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립현충원 외곽 ~ 현충원내부순례길, 동작충효길(현충원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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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호국지장사와 상도동 후문을 이어주는 현충원내부순례길 |
호국지장사에서 상도동 후문으로 이어지는 오솔길이 있다. 이 길은 현충원의 남쪽 산책로인 현
충원 내부순례길로 상도동 후문에서 지장사를 거쳐 사당동 후문으로 이어지는 오솔길이다. 길을
둘러싼 숲이 매우 삼삼하여 도심 속의 공간이라 사실을 까맣게 잊게 해주며, 나무들이 베푼 산
내음에 마음마저 시원해진다. 길 양쪽에는 서울의 주요 허파인 현충원의 숲을 지키고자 녹색 철
책이 빙 둘러져 있어 숲으로의 접근을 막는다.
이 숲길은 오르막길의 연속이다. 어느 정도 오르면 길은 평탄해지고 이윽고 현충원과 속세(俗世
)의 경계를 가르는 높다란 녹색 철책이 나타나 이 세상의 끝에 온 기분과 다른 미지의 세상으로
이어지는 듯한 기분을 안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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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녹음에 묻힌 현충원내부순례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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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충원 철책을 만나기 직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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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충원과 속세를 이어주는 상도동 후문(상도 출입문) |
지장사에서 오솔길을 따라 10분 정도 가면 속세로 이어지는 상도동 후문이 나온다. 후문이라고
하지만 개인집 대문이나 휴전선, 통제구역 철책 사이에 난 조그만 철문이며, 문 안쪽에 초소가
있어 혹시 방향을 잃어 들어올지도 모르는 속세의 나쁜 기운을 경계한다.
상도동 후문에서 동작구의 둘레길인 동작충효길과 만나게 된다. 동작충효길은 동작구(銅雀區)의
야심작으로 2010년부터 2년 동안
갈고 닦은 길이다. 구내(區內)에 국립현충원이 있는 것을 착안
해 이름도 그럴싸한 동작충효길이라 명명된 이 길은 총 6코스로 산과 녹지대, 한강변을
따라 펼
쳐져 있으며, 아직까지는 인지도가 부족해 동네 명소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허나 조금씩 존
재감을 드러내고 있어 조만간 서울 굴지의 도보길로 격하게 추앙받을 것이다. 그럴만한
가치가
있는 도보길이기 때문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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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작충효길 안내도 (동작구청 홈페이지 참조) |
현충원 상도동 후문에서는 동작충효길 1코스인 고구동산길(노들역 배수지공원~상도동 후문)과 2
코스인 현충원길(상도동 후문~동작역), 6코스인 동작마루길(상도동 후문~국사봉,빙수골마을공원
), 7코스인 까치산길(상도동 후문~사당역)이 만나는 분기점이다. 여기서 4개의 충효길이 시작되
고 끝을 맺는
충효길 교통의 요충지인 셈이다.
동작충효길이란 존재를 전혀 모르고 온 터라 생각치도 못한 존재 앞에 약간 멍을 때렸다. 원래
는 숭실대로 내려가려고 했으나 이제 막 기지개를 켜기 시작한 동작구의 새로운 꿀단지, 충효길
에 등장으로
코스를 수정해야될 필요가 있었기 때문이다. 이런 길은 그냥 지나치면 정말 섭하다.
여기서 노량진으로 갈까? 아니면 사당역? 아니면 동작역? 3개의 갈림길을 두고 궁리하다가 현충
원 경계를 따라 이어진 현충원길에 호감이 더 가서 그 길을 택했다.
현충원길은 현충원의
녹색 철책을 따라 동작역까지 이어지는 길로 마치 휴전선이나 국경선을 거
니는 기분을 들게 한다. 철책 안쪽은 성스러운 현충원이요. 내가 걷고 있는 바깥은 속세로 현충
원을 많이
들락거렸지만 경계선과 주변 산책로는 처음 간다. 정말 현충원은 뜨면 뜰수록 계속
용솟음치는 마르지 않는 샘이나 물건이 마구 나오는 마술 상자 같은 곳이 아닐 수 없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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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충원 철책과 나란히 이어진 현충원길 - 상도동 후문 북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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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충원길 학수약수터 부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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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충원길 사당동 후문 북쪽 오르막길 |
현충원길은 현충원 남쪽과 동쪽 산줄기에 닦은 산길로 이미 두툼하게 솟은 곳이라 길의 북쪽 종
점인 동작역이나 이수폭포를 제외하고는 급하게 솟거나 내려앉는 구간은 없다. 다만 이 길이 은
근 높은 지대이기 때문에 사당2동이나 사당3동, 정금마을 등에서 오를 때는 길이 좀 각박하다.
길 중간에는 사당3동으로 내려가는 길과 남묘(南廟), 사당동 후문, 정금마을과 갯마을, 이수폭
포 등 속세로 내려가는 길이 10개 정도 된다. 이중 남묘는 동묘(東廟)와 더불어 1599년 명나라
에서 금 4,000냥을 보내 지으라고 했던 관우(關羽)의 사당으로 원래는 서울역
동쪽에 있었다.
