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편에 이어서.,..............)
그 분의 말씀인즉 누군가가 학원에서 제 이야기를 하는 것을 듣고 쓸만한 과학선생이다 싶어 불문곡직하고 상담실장님 대동하고 달려 오셔다는군요. 생전 처음 보는 양반들이 와서 차를 태우고는 의정부로 가더니 분위기 끝내주는 곳으로 가서 새벽 5시까지 술을 퍼먹입니다. (이거 납치 아닌가요?? 그 땐 그랬습니다. ㅋㅋㅋ). 술김에 “그래 같이 일합시다”라고 덜컥 약속을 하고 맙니다. 그래서 광진구로 학원을 옮기게 됩니다.
학원을 옮기고 보니 기가 막힙니다. 당시 제가 옮긴 학원은 광진구에서 제일 잘 나가는 대형학원이었는데(물론 지금은 다른 학원으로 넘어갔어요...), 문제는 중등부 외고 전문학원 이었다는 것입니다. 아닌 밤중에 홍두께처럼 중등부 꼬맹이들이 있는 곳에 사람 넣어주고선 실력 발휘해 보라는 겁니다. 뭐 어려울 것 없으니 어려운 내용 90%, 쉬운 내용 5%, 생쑈5% 섞어가면서 수업했더니 반응이 폭발적입니다.(당시에 외고입시는 LC+RC+수학+중학교 내신이었습니다.) 학생들이 저처럼 잘생긴 과학 선생을 못 만났기 때문이라는 후문입니다. (믿거나 말거나.. ㅎㅎㅎ )
그러다가 1학기 중간고사 시험기간이 다가왔는데요. 이전 학원에서처럼 중3 아이들에게 “일요일 언제부터 언제까지 시험대비 족집게 특강할테니 209강의실(그 학원에서는 제일 컸다는데요. 고작 100명을 수용하는 강의실이었어요.)로 몇 시까지 와라. 늦으면 국물도 없으니 공부할 녀석만 와라. ”라고 공지했어요. 수업시간이 되어서 학원에 갔더니 난리도 아닙니다. 209 강의실이 꽉 차고 책상에 앉지 못한 아이들이 강의실 바닥에 개미떼처럼 앉아있는 상황이었습니다. 그래도 강의실 입장 못한 학생들이 울고불고 난리도 아니었습니다. 결국은 제가 학원 데스크 앞에 있던 CCTV를 떼어 원장님이 구해오신 카메라에 강의실 밖에 설치한 CCTV에 연결하여 강의실 밖에 있는 학생들이 겨우 강의를 듣게 만들었네요.
그런 경험은 처음이었는데요. 고맙게도 아이들이 다들 시험을 참 잘 봤더군요. 그래서 부모님들이 이것 저것 싸들고 오시더군요. 그 중에 압권은 중국 대만 영사관에 계시던 부모님께서 보내주신 것이었는데 중국의 ‘모택동 주석’만 마시던 “모태주”라는 중국술이었어요. 그것은 작은 형님에게 그대로 뺏기고 말았습니다. 그러다가 어쩌다가 세월이 흘러 흘러 평촌으로 가게 됩니다. 그것도 맨땅에 헤딩하면서 가게 되었습니다.
(다음에 계속...........)
첫댓글 선생님이 대단하신가 봅니다. 잘 보고 있습니다.
제가 대단한 게 아니라 예전에는 제가 겪은 일들은 비일비재한 지극히 평범한 것이었습니다. 당연히 저는 명함도 내밀지 못한 수준입니다. 이런 글을 쓴다는 것 자체가 부끄러운 일이지요. ㅠㅠ
광진구 대형학원은 왜 그만두게 되셨어요^^ 평촌으로는 왜 가게 되션는지요? 뭔가 큰 일이 있었던 듯 싶네요..^^ 아니면 반전이?? 다음 얘기 빨리 해 주세요^^
강사의 이직에 무슨 반전이 있겠습니까? 학원강사가 자리를 옮기는 것은 돈과 인맥 때문이겠지요. ㅎㅎ
자꾸 재촉하니깐 글이 올라오네요? ㅎㅎ 연재소설 딱 이거네요.ㅎㅎ
하루의 수업이 끝나고 읽으니 더 잼있어요. 피로도 풀리는 거 같구용....감사감사.... 또 언제?
ㅎㅎ 보잘 것 없는 글에 칭찬해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와우... 멋진뎀요!!!
100여명 넘는 애들의 기를 한꺼번에 뺏음..
수업할때 샘도 아드레날린 만땅이었겠는뎀요..
애들이 내게 집중할때 솟구치는 아드레날린만큼 강력한 마약이 또 있을까요!!ㅋㅋㅋ
초롱초롱한 눈빛의 아이들이 강의실에 꽉 차 있을 때 희열은 말로 다할 수 없지요. 요즘에야 소수 정예화 되어서 예전에 느꼈던 흥분은 느끼기 힘들군요..
아우~~ 뒤가 궁금해요!!!!
에공~ 부담이 됩니다. ㅎㅎ
참 사연도 많으셨군요~~샘 충분히 그럴만한 포스가 느껴지는 분이세요.
6편도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저만 그렇겠습니까? 다들 어떤 일을 선택한 것은 나름대로의 사연들이 있으실 것입니다.
대단하십니다...부러운 마음으로 6편 기다리겠습니다~~
헉~ 6편 압박이 너무 심한데요. 보잘 것 없는 내용에 격려해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정말 서울쪽에서 근무하시는 분들 보면 정말 대단하다는 말 밖에는......조그만한 지방에서 근무하는 저로써는....도저히...암튼 잼 있슴당..
ㅎㅎ 사람사는 곳이 어디서나 다 그렇듯이 학원도 거의 비슷해요. 거기가 거기입니다...
강의를 한번 보고 싶습니다~~꼭!
정말 멋지십니다.
이런글을 쓰신다니...
궁금합니다. 같은 과목 선생님들의 강의 늘상 궁금하네요. 이비에수 말고 현장의 실감나는....
글을 읽다가 푹 빠진 기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