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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하느님] 02 - 나도 똑똑해지고 싶씀미다.
1. S# 허원장의 서재(또는 자기 사무실)
지능발달장애를 가지고 있는 환자들의 자료화면과 더불어
동재의 학술 세미나 자료화면들이 템포감있게 보여지는 위로,
동재E : 지능발달장애를 가지고 있는 환자의 경우, 선천적으로 천재가 될 뇌구조를 지니고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다만
선천성 피질이형성증과 유사한 거대한 신경세포가 우측 두정엽에 위치하고 있어 집중장애증후군을 보이고 있을뿐입니다.
따라서 거대 신경세포가 미분화된 우측 두정엽 주위에 집중되어 있는 신경절단 섬유와 연결형성 된다면
이 증상을 고칠수 있을뿐 아니라 거대 신경세포로 인해 놀라운 IQ상승효과를 볼수 있습니다.
허원장 : (조용히 동재의 세미나 자료필름을 바라보는 시선에서)
2. S# 교수 회의실.
교수1 : 안됐지만 우리 교수회의에서는 자네의 임상수술을 지원하지 않기로 했네.
둘러앉은 예닐곱명쯤 되는 교수단과 그 맞은편으로 혼자 서 있는 동재,
동재 : 이유를 말씀해주십쇼.
교수1 : 자네 말에 따르면 선천적 정신지체아들한테 소히 그 뭐냐..
동재 : 전기자극시술입니다.
교수1 : 그래, 그 시술을 하면 지능이 좋아질수 있단 얘긴데,
동재 : 그렇습니다. 먼저 우측 두정협에 전극을 설치한 뒤 우흉부의 전기 발생장치로 연결시킵니다.
그럼 전기 발생장치에서 일정한 펄스가 방출되면서 원래 존재하던 피질이형성 세포가 주위 성장조직과 연결형성이 되는데,
그렇게 되면 집중력 강화로 IQ의 상승을 유도할 수가..
교수1 : (자르며) 피질이형성증은 과잉뇌파방전의 특성이 있다는건 알고 있나?
동재 : 알고 있습니다.
교수1 : 그렇다면 간질을 유발시킬수 있다는것도 알고 있겠군.
동재 : 알고 있습니다.
교수1 : 피질이형성증으로 인한 간질은 항경련제로 조절할수 없다는건?
동재 : 물론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교수1 : (OL) 간질의 발작이 심해지면 간질중첩증이 발생할수도 있어. 간질중첩증은 생명에도 위험할뿐만 아니라..
동재 : (OL) 세포를 파괴하는 경향때문에 신경세포수가 감소될수도, 지능이 다시 퇴화될수도 있습니다.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실패했을때의 얘깁니다.
교수1 : 상대는 단순히 병이 든 환자가 아니야, 의지결핍에, 자아확신이 떨어지는 정신지체장애인이라구,
그런 애들 데려다 잘못해서 죽기라도 해봐. 그 사회적 오명은 고스란히 우리 대학병원이 뒤집어쓰게 돼!
동재 : 성공한다면 학계뿐만 아니라 인류 역사에 줄을 긋게 되겠죠.
신한테서조차 버림받은 그 사람들을 우리 손으로 구원하게 될테니까요.
교수1 : 구원이라고 했나?
동재 : 사회는 물론, 부모들조차 그들을 감당하지 못해 시설에 맡겨두거나 방치해버리는게 현실입니다.
교수1 : 그래서 생명이 위험해질수도 있는 시술에 이용해도 괜찮다?
동재 : 어차피 인간답게 살지 못할바에야, 위험이 따르더라도 시도해볼만한 가치는 충분히 있다고 봅니다.
교수1 : 7년전에도 그렇게 말한 의사가 한명 있었지. 결국 스스로 자멸하고 말았지만.
동재 : ! (멈칫.. 교수1을 보면)
교수1 : 자네뜻은 알겠네만 이미 우리의 결정은 확고해.
동재 : 자신이 없었다면 시작하지도 않았습니다! 재고해 주십쇼!
교수1 : 이삼년 후쯤, 좀 더 안정성이 확보된 연구결과물을 내놓는다면 그 때 다시 검토를 고려해봄세. (일어서려는데)
동재 : 저는 절대로 실패하지 않습니다!
마지막 그 한마디에 교수들, 잠시 멈추고 일제히 동재를 본다. 보더니.
교수1 : 이보게 박동재선생, 자네가 천재라는 건 인정하지. 하지만 거기까지야. 의사가 신이 될수 있을거란 착각은 곤란해.
구원이라구? (어이없는 시선으로 돌아서면)
3. S# 복도.
쿵! 문이 열리면서 밖으로 나오는 교수진들,
동재, 혼자 남겨진채 어이없이 픽 웃는다. 웃지만 사실 화가 나 있다.
잠시 그대로 서 있다가 싸늘한 시선으로 연구물들을 챙겨드는데,
허원장 : 노친네들 생각이란게 다 그렇죠,
동재 : (? 돌아본다)
허원장 : (또각또각 다가서며) 변화라든가 새로운 시도라면 아주 질색팔색하거든.
더군다나 상대가 천재의사라면 더더욱 경계의 대상일테구. (동재 앞에 멈춰선다. 본다) 박동재 선생, 맞죠?
동재 : 누구십니까.
허원장 : (명함을 꺼내 테이블에 턱 올려놓더니 동재앞으로 쭉 민다)
지난주에 있었던 선생의 학술세미나 내용을 봤어요. 흥미롭더군.
동재 : (명함을 한번 본다. 다시 허원장을 보며) 그런데요?
허원장 : 내가 그 비전을 좀 살까하는데.
동재 : (? 본다)
허원장 : 박동재 선생의 꿈을 이룰수 있도록 내가 지원해주겠단 뜻이예요. 어때요, (보며) 신이 될 생각이 있어요?
동재 : ! (본다. 시선에서)
타이틀 “안녕하세요, 하느님! 제2부”
4. S# 학교앞 골목.
화면 안 가득 나타나는 하루의 얼굴. 큰소리로 “안녕하쎄요 성샌님! 안녕하쎄요, 얘들아!”
자전거를 끌고 오며, 등교하는 선생님들과 아이들에게 인사하는 위로.
하루E : 안녕하쎄요, 내 이르믄 하루임미다. 울이 엄마는 나를 하루살이라고 불러씀미다. 그레서 내 이르믄 하루가 돼씀미다.
