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치, 횟감 등 직원들이 태국에 직송
수상한 자금 흐름 의혹 사건으로 검찰 수사를 받고 있는 쌍방울그룹의 실소유주 김모 전 회장이 태국 현지에서 호화 도피 생활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18일 언론사 취재를 종합하면 쌍방울 실소유주 김 전 회장은 올 5월 31일 싱가포르로 출국했다.
이후 김 전 회장은 싱가포르 현지에서 쌍방울이 세운 투자회사인 착한이인베스트의 2대주주 A 씨를 만난 것으로 전해졌다. 착한이인베스트는 2019년 쌍방울이 발행한 전환사채(CB) 100억 원을 인수한 투자회사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의 변호사비 대납 의혹에 연루됐다는 의심을 받고 있는 회사다. 이 곳의 최대주주는 김 전 회장이다.
이후 김 전 회장은 올 6월 태국으로 다시 거처를 옮겼는데 공교롭게도 올 6월부터 지난달까지 쌍방울그룹 핵심 임원진 및 계열사 대표 등이 대거 태국을 오고갔다.
태국 현지에서 김 전 회장을 만난 이들 중에는 쌍방울그룹의 한 연예기획사 소속 가수도 포함돼 있던 것으로 알려졌다. 쌍방울 관계자는 “소속 연예인의 경우 업무차 태국에 방문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또 김 전 회장이 선호하는 김치와 횟감류 등을 쌍방울 임직원들이 정기적으로 태국으로 직접 가져가는 등 사실상 한국에서 생활하는 것과 크게 다르지 않은 호화 도피 생활을 하고 있던 것으로 전해졌다.
수원지검은 최근 이 같은 정황을 포착하고, 태국을 방문했던 쌍방울 임직원 및 관련자들을 불러 조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법조계에서는 한국 법원에서 체포영장이 발부됐고, 국제형사경찰기구(인터폴)의 적색수배가 떨어진 상황인데도 호화 도피 생활을 이어가고 있는 것은 사실상 김 전 회장이 사법시스템을 농락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편 수원지검은 기존에 변호사비 대납 의혹(공공수사부), 수사기밀 유출 의혹(형사1부), 쌍방울의 횡령 배임 의혹(형사6부) 등 3개 부서로 나뉘었던 수사팀을 형사6부를 중심으로 재편했다.
수원지검 형사6부(부장검사 김영남)는 쌍방울그룹에 대한 수사를 전담하며 배임-횡령 의혹 팀과 뇌물 의혹 팀 등 2개팀으로 재편해 각각 변호사비 대납 의혹 등과 쌍방울 측으로부터 1억여 원의 뇌물을 수수한 혐의를 받고 있는 이화영과 관련한 뇌물 혐의 수사 등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검찰은 이화영이 경기도 평화부지사로 재직하는 동안 쌍방울 측으로부터 법인카드 1억여 원을 지원받은 것에 대한 대가성 여부 등을 수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