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예와 욕심 등 이기심이 팽배, 화쟁 힘들어
물질만능 풍부한 자본주의 아귀다툼만 늘어
소통을 하기 위해서는 서로 믿음·신뢰 필요
그동안 종단내분에 휩싸인 원효종이 창종 50년의 성상을 쌓았다. 종조 원효성사의 가르침인 ‘화쟁사상’을 가장 먼저 수범적으로 실천해야 할 종단이 그렇지 못한 것은 일부 권승들의 욕심으로 일그러진 자화상이 종도와 불자들에게 그대로 나타났고, 그 아픔은 고스란히 ‘화합’을 주창하는 양식 있는 이들에게까지 전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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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운스님 |
어느 덧 종단의 터를 세운 원로스님들은 열반에 들었고, 상좌와 손상좌들이 그 유훈을 받들어 종지종풍을 바로 세우고자 정진하고 있다. 4개 계파의 화합이 그 어느 때보다 필요하다는 원효종 총무원장 향운스님은 지난한 사회법 소송으로 인해 많은 종도들과 스님들이 등을 돌린 것도 사실이라고 밝혔다. 이젠, 내부 종권싸움으로 비쳐진 종단현실을 갈무리하고, 승려교육과 도제양성, 원효성사 선양사업, 포교·홍보사업에 매진한다는 방침이다.
울산 목련암에 수행정진하고 있는 원효종 총무원장 향운스님을 11일 총무원 연락사무소 접견실에서 만나 원효종 50년 세월, 지난 온 길과 나아갈 길을 물어봤다. 다음은 향운스님과의 일문일답이다.
- 원효종 창종 50년이다. 종단 종무행정 수장으로 50년을 회고해 달라
대한불교원효종은 1963년 7월 경북 경주에서 대한불교원효종포교원을 창립하고 전법에 나선 것이 종단 효시이다. 이후 1963년 6월 문화공보부 제28호로 불교단체를 등록하고 4년 뒤인 1967년 11월 대한불교원효종 총본원으로 명칭을 변경했다. 그리고 1977년 12월 대한불교원효종으로 종단명을 바꾼 뒤 2012년 6월 현재 한국불교종단협의회 상임 종단으로 불교발전에 이바지하고 있다.
종단 등록사찰은 1,300여개(개인사찰)에 10개 교구를 운영하고 있다. 종도는 약 3만여 명 정도 된다. 총무원은 총무·사회·교육?문화 등 6개 부서를 두고 있고, 입법기구인 종회가 있다. 서울 종로구 청진동에 총무원을 두고 있다. 소의경전은 금강경이며, 총본산은 경주 망월사로 현재는 총무원장 겸 종정 대행을 맡고 있다.
그리고 2008년부터는 종정 중심제에서 총무원장 중심 체제로 변화를 기했다. 현재는 분규정리와 문제된 사찰들을 어느 정도 정리를 한 상태이다. 또한 창종 50년을 맞아 기존 1968년에 출판한 ‘원효성전’을 재편집해 발행했다. 특히 매년 효창공원 내 원효스님 성상에서 추모대재를 봉행하고 있다.
- 남북 분단과 지역 갈등, 사상적 혼란 등으로 통합되지 못하는 민족역량을 하나로 모을 수 있는 사상은 원효스님의 화쟁사상이 해결방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원효스님은 일심에 바탕을 둔 화쟁에 토대를 둔 무애행으로 삼국 통합을 이뤘다. 민족화합의 화쟁사상은 1300여년전 신라시대의 사상이 아니라 현대화, 세계화 시켜야 할 민족정신이다. 하지만 지금은 화쟁을 내걸고 전부 싸움을 하고 있다. 원효스님을 내세운 채 스님의 가르침을 난도질 하고 있는 것이다. 원효스님의 화쟁은 ‘양보와 평등’이다. 내가 먼저 양보하면 싸울 일이 없다. 먼저, 내가 가지려고 하니깐 욕심이 생기고 서로 헐뜯고 싸운다. 모든 것이 ‘일체유심조’이다. 스스로 내 마음을 비우지 않고, 남에게 먼저 마음을 비우라고 한다. 다시 말해 화쟁은 곧 ‘나를 비우는 것이다.’