자전거를 끌고 학교 정문안으로 들어서는 하루, 기분좋게 학교를 바라보더니 쭉 안으로 들어서는 모습위로
하루E : 내가 일하는 곳은 하늘정문학교임미다. 우리 하늘정문학교는 언제나 기분조케 반짝반짝꺼림미다.
5. S# 하루의 몽타쥬.
1. 척! 청소복장에 청소기구(양동이와 마대)를 들고 나타난 하루,
마대를 밀며 백미터 달리기하듯 기나긴 복도를 쭉 달려오는 위로
하루E : 학교 복또도 매일마다 내가 반짝반짝 청소를 하고,
2. 유리창. 아주 빠르고 능숙한 솜씨로 유리창문을 닦으며 지나가는 하루,
하루E : 학교 유리창도 매일마다 내가 반짝반짝 청소를 하고, 그리고..
3. 화장실.
하루, 들어서다가 코를 찌르는 화장실 냄새에 찡그리며 돌아서는데
선생님1 : 하루구나! 요즘은 하루 덕분에 화장실까지 반짝거리네? 허허 (나가면)
하루, 내빼지도 못한채 잠시 고민하는 얼굴에서 (점프하면)
양쪽코에 두루마리 휴지를 있는대로 끼운채 화장실 청소를 하는 하루
하루E : 그리고.. 학교 하장실도 매일마다 내가 반짝반짝 청소를 함미다.
4. 학교 전경,
후유! 이마의 땀을 닦으며 학교를 올려다보면 학교 전체가 반짝반짝 윤이 나는 전경위로
하루E : 창문도 반짝반짝, 교실도 반짝반짝, 학교도 반짝반짝.. 그래서 오늘도 즐겁고 행복칸..
(하다가 아..! 뭔가 생각난 듯 돌아보면)
6. S# 은혜의 교실앞 복도.
창문안으로 은혜의 교실안을 들여다보는 하루, 교실안에서 핸드폰을 들고 전화하는 은혜의 모습.
하루, 빙긋이 웃더니 조용히 그 문앞에 작은 화분을 놓고 돌아선다.
하루E : 그래서 오늘도 즐겁고 행복칸 하루가 옵니다. (돌아서서 쭉 걸어오는 행복한 얼굴에서 스틸)
허원장E : 아무도 그 아이의 진짜 이름을 몰라. 다들 그냥 하루라고 부르고 있지.
7. S# 학교 일각. (1부 65씬에서 연결)
끼익! 한쪽에 와서 멈춰서는 동재의 차,
내려서는 동재, 학교를 한번 올려다보더니 한쪽으로 지나가는 수위에게.
동재 : 실례합니다만, 하루라는 사람을 만나러 왔는데요.
수위 : (아아! 알고 있는듯 손으로 가르켜가며 가르쳐주는 듯 모습위로)
허원장E : 나이, 체격조건, 장애등급 모두 자네가 원하는 수준이야. 부모형제, 가족관계도 깔끔하고,
만에 하나 일이 잘못되더라도 문제 될 여지는 거의 없어.
8. S# 은혜의 교실. (1부 65씬)
퍽! 문앞에 있던 작은 화분을 깁스한 발로 건드려 깨드리는 은혜, 그 안에 있던 꽃들이 같이 흩어져 버린다
은혜 : 어떤 바보 자식이야? 걸리적거리게 문앞에다... 쯧! (하더니 깁스 한발로 절뚝절뚝 걸어서 도망친다, 그 모습에서)
9. S# 복도2. (1부 66씬)
계단을 쭉 올라오는 동재. 그 위로,
허원장E : 이제 우리 하늘병원의 미래는 자네손에 달렸어.
컷백> 반대편 복도에서 절뚝절뚝거리며 걸어오는 은혜.
은혜E : 한강수부터 찾아내서 내 돈부터 돌려받아야 해!
거의 동시에 계단을 올라서서 막 코너를 도는 동재,
거의 동시에 코너를 돌아 막 계단을 내려가려던 은혜
그렇게 서로 정면으로 맞닥드리게 되는 두 사람, 서로 전혀 예상치 못한 재회에 서로를 빤히 쳐다본다.
fade-out. / 다시 fade-in 되면.
은혜 : 근데 여긴 어쩐일이세요? (살짝 긴장하는위로 E) 지갑 훔친거 눈치챘나?
동재 : 누굴 좀 만날 사람이 있어서요, (은혜를 빤히 쳐다보면)
은혜 : (? 보는 위로 E) 눈치 못챘나? 왜 왔지 그럼? 설마..
동재 : (그런 은혜를 여전히 빤히 쳐다보면)
은혜 : (나한테 꽂혔구나? 순간 허..! 어이없게, 난감한듯 픽 웃더니) 저기요, 미안하지만 이러시면 제가 좀 곤란하거든요?
동재 : (? 보면)
은혜 : 아니 뭐.. 무슨뜻인지는 알겠어요. 솔직히 첫눈에 반한다는거 믿진 않지만 뭐 그럴수 있다 치자구요.
그래서 찾아올수도 있다 치자구요, 그런데..
동재 : 그런데요?
은혜 : 그래두 여긴 학교잖아요.
동재 : 그래서요.
은혜 : 몰지각하게 학교까지 쳐들어오시구 그럼 안돼죠, 알만하신 의사선생님께서. 안그런가요? (짐짓 도도한 눈빛으로 보는데)
동재 : 넘겨짚질 말든가.
은혜 : (? 본다)
동재 : 아니면 주제파악 상황파악 제대로 해서, 제대로 짚어보든가, 한가지만 합시다. 용량도 부족해 보이는데.
넘겨짚을때마다 번번히 틀리는거 쪽팔리지 않아요?
은혜 : 뭐라구요?
동재 : 무슨 말인지 몰라요? 해석 필요합니까? 그 쪽 만나러 온거 아니라구요, 다른 사람 만나러 왔다구요.
그러니까 괜한 사람붙들고 삼류소설 그만 쓰라구요, 됐습니까? (그러더니 그대로 은혜를 지나쳐가면)
은혜 : !!! (순간 으아! 쪽팔려! 어쩔줄 모르는데)
동재 : 아 참! (돌아보며) 혹시 어제 컨퍼런스룸에서 지갑같은거 못봤습니까?
은혜 : (퍽! 화살까지 등뒤로 꽂히는 기분, 애써 아닌척 돌아보며) 아뇨.. 그 쪽 지갑 못봤는데요.
동재 : (본다) 내 지갑이라고 한적 없는데.
은혜 : (한번 더 퍽! 화살이 꽂히는 기분, 그래도 끝까지..) 못봤다구요.
