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 07. 02 목요일
(2731 회)
- 엄격한 도덕주의자의 내면 -
우리는 본질적으로 누군가와 '소통'해야만 살 수 있습니다.
그런데 내가 '남 모르게' 악한 일을 저지르고 그것을 가리기 위해 자신을 위장하기 시작하면, 그 사람은 이 세상의 질서에 적합하지 않은 존재, 곧 '유령'과 같은 상태가 됩니다.
내가 숨기는 것이 많으면, 나 자신도 모르게 타인의 잘못을 드러내는 존재가 됩니다. 내 안에 도저히 세상에 드러낼 수 없는 추악한 어둠이 있으면, 사람들의 시선이 그리로 향하지 못하도록 타인의 잘못을 더 크게 부풀려 드러내야 하기 때문입니다.
그렇게 타인을 헐뜯어 자신의 죄를 덮으려는 사람은 결국 세상에서 고립되어 외로워집니다. 그러면 이 지상에는 친구가 없으니 자연스럽게 지하 세계의 어두운 기운과 주파수가 맞게 되고, 결국 악령의 소리를 듣게 되는 지옥을 살게 됩니다.
미국 FBI 역사상 가장 치명적인 스파이로 기록된 로버트 핸슨의 사례는 이를 극명하게 증명합니다.
그는 동료들 사이에서 '지나칠 정도로 엄격한 도덕주의자'로 통했습니다.
그는 가톨릭 신앙을 강조하며 동료들의 사소한 도덕적 해이를 강하게 질타했고, 불륜이나 부정부패에 대해 누구보다 앞장서서 돌을 던졌습니다. 사람들은 그가 정말 깨끗한 사람인 줄 알았습니다.
하지만 그가 20년 동안 소련의 스파이였다는 사실이 밝혀졌을 때 세상은 경악했습니다. 그는 국가 기밀을 팔아넘기는 거대한 죄를 숨기기 위해, 주변 사람들의 사소한 단점들을 이 잡듯 뒤져 드러내며 자신의 '의로움'을 연출했던 것입니다.(출처 : 데이비드 와이즈, 『스파이: 로버트 핸슨의 이중생활』, 2003)
그는 '남 모르게' 죄를 지었기에 타인을 파멸시키는 악마의 도구가 되었고, 결국 종신형을 선고받고 차가운 지하 감옥에서 홀로 생을 마감했습니다.
자신의 내면이 어둡고 복잡할수록 타인을 더 날카롭게 찌르게 되며, 그 영혼의 끝은 결국 고립된 지하의 어둠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