원효스님의 가르침인 화쟁이 안 되는 이유는 명예와 욕심 등 이기심이 팽배해 있기 때문이다. 물질만능이 풍부한 자본주의 아래에서는 아귀다툼만 더 늘어갈 것이다. 결국, 화쟁은 상대방이 원하는 것을 들어줘야 하는데, 그것이 권력과 돈이 대다수다. 우리 모두 ‘자기 본분사’를 하루빨리 찾아야 한다. 그리고 소통을 하기 위해서는 서로 믿음과 신뢰를 가져야 만 이뤄질 수 있다.
종정 중심제에서 총무원장 중심체제로 변화
내부분규, 문제 사찰정리, 종도화합 이끌 터
교육·복지·도제양성 등 원효 학술세미나 개최
- 원효스님의 성상과 진영을 본산과 말사에 봉안하고 있는가?
원효스님의 사상과 교육이 사실상 종단적 한계점은 분명 있다. 그러다 보니 본산은 본사대로 말사는 말사대로 원효스님의 진영이 각기 다르고 성상 또한 마찬가지이다. 종단차원의 표본진영과 성상이 급선무이다. 그래야만 통일성을 기할 수 있고, 종도들의 애종심과 신심을 고취시킬 수 있다고 본다.
또한 종단차원에서 의식과 의례통일성도 시급하다. 아무래도 종단 등록 사찰이 개인사찰 위주가 되다보니, 중앙종무기관에서 지침을 내려도 지방 말사에서 잘 따르지 않는다. 그러다 보니 의식과 의례가 제 각각이다. 종단 표본의식집을 제작해 배포 했지만, 말사에서는 주지스님 의도대로 하는 경향이 있다. 이 모든 것들을 지속적인 교육을 통해 바로 잡아 나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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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 목련암 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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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년 종단 주요 종책과 중점사업은?
종단 주요 종책은 교육·복지·도제양성 등을 기조로 운영할 방침이다. 먼저, 내년 8월경 원효스님 재발견이란 주제로 학술세미나를 계획하고 있다. 그리고 상·하반기 승려연수교육을 실시한다. 금수사·청전사 등 두 곳에서 실시할 예정이며, 말사 신도회 간부교육도 함께 진행할 생각이다.
지금의 종단 체질도 변화를 꾀할 생각이다. 한일불교문화교류협회 이사로 활동하면서 일본지역의 사찰운용을 유심히 살펴봤다. 이 중 청수사 사찰운영을 리모델링해 종단 포교시스템에 변화를 줄 생각이다. 또한 사찰의 교임들의 역할을 공양주나 허드렛일을 하는 일에 인력을 소모하지 않고 포교사 교육을 시켜 포교일선에 활동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사찰경영 교육도 실시한다. 갈수록 사원경제가 주목을 받고 있다. 사찰살림의 어려움을 타계할 수 있는 교육이 종단차원에서 지속적으로 이뤄져야 한다. 그래야만 각 말사 주지스님들이 지역사회와 연결된 네트워크를 형성할 수 있고, 이젠 사찰도 제정문제를 깊이 있게 고민 할 때이다. 또한 목련암에 이주노동자와 마을 어르신 쉼터를 개설할 계획에 있다. 다문화가정 결연사업도 내년부터 처녀 실시한다.
- 종도들에게 어떠한 총무원장이기를 원하는가?
임기를 마칠 때까지 원효종이 화합할 수 있도록 전력을 다할 것이다. 이젠, 모두 제자리에서 최선을 다하는 종도상을 구현하면 좋을 것 같다. 서로 헐뜯고, 사회법에 제소하는 등 불필요한 시간으로 종단이 해야 할 여러사업들이 중단되거나 추진되지 못하는 아픔을 더는 겪지 않으면 좋겠다. 또 종들은 종단의 주인이라는 의식과 부처님 제자라는 생각을 한시라도 잊지 않기를 바란다.
주간불교 이재우 기자
첫댓글 _()_
이 글을 읽고 보니단의 어려움이 많았네요. 화쟁을 역설하면서 싸워야 하는 현실...단 만의 일은 아닌 것 같습니다. 잘 화합해서 화합된 단으로 발전하기를 합장해 봅니다. _()_
이것이 비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