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2021. 9. 22. 수요일.
어제 한가위 추석을 보냈기에 뒷날인 오늘은 할 일이 없었다. 그런데도 무척이나 피곤했다.
오후 세시 반이 넘어서야 송파구 잠실아파트 현관문을 밀고는 바깥으로 바람 쐬러 나갔다.
아파트 동편에 있는 석촌호수 서호로 나가다가는 방향을 틀어서 남쪽으로 내려가 도로를 건넜다.
석촌호수 서호에서 남쪽으로 400m 쯤 걸어서 내려가면 석촌동 고분군이다.
천천히 걸어서 고분군 영내로 들어서니 추석 연휴기간이라서 그런지 산책하는 사람들이 제법 많았다.
나는 고분3호 앞에서 안내판을 한참이나 들여다보았다.
서기 1984년에서야 백제 왕릉으로 추정되는 고분 위에 있었던 민가 여러채를 헐어내고는 그 자리를 정리하기 시작했다.
무척이나 크고 웅장한 고분 여러 기는 백제 한성시대의 흔적으로 여기며, 특히나 고분3호는 백제근초고왕(서기 346 ~ 375년)의 무덤으로 추정한다. 아쉽게도 지극히 최근인 서기 1984년에서야 이 고분군을 발굴시작했으니 발굴시기와 문화재 보호가 한참이나 늦었다.
석축의 무덤 길이는 동서 50.8m, 남북 48.4m로 추정하며, 고분 기단의 석재의 높이는 4.5m이상으로 추정한다.
누가, 언제, 유물을 제대로 발굴 보존했겠냐? 한성백제가 끝난 뒤로부터 숱하게 도굴되었고, 무너져 내려서 지극히 최근인 서기 1980년대에도 민간주택 땅으로나 활용되었을 터.
아쉬워하면서 남측 출입구를 빠져나온 뒤 그참 직진해서 동쪽으로 걸었다.
Helio City(핼리오 시티) 아파트의 출입구 안으로 들어가서는 신축 아파트단지를 잠깐 에둘러본 뒤에 도로 바깥으로 나와서 남측 골목길로 접어들었다.
도로변 아래는탄천유수지. 널널한 운동장(엄청나게 많은 물을 저장하는 곳)이 펼졌다. 간이축구장, 자동차 운전연습장 등이 함께 자리를 한다. 계단 아래로 내려선 뒤에 풀이 우거진 풀섶 길을 조심스럽게 걸었다. 혹시라도 뱀이 서려 있을까 싶었으나 다행이도 뱀은 보이지 않았다.
모래가 퍼석거리는 간이 운동장을 빠져 나온 뒤 좁은 뒷골목으로 접어들었고, 잠실 쪽으로 방향을 틀었다.
배재고등학교 교문 앞을 스쳐서 지나쳤고... 잠실아파트 남쪽 출입구로 향했다. 내가 사는 아파트 단지.
석촌동 고분군에 대해서 생각한다.
서기 660년에 멸망한 백제의 역사에 대해서 그토록 오랫동안 방치 방관했는지....
* 신라, 당나라의 연합군의 공격으로 백제는 멸망하고, 다시 8년 뒤에는 고구려조차도 멸망한다.
니당연합군은 고구려 평양선 이남까지만 점령했고.... 평양 이북의 땅은 잃어버렸다.
고구려가 멸망하면서 고구려가 차지했던 만주벌판 그 너머 영토까지를 깡그리 사라졌다. 발해가 들어섰고...
다행히도 통일신라 멸망 후 고려가 들어서면서부터 평양 이북의 땅을 조금이나 회복했고... 조선조 초기에는 압록강, 두망강 지역을 회복했다. 옛 고구려가 활약했던 압록강 너머 북쪽 땅, 두만간 너머 북쪽 땅은 끝내 회복하지 못했다.
통한의 역사이다. 서기 660 ~ 668년대의 역사.... 만고의 역적이 된 신라와 당나라의 연합군 ...
잊혀지는 백제역사...
도대체 서울 송파구 석촌동의 백제 고분군은 누구의 무덤인지를 아직껏 판명이 되지 않았으니...
신라 당나라의 연합군이 침략해서 서기 660년에 멸망했으니 지금으로부터 1,360년 전의 백제역사가 제대로 규명되지 않았을 터. 21세기인 지금도 아직껏 안개 속을 허우적거리는지.
그저 아쉽기만 하다. 백제의 수도였던 위례성은 도대체 어느 지역에 있었던가?
안개 속을 더듬는 것 같은 우리나리 역사교육의 현장과 현실에 답답해 한다.
2021. 9. 22. 수요일.
오전에는 비, 오후에는 날이 들어서 햇볕이 조금이나마 났다.
나중에 더 보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