동재 : 그렇군요. (왠지 묘한 표정으로 한번 보더니 돌아서서 가던길 간다)
에이씨..! 돌아서는 그녀, 왕쪽팔리고, 왕 열받고, 두어걸음 걸어오는데 안되겠다, 못참겠다. 다시 홱! 돌아보며,
은혜 : 이봐요! (하는데 동재가 없다) 어? 어디갔지 금방? (돌아보면)
10. S# 공작실.
동재 : 안녕하세요, 박동잽니다. (악수를 청하면)
파르르르 돌아가고 있는 수 많은 바람개비들 앞에 서서 동재를 빤히 쳐다보는 하루.
동재 : 인사 안해요?
하루 : (슬쩍 시선 피하며) 모르는 사람하고 얘기하면 안대, 모르는 사람이 마싯는거 사줘도 먹으면 안대,
(흘끗 동재를 한번 쳐다보며) 라고.. 수정이가 말해씀미다.
동재 : 물론 지금은 모르는 사람이지만 곧 알게 될거예요. 왜냐면... 내가 당신을 똑똑하게 만들어줄거니까. (빙긋 미소)
하루 : (그 말에 빤히 쳐다본다. 시선에서)
insert> 그 때 열린 문틈밖으로 지나쳐가던 은혜, 다시 되돌아와 문틈안으로 동재를 본다. 어! 여깄었네! 다가서려는데.
동재 : 이 학교에서만 벌써 오년째 청소일을 하고 있죠?
은혜 : (insert> 멈칫..! 다가서다 말고 ? 멈춰선다. 문틈으로 들여다보면)
하루 : (손가락으로 대충 세다가) 네.
동재 : 그 전엔 일년정도 형광등 회사에서 일했었고.
하루 : (생각해본다. 한박자 늦게) 네.
동재 : 생년월일은 1979년 2월 14일.
하루 : (그런가? 생각하며) 네..
동재 : 지금 사는 곳은 인천시 하늘본동 백사십구 다시 이십삼번지.
하루 : (아는거다! 입모양 똑같이 ‘백사십구 다시 이십삼번지’ 따라하다가)
동재 : 전화번호는..
하루 : (얼른) 삼구칠에 팔삼공하나임미다! (맞췄다!)
동재 : (하루를 본다. 빙긋 미소)
은혜 : (insert> 뭐하는거야 대체? 쳐다보면)
동재 : 혈액형은 O형, 일년전에 자전거 타다 다리골절상 입은적이 있음.
하루 : (OL) 이젠 자전거 안타요, 그냥 데리고만 다녀요. 진짜예요!
동재 : 부모형제 없음, 친인척이나 그 밖에 다른 가족없음. 연고지는 현재 함께 살고있는 염교장님이 전부. (보며) 맞죠?
하루 : (아.. 보더니 조심스럽게) 하나 틀렸는데..
동재 : (틀렸어?)
하루 : 가족업씀 아니구, 있슴인데요. 교장성샌님이랑 수정이랑, 필구형님, 자물통형님, 응.. 그리고 은혜성생님도 다 가족인데요?
은혜 : (insert> 놀구 있다, 누가 가족이야? 쳇! 고개 돌리면)
동재 : 아빠라던가 엄마라던가 그런건 없는걸로 아는데..
하루 : (흘끔 보더니) 있는데요, 아빠.. 이르믄 이말복씨, 다른 이르믄 한강수..
은혜 : (insert> 멈칫.. 다시 돌아본다. 뭐?)
동재 : (아빠가 있었어?)
하루 : 삼촌이랬는데 원래는 삼촌이 아니구 아빠래요. 내 아빠요. (흘끔 보며 슬쩍) ..라고 수정이가 말해씀미다. (하는데)
은혜 : (드륵! 문을 열어제끼고 본다)
동재/하루 : (? 돌아보면)
은혜 : (깁스한 발로 절뚝거리며 하루앞으로 다가서더니 빤히 보며) 너.. 지금 뭐라 그랬어? 한강수가.. 니 아빠라구?
하루 : 네.. (흘끔 눈치 보며) 맞는데요.
동재 : (왜 그러지? 하고 은혜를 보는 순간)
은혜 : (갑자기 돌변하면서 하루의 멱살을 나꿔채더니) 너 이 자식 왜 그걸 이제 말해? 왜 이제야 말해!!!
동재 : (순간 놀라면서) 뭐하는거예요 지금!
하루 : (역시 놀란다. 목이 졸린채 켁! 켁! 거리면)
은혜 : 한강수 그 자식땜에 내가 얼마나 개고생했는지 알아? 니가 알아아!!!
하루 : (목에 졸린채 겨우) 아뇨...
은혜 : 어딨어! 한강수 그 자식 지금 어딨냐구!
동재 : 그 손 놓구 얘기해요!
은혜 : (머리통 퍽! 때리며) 빨리 말해 자식아! 니 아빠란 놈 어딨냐구우!!! (때리고 또 때리려는데)
동재 : (그 팔을 턱! 잡으며) 그 손 좀 놓구 얘기하라구요!!!
은혜 : 저리 비켜! (뿌리치는데)
순간, 뿌리친다는 것이 그만 탁! 동재의 뺨을 쳐버린다. 그 바람에 동재의 뺨위로 한줄기 상처가 생겨버리고.
그제서야, 멈칫! 동재를 돌아보는 은혜, 놀라서 쳐다보면,
동재, 손등으로 상처의 피를 슬쩍 짚어보더니 은혜를 본다. 너무나 차분하고 냉정한 시선..
동재 : 당신.. 이 학교 선생이라며.
은혜 : ! (보면)
동재 : 이 사람, 거짓말같은거 할만큼 정상적인 지능이 아니라는거, 몰라? 자기가 무슨 말을 하는지,
왜 지금 이런 멱살잡일 당하는지 영문도 모르고, 판단도 못하는 장애인이야. 모르냐구!
은혜 : (본다. 그 말에 다시 하루를 돌아보면)
하루 : (잔뜩 주눅 든채 은혜를 보고 있다)
은혜 : (순간 젠장! 잠시 어쩔줄 모르더니 그대로 홱! 돌아서서 밖으로 나간다)
쿵! 닫히는 문, 그 소리에 하루, 움찔해서 쳐다본다.
동재, 닫힌 문을 쳐다보면.
11. S# 공작실 앞 복도.
밖으로 나온 은혜, 훌쩍! 얼른 눈물을 꾹 누르더니, 아! 엿같다!
