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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질서의 대격변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미국이 동맹국들을 대러제재 전선에 떠밀자 러시아가 이에 반격하고 있습니다. 뱌체슬라프 볼로딘 러시아 국가 두마의장은 미국이 주도하는 대러시아 제재에 동참하지 않는 나라들을 규합해 G8을 구축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그는 지난 2월 러시아의 군사행동이 시작된 이래 미국, EU, 영국은 모스크바에 대한 제재전쟁을 벌였기 때문에 이에 맞서는 새로운 경제블록을 만들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는 텔레그램 포스팅을 통해 중공, 인도, 러시아, 인도네시아, 브라질, 멕시코, 이란, 터키의 8나라가 New G8을 구성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리고 이들 국가의 경제력은 PPP를 기준으로 한 GDP를 보더라도 다른 기존의 경제블록보다 24.4%나 앞선다고 강조했습니다. 여기서 New G8이란 용어는 서구의 G7이 러시아를 끼워줘 G8이 됐었는데 2014년 크림병합 이후 러시아를 제외시킨 데 따른 겁니다. 뱌체슬라프 볼로딘은 미국, 일본, 독일, 영국, 프랑스, 이태리, 캐다다로 구성된 G7의 경제는 대러제재의 무게에 짓눌려 금이 갈 것이라는 의견을 피력했습니다. 그는 또 미국이 다른 나라를 희생해 문제를 해결하려 든다면서 이대로 가다가는 미국이 패권을 상실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우크라이나를 EU에 속성으로 가입하도록 도와주겠다고 운을 뗀 나라들의 목소리가 지금은 쏙 들어갔습니다. 노르웨이 방송 NRK는 그 다섯가지 이유를 열거했습니다. 오슬로 메트로폴리탄 대학의 우크라이나 전문가 요른 홀름 한센은 그 첫 번째 이유로 국제투명성 기구의 데이터를 인용하면서 나라 전반에 뿌리깊고도 광범위한 부패문제를 꼽았습니다.
연고주의 정실인사nepotism이 만연해 서로 패거리를 지어 이익을 나누고 이런 집단에서 이탈하면 배반자로 낙인찍히는 일이 일상화됐다고 홀름 한센은 설명했습니다. 두 번째, 법치라는 개념이 없다는 점을 들었습니다. Governance와 민주주의에도 문제가 있다면서 민주주의 지수나 국경없는 기자회의 자유지수에서도 하위권이라는 점을 언급했습니다.
세 번째는 우크라이나 경제 정치에서 초거부들의 비대한 영향력입니다. 올리가흐들은 거대자본을 휘어잡고 경제와 정치에 막대한 영향력을 행사했습니다. 우크라이나가 EU에 가입하기 힘든 네 번째 이유는 현재 벌어지고 있는 군사적 위기입니다. 홀름 한센은 또 우크라이나의 평균임금이 EU에사도 최하위권인 불가리아의 절반도 안된다고도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EU와 노르웨이는 전쟁이후에도 우크라이나의 재건을 돕기 위해 막대한 자금을 소비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그리고 이 문제가 영원히 문제로 남을 수도 있다고 했습니다.
오슬로 대학의 정치학 교수 Jarle Trondal은 우크라이나의 EU가입은 아예 불가능하다고 못박았습니다. 2014년부터 모스크바와 오랫동안 관계가 최악으로 흐르면서 군사적 분쟁으로 비화됐다면서 브뤼셀은 그런 점을 알아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우크라이나는 우선 안정될 필요가 있으며 그렇지 않을 경우 그 불안이 EU로 전이될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는 또 우크라이나가 다양성, 포용력, 다민족 그룹 공동체에서의 생활 같은 EU의 가치에 부합되는지에 대해서도 회의적이라고 밝혔습니다.
NRK방송은 우크라이나의 EU 속성가입이 어려운 이유로 다른나라와의 형평성을 들었습니다. 가입 후보국은 될 수 있지만 실제 가입이 요구하는 조건에 부합하기 위해서는 갈길이 멀다고 밝혔습니다. 홀름 한센은 우크라이나가 EU에 가입하려면 위에 열거한 다섯가지를 극복해야 한다면서 이를 감안하지 않고 우크라이나를 수용하면 EU는 루저들의 연합체가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NRK방송은 또 우크라이나의 정치 경제 엘리트들이 서구에 경도돼 있다는 점이 현재 우크라이나 분쟁의 씨앗이라고 분석했습니다.
