제1차 바티칸 공의회를 잇는 새 공의회를 개최할 뜻을 밝혔습니다. 그리고 1960년 6월 5일, 자의 교서 「하느님의 높으신 뜻」을 반포해 공의회 준비위원회를 구성하고, 마침내 1962년 공의회를 시작하였습니다.
성 요한 23세는 개막 연설에서 현대 세계 안에서 교회가 주님으로부터 받은 자신의 사명을 수행하기 위해 내적 외적으로 쇄신되는 것이 공의회의 목적임을 강조하면서, 특별히 ‘현대화’와 그리스도인의 ‘일치’를 강조하였습니다. 여기서 현대화란 ‘현대 세계에 상응하여 새롭게 한다.’라는 의미의 이탈리아어 ‘아조르나멘토’(aggiornamento)를 우리말로 옮긴 것입니다. 아조르나멘토에서 조르노(giorno)가 ‘날’이란 뜻이므로 영어로는 ‘업데이팅’(updating)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곧 교회라는 구원의 장치가 과거의 지나간 프로그램으로 운용되지 않고, 현대 세계라는 환경에서 구동이 가능한 버전으로 업데이트되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런 의미의 아조르나멘토는 제2차 바티칸 공의회의 상징적 개념이 되었습니다.
공의회는 성 요한 23세에 의해서 시작되었지만, 교황은 1963년 6월 3일 제1회기를 마치고 선종하였습니다. 이후 성 바오로 6세 교황이 선출되어 공의회를 제4회기까지 이끌었으며 1965년 12월 8일에 폐막하였습니다. 이 공의회에서 발표된 문헌은 4개의 헌장과 9개의 교령, 3개의 선언으로 구성되었습니다. 그중 우리가 지금 다시 묻고 있는 ‘교회’에 대한 성찰은 「교회 헌장」에 담겨 있습니다.
[2025년 1월 19일(다해) 연중 제2주일 의정부주보 3면,
강한수 가롤로 신부(통합사목국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