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모르는게 너무 많아서 같이 있는 여직원에게 구박도 많이 받고, 가끔은 안좋은 소리도 들어가며 하나하나 배우고 있습니다.
가장 힘든건 역시 "책임"이라는 놈입니다.
전에는 그냥 많이 팔기만 하면 되는 위치였지만 지금은 팔기도 잘 팔아야 하지만, 무엇보다
클레임을 생기지 않게 하는 것이 우선이기에...
잘못해서 클레임 하나 걸리면 그 대리점의 CS점수에 엄청난 마이너스 요인이 되어서 수수료 한푼도 못받을 수도 있습니다. 그러니 판매보다는 고객들의 클레임에 더 예민한 것이 대리점이죠.
대리점을 맡은 이후 발생한 몇가지 일들을 적어보겠습니다...^^
1. 매주 금요일은 점프업데이입니다.
다른 날의 매출보다 배 이상으로 늘려야 하는 날이죠.
어제는 정말 살인적이었습니다.
10대 이상을 팔아야하는 상황...
다행스럽게도 저가폰이 있어서 평소보다는 수월하게 팔 수 있었지만 그래도 하루에 10개는 무리입니다.
결국 "가개통"이라는 것을 하게 되죠.
(아시는 분은 알죠? ^^)
제 이름으로 하면 걸리니 친구들 이름을 좀 빌렸습니다...ㅡ_-)
예전에 아는 분이 그러셨습니다. 사람이 얼마나 간사한 동물인지 모른다고...
비싸면 비싸서 안사고, 싸면 의심스러워서 안삽니다...
휴대폰 팔기 정말 힘듭니다...ㅡ.ㅜ
2. 자주 오는 어떤 할아버지가 있습니다.
항상 두달씩 연체가 되고 한달치만 납부하는 분이라 한달에 한번씩 꼭 정지상태가 되죠...
월요일에 오셔서 간곡히 부탁을 하십니다. 꼭 전화할 곳이 있는데 요금은 낼 능력이 안되고
제발 좀 풀어달라고...
처음에는 그런 권한이 없어서 힘들겠다고 했더니 막 욕을 하면서 가셨습니다...
오후에 다시 오시더니 다시 한번 간곡히 부탁하십니다...
오전에는 어떻게든 넘길 수 있었는데 두번째는 안스러워서 더 못보겠더라구요...
그래서 평소 대리점에 모아둔 돈으로 대신 내드리고 일주일간 풀어드리겠다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그 돈을 꺼내서 내고 고객센터에 전화해서 부탁을 했죠. 일부수납 하셨으니 일주일만 풀어달라고... 고객센터에서도 OK 했습니다...
그런 얘기를 했더니 제 이름을 적으시면서 참 고맙다고 하시며 이번 주말까지 돈 갖다주겠다고 하셨습니다...
결국 못받았습니다...ㅡ.ㅜ
제 사비는 아니어서 다행이기는 하지만 원래 그러면 안되는건데...
어쨌거나 그 동네 사시는 분이고 거의 매달 오셔서 그렇게 따지고 하는 분이니 돈 떼일 걱정은 안하는데, 기분은 좀 그렇네요...
일단 그 돈 받아낸 다음에 또 그러지는 말아야겠습니다...
가장 중요한 3번입니다...^^
3. 고객과 상담하는 것은 정말 즐겁습니다...^^
수요일이던가... 저녁 9시쯤에 다 마감하고 퇴근할려는 즈음에 한 여성분이 들어오셨습니다.
자신의 핸드폰을 보여주며 망가졌다고 하는데 굳이 말이 필요 없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상당히 호감이 가는 여성분이셨습니다...^^
액정있는 부분은 어디로 갔는지 사라져 버렸고, 기판에 이어폰을 꽂고 통화를 한답니다...
요금도 적지 않게 쓴다길래 요금할인제도를 말하며 번호이동을 적극 권유했죠.
그 여자분이 마음에 들어서 쓸데없는 말까지 해가며 정말 친절하게 설명했죠...^^;
핸드폰 이것저것을 구경하며 제 핸드폰(LG-LP5200)에 관심을 보이길래 이것저것 또 설명했습니다. 사진을 찍어봐도 되냐고 묻길래 그러라고 했습니다.