2013년 우크라이나 대통령이었던 빅토르 야누코비치가 EU에 기울어지기를 거부하고 러시아가 주도하는 유라시안 관세연합 가입을 추진했다고 마이단 폭동으로 전복된 역사도 언급했습니다. 야누코비치 정권을 붕괴시킨 우크라이나 민족주의자들이 당시 미 국무부 부장관 빅토리아 눌랜드, 그리고 주우크라이나 대사 제프리 파야트와 전화통화를 한 사실이 폭로됐다고도 전했습니다. 때문에 당시 정권을 잡은 우크라이나 지도부는 워싱턴의 낙점을 받은 이들이라고 분석했습니다.
우크라이나 관련 취재 보도에서 나타나고 있는 논조의 급격한 변화는 서구가 이제 키예프를 포기한다는 방증이라고 미국의 정치분석가겸 독립언론인 Max Parry가 말했습니다. 서구의 대형 매체들은 그동안 러시아를 비난하면서 우크라이나에 무기를 주라고 부추기는 보도를 해왔는데 어느날 갑자기 바뀌었습니다. Max Parry는 이를 두고 우크라이나가 확실히 패전하고 있으며 미국이 우크라이나의 수렁에서 빠져나올 이유가 필요한 것 같다고 분석했습니다.
그는 우선 우크라이나군이 서방의 하이테크 무기를 다룰 능력이 있는지 모르겠다고 한탄한 뉴욕타임즈의 6월 6일자 op-ed를 거론했습니다. 바이든행정부가 키예프에 중화기를 보내는 와중에 미 정보기관들은 우크라이나의 전략과 사상자수도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는 기사였습니다. 또 미국과 나토가 우크라이나에 보내준 무기들이 범죄자들의 손에 들어갈 가능성이 농후하다는 영국매체 가디언의 6월 2일자 기사도 예로 들었습니다.
또 가디언은 6월 9일 우크라이나 분쟁을 조속히 마무리 짓는 게 우크라이나와 서구의 이익에도 부합한다고 주장했습니다. 또 6월 10일에는 우크라이나군의 사상자가 하루평균 600에서 1000명이라는 엄청난 숫자라고 보도했습니다. Max Parry는 CNN의 예도 들었습니다. CNN은 미국관리가 영국, EU측과 최근에 만나 키예프를 배제한 채 정전과 평화정착의 프레임을 논의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그는 또 미 정보기관과 정치인, 펜타곤이 사태가 어떻게 전개될지 진짜로 예측할 능력이 없었는지 아리송해했습니다.
4월 19일만해도 CNN은 펜타곤과 국무부관리를 인용해 미국은 우크라이나에 보낸 무기가 어떻게 됐는지를 모른다고 보도했습니다. 이게 4월달 보도입니다. 당시 미 관리는 우크라이나의 전략, 사상자수 무기 사용내역과 관련해 정보의 갭이 있다고 시인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키예프에 치명적 무기를 계속 공급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Max Parry는 그러나 진정한 문제는 지원한 무기들이 암시장이나 극단주의 단체에 흘러들어가는 것이라면서 네오나치 민병대가 정규군에 편입된 우크라이나처럼 썩은 나라에서는 충분히 그럴 개연성도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Max Parry는 또 이런 문제와 관련해 정보기관이 백악관과 그 외교팀의 능력에 의문을 가지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면서 과연 그 정보기관들 조차도 우크라이나의 현실을 모르고 있었다는 것은 좀처럼 이해하기 힘들다고 말했습니다.
아마도 미 외교정책 기관내에서 파워게임이 벌어지고 있을 지도 모른다고도 했습니다. Max Parry는 경제적 어려움 또한 분쟁의 출구를 모색하는 요인이 되고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인플레이션, 휘발유가격 폭등으로 살림살이가 빠듯해진 상황에서 미디어들의 가짜뉴스 남발도 출구전략을 서두르게 하는 요인이라고 말했습니다.
특히 마리우폴 아조프 스탈의 아조프 대대 항복도 서구인들의 인식을 크게 바꾼 계기가 됐다고 분석했습니다. 당시 뉴욕타임즈는 아조프 네오나치가 백기를 들고 투항한 것을 철수라고 보도했다가 독자들의 조롱을 받았습니다.
2014년 워싱턴 포스트에 실린 기사입니다. The less Americans know about Ukraine’s location, the more they want U.S to Intervene, 우크라이나가 어디 붙어있는지 미국인들이 모르면 모를수록 그들은 미국이 개입하기를 원한다입니다. 사안에 대해 잘 모르면서 분위기에 쉽게 휩쓸리는 대중의 심리를 잘 설명해주는 한 마디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