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트레스에 시달리는 상위권 고3
Q 안녕하세요. 올해 고3인 남학생입니다.
사실 저는 가진 것이 되게 많고, 부모님도 최선을 다해 서포트 잘해주시고 학교에 친구들도 있고 성적도 강남고등학교에서 상위권이어서 별 문제가 없다고 주변 사람들은 착각하는데 밖에 있을 때 저랑 혼자나 집에 있을 때 저랑 완전히 달라서 고민이에요. 고민을 넘어서 너무 우울하고 무기력해요.
학교에서는 '공부 잘 하는 애' ‘맨날 상 타는 애’, '착한 애'라고 말하는데 실제로는 공부를 왜 해야 할지도 모르겠고 꿈도 없고 요즘 세상이 너무 힘들다고 느껴져서 회의감이 들어요. 저는 공부도 제대로 못 하겠고, 불안해서 저도 모르게 갑자기 눈물이 나기도 해요. 부모님이 제가 힘든 걸 보시면 더 힘들어하실 거 같아서 말도 못 꺼내겠어요.
주변 친구들 보면 되게 리더십 강하고 확고하게 ‘남을 도우며 살고 싶다’ ‘내가 하고 싶은 거 하면서 살자’ 같은 확고한 신념이 있어서 인생을 정확하고 제대로 사는데, 저는 공부는 어느 정도 하긴 하지만 그 외 다른 강점이 없는 거 같아요. 그래서 주변에 너무 완벽하게 성적이나 선생님과의 관계나 대인관계나 일처리 능력 등 모든 부분에서 다 잘하는 애들이랑 같이 있으면 너무 위축돼서 못 있겠어요. 실제로 이런 이슈 때문에 학생회 활동에서 갈등이 있기도 했어요, 이 부분에서 제가 제대로 대처하지 못해 친구 관계가 틀어져 버리기도 했고요.
이런 식으로 학업에서도, 관계에서도 스트레스를 계속 받다 보니 습관도 나빠지는 거 같아요. 손가락 살점을 계속 뜯기도 하고, 머리털도 하나씩 뜯다보니 머리에 딱지가 생겼어요. 이런 상태에서 벗어나고 싶은데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지 모르겠어요. 대학 입시 목표 말고 진짜 내가 하고 싶은 것, 미래에 어떤 신념을 가지고 살아야 할지에 대한 확실한 답을 정하고 싶어요. 그래야 동기부여도 되고 수험생활을 버틸 수 있을 거 같아요. 제가 어떻게 해야할까요... 도와주세요.
A 안녕하세요. 주변에서 바라보는 나의 모습과 실제 내가 바라보는 내 모습 간의 간극으로 인해 힘들어하고 계시는군요.
확고한 신념과 목표를 지닌 친구들 사이에서 위축되고 흔들리는 진정한 내모습에 대해 제대로 알고 있는 사람은 나 혼자밖에 없고, 이러한 상황에서 벗어나고 싶지만 도대체 어디에서부터 어떻게 시작해야 할 지 몰라 고민하는 심정이 올려준 글에 그대로 드러나는 것 같아서 많이 안타까웠습니다. 손가락 살점이 뜯어지고 머리에 피도 날 정도로 괴로워하고 힘들어하는 상황에서 어떻게 하면 조금이라도 벗어나서 편안해질 수 있을까요? 원하는 '내 모습'은 어떤 모습인가요? 단순히 스카이 대학과 같은 형식적인 목표 대신 진정으로 앞으로 내가 어떻게 살고 싶은지, 어떤 사람이 되고 싶은지, 우선 무엇을 할 때 내가 조금이라도 '나답다' '행복하다' 숨쉴만 하다'라고 느끼는지 내가 정말 좋아하고 즐기는 것은 무엇인지, '나 자신에 대해 알아가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거창하게 들릴 수 있지만 아주 작은 것에서부터 시작해 볼 수 있습니다. 고3이라 마음의 여유가 없겠지만 틈틈이 시간을 내서 어렸을 때부터 간직해 온 사진이나 일기장, 친구와 주고 받은 편지 등을 읽어보면서 어렸을 때 나는 어떤 것을 좋아하고, 어떤 마음을 가진 아이였는지, 또 초, 중, 고등학교를 거쳐 오면서 나에게 장래희망이 있었다면 각각 어떤 희망이 있고, 그 희망에 영향을 미친 사람이나 환경이 있었는지 찬찬히 훑어보면서 나의 과거와 현재, 미래에 대해 생각해 보는 시간을 가져보기 바랍니다.
지나칠 정도로 나를 사랑하시는 부모님께서 단순히 우리 자녀가 공부만 잘하는 사람으로 성장하기를 바라고 계시지는 않을 것입니다. 만약 우리 자녀에게 고민이 있다면 다른 누구가 아닌 바로 부모님께 고민을 나누고 의논해주길 기다리고 계실 수 있습니다. 내가 이런 고민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부모님께 미안해하거나 부끄러워하는 마음을 조금 내려놓고 다른 누구보다 어릴 때부터 나에 대해 가장 잘 이해하고 계시는 부모님께 내 마음을 털어놓고 나눌 수 있는 기회를 가져보시기 바랍니다. 혹시라도 부모님 혹은 다른 누군가에게 마음을 털어놓기가 너무 힘들거나, 견디기 힘들 정도의 혼란스러움과 불안함이 지속될 경우 주저하지 말고 상담전문가의 도움을 받아보시기 바랍니다.