잠시 어디로 갈지 갈피를 못잡다가 한쪽으로 프레임-아웃 되면.
12. S# 다시 공작실 안.
동재 : (하루를 보며) 괜찮아요?
하루 : ...
동재 : (하루의 팔을 살짝 건드리며) 괜찮아요? (하는데)
하루 : (갑자기 건들지 말라는 듯 그 팔을 뒤로 쭉 빼버리더니)
동재 : (? 보면)
하루 : 왜 은혜성생님한테 소리쳐요? 아저씨땜에 은혜성생님 화났자나요! (그러더니 은혜를 쫓아 문쪽으로 간다.
그러다 다시 돌아오더니) 앞으루 나한테 말시키지 마세요! 나두 화났써요! (그러더니 다시 가버린다. 쿵! 문 닫히면)
동재 : (조금은 어이없는 기분으로 본다. 보다가 시선 돌리면)
한쪽으로 팔랑팔랑 돌아가고 있는 바람개비들..
순간 거기에 시선을 끄는 무엇이 있다. 뭐지? 쳐다보면.
insert> 학교 일각.
은혜를 찾아 이리저리 왔다갔다하는 하루의 모습. 문 한번 열어보고, 여깄나? 없다! 저깄나? 열어보고 없다!
아! 어디 갔지? 돌아보는 시선에서.
다시 공작실 안>
바람개비 하나를 집어드는 동재의 손, 그 안쪽으로 삐뚤빼뚤 적혀있는 글씨가 보인다.
13. S# 계단 일각.
힘없이 털썩 주저앉는 은혜, 아.. 돌겠다. 한숨을 푹 내쉰다.
insert> 천천히 바람개비를 펼쳐보는 동재의 손,
그 때 후다닥 계단을 뛰어내려오는 하루, 정신없이 내려간다. 내려가는데
은혜 : 야! 어디가!
하루 : (뛰어내려오다가 멈칫! 동작멈춤자세로 돌아본다)
은혜 : (계단에 걸터앉은채 쳐다보고 있다) 어디 가냐구?
하루 : 아.. (송글송글 땀이 맺힌 얼굴표정에서)
짧은 insert> 펼쳐본 바람개비위에 삐뚤거리는 글씨로 은혜성생님.
동재, 말없이 내려다보는 시선에서.
하루 : 그게.. 은혜성생님 찾으러요.. (하면서 흘끔 보면)
은혜 : (본다. 잠시 보더니 퉁명스럽게) 일루와 봐.
하루 : (아.. 본다. 옆걸음으로 주춤주춤 은혜쪽으로 다가서면) 왔는데요.
은혜 : 숙여봐.
하루 : (? 보더니 꾸뻑 고개를 숙이면) 숙였는데요.
은혜 : (아까 때린데를 아무렇게나 쓱 살펴보더니) 아펐냐?
하루 : (숙인채로 절래절래 고개를 저으며) 안아펐는데요.
은혜 : (괜히 미안함을 감추려 머리통을 툭! 치며) 하기는 이렇게 단단한데 아플 리가 있겠냐?
먹은게 죄다 머리루만 갔나, 아주 콘크리트네, 콘크리트.
하루 : (씩 웃으며 고개 들더니) 박치기 하면 내가 다 이겨요. 교장성생님이 그러는데요, 내가 머리가 좋아서 그렇대요.
은혜 : 허이구, 그래요? 좋으시겠어요. 머리가 좋아서 박치기두 다 이기시구,
하루 : (헤.. 진짜로 좋아서 씩 웃더니) 네에.. (하는데)
은혜 : (순간 위협하듯) 너!
하루 : (얼른 긴장하며) 네?
은혜 : 앞으로 무슨 일 생기면 무조건 나한테 보고해. 한강수한테 연락이 왔다거나, 널 찾으러 왔다거나,
그럼 젤 먼저 나한테 알리라구, 알았어?
하루 : 네.
은혜 : 이제부터 너는 내 인질이니까 내가 시키는대루 다 해야돼, 안그러면 진짜루 나.. (화낸다! 하려는데)
하루 : 확 갈꺼에요?
은혜 : (? 본다) ...뭐?
하루 : 그게요.. 우리 엄마두 확 갔거든요. 내가 시키는대루 안하구, 말귀두 못알아들어서.. 그래서 가버렸대요.
(보며) 은혜성생님두.. 확 갈꺼예요? 예?
은혜 : ! (본다, 잠시 머슥해져서 보더니) 미, 미쳤냐? 내가 그냥 가게? 말했잖아 이제부터 너는 내 인질이라구.
한강수 만날때까지는 절대로 아무데도 안가! 알았어? (그 위로)
은혜Na : 어차피.. 갈데도 없었다.
하루 : 진짜루요? 정말루요?
은혜 : 안가 글쎄! 열번 죽었다 열한번 고꾸라져두 안가, 내 돈 찾기전엔 죽어도 못가! 그러니까 내 말이나 잘들어 너! 알았어?
하루 : (순간 와락! 은혜를 끌어안는다. 엉덩이는 뒤로 쭉 뺀 채, 행복한 얼굴)
은혜 : ! (놀라서) 야! 떨어져, 떨어져! 뭐하는짓이야 징그럽게! 저리 안비켜? (손으로 이마를 밀어 떨어뜨리는데 힘이 너무 쎄다)
그 때 딩동댕동! 하고 울리는 벨소리..
동시에 은혜한테서 갑자기 벌떡 떨어지는 하루.
하루 : 아! 점심시간이다! 밥먹어야지! (하더니 후다닥 뛰어간다)
은혜 : (어이없게) 저 의리없는 자식! 얌마! 같이 가! (절뚝절뚝 따라 내려가며) 식당이 어딘지는 알려줘야지! (따라가는 위로)
은혜Na : 그때 나는.. 오로지 내 돈을 찾겠다는 생각밖에 없었다.
14. S# 다시 공작실 안.
바닥위로 서너개의 바람개비가 날개가 다 풀러진채 버려져있고, 그 날개마다 “은혜성생님”이 삐뚤삐뚤한 글씨체로 써져있다.
동재의 손에 든 바람개비에도 온통 은혜의 이름뿐이다.
조용히 시선을 들어 쳐다보는 동재, 그 옆으로 아직 풀러보지 않은 바람개비 열댓개정도가 바람에 계속 파르르 돌아가고 있다.
그 바람개비마다 써져 있는 은혜의 이름들.. 이름들.. 그 위로
은혜Na : 그게 그 녀석을 얼마나 아프게 하는 일이 될지.. 그땐 생각조차 하지 못했다.
