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로부터 말고기는 귀한 고기로 취급받았다. 머리부터 꼬리까지 하나 버릴게 없었다. 왜 그럴까. 말고기는 아무리 많이 먹어도 몸에 좋기 때문이다. 소고기나 돼지고기는 단백질이 풍부하고 육질이 좋아 소화도 잘되며 맛도 뛰어나지만 융점(고체가 액체를 만나 녹는 점)이 높아 몸에 나쁜 콜레스테롤이 축적되기 쉽다. 일반적으로 돼지고기는 사람의 체온과 비슷한 36~46도에서 녹지만, 소고기는 42~49도에 달한다.
하지만 말고기는 융점(5~10도)이 낮아 콜레스테롤이나 성인병 걱정이 없으며 고혈압·신경통·당뇨병에도 좋은 보약으로 알려져 있다. 말고기의 융점이 낮은 것은 불포화지방산이 많다는 의미인데 소나 돼지고기에 비해 3배 이상 많다. 말고기가 건강식품으로 새롭게 주목받고 있는 이유다. 즉 말고기를 섭취하면 LDL(유해한 콜레스테롤) 함량을 저하시키는 효과를 나타내며 동시에 혈액의 지방 함량을 낮추는 작용을 발휘하는 단일불포화지방산 함량이 매우 높다.
또 소고기에 거의 함유되지 않은 오메가3 필수지방산인 알파-리놀렌산 함량이 가식육 100g당 318~710mg으로 풍부하여 성인의 하루 섭취요구량의 25~55%를 공급할 수 있다.
최근 외국에서 발표된 결과에 의하면 말고기는 다른 동물성 육류보다 죽상동맥경화증을 예방하는 능력이 우수하다고 하였다. 생고기 100g을 섭취하면 나트륨은 하루섭취 요구량의 14.8%를 공급할 수 있으며, 칼륨은 16.6%, 마그네슘은 9.6%, 칼슘은 0.5%, 인은 28.9%를 공급할 수 있으며, 철은 27.8%, 아연은 24.8%, 구리는 13.3%를 충당할 수 있다. 따라서 말고기는 다른 적색육에 비해 인, 마그네슘, 철, 아연 및 구리함량이 높은 특징이 있다.
미식가로 유명한 프랑스인들은 쇠고기보다 말고기를 선호한다. 영국 유명일간지 텔레그래프는 ‘프랑스의 요리사와 정육업자들은 말고기를 소고기나 돼지고기, 양고기를 대체할 새로운 건강식품’으로 소개하고 있다. 실제로 프랑스의 대형마트에는 말고기를 부위별로 판매하는 코너가 따로 있다. 돼지고기와 소고기, 닭고기 정도가 전부인 우리나라와 달리 정육코너에서 말고기도 함께 취급하는 것이다.
일본은 말고기 최다소비국이다. 말고기는 사쿠라니쿠(벚꽃육)으로 불리는데 이는 벚꽃처럼 붉은 것을 빗댄 표현이다. 제주도에서 생산되는 말고기 대부분은 일본으로 수출된다. 맛 좋고 성인병 부담도 덜한 말고기가 웰빙 식품으로 떠오르고 있는 요즘이다. 이준규 의학칼럼니스트·보건학박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