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포스의 그분...그리고 스타2 제라툴의 그 분 맞습니다.(이외에 은하철도 999, 머털도사 등등 여러 애니에도 나오셨다는데)
오늘 2시부터 3시 40분까지 김기현 선생님이 충남대 인문대학에서 인문학 강당에서 강연하셨습니다. 저희 학교에 오신 이유는 인문학 포럼에 초청되셨기 때문이죠
(충남대학교 인문학 포럼은 사회 저명 인사들을 초청하여 인문대학에서 여러가지 주제로 강의하는 방식인데...사실 홍보라는 것도 인문대학 내에서만 하고 있는데다. 학생들은 이런 강의에 관심이 없어서 사실 강당에서 이런 강의 듣는 사람은...100명도 될까 말까 합니다)
저는 제 선생님이 한번 가서 들어보라고 하셔서 들어봤는데, 참 재밌고 유익한 시간이었던 것 같습니다. 거기서 김기현 선생님이 성우 활동을 해오면서 겪었던 여러 에피소드와 인생관련 충고를 들으면서 많은 생각을 할 수 있는 시간이지 않았나 생각됩니다.(특히 목소리가 ㅎㄷㄷ 과거 맡았던 애니메이션과 외화더빙 그리고 광고에서 쓰인 목소리를 들어봤는데 상황별로 달라지는 목소리가 강연장에 있는 사람들을 압도하는 느낌이었습니다)
이중 몇가지 이야기를 소개하면...
김기현 선생님이 한창 라디오 드라마 등의 성우로 활동하실 때(26세) 한번은 암으로 죽어가는 할아버지 역을 맡았다고 합니다. 그때 김기현 선생님은 계속 NG가 나는 바람에 상당히 힘드셨다고 하는데 나중에 감독의 오케이 사인을 듣고 기뻐서 나갔다고 하는데...그게 아예 통편집이 되어버렸다고 합니다.
이에 김기현 선생님은 자신에 대해 실망하였다고 하더군요, 그리고 자신이 이런 목소리를 내지 못한 것은 자신이 그만큼 다양한 목소리를 낼 경험이 부족했기에 벌어진 일이라고 생각하셨다고 합니다. 이에 다양한 목소리를 듣지 못했던 자신을 반성하고 그때부터 재래시장이나 전철, 버스 등등에서 다양한 사람들의 목소리를 듣는 연습을 하면서 그 사람들의 목소리 톤을 연구했었다더군요
또 하나의 이야기는 충고였는데, 김기현 선생님은 과거 장세동이 청문회에서 하는 말을 들으면서 느꼈던 바는 이 장세동이라는 사람의 말이 옳은지 그른지는 판단하지 않고 그냥 이 사람의 목소리만 들어봤었다고 합니다. 그때 느낀 것은 이 사람의 목소리는 확실히 뛰어났고 이는 사람을 매료시키는 힘이 있었다더군요.
그래서 김기현 선생님은 성우가 아니러라도 어디선가 무엇을 말하려는 사람이라면 외모만 코디할게 아니라 목소리 코디도 필요하다고 충고하시면서, 자신의 경우 상황마다 적절한 음계를 골라서 대본을 읽는다고 하시더군요
마지막으로 김기현 선생님이 대전에서 유년기를 보내셨을 때 기억남는 일화에 대해서 말씀하신게 있는데...그중 하나가 7살 때인가 보문산에 올라갔는데 왠 무덤 하나가 파헤쳐져 있었다고 합니다. 당시 이걸 보고 매우 놀라셨다는데, 나중에 가보니 그 무덤이 다시 복구되어 있었다고 하더군요
이에 대해서 지금 생각해보면 아마 당시 그 지역이 가뭄이 들었기 때문에 파낸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고 하시던데, 이 부분이 재밌던 이유는 제가 고고학을 하면서 배우는 민속학과 연관이 있는 사례였기 때문입니다.
위의 행위는 일명 시신폭로라고 불리는 기우제 중 하나로 실제 기록을 보면
1871년 이유원의 『임하필기』: “마을의 기우단은 매우 신령스러운 곳이다. 그곳에 매장하는 사람이 있어 날이 가물므로 그곳에 매장하는 것을 엄금한다. 5-6년 전에 이러한 일이 있어 마을 사람들이 모두 함께 파내었다. 모두 내가 목격한 것이다.”
실례 : ① 진도군 진도면 사정리 매파기 : 40일 이상 가물면 함
② 경남 사량진 진촌 : 옥녀봉에 쓴 묘, 고성군의 장정이 와서 팜
③ 서산군 서산읍 동문리, 서문리 : 옥녀봉, 백마산 등
④ 종남산에 묘를 쓰면 밀양에 가뭄 / 대창을 가지고 묘 파기 / 辰巳日
- 뼈는 부수어 주변에 뿌리고, 그곳을 불지름
이런 일을 하는 이유는
- 시체에 대한 오염 의식
- 중국은 旱魃의 魃
- 한국은 산신신앙 + 풍수지리신앙 사고의 영향 : 명당을 차지하면 개인은 발복
그러나 산신의 노여움으로 한발 초래 /
- 풍수지리적인 길지가 비밀리에 오염됨으로써 공동의 풍요와 복이 제한된다는 전제
가뭄은 산신의 경고
이런 생각이 최소한 5~60년대가지는 남아 있었기 때문에 이러한 일이 일어났다고 하는데, 실제로 목격하신 분의 강연을 듣게 될지 몰랐습니다.
하여튼 앞으로 김기현 선생님께서 여러 배역을 많이 맡으셔서 그 목소리를 계속 들을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첫댓글 아우구스트가 충남대 고고학과라니!
베스킨라빈스 31... 이라고 하면 요즘 학생들은 모르겠죠? ^^
말코라는 별명으로도 유명했고(한지붕 세가족)...
제5공화국의 장포스는 너무 유명한데, 그게 벌써 7년전 일이네요...
저도 정말 좋아하는 성우분입니다. ^^
그 대사(베스킨라빈스31)도 직접 만든거라고 하더군요
쥐건담 동방불패 역을 하셨던게 기억나네요.
참 좋았습니다.
결론이 산으로 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