동재 : (말없이 바라보는 시선에서)
15. S# 은혜의 방.
방창문이 활짝 열리면서 길게 하품하며 기지개를 켜는 은혜,
하루 : (바로 옆방 창문을 드륵! 열고 보더니) 안녕히 주무셨써요? 일어났으면 이불개고 이빨닦고 운동해야죠?
은혜 : ??? (기지개 펴다말고 뭐? 쳐다보는 표정위로)
은혜Na : 그리고.. 그들과의 동거는 시작되었다.
16. S# 몽타쥬.
1. 염교장댁 일각.
염교장은 허리운동, 자물통은 역기운동, 수정은 훌라우프 돌리기. 그 옆으로 단전호흡을 하며 기공체조를 하는 장필구,
그 옆으로 깡총깡총 뜀뛰기운동 하는 하루, 활짝 웃으면서 돌아보면.
지루한 표정으로 가벼운 아령 하나를 올렸다 내렸다 하는 은혜, 마지못해 억지로 하는 기색 역력한 모습에서.
2. 주방. (다 함께 하는 아침식사)
은혜 : (장필구를 보며 슬쩍) 근데.. 이 집에서 사신지는 얼마나 되셨어요?
장필구 : (? 보더니) 나요? 아.. 한 칠년쯤 됐나?
은혜 : 그 전엔 뭐하셨는데요?
수정 : 유명한 칼잡이였대요. 그쵸 삼촌?
장필구 : 응? 뭐.. 하하.. (머슥하게 웃어넘기면)
은혜 : (멈칫..하는 표정. 대체 정체가 뭐지? 쳐다보는데서)
3. 교실.
칠판에 큼지막하게 자습이라고 써놓고 그 앞에 앉아 핸드폰으로 고스톱 게임을 하고 있는 은혜를 본다.
드륵! 문 열리는 소리에 은혜, 화들짝 놀라 핸드폰 접고 책 펴들고, 뭔가 가르치려는 시늉을 내다가 슬쩍 돌아보면
마대로 교실안을 쓱쓱 닦고 있는 하루, 베식 웃으며 은혜를 쳐다본다.
아, 저 자식! 간떨어질뻔했네.. 쫓아가 냅다 뒷통수 한 대 퍽! 날린다.
4. 염교장네 거실.
이층에서 내려오던 은혜, 멈칫.. 멈춰서서 내려다보면
네 남자(염교장, 장필구, 자물통, 하루), 나란히 앉아 드라마를 보고 있다.
염교장은 “어허! 쯧쯔쯔.. 아이구 저런!“ 소리만 연발하고 있고, 장필구는 아무말 없이 완전 몰입해서 빠져드는 형,
하루는 계속 “맹순이 죽어요? 진실이 누나 죽어요? 예?” 묻고 있고.
그 옆에서 훌쩍 훌쩍 말없이 손수건으로 눈물을 찍어내는 자물통.
가지가지들 한다.. 쳐다보는 은혜의 표정에서.
5. 주방. (다 함께 하는 저녁식사)
은혜 : (자물통을 보며 슬쩍) 근데요, 왜 말을 안하세요? 말이 없는거예요, 아님 원래 못하세요?
자물통 : (짐짓 수줍은 미소만)
은혜 : 전에는 무슨 일 하셨어요?
수정 : 큰집에 있다 나왔대요. 별이 네 개랬어요, 그치 물통 삼촌!
자물통 : (수줍게 씩 웃더니 손가락 다섯 개를 쫙 펼친다)
은혜 : (썰렁...!한 표정, 대체 이 인간들 정체가 뭐지? 시선에서)
6. 옷가게 일각.
이것저것 옷을 대보던 은혜, 카운터에 턱! 하니 티 한 장 올려놓는 은혜, 만원짜리 한 장 내미는데
하루, 은혜의 가방에 비죽이 나와있는 옷자락(은혜가 대보던 옷)을 본다. 쓱 잡아당기면서, “은혜성생님.. 이거는요?”
점원, 멈칫.. 은혜를 보면
은혜, 썰렁한 미소로 “아.. 깜빡했네.. 얼마죠?” 하면서 만원짜리 몇장을 더 세서 점원에게 넘겨준 뒤,
쎄한 표정으로 하루를 돌아본다.
하루, 나 잘했죠? 씩 웃으면.
(점원, 뒤로 돌아서는 순간) 하루의 뒷통수 퍽! 날리는데서.
7. 동네 어귀.
석양을 바라보며 걸어가는 은혜와 나란히 따라가는 하루의 뒷모습위로
하루E : 은혜성생님.
은혜E : 왜.
하루E : 은혜성생님은 뭐를 제일 좋아해요?
은혜E : 돈.
하루E : 난 딸기 아이스크림인데.. 그럼 지금 제일 갖꼬 시픈건요?
은혜E : 돈.
하루E : 난 딸기 아이스크림인데.. (그러더니) 그럼 지금 뭐가 제일 먹고 시퍼요?
은혜E : 돈.
하루E : 난 딸기 아이스크.. (하다가 돌아보며) 와! 돈두 먹을수 있어요?
은혜E : 그럼. 먹고 죽을래도 없어서 못먹는다, 왜!
하루E : 와아..
은혜E : (퍽! 뒷통수 때리며) 아무때나 와! 하지 말랬지!
하루E : (긁적긁적) 네에..
멀어지는 두 사람,
그 이편으로 쓰윽 프레임-인 되는 동재의 차. 멀어지는 은혜와 하루의 모습을 말없이 바라보는 동재의 시선에서.
17. S# 이층복도. N
수건을 목에 두르고 방에서 나오는 은혜, 문닫고 돌아서다가 멈칫.. 보면
복도를 막아서고 있는 수정, 단단히 벼르고 있는 표정으로 올려다보며
수정 : 저랑 얘기 좀 하실래요?
은혜 : 뭔 얘기?
수정 : 우리 하루오빠한테 너무 지나치신거 아니예요? 툭하면 뒷통수 때리고, 툭하면 얌마, 짜샤, 소리지르구,
우리 하루오빠가 무슨 동네북이예요? 그렇게 만만해요?
은혜 : 어. 만만해. 왜?
수정 : (기막혀) 뭐 이런 선생님이 다 있어? 아줌마, 진짜 선생님 맞아요?
은혜 : 왜, 내 교육방침에 불만있니?
