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Assai lento
두 대의 피아노와 타악기를 위한 소나타는 1937년에 작곡하여 그 이듬해 바젤에서 초연되었으며 ‘현과 타악기와 첼레스타를 위한 음악’과 쌍벽을 이루는 걸작으로 불려진다. 1940년에 바르톡 스스로의 개작에 의하여 ‘두 대의 피아노를 위한 협주곡’ 이란 제목으로 1942년에 런던에서 연주되기도 하였다. 두 대의 피아노와 9종류의 타악기(제1주자:팀파니, 실로폰, 2종류의 작은북, 제2주자:2종류의 심벌즈, 큰북, 트라이앵글, 탐탐)를 결합한 4인의 연주자를 위한 악기 편성은 요즈음에도 보기 드문 획기적인 발상이라고 할 수 있다.
그의 음악은 악센트가 강한 민족적 성격을 띠고 있어 피아노 음악이나 현악 4중주에서도 타악기적 효과를 많이 썼으며, 스트라빈스키의 ‘병사의 이야기’에서 받은 영향으로 한 사람 외 연주자가 여러가지 타악기를 다루는 연주방법을 사용하여 현대음악에서 타악기의 사용과 연주법의 발전에 고무적인 역할을 하였다. 이 곡에서 타악기의 사용법은 ‘현과 타악기와 첼레스타를 위한 음악’에서의 용법과 유사하나 이 작품에서는 타악기에 더 많은 비중을 두고 있으며, 여러 타악기의 음향탐구가 철저하여 다양한 북채(sticks)의 종류와 주법에 관해서 매우 상세하게 지시하고 있다. 트라이앵글은 보통 때림막대, 가느다란 나무막대, 짧고 무거운 쇠막대의 3종류를 요구했고, 심벌즈는 팀파니채, 작은북채, 가느다란 나무채, 주머니칼의 칼날 등으로 연주하는 방법이 사용되었다. 간혹 실로폰 전문의 제3주자를 두기도 하며, 팀파니는 트레몰로아 글리산도를 동시에 사용하는 연주법과 전에 사용하지 않던 화성적인 트레몰로(팀파티에서 2개이상의 북을 동시에 트레몰로 하는 것)를 사용하여 페달 팀파니의 가능성을 극대화하여 다양하게 활용하고 있다.
전곡은 3개의 악장으로 되어 이씅며 지나친 불협화음을 피하는 대신 복잡한 리듬과 변화스러운 다이나믹이 황금분할 원리에 의한 작곡기법과 얽혀 미묘한 뉘앙스를 이루고 있는 작품이다. 제1악장은 느리고 긴장감이 도는 도입부에 이어 아주 빠른 반주 부분으로 이어지며 날카로운 리듬이 나타난다.
형식은 고전적인 소나타형식을 골격으로 하되 자유스럽고 유기적인 구성을 취하고 있다.
제2악장은 여러가지 타악기들이 섬세한 표정의 다양한 음색으로 도입부를 이루며 주제를 이끌어 낸다.
제3악장은 소나타 형식이지만 고전적인 춤곡 풍의 분위기로 되어 있으며 타악기가 다른 악장보다 활발하게 활약하는 악장이다. 그러나 곡의 마침은 서서히 긴장감을 가라앉히면서 조용하게 끝맺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