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지 순례 제8일(5월 25일, 월)
크로아티아의 스플릿의 디오클레시안 궁전
오늘도 비는 오다 멎었다 하며 부슬비가 내렸다. 우비와 바람막이 점퍼를 가져오기를 잘했다는 생각을 했다.
피서지로서의 완벽한 시설을 갖춘 시베니크 호텔에서 9시에 출발하여 10시30분경에 스플릿(Split)으로 왔다.
스플릿은 달마티아 지방의 항구도시로 관광과 휴양지로 알려져 있다.
뿐만 아니라 스플릿은 305년경 로마 황제에 의하여 건설된 도시로 예로부터 통상의 중심지로 번창하였다.
많은 주변 강국들 사이에서 전쟁이 있었으나 1945년에 크로아티에 속하게 된 도시다.
지금은 관광도시로 각광을 받고 있는데 관광의 중심지는 디오클레시안 궁전과 나로드니 광장이다.
이 궁전은 지하와 지상 건물로 같은 구조로 되어 있는 것이 다른 궁전에서 볼 수 없는 특징이라 한다.
우리는 먼저 지하로 들어가 보았는데 장식품은 거의 없고 넓은 빈 공간이 대부분이었다.
지상 궁전 안을 둘러보고 있는데 힘차고 우렁찬 남성들의 합창소리가 들려왔다. 남성 10여 명이 정장을
하고 가곡을 부르고 있고 관광객들이 둘러서서 듣고 있었다.
노래가 끝나자 박수갈채를 보내자 합창단원들은 CD를 내밀며 파는데 여럿이 사는 모습도 보기 좋았다.
성 밖은 요새처럼 성벽은 높고 넓게 둘러져 있어 난공불락으로 보였다. 이 궁전은 4세기에 로마 황제였던
디오클레시아누스가 세워 11년 동안 머문 궁전이란다. 이 궁전은 로마 유적 가운데서도 보존 상태가 좋다고 한다.
바다를 바라보고 있는 궁전 앞 넓고 긴 광장에는 파라솔들이 수없이 쳐져 있고 관광객들이 앉아서 음식을 들며
즐겁게 담소하는 모습이 정겨웠다.
이 궁전 안에 있는 성 도미니우스 대성당(The Cathedral of Dominius)은 653년에 황제에게 죽임을 당한
성 도미니우스를 위해 황제의 영묘에 세운 것이다.
스플렛을 세운 황제 디오클레티아누스는 다른 황제들과 달리 빈농의 가정에서 태어나 군인으로서 책임과
명예를 중시해 신망을 얻어 황제의 자리에까지 오르고 스스로 퇴임하여 이 궁전에서 살았다고 한다.
그러나 황제는 그리스도교를 탄압하여 3천여 명을 고문하고 죽였단다.
이 성당 입구에는 2마리의 사자 석상이 교회를 더 이상 탄압하지 못하게 지키고 있는 듯하다.
또 눈에 띠는 것은 팔각형 모양의 정교한 기둥머리를 가진 코린트식 원주 24개가 성전을 떠받치고 있는
모습이다.
우리는 12시경 도미니코 성당에서 미사를 드린 후 드브로브닉으로 이동하면서 달마시아로 가는데 이곳은
석회암 산으로 돌들이 많았고 돌들을 걷어내고 포도를 심은 곳이 눈에 많이 띄었다.
길을 넓혀 도로포장을 하는데도 석회암을 부셔 이용하고 건물을 짓는 등 다양하게 쓰이는 것을 볼 수 있었다.
아드리아 해안을 끼고 계속 남으로 내려온데 크고 작은 수많은 만이 호수처럼 잔잔하고 해안가의 붉은색
지붕의 집들이 평화스럽게 보인다.
크로아티아에는 주택가 길에도 산에도 채플이 있는가 하면 작은 무인도에도 채플이 있어 수영을 하다가도
들어가 기도를 한다고 한다.
이곳에서는 호도와 양귀비 씨를 이용해 요리를 한다는 데 이곳 양귀비는 마약 성분이 적어 괜찮다고 한다.
달마시아 지역에는 굴 양식을 하는 곳이 여럿 보였는데 이는 로마시대의 굴양식이 지금까지 그대로 전해지고
있는데 값이 비싸다고 한다.
한 개에 1,500원 ~3,000원까지 할 때도 있단다. 우리는 굴양식으로 유명한 스톤(Ston)에 6시경에 도착하여
저녁 식사를 했는데 굴 4개, 문어가 나와 맛있게 먹었다. 후식으로는 계란 노란자를 거품 일으켜 만든 것으로
입에 살살 녹았다.
식사 후 1시간 정도 달려 드브로브니크 숙소 호텔에 왔다. 호텔에는 거여동 성당 신자 30여 명이 먼저와 있었다.
이들은 우리보다 하루 뒤인 19일에 터키로 해서 이곳에 왔다고 한다. 반가웠다.
성문 앞의 관광객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