수정 : 여자대 여자로 경고하는데, 우리 하루 오빠 그만 괴롭혀요! 알았어요?
은혜 : 나두 여자대 여자로 얘기해주는건데, 남잔 말이지, 너처럼 그렇게 시도때도 없이 톡톡 나서는 여자 별루거든?
애늙은이마냥 다 아는척 시건방 떠는 여자애는 더더더 밥맛이거든.
수정 : (열받았다!) 지금 말 다했어요?
은혜 : 해주고 싶은 말은 주옥같이 많지만, 어쩌니? 전부다 19세 이상 성인용이라 안되겠다.
나랑 한판 뜨고 싶거든 이 담에 커서 다시 와라, 꼬맹아. 알았지? (톡톡 두드려준 뒤 수정을 지나쳐 욕실쪽으로 가면)
수정 : (흘기다가 제 화에 못이겨 한쪽발을 쿵! 구르더니)
18. S# 마당.
낙엽을 쓸고 있는 염교장, 그 옆으로 프레임-인 되며.
수정 : 할아버지! 아무래도 저 선생님 이상해요. 진짜 선생님 아닌거 같아요.
염교장 : 어허! 그런말 함부로 하면 못써요! (쓱쓱 쓸어내면)
19. S# 청소 현장.
수정 : (하교길인 듯 책가방 멘채 프레임-인 되면서) 진짜 수상한게 한두가지가 아니라니깐? 진짜야아!
장필구, 자물통, 레스토랑 유리창 청소를 하고 있다.
장필구 : 아무리 싫어두 그런말 함부로 하면 안되지, 수정아.
자물통 : (형님 말씀이 맞습니다. 수정을 보면)
수정 : 왜 다들 나한테만 그래? 그 선생님 진짜루 이상하다니깐? 나는 단 하루도 더 같이 못살겠단 말야!
장필구 : 그만 들어가라 수정아. 할아버지 걱정하신다. (천원짜리 한 장 꺼내주며) 가다가 떡볶이 사먹어. 응?
수정 : (노려보더니 탁! 채가면서) 진짜 다들 맘에 안들어! (홱! 돌아서서 가면)
장필구 : 어이구, 녀석.. (허허 웃다가) 물통아! 여기 물 좀 틀어라!
(동시에 호스로 물이 촤악! 쏟아지면서 돌아선다. 순간 멈칫..! 보면)
그 옆쪽으로 사람들과 지나가던 허원장, 걸음을 멈춘채 빤히 쳐다본다.
허원장 : (빤히 쳐다보다가) 필구..씨..?
자물통 : (그 때 한쪽에서 나오다가 ? 두 사람을 보면)
장필구 : (조용히 시선 돌리는데서)
20. S# 포장마차.
심통이 날대로 난 수정, 떡볶이를 꾸역꾸역 먹어가며
수정 : 두고봐아! 다들 내 말 안들었다 틀림없이 후회할테니깐! (먹는데서)
21. S# 염교장댁 전경. N.
스르르 끼이! 대문앞에 멈춰서는 경찰차. 소리없이 돌아가는 싸이렌불빛.
안에서 내려서는 지순경, 염교장댁 집을 한번 올려다본다. 시선에서.
염교장E : 한선생! 한선생 좀 내려와봐요!!
22. S# 거실. N
깁스한 발로 절뚝절뚝 내려오던 은혜, 멈칫.. 멈춰서서 보면
염교장과 장필구, 자물통, 하루, 그리고 수정까지 둘러서서 일제히 은혜를 빤히 올려다본다.
뭐지? 하고 그들을 보다가 그 옆으로 서 있는 지순경 발견.
은혜, 순간 멈칫.. 덜컹! 가슴이 내려앉는다.
염교장 : 한선생, 지순경이 한선생한테 볼일이 있어서 왔다는데.
은혜 : 저..한테요? 무슨.. (하면서 지순경을 흘끗 보면)
지순경 : (쓱 뭔가 있는듯한 표정으로 은혜를 올려다본다)
은혜 : (뭐지? 들켰나? 두근두근! 심장이 떨려온다, 바라보는 시선에서)
지순경 : 이봐유, 서은혜씨. 이자 당신으 연극도 쫑났시유. 댁이 한강수허고 짝짝쿵혀서 사기짓헌거 다 알구 왔응께!
식구들 : (뭐어? 놀라서 일제히 돌아보면)
은혜 : (젠장!)
지순경 : 참말로 못써유! 누구는 뇌수술까정하고 죽네 사네 사경을 헤매는디,
뭐덜짓이 ?어갖고 그런 사람 가짜노릇이나 하구댕긴대유? 나뻐유!
염교장 : 한선생.. 그게 사실이오?
수정 : 거봐! 내가 뭐가 그랬어? 이상하다 그랬지? 이럴줄 알았다니깐!
하루 : (울먹거리며) 은혜성생님..! 나빠요! 흑! (장필구 어깨에 기대어 울면)
장필구 : (하루를 다독이며 은혜를 본다)
자물통 : (용서할수 없다는 듯 국자를 든채 쳐다본다)
지순경 : 자! 순순히 나랑 서루 가자구유, 이? (하면서 수갑을 빼들면)
은혜 : (순단 후다닥 자리를 박차고 계단을 뛰어내려간다)
사람들을 뚫고 그대로 현관으로 전속력 질주하려는데 그만 장필구와 자물통, 지순경에 의해 저지당하고 만다.
쿵! 바닥에 엎드려진채 뒤로 꺽은 손에 철컥! 수갑을 채우는 순간,
염교장E : 한선생! 한선생?
은혜 : (순간 멈칫..! 계단난간을 꽉 잡은채 고개를 들어 보면, 상상이었다!)
식구들 : (그런 은혜를 이상하다는 듯 빤히 올려다보면)
염교장 : 지순경이 한선생한테 볼일이 있어서 왔다는데요..?
은혜 : (본다. 마른침 한번 삼킨뒤) 말씀하세요, 무슨 일이신데요?
지순경 : 예에, 이거유. (하더니 끙! 하면서 마루위에 올려놓는 트렁크 하나)
은혜 : (? 보면)
지순경 : 사고버스서 한선상님 트렁크를 찾아냈시유, 이것저것 필요허실께비 냥 냅다 들구 달려왔네유 지가. 허허허. (웃으면)
은혜 : (아...! 썰렁한 시선에서)
23. S# 은혜의 방. N
“한은혜”라는 이름표가 큼지막하게 붙어 있는 트렁크, 은혜, 번호를 돌려서 열어보지만 안열린다.
