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개막전 1국 양팀 2지명 대결에서 CJE&M의 이지현이 4시간 반의 접전 끝에 이창호 9단에게 1집반승을 거뒀다.대국이 끝나고 신안천일염의 주장 이세돌이 아쉬운듯 끝내기의 의문수를 지적하고 있다. |
2014KB국민은행바둑리그 1라운드 1경기
CJ E&M, 개막전 첫날 장고대국 두 판 모두 가져가
CJ E&M의 5지명 김진휘가 정규시즌 280국의 서막을 여는 첫승을 올렸다. 상대는 지난해 넷마블에서 활약했던 영재 신민준. 이어 저녁 11시 30분경 CJE&M의 이지현이 신안천일염 이창호와의 피말리는 끝내기 싸움을 1집반승으로 마무리했다.
2014KB국민은행바둑리그가 10일 저녁 디펜딩챔피언 신안천일염과 CJE&M의 대결로 막을 올렸다. 8개 팀 간의 더블리그로 치러지는 정규시즌은 오는 11월까지 8개월 동안 팀당 14경기 70국, 전체 56경기 280국의 대국을 소화한 다음 이 가운데 상위 네팀이 포스트시즌에 올라 리그 챔피언을 가린다.
개막전에서 맞붙은 신안천일염은 전년도 우승팀이며 CJ E&M은 지난해 넷마블을 대체한 팀. 이번 시즌 처음으로 시도되는 첫날 90분 장고대국에서는 공교롭게도 지난해 넷마블에서 활약했던 이창호, 신민준이 친정팀에게 모두 패하는 결과가 나왔다. 개막식 때 압도적으로 CJE&M의 우세를 점쳤던 참석자들의 예측이 일단은 들어맞은 결과. CJE&M은 주장 강동윤을 아껴둔 상태에서 첫날 2승을 거둠으로써 개막전 승리가 유력해졌다.
선수선발식을 마치고 두 '이상훈 감독'을 이기는 게 목표라고 말했던 한종진 감독은 첫날 장고대국 두 판을 모두 가져오자 크게 고무된 표정. 반면 "남들이 CJ E&M이 세다고 하는데 나는 잘 모르겠다"고 했던 신안의 이상훈 감독은 첫날 당한 2패를 조금은 의외로 받아들이는 분위기였다.
처음 시도된 90분의 장고대국에 대해선 두 감독 모두 " 제한시간 90분은 프로생활을 한 이후 처음 접해본다. 첫날이라 뭐라 말할 순 없지만 60분 바둑에 비해 긴장감이 많이 떨어지는 느낌이다"는 입장을 보였다. 옆에 있던 김성룡 9단은 "90분은 100m나 200m에 익숙한 선수들에게 150m 달리기를 해보라는 것과 같다. 어색하기 짝이 없다. 차라리 60분에 초읽기 1분 1회가 적당하지 않을까"하는 의견을 제시하기도.
양 팀은 내일 승부를 결정짓는 3~5국을 속행한다. 대진은 이호범-신진서, 이세돌-박승화, 안형준-강동윤 (앞쪽이 신안천일염). 2014 KB국민은행바둑리그의 우승상금은 2억원. 대국은 속기의 경우 제한시간 10분에 40초 초읽기 5회가 주어지며, 장고대국은 제한시간 1시간 30분에 초읽기 5회로 진행된다.
[사진ㆍ기사제공ㅣ 안성문/ KB리그 전문기자]
▲ 1국보다 먼저 끝난 2국. 신민준-김진휘. 지명도나 상대전적(신민준 3승 0패)에서 신민준이 앞서 있어 신안에서 기대를 건 판이었으나 결과는 김진휘의 완승으로 끝났다(169수 흑 불계승).
신민준은 중반 들어 하변을 침투해 전단을 구했지만 이후 수습하는 과정에서 전체적으로 엷어졌고, 그 대가로 우상쪽에 흑의 대가를 허용하면서 바둑이 크게 기울었다. 이후 막판 흔들기를 시도했지만 우세를 확신한 김진휘가 알기 쉽게 처리하는 바람에 별무신통.
▲ 1국 이지현-이창호. 5,6년 전만 해도 이지현은 이창호에 비하면 무명에 가까웠다. 하지만 현재 랭킹은 이지현이 12위, 이창호 17위로 이지현이 다섯 계단이나 위다. 세월의 무상함이 느껴지는 대목인데 그만큼 이지현의 성장이 빨랐다는 얘기도 된다.
바둑은 초반 우하귀에서 이지현이 인터넷 상에서 실험적으로 두어지는 신수를 시도했고, 이창호가 20분의 장고 끝에 응수하는 등 거북이 진행. 중반 한때는 백을 든 이지현의 낙승이 점쳐지기도 했으나 이후 이지현의 낙관과 이창호의 맹추격이 맞물려 종반 무렵엔 형세불명이라는 진단이 나왔다. 하지만 결과는 끝내기에서 다시 냉정을 찾은 이지현의 1집반승. 1승 이상의 가치가 있었던 2지명 대결의 승리였다.
▲ 2014KB리그는 첫날 두 판의 장고대국을 동시에 시작하는 것으로 진행 방식을 바꾸었다. 왼쪽에서 이지현과 이창호가, 오른쪽에서 신민준과 김진휘가 동시에 대국을 시작하고 있다.
▲ 개막전을 시작하기에 앞서 준비에 분주한 김지명, 유창혁 콤비. 사진엔 없지만 별도의 해설실에서 송태곤 해설자가 보조하는 형태로 생중계가 이뤄졌다.
▲ 지난해 한게임의 락스타리거로 활약했던 김진휘. 올해는 CJ E&M의 5지명으로 2014시즌을 여는 첫승을 거뒀다.
▲ 신민준은 이번 시즌 사부인 이세돌 9단과 한 팀을 이뤘지만 아쉬운 출발을 보였다.
▲ 지난해 정규시즌과 포스트시즌 모두에서 팀 성적과 완벽히 동행하며 티브로드를 준우승으로 이끌었던 이지현. 올해 역시 CJE&M 2지명으로 어떤 활약을 펼칠지 궁금하다.
▲ 올해 우리 나이로 불혹이 된 이창호 9단. 이번 시즌 이세돌과 한 팀을 이뤄 어떤 성과를 보여줄지 많은 관심이 쏠리고 있다.
▲ "아까 이렇게 뒀어야 하는 거 아냐?" 신민준을 지도하고 있는 이세돌 9단. 사진 왼쪽부터 안형준(5지명) 김민호 초단(퓨처스) 이세돌(주장) 이호범(4지명) 신민준(3지명) 박대영(퓨처스) 등 신안천일염 검토진.
▲CJE&M은 흰색 양복에 짙은 오렌지색 유니폼이 인상적이다. 사진 왼쪽부터 설현준 초단(퓨처스 첫 선발), 박승화(4지명), 강동윤(주장), 한종진 감독, 김정현(정관장), 신진서(3지명) 등 검토진.
▲ 11일 열리는 3,4,5국에 차례로 출전하는 신진서, 박승화, 강동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