그러다가 주변이 개발되면서 1970년대에 사당3동 산동네로 떨려났고 지금은 거의 개인 절로 쓰
이고 있는데, 현충원길에서 남묘의 두꺼운 지붕들이 보인다. 그곳도 잠시 들릴까 하다가 귀찮아
서 그냥 지나쳤다. (내부 관람이 어려운 곳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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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금마을, 동작초교 갈림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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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끝없이 펼쳐진 현충원길과 현충원 철책의 위엄 (정금마을 갈림길 부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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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길 중간중간에 설치된 메모리얼 게이트(Memorial Gate) |
현충원길에는 이렇게 생긴 문이 심심치 않게 있다. 이 문은 현충원에 봉안된 순국선열을 추모하
는 뜻에서 세운 것으로 태극기를 형상화하여 문의 지붕은 태극모양처럼 넝실거리게 했고, 기둥
은 건, 곤, 감, 리로 표현했다고 한다. 허나 그런 심오한 의미와 다르게 문의 이름은 어렵게 영
어로 되어있어 고개를 심히 갸우뚱하게 한다.
문 이름은 보나마나 동작구청 공무원들이 없는 지식 쥐어짜서 만든 이름으로 보이는데, 굳이 영
어로 이름을 삼아야 폼이 나는 것일까? 그냥 순국선열의 문이나 애국의 문으로 하면 안되는거니
? 이 땅의 정말 과하기 그지 없는 영어 숭상은 실로 역겹기 그지 없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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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충원길의 거의 북쪽 끝인 이수갈림길에서 이수폭포로 가는 소나무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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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수폭포 위에 세워진 단촐한 모습의 동작정(銅雀亭) |
현충원길의 북쪽 마지막 갈림길이 이수갈림길이다. 여기서 왼쪽으로 내려가면 동작역과 국립현
충원 동문으로 이어지며, 동쪽으로 가면 이수폭포와 동작대로로 연결된다. 나는 여기서 집으로
가는 시내버스와 보다 가깝게 만날 수 있는 이수폭포로 방향을 잡았다.
이수폭포로 내려가는 길은 소나무가 무성하여 솔내음이 속세로 나가려는 나의 마음을 마지막으
로 사로잡는다. 길의 경사는 꽤 각박하여 오르기가 힘들며, 내려갈 때는 미끄러질 위험이 크게
도사린다. 게다가 길 왼쪽에는 철조망이 쳐져 있는데, 거의 80도에 가까운 낭떠러지로 동작대로
와 지하철 4호선 터널이 보일락말락한다.
그 길을 정신 없이 내려가니 동작정이라 불리는 작고 단아한 정자가 나타난다. 이제 다 내려온
것이다. 정면과 측면이 1칸 밖에 안되는 동작정 안에는 어느 속인이 벌러덩 누워 책을 보고 있
었는데, 무척 그늘진 곳이라 피서지로는 딱 그만이다. 정자 앞에는 인공적으로 만든 조그만 개
울이 있는데, 정자 서남쪽에서 발원해 이수폭포로 떨어진다. 이 물은 자연수가 아닌 수돗물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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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작정 앞에 놓인 나무다리 |
▲ 이수폭포 윗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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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름의 제국을 긴장시키는 이수폭포의 위엄 |
동작정에서 1분 정도 내려가면 서울의 주요 간선도로인 동작대로와 함께 시원하게 쏟아지는 이
수폭포가 여름의 제국을 무척 똥줄타게 만든다. 이 폭포는 자연산이 아닌 인공폭포로 동작충효
길을 닦으면서 조성한 것인데, 폭포는 2개로 이루어져 서로 아름다움과 위엄을 뽐낸다.
성난 물
줄기가 쏟아져 하얀 비단이 아래로 드리운 듯 하며, 우렁찬 소리가 바위와 주변을 뒤흔들어 현
충원에 볼일이 있어 찾아온 나쁜 기운과 여름의 제국이 놀라 도망칠 정도이다.
폭포 주변 암벽에는 소나무와 여러 수풀을 심어 폭포의 운치를 돕고 있으며, 폭포 앞에는 조촐
하게 쉼터를 만들었다. 이곳에 앉아 폭포를 하염없이 보고 있으면 정말 삼척(三陟) 미인폭포 전
설에 등장하는 미인처럼 시간가는 줄도 모르고 더위도 잠시 잊게 만든다.
이렇게 하여 현충일 기념 국립현충원과 현충원(동작충효길) 나들이는 대단원의 막을 고한다.
※ 이수폭포(동작정), 현충원길 찾아가기 (2015년 6월 기준)
* 지하철 4,9호선 동작역 3번 출구를 나오면 현충원길이 나오며, 동작대로를 따라 6분 정도 가
면 이수폭포가 나온다. 여기서 동작정을 거쳐 각박한 길을 오르면 현충원길과 만난다.
* 소재지 - 서울특별시 동작구 사당2동 |
첫댓글 잘 보고 갑니다.. 왠지 발걸음을 돌리기에 부담스런 곳으로 생각했었는데... 시간내서 한번 가보겠습니다... 고맙습니다.
이렇게 보아주셔서 감사합니다.
의미를 되새기면서 현충원의 길을 걸어 보렵니다.
6월에 가면 딱 좋은 곳입니다.
현충원을 몇번 가보았지만 녹음 우거진 둘레길은 가보질 못했네요. 덕분에 알게되어 감사합니다. *^^*
9호선 개통후 점심후 남편과 동작역에서 서달산으로 올라가
후문으로 들어와 절에서 물마시고 다시 동작역으로
저녁식사 전에 여의도 집까지 오니
오후 산책길로 적당함을 느꼈었죠.
기회있으면 다른 코스도 가 보고 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