혹시나 해서 번호를 000으로 맞춘 뒤 열어보는데 찰칵! 열리는 소리.
“오케바리!” 트렁크를 열고 안에 들어있는 소지품이며 옷들을 꺼내본다.
하나 둘, 계속 옷들을 꺼내볼수록 점점 표정 쎄해지는 그녀,
은혜 : 옷들 참.. 너무 겸손한거 아냐? 이거 어디 입겠어?
그러면서 뒤적거리다 멈칫.. 가방한쪽에서 액자 하나를 발견한다. 손으로 집어들어 보는 은혜, 빤히 바라보는 시선에서.
24. S# 중환자실 안. D
삐삐.. 온통 기계장치에 연결되어 누워있는 한선생.
그 옆에서 은혜, 왠지 벌쭘한 기분으로 머뭇머뭇거리다가.
은혜 : 저기요.. 깨날때까지만이요,
한선생 : ...
은혜 : 깨날때까지만 있겠다구요. 괜찮..죠? 그 정도는... (말끝 흐려지다가 미안한 기분에 괜히 더 퉁명스럽게)
꼬우면 빨리 깨나든가.. 예?
한선생 : ...
은혜, 표안나는 낮은 한숨으로 말없는 한선생을 흘끗 보더니 쯧! 돌아서서 간다.
가다가 다시 되돌아오더니 주머니에서 사진액자를 꺼내 턱! 옆에 놔주고 다시 돌아서서 간다.
그 뒤로 놓여진 한선생이 그녀의 부모와 환하게 웃으며 찍은 사진에서.
25. S# 중환자실 앞 복도.
밖으로 나오는 은혜, 문을 닫고 돌아서다가 멈칫..
마침 그쪽으로 다가서던 동재랑 마주친다. (한쪽뺨으로 살짝 상처자국)
동재 : (보면)
은혜 : (묻지도 않았는데) 저기.. 기부스 풀러 왔거든요? 다리요. (그러더니 그대로 슬쩍 동재를 지나쳐가는데)
동재 : 정형외과는 저쪽인데요.
은혜 : ? (흘끗 돌아보더니 반대쪽으로 방향을 바꿔 지나가는데)
동재 : 근데 지금은 가봐야 아무도 없을걸요? 토요일이라 진료시간 벌써 다 끝났거든요.
은혜 : ? (흘끗 돌아보더니 아, 진짜.. 다시 가던길 가려고 돌아서는데)
동재 : 사과하러 온거면 지금 하세요. 괜히 시간끌면 말하기만 힘들어져요.
은혜 : (? 동재를 돌아보면)
동재 : 맨입으로 사과하기 힘들면 저녁이라도 사든가.
은혜 : 내가 왜 그 쪽한테 그래야하는데요?
동재 : 나한테 미안하니까.
은혜 : 남의 손 함부로 잡은건 그 쪽이거든요?
동재 : 그 쪽 아니구, 박동재예요 내 이름.
은혜 : 알아요, 용량이 딸려도 이름 정돈 기억하거든요, 박동재씨?
동재 : 됐네, 그럼. 응급실에 가면 주동진인턴이라고 있어요. 내 이름 대면 풀러줄거예요.
은혜 : 뭘 풀러주는데요?
동재 : 깁스요. (시선으로 다리 가리키며) 그거 풀러 오셨다면서요.
은혜 : (그제서야 아 참! 그랬지..)
동재 : 오늘 저녁 일곱시, 병원앞에서 봅시다 그럼. (돌아서려는데)
은혜 : 괜한 사람 붙들고 삼류로맨스 쓰지 말라면서요? 그렇게 말할땐 언제구, 지금 이건 뭐하자는 플레이세요?
동재 : 그 쪽하구 저녁이나 먹자는 플레이죠.
은혜 : 그 쪽 아니구 서은혜거든요, 내 이름?
동재 : (픽 웃더니) 일곱시예요, 늦지 말아요 서은혜씨. (중환자실로 들어간다)
은혜 : (허..!) 웃기구 있네. (안갈것처럼 돌아서는 모습에서)
26. S# 달리는 동재의 차.
부우우웅!!! 엔진소리를 길게 내며 시원하게 도로를 달리는 동재의 차.
동재, 은혜를 돌아보면, 은혜, 그 옆자리에 앉은채 기분좋게 바람을 맞는 표정에서.
허원장E : 그 여선생이 도움이 되겠어?
27. S# FLASH-BACK> 허원장의 사무실.
동재 : 제가 지켜본 바로는 그렇습니다. 틀림없이 도움이 될겁니다. 게다가..
허원장 : 게다가?
28. S# FLASH-BACK> 은혜의 방.
은혜 : (돌아보며) 게다가 그 의사선생! 지금 나한테 삘이 확! 꽂혀있거든.
하루 : 꽂혀요? 어디에요?
은혜 : 여기에. (하면서 손바닥으로 턱! 심장을 친다)
하루 : 그럼 은혜성생님도 그 의사성생님한테 꽂혔어요?
은혜 : 어이! 하루군! 이래뵈두 난 프로거든? 프로는 절대로 사적인 감정에 흔들리지 않는다! 오케이?
더군다나 그 녀석 하는짓이 까칠한게 영 밥맛이라서 별루거든.
하루 : 근데 왜 같이 밥으러 가요?
은혜 : 왜냐면 돈을 마아니 버니까. 거기 인턴한테 슬쩍 물어보니까 연봉이 억대라 그러더라구 그 녀석.
나는 있잖니, 돈두 좋지만, 돈많은 남자두 좋아하거든? 뜯어내는 재미가 쏠쏠하거든. (씩 웃으면)
하루 : 아.... (보면)
29. S# 고급 호텔앞. (현재)
끼익! 부드럽게 와서 멈춰서는 동재의 차.
양쪽에서 문을 열어주는 호텔직원, 동시에 차에서 내려서는 동재와 은혜, 차 옆으로 와서 나란히 선다.
호텔을 올려다보는 은혜, 와우! 제대로 고급이잖아! 보면.
동재 : 들어가죠.
은혜 : 그러시죠.
두 사람 : (상쾌한 기분으로 호텔문을 밀고 들어서는것과 동시에)
30. S# 호텔 고급 레스토랑 안. N
쨍! 와인잔을 부딪히는 은혜와 동재,
각자의 미소를 지으며 서로 다른 목적을 위해 와인을 마시는 모습에서.
31. S# 하루의 방.
스륵! 책상서랍을 여는 하루의 손. 그 안에서 부시럭부시럭거리더니 통장하나를 꺼내든다.
