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년 부동산 시장은 판교발 집값 상승과 참여정부가 집값 잡기에 올인하며 탄생시킨 8.31 대책이 한판 승부를 벌이는 양상을 보였다. 그러나 대책 발표 후 안정을 찾아가는 듯했던 부동산 시장은 8주 만에 일제히 오름세로 돌아서 ‘8.31 대책의 약발이 벌써 끝난 게 아니냐’는 분석마저 나오고 있다. 이밖에도 행정중심복합도시 위헌 패소, 발코니 확정 합법화 등 2005년 부동산 시장을 움직인 크고 작은 사건들을 10대 뉴스로 짚어본다.
판교 후광효과로 승승장구하던 분당과 용인 집값이 정부의 판교 공영개발 방침에 따라 된서리를 맞았다. 판교 분양가가 평당 1,500만 원에 이를 것이라는 기대감에 솟아 올랐던 이들 지역 집값은 6월 중순, 판교 중대형 아파트 공영개발 방침과 이에 따른 분양가 하락설이 솔솔 새어 나오기 시작하면서 진정기미를 보이기 시작했다. 실제로 집값 상승세가 최고조에 달한 지난 6월 한달간 2.80%의 상승률을 기록한 분당 집값은 7월 1.37%, 8월 0.31%로 오름세가 주춤해졌고, 9월에는 하락세로 반전해 -0.23%의 변동률을 기록 했다.
그러나 아직 불씨는 남아 있다. 내년 3월 분양 예정인 전용면적 25.7평 이하 중소형 아파트 분양가 책정에 업체들이 반발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평당 1,000만 원 선에 분양가를 맞추라는 정부와 사업 지연에 따른 지가와 물가 상승분을 반영해 평당 1,200~1,300만 원 선은 돼야 사업을 진행할 수 있다는 업체의 입장이 팽팽하게 맞서고 있다. 문제는 중소형 아파트 분양가가 올라가면 중대형 평형 분양가 상승도 불가피할 것이라는 것. 이 경우 가까스로 진정된 ‘판교발 집값 광풍’이 재연될 수도 있다는 분석이다.
지난 11월 24일 헌재의 행정중심복합도시 위헌 패소 결정에 따라 2002년 대선 공약에서 시작된 행정 수도 이전이 3년 만에 본 궤도에 올라서게 됐다. 이로써 2007년부터 본격적인 개발이 시작돼 국회와 청와대를 제외한 정부기관 12부 4처 2청이 옮겨가는 충청권 부동산 시장이 또 한번 들썩일 전망이다.
당장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것은 이달 중순 풀리게 되는 대규모 토지보상금의 행방. 이미 행정도시 예정지 주변으로는 땅값이 많이 올라 호가위주의 상승세를 보이고 있을 뿐 거래는 주춤한 상황이다. 그러나 앞으로 뭉칫돈이 풀리고 개발이 본격적으로 진행되면 충남 연기•공주 등 행정도시 예정지는 물론 계룡시, 대전광역시, 청주시 등 인근지역 토지, 아파트 시장이 강세를 보일 전망이다.
지난 11월 7일 서민주거안정의 일환으로 생애최추주택구입자금 대출이 2년 만에 재개됐다. 가구원 모두가 주택을 소유한 적이 없는 경우 최대 1억 5,000만 원까지 대출해주는 이 제도는 시행과 동시에 폭발적인 반응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대출가능면적인 전용면적 25.7평 이하 분양 현장에서는 생애최초주택구입자금대출을 이용하려는 예비 청약자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고 은행 대출 창구도 늘어난 문의로 몸살을 앓았다.
이처럼 생애최초주택구입자금대출은 무주택자들의 자금줄 역할을 톡톡히 하며 시행 후 1개월 동안 5,312명에게 내 집 마련의 기회를 안겨줬다. 그러나 1년간 한시적으로 시행될 예정인 이 제도는 시행 한 달여만인 지난 15일 기금 부족으로 대출이 중단되는 소동을 겪어, 앞으로 기금 확충 문제를 풀어야 할 숙제로 남겨뒀다.
‘숨겨진 2m를 찾아라!’ 정부의 전격적인 발코니 확장 합법화 방침에 따라 발코니 공간 활용 방안이 연말 부동산 시장의 최대 이슈로 떠올랐다. 관련업계가 할인마트 등을 통해 대대적인 판촉행사를 마련한 것은 물론, 분양을 앞둔 단지들은 발코니 확장을 고려한 신평면을 내놓으며 소비자들의 이목 끌기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그러나 부작용도 만만치 않았다. 입주를 앞둔 단지를 중심으로 입주 예정자들과 건설사간의 발코니 확장 여부와 비용 부담 문제 등을 놓고 팽팽한 줄다리기가 이어졌으며 세부사항이 마련되기 전까지 건설업계의 혼란도 적지 않았다. 지난 12월 2일 발코니 확장 합법화 이후에도 강화된 소방안전 기준 등 까다로운 절차와 규제, 늘어난 면적에 대한 취득세 부과 문제 등 앞으로 해결해야 할 과제가 산적하다.