제 핸드폰으로 아주 초점을 잘 맞춰서 찍더군요.
제 핸드폰은 사진을 자동저장으로 설정해서 바로 저장이 되고...
그 여자분은 지워달라고 했지만 저는 지우지 않았죠...^^;
(지금도 저장되어 있습니다...^^;)
이것저것 보다가 결국 LG-LP3500P로 결정하고 9시가 넘어서 가입서류를 작성하고 다음날 아침에 개통하기로 했습니다.
그리고 원래 가입서류에는 대리점 전화번호가 들어가지만 그냥 제 핸드폰 번호를 남겨주고...
문제는 다음 날 아침...
번호이동 개통을 하려하니 명의가 다른겁니다. 순간 긴장했죠. 명의도용인가...
요즘 명의도용 문제가 종종 터져서 신경이 그쪽에 쏠렸죠.
계속 연락을 시도했지만 연결되지 않고... 나중엔 그 분 핸드폰 번호까지 외우게 됐죠...
오후 1시가 넘어서 겨우 통화가 가능했습니다.
명의가 달라서 안되다고 했더니 명의자가 자기 언니라며 주민번호를 불러주더군요.
저녁때 신분증 가져다 줄테니 개통해 달라고...
원래는 들어줄 수 없는 부탁이지만 그 여자분이 맘에 들어서 그냥 해줬습니다...^^
그날 저녁부터 제 핸드폰으로 계속 전화가 오더군요...
핸드폰 무슨 기능 어떻게 쓰느냐... 뮤직온은 어떻게 이용하느냐 등등 여러가지 질문을 했습니다...^^
저는 또 웃으면서 끝까지 잘 설명해 줬고...
개인적인 통화는 없었고 그냥 다 그런 전화였습니다...
그 여자분이랑 그렇게 통화한게 10번 이상이네요...^^
오늘 드디어 그 분이 언니 신분증을 가져다 주었습니다... 그러면서 모비고(주소록 옮기기)를 해달라더군요...
제가 있는 대리점에서는 안되서 옆에 있는 SK대리점까지 뛰어가서 해줬습니다...^^
갔다오니 그 여자분 하는 말이...
핸드폰 바꾸고 싶답니다...ㅡ_-) LP3900으로...
웃으면서 오늘은 안되고 월요일에 다시 오실 수 있으면 해드리기도 약속했죠...^^
---> 오겠답니다...ㅋ
결국 전 그 여자분을 한번 더 볼 수 있게 되었구요...ㅋㅋ
정말 맘에 드는데... 나보다 두살 어리기도 하고...
(원래 이런거 이용하면 안되지만 업부상 고객들의 주민등록번호와 핸드폰 번호는 쉽게 딸 수 있으니 참... 행복한거죠...^^)
아까는 뮤직온이용법을 문의하길래 전화하면서 초기 필링이 나오길래 벨소리랑 필링, 게임을 무제한 제공하겠다고는 했는데...
더 다가가고 싶지만 쉽게 용기가 나질 않네요...^^;
욕심같아선 그 분이 저한테 더 많은 것을 문의했으면 좋겠네요...^^
첫댓글 3번까진 미소를 띠면서 읽었는데 저도 4번 읽으면서 OTL...ㅜ.ㅜ
저도 일년째 일요일도 출근...^^; 그래도 하고 싶은 일하면서 사니까 힘든줄은 모르겠네요...
제 경험상 그런 스타일의 여자분은 자신에 대한 호감을 직감적으로 알아차리고 잘 이용해 먹더군요. 뭐 그 분이 그렇지 않을 수도 있고, 좀 더 신경써준다고 해서 손해보는 거 아니니....용기내서 차 한잔 마시자고 해보셔도......ㅋ
아니면 오히려 그 여자분이 선즈님께 관심이 있는건지도.....아무리 궁금하기로소니 10번씩이나 전화를 한다는것도 그렇고....ㅎㅎ^^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