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투데이 유정수 디자이너 |
주민들은 인구 4만 주거지역에 중학교 하나로는 부족하다며 추가 신설을 요구하고 있지만 세곡지구 사업 시행자인 SH공사는 임대주택 공급을 위해 미매각부지로 남아있던 중학교 예정 부지에 행복주택을 짓겠다는 입장이다.
22일 SH공사와 세곡지역주민연합 등에 따르면 최근 세곡지구 주민들이 세곡동 192번지에 중학교를 신설해 달라며 서울시의회에 접수한 청원에 대해 SH공사는 회신을 통해 "해당 부지는 이미 주택건설사업계획승인을 받아 행복주택 사업을 추진하고 있어 중학교 건립은 어렵다"고 통보했다.
앞서 지난달 말 세곡지구 주민 3000여명은 해당 부지에 중학교를 만들어 달라며 시의회에 청원했다. 이현기 세곡지역주민연합 대외협력위원장은 "인구 약 4만명이 살고 있는 세곡지구에 중학교가 하나밖에 없어 일부 학생들은 2km가 넘는 수서중학교로 통학하는 불편을 겪고 있다"며 "2025년에는 세곡지구의 중학교 입학생이 850명으로 추산되는데 중학교 하나로는 감당할 수 없다"고 호소했다.
인구 4만여명으로 계획된 주택지구에 중학교가 하나만 만들어진 것은 세곡지구가 3개 지구로 각각 나뉘어 개별적으로 개발이 진행됐기 때문이다. 세곡지구는 △세곡1지구(면적 26만3814㎡, 계획인구 6645명) △세곡2지구(77만1000㎡ 1만1650명) △강남보금자리지구(93만8993㎡, 1만8165명) 등으로 사업이 추진 중이다.
주민들이 중학교 신설을 요구하는 세곡동 192번지는 당초 2005년 세곡1지구가 국민임대주택지구로 지정될 당시 중학교가 지어질 자리로 예정된 곳이다. 하지만 이후 2009년 자곡동과 율현동 일대가 강남보금자리지구와 세곡2지구로 각각 추가 지정되면서 중학교 설립 계획에도 변경이 생겼다.
서울시교육청은 세곡1지구보다 수용계획인구가 더 많은 강남보금자리지구에 중학교를 건립하는 것이 낫다고 보고 강남보금자리지구의 중학교 부지만을 매입해 세곡중학교를 설립했다. 이후 세곡1지구 중학교 부지에는 강남구가 외국인 학교 유치를 검토했으나 예산 문제로 계획은 실현되지 못했다.
세곡1지구 중학교 건립 사업이 장기간 표류하자 사업 시행자인 SH공사는 학교 대신 행복주택과 공공분양주택을 지어 일반에 매각하는 것이 합리적인 방안으로 보고 2011년 학교용지를 주택건설용지로 변경했다. 해당 부지에는 지하 1층~지상 8층 5개동 규모의 행복주택 90가구와 공공분양주택 70가구가 들어설 예정이다.
지난달 주택건설사업계획승인이 나면서 세곡지구에 중학교를 추가 설립하는 일은 사실상 어려워졌다. SH공사 관계자는 "사업승인까지 받은 상황에서 행복주택을 취소하면 매몰비용이 발생하는 문제가 있다"며 "세곡1·2, 강남보금자리지구는 대부분의 부지가 매각됐고 일부 미매각부지는 규모가 작아 중학교 부지로 적합한 곳은 없는 상태"라고 설명했다.
중학교 대신 공동주택이 들어서면서 과밀학급 우려가 제기된다. 강남구에 따르면 한 해 400여명 수준인 세곡지구 중학교 입학생 수는 2021년 600명으로 늘어나 2025년에는 850명까지 불어난다. 올해 세곡중학교 전 학년 학생수는 809명으로 산술적으로 계산하면 2025년까지 세곡중 규모의 중학교가 2개 더 있어야 하는 셈이다.
서울시 강남교육지원청 관계자는 "현재 과밀학급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세곡지구 학생들을 세곡중과 수서중으로 분산배치 하고 있다"며 "2025년 이후 학생수가 다시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나 수요를 예측하면서 중학교 신설 여부를 신중히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세곡지구 주민들은 행복주택을 건설한다 해도 시가 중학교 신설과 도로확장 등 기반시설 마련 대책을 세워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현기 세곡주민연합 위원장은 "현재 개발이 진행 중인 SRT 수서역세권 부지에도 중학교 신설을 요구할 것"이라며 "중학교뿐 아니라 고등학교와 기타 주민 커뮤니티시설 설치를 위해 지속적으로 시에 건의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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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사무엘 기자 samue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