고3 자녀가 스트레스에 잘 대처할 수 있도록 어떻게 도울 수 있을까요?
1. 지지체계 형성하기
청소년이 각종 압박감이나 스트레스에 대해 나눌 수 있는 창구가 필요합니다. 부모나 가족들이 식사 때, 잠자기 5분 정도 대화, 문자 등 다양한 방법으로 청소년의 이야기를 들어주고 격려해 주는 것이 도움이 됩니다. 무조건적인 내 편이 그 어느 때 보다 필요한 시기가 수험생 기간이기 때문에 이렇게 사소하지만 꾸준한 포용 경험이 청소년의 자존감 회복에 중요합니다.
2. 자신만의 스트레스 푸는 방법 만들기
수험생들의 경우 바쁜 스케줄로 인해 취미 활동을 통해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데 어려움을 겪을 수 있습니다. 명상이나 산책 등 짧은 시간 또는 이동 시간에 틈틈이 할 수 있는 스트레스 관리 방법을 찾는 것이 도움이 됩니다.
3. 결과와 나 분리하기
성취하기 위해서는 목표를 정하고 계획을 세워 이행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하지만, 이러한 과정에만 과도하게 초점을 맞추고 장기간 생활을 하다 보면 시험 결과가 곧 나에 대한 평가처럼 여겨지기 마련입니다. 결과와 나를 분리하고 학습 과정 또한 중요시 여기는 성장 마인드셋(growth mindset; 현재 처한 상황은 내가 노력하기에 따라 바꿀 수 있으며, 근성, 노력, 태도, 학습 과정이 결과보다 더 중요하다는 믿음)을 함양하여야 할 것입니다.
4. 전문가의 도움 받기
지나치게 무기력하거나 우울, 불안에 압도되어 학업 수행력이 너무 떨어지거나 일상 생활에 어려움을 겪을 때는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볼 필요가 있습니다.
본 센터는 아동과 청소년을 비롯한 모든 연령의 상담을 진행하는 센터로 사회성 발달을 위한 집단상담, 치료놀이 및 각종 상담방식이 다양한 치료센터입니다. 또한 전문 치료사가 배치되어 고민하고 어려워하는 부분을 정확하고 친절하게 상담을 해드리고 있습니다. 자세한 사항은 홈페이지를 방문하시어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이향숙 소장님 인터뷰 및 칼럼] >> 학습부진에 시달리는 아이
[상담 후기] >> 걱정이가 고등부 3학년 사회성을 마치며
[온라인 상담하러 가기]
[이향숙 소장님]
숙명여자대학교 대학원 아동복지학과 박사 (아동심리치료전공)
상담 경력 25년, 대학교수 및 외래교수 경력 30년
현) KG 패스원사이버대학교, 서울사이버평생교육원 외래교수
KBS, MBC, SBS, EBS, JTBC, 조선일보, 동아일보, 중앙일보, 청와대신문 등 아동청소년가족상담 자문
자격) 미국 Certified Theraplay Therapist (The Theraplay Institute)
심리치료 수련감독자 및 상담전문가 1급 (한국상담학회)
부부가족상담 수련감독자 및 상담전문가 1급 (한국상담학회)
사티어 부부가족 상담전문가 1급 (한국사티어변형체계치료학회 공인)
청소년상담 수련감독자 및 상담전문가 (한국청소년상담학회 공인)
재활심리치료사 1급 (한국재활심리학회 공인)
사티어의 의사소통훈련 프로그램 강사/ 사티어 부모역할훈련 프로그램 강사
MBTI 일반강사/ 중등2급 정교사/ Montessori 교사/ 유치원 정교사/ 사회복지사/ 보육교사 등
인터뷰) 이향숙 박사 “아이 사회성 교육의 중요성”
https://tv.naver.com/v/15458031
저서) 초등 사회성 수업 , 이향숙 외 공저. 메이트북스 (2020)
>> 언제까지 아이에게 친구들과 사이좋게 잘 지내라는 뜬구름 잡기식의 잔소리만 할 것인가? 초등학생인 우리 아이의 사회성을 길러줄 수 있는 답이 이 책에 담겨 있다. 사회성에 대해 20여 년간 상담하고 관련 프로그램을 개발해 아이의 사회성에 대한 고민을 해결해온 이향숙 박사의 오랜경험과 노하우가 이 책 한 권에 고스란히 담겨 있다. (책 소개 中)
*참고문헌
정철상. (2011). 고 3 청소년의 학업스트레스가 정신건강에 미치는 영향: 자아통제의 매개효과 검증. 청소년학연구, 18(9), 1-18.
데이터솜. (2021년 7월). 청소년 스트레스 인지율은 ‘고3 여학생’이 최고, ‘중2 남학생’이 최저. www.datsom.co.kr https://www.datasom.co.kr/news/articleView.html?idxno=115846
신효정, & 이문희. (2011). 진로성숙 발달에 관한 4 년 종단 연구-스트레스, 공격성, 우울의 효과. 청소년학연구, 18(7), 139-161.
*사진첨부: pixabay
*작성 및 옮긴이: 한국아동청소년심리상담센터 인턴 김주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