1992년 시작된 이래 13년을 이어온 서울동시분양이 지난 11월 10차를 마지막으로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다. 부동산시장 호황과 더불어 최대 4,795대 1(도곡동 도곡렉슬 43평형)이라는 경이로운 경쟁률을 기록하기도 했던 서울동시분양은 지난 10차에서는 현대건설 한 곳만이 참여해 얼어붙은 부동산 시장의 현주소를 보여줬다.
한편 12월 들어 처음으로 시행된 개별분양에서는 분양에 나선 중소업체들이 잇달아 저조한 성적을 기록함에 따라 대형 업체에 대한 청약 쏠림 현상이 가속화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를 낳았다. 이에 따라 중견업체들은 더욱 치열해진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한 생존전략 마련에 부심중이고 분양정보 파악을 위한 수요자들의 발걸음도 분주해질 전망이다.
2005년 여름을 뜨겁게 달구었던 8.31 부동산 안정화 대책이 지난 8월 31일 드디어 모습을 드러냈다. 이번 대책은 서민주거안정, 주택 및 토지공급확대, 부동산 투기수요 억제, 부동산 거래투명화 등 4가지로 요약된다. 특히 부동산 부자들의 밤잠을 설치게 했던 투기수요 억제 방안은 종합부동산세 가구별 합산과세와 과세기준 기준시가 9억 원에서 6억 원으로 하향 조정, 2007년 양도세 실거래가 과세, 1가구 2주택 보유자 양도세 중과세로 가닥이 잡히며 서울 집값을 8월 0.31%에서 9월 -0.23%, 10월 –0.07%로 하락세로 끌어내렸다.
그러나 하락세도 잠시. 세금관련 법률안의 국회 처리가 지지부진 해지자 때를 기다리던 매수 대기자들에 의해 급매물이 빠지며 대책 발표 8주만에 서울 집값이 오름세로 돌아선다. 앞으로도 8.31 대책 후속입법이 순조롭지만은 않을 것으로 보이면서 내년 부동산 시장에 어느 정도의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을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상반기에는 강남에서 분당, 용인으로 이어지는 강남벨트의 집값 오름세가 심상치 않았다. 10.29 대책의 영향력에서 벗어나기 시작한 연초부터 시작된 이들 지역의 오름세는 판교 개발이 불을 댕겼다. 판교 분양가가 평당 1,500만 원 선이 될 것으로 예상되자 ‘우리가 판교보다 못할 이유가 뭐냐’며 인근 주민들이 너도 나도 집값 끌어올리기에 혈안이 되었고 여기에 판교 입주 후 지가 상승 기대가 맞물려 강남권의 경우 연초대비 11월까지 22.14%, 분당의 경우도 23.78%의 경이적인 상승폭을 기록했다.
하반기 들어 판교 공영개발과 8.31 대책의 영향으로 강남벨트의 집값 급등세는 잠시 소강상태를 보이고 있지만 판교 분양이 있을 2006년, 이들 지역의 아파트값이 어떤 흐름을 이어갈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올 하반기에는 전셋집을 구하지 못한 서민들의 한숨 섞인 푸념이 끊이지 않았다. 2002년 이후 지속된 역전세난을 마감하고 8.31대책 이후 전세가가 무서운 속도로 뛰어올랐던 것. 이는 아파트값이 더 떨어질 것이라는 기대심리로 매수 대기자들이 대거 전세로 눈을 돌린 것과 가을 이사철이 맞물리면서 일어난 현상으로 분석된다.
특히 중대형 평형 아파트의 전세가 오름폭이 커, 서울 전용면적 25.7평 미만 아파트의 경우 전세가가 8.31 대책 발표 직전 대비 11월 현재 3.09% 가량 상승한 반면 25.7평 이상 중대형 아파트 전세가는 이보다 0.12% 높은 3.21% 상승하는 등 전세시장에서도 평형별 양극화 현상이 두드러지게 나타났다.
매년 끊이지 않았던 건설사들의 고분양가 책정 논란이 올해는 지방까지 확산됐다. 대구의 강남으로 불리는 수성구에서는 ‘삼성래미안’ (평당 1,100만 원선)과 범어동 주상복합 ‘두산위브 더 제니스’(평당 1,198~1,298만 원)가 지역 최고 분양가를 연달아 갈아치웠고 행정수도이전 호재를 등에 업은 유성구 도룡동 ‘스마트시티’ 평당 분양가도 최고 1,470만 원에 달했다. 특히 이들 고가 아파트 분양은 인근 기존 아파트 시세까지 끌어올리는 것으로 분석돼 가뜩이나 어려운 서민들의 내 집 마련에 악재로 작용했다.
8.31 대책 이후 수익형 부동산이 틈새 투자처로 떠오르면서 갈 곳을 잃은 시중 유동자금이 대거 상가로 몰려들었다. 특히 안정적인 배후 주거지를 형성하고 있는 단지내 상가의 경우 낙찰가율(예정가 대비 낙찰가 비율) 150%를 넘어서는 상가들이 속출했고, 지난 9월 23일 고양 풍동에서는 예정가 2억 2,480만 원인 한 상가가 6억 4,100만 원에 낙찰돼 무려 285%의 낙찰가율을 기록하기도 했다.
첫댓글 10대 뉴스제목만봐도 올한해 부동산 시장의흐름을 알수있고 내년 부동산시장의 테마를 잡는데도 도움이 될듯합니다
부동산 10대뉴스 잘 보았습니다~ 좋은정보 올려주심에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