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3) (42) 교회의 어머니 마리아
가톨릭 교회 교리서와 함께 “교리 문해력” 높이기
요한 복음에서 십자가에 못 박히신 예수님께서는 당신께서 사랑하시던 제자에게 어머니를 맡기며 “이분이 네 어머니시다”라고 말씀하십니다. 그렇게 성모님은 사도들의 어머니가 되셨습니다.
가톨릭 교회 교리서는 사도신경의 순서에 따라 ‘성령으로 인하여 동정 마리아께 잉태’되어 나셨음을 고백하는 부분에서 마리아께 대한 주요 교리를 정리합니다. 하느님의 어머니이시며, 평생 동정이시고 원죄 없이 잉태되셨으며 하늘로 불러올리심을 받았다는 내용이 바로 그것들입니다. 교회에 대한 교리들을 정리하는 후반부에서는 이와 더불어 교회 안에서 마리아의 위치에 대해 설명하는데, 여기서 등장하는 것이 바로 ‘교회의 어머니’ 마리아입니다. 마리아께서는 그리스도의 어머니이시며, 교회는 그리스도를 머리로 하여 한 몸을 이루는 지체들이므로 마리아는 그리스도 지체들의 어머니시라는 것입니다(가톨릭 교회 교리서 963항).
마리아께서는 성령으로 말미암은 잉태에서부터 시작해 십자가 위에서의 죽음에 이르기까지 당신 아드님과 온전히 일치하셨습니다. 또한 그분의 승천은 당신 아들의 부활에 특별히 참여한 사건이며, 세상 끝날 이루어질 다른 그리스도인들의 부활을 앞당겨 실현한 것입니다(가톨릭 교회 교리서 966항). 그분은 하느님의 구원 계획과 모든 활동에 전적으로 순종하고 함께 하심으로써 하느님 백성으로서 하느님 나라의 완성을 향해 나아가는 교회 모든 구성원들의 모범이 되셨습니다. 그분은 우리 신앙과 사랑의 모범이시며, 따라서 교회의 가장 뛰어나고 유일무이한 지체이시며, 교회의 모습을 가장 잘 드러내는 본보기가 되십니다(가톨릭 교회 교리서 967항).
그러나 모든 성인들의 통공 교리에서도 알 수 있듯, 성인들은 단순히 우리에게 신앙의 모범을 보여주는 것으로 그 역할을 다하는 것이 아니며 천상 교회와의 일치 안에서 우리를 위하여 끊임없이 기도하는 분들이십니다. 지상에서 그리스도의 모든 구원 활동에 전적으로 함께 하셨던 마리아께서는 천상에 들어 올림을 받으신 뒤에도 끊임없이 그리스도의 구원 활동에 함께 하십니다. 하느님과 인간 사이의 유일한 중개자이신 그리스도와의 일치 안에서 수많은 전구를 통하여 마리아께서는 위험과 고통을 겪고 있는 모든 이들을 하느님 나라로 이끌어 주십니다. 그 때문에 마리아께서는 교회 안에서 변호자, 원조자, 협조자, 중개자라는 칭호로 불립니다(교회 헌장 62항).
여기서 우리가 주의할 것은 교회 안에서 중개자로 불리는 마리아의 역할을 하느님과 인간 사이의 유일한 중개자 그리스도와 똑같은 것으로 여겨서는 안 된다는 점입니다. 때때로 지나친 성모 신심은 마치 하느님과 인간 사이의 중개자로 성모님을 내세우기도 하고, 그리스도와 인간 사이에 또 다른 중개자로 성모님이 필요한 것처럼 바라보기도 합니다. 그러나 어떠한 피조물도 구세주와 결코 똑같이 헤아려질 수 없으며, 마리아께서 교회 안에서 중개자로 불리는 것은 어디까지나 유일한 중개자 그리스도께 일치되어 그분의 구원 임무에 참여하는 것으로 이해해야 합니다. 교회는 이러한 마리아의 종속적인 임무를 믿고 체험하는 것이며 신자들에게도 어머니의 도움과 보호로 우리의 유일한 중개자, 곧 구원자 그리스도께 더욱더 가까이 따르자고 권장합니다(교회 헌장 62항).
가톨릭 교회 교리서 397~401쪽, 963~975항을 함께 읽어보시면 좋습니다.
[2025년 1월 19일(다해) 연중 제2주일 춘천주보 4면,
안효철 디오니시오 신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