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묵상
(2023.11.17 헝가리의 성녀 엘리사벳 수도자 기념일)
김상우 바오로 신부
오늘 복음에서 제자들은 예수님께서 다시 오실 날의 표징들, 다시 말해서 정확한 시간과 구체적인 장소에 관하여 궁금해하였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주님, 어디에서 말입니까?”라고 묻습니다.
사람의 아들이신 예수님께서는 그날은 아무도 예측할 수 없으므로 일상생활 가운데 종말이 닥칠 것이라고 말씀하십니다.
이처럼 제자들은 종말에 대한 좀 더 정확하고 구체적인 표지들을 바라지만, 스승이신 예수님께서는 즉답을 피하시며 알아들을 수 없는 이야기만 하십니다.
구약 성경의 예언서에서(이사 18,6; 34,15-16; 예레 7,33; 12,9; 15,3; 에제 39,17 참조) ‘독수리’ 같은 맹금류는 하느님의 심판과 연결됩니다.
루카 복음서 17장 37절에서 “시체가 있는 곳에 독수리들도 모여든다.”라는 말씀은 그 누구도 하느님의 심판을 피할 수 없음을 뜻합니다.
사람의 아들이시며 구세주이신 하느님의 아드님 그리스도께서 언제 어디서 어떤 방식으로 다시 오실지를 예견하느라 일상생활에서 동조하거나 불안해할 필요가 없다는 뜻입니다.
우리 그리스도인에게 예수님의 다시 오심과 종말을 준비하는 가장 현명하고 슬기로운 방식 가운데 하나는, 오늘 기념하는 헝가리의 성녀 엘리사벳의 모습을 본받는 것입니다.
삶의 한가운데에서 신음하며 아파하는 이웃과 공감하여 주는 것, 그들을 위하여 드러나지 않게 헌신하고 봉사하며 자선을 베푸는 것이 그리스도의 다시 오심과 하느님 나라의 완성, 곧 종말을 준비하는 합당한 자세라고 생각합니다.
지금 이 순간 우리는 종말을 어떻게 준비하고 있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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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리사벳 성녀는 1207년 헝가리에서 공주로 태어났다.
어려서부터 신심이 깊었던 그는 남부럽지 않게 안락한 생활을 할 수 있었지만, 참회와 고행의 생활을 하며 많은 사람에게 자선을 베풀었다.
그는 남편이 전쟁에서 사망하자 재속 프란치스코회에 들어가 가난한 사람들을 도와주고 병원을 세워 직접 병자들을 돌보았다.
1231년 스물네 살에 선종한 그는 자선 사업의 수호성인이자, 재속 프란치스코회의 수호성인으로 공경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