하루, 잠시 그 통장을 바라보더니.
32. S# 은행 앞. N
굳게 셔터가 내려간 은행문앞으로 다가서는 하루, 쓱 고개를 돌려 그 옆에 환하게 불이 켜진 자동화 코너를 돌아본다.
유리문 안으로 사람들이 돈을 찾는 모습을 기웃거리며 보는데서.
33. S# 고급 레스토랑 안. N
동재 : 계속 궁금했는데 어쩌다 특수교사가 됐어요?
은혜 : ? (흘끗 본다. 그 위로 짧은 스틸)
절대법칙 하나, 호기심을 자극할 것.
은혜 : 왜요?
동재 : 아무리 봐도 학교선생님같은거 할 성격으론 안보이거든요. 어디 사연 한번 들어봅시다. 어떻게 그 일을 시작하게 됐는지.
은혜 : 통과.
동재 : 밝히기 힘든 과거라도 있어요?
은혜 : 통과.
동재 : 그러니까 더 궁금해지네.
은혜 : (빙긋 웃더니) 동재씨 얘기나 해주세요, 의사생활은 몇 년째예요? 신경외과는 구체적으로 어딜 고치는거예요?
치과보다.. (최대한 노골적이지 않게) 돈은 많이 벌리나요? (시선에서)
34. S# 현금 자동화 코너. N
현금 인출기 앞에 썰렁하게 서 있는 하루.
기계E : 어서오십시오, 저희 은행을 이용해주셔서 감사합니다.
하루 : (얼떨결에 같이 인사하며) 네, 안녕하세요..
기계E : 카드나 통장을 넣으신후 원하시는 조회버튼을 눌러주십시오.
하루 : (주춤주춤 다가선다) 저기.. (통장 보여주며) 여기요. 돈찾으러 왔는데요.
기계E : 어서 오십시오, 저희 은행을 이용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카드나 통장을 넣으신후 원하시는 조회버튼을 눌러주십시오.
하루 : (좀 더 크게) 통장 여깄는데요! 돈 찾으러 왔는데요! (기계안을 기웃기웃하더니 툭툭친다) 여보세요! 여보세요? (하는데서)
35. S# 고급 레스토랑. N
은혜 : 어머.. 그런 수술이 있어요? 정말 그 수술 받으면 똑똑해지는거예요?
동재 : 물론. 지난 칠년을 그거 하나만을 위해 달려왔어요. 이제 임상수술만 남겨두고 있는 단계죠.
은혜 : 그래서 하루를 만나러 왔던거군요..
동재 : 그랬었는데.. 덕분에 지금은 물건너 갔어요. 은혜씰 화나게 했다구 거절당했거든요.
은혜 : 아.. (그랬구나. 암튼 그 자식..)
동재 : 뭐 상관없어요. 하루 말고도 수술하겠다는 지원자들은 많으니까.
은혜 : (그 말에 한번 보더니) 그 수술.. 성공할 자신은 있어요?
동재 : 그럴 자신이 없었다면 시작하지도 않았어요.
은혜 : 꽤나 자신만만하시네요?
동재 : 난 그럴만 하니까.
은혜 : (그런 동재를 본다. 짜식.. 건방진것까지 매력적이다, 보더니) 아직 물건너간거 아닐수도 있어요.
동재 : (? 본다)
은혜 : 하루랑 친해질수 있게 내가 도와줄수도 있다구요. (보면)
36. S# 현금 자동화 코너. N.
하루, 아직도 혼자서 현금인출기를 두드리고 들여다보며 “여기요! 돈 좀 주세요오!!!”
탕탕탕! 두드리고 통장 보여주며 “여기요! 돈 좀 주세요오!!!” 소리치는데서.
37. S# insert> 은행안. N
당직근무중인 은행직원1, 폐쇄회로화면을 통해
현금인출기를 두드리고 소리치는 하루를 본다. 보더니
은혜직원1 : (수화기 들고 번호 누른 뒤) 경찰이죠? (하는데서)
38. S# 거리 일각. N (레스토랑 앞정도의 거리)
은혜와 동재, 나란히 걷고 있다.
동재 : 하루 아버지하고는 어떻게 아는 사입니까?
은혜 : 아.. 그거요.! (그 얘길 듣고 싶다 그거지? 표정위로 짧은 스틸)
절대 법칙 둘, 진짜보다 더 진짜같을 것.
은혜 : 엄마 수술비가 필요했어요. 유변성 돌발성 폐기흉이라구..
동재 : 수술이 급한 병이군요
은혜 : 어려서부터 지금까지 징글징글하게 속만 썩혀드렸거든요 내가. 그래서 생긴 병일까봐..
동재 : (? 보면)
은혜 : 나땜에 속썩어 생긴 병일까봐.. 그게 미안해서요. 그래서 어떻게든 수술비는 내 손으로 마련하고 싶었는데..
그래서 어찌어찌 겨우 수술빌 마련했는데, 글쎄 한강수 그 자식이, (하다가) 하루 아버지요,
그 사람이 제 돈을 몽땅 가지고 토꼈지 뭐예요.
동재 : 안됐군요.
은혜 : 돈이 웬수죠 뭐.. (씁쓸하게 픽 웃더니) 아.. 재밌없다. 통과!
동재 : 원하면 내가 알아봐줄수도 있어요.
은혜 : (? 돌아보면)
동재 : 수술비 말이예요. 자선단체나 기부할만한 사람들을 알아봐줄수도 있다구요 내가.
은혜 : (멈칫.. 걸음을 멈추고 본다. 시선에서 짧은 스틸)
절대법칙 셋, 제 때 치고 빠질 것!
은혜 : 말만이라도 고맙네요, (웃더니) 그만 가봐야겠어요. 늦으면 교장선생님께서 걱정하시니까.
동재 : 태워다 드리죠.
은혜 : (돌아서서 뒷걸음으로 걸어가며) 괜찮아요. 걷는거 좋아해요. 오늘 저녁 즐거웠어요. 안녕히 가세요 박동재씨..! (하는데)
삐끗! 깨진 보도블럭에 뒷굽이 끼면서 휘청! 도로쪽으로 넘어지려는데
순간 동재, 재빨리 달려가 은혜를 부축하면서 재빨리 자기쪽으로 당긴다.
동시에 그 뒤로 빠아앙!!! 경적을 울리며 지나가는 청소용역트럭.
아슬아슬하게 훅! 바람을 일으키며 은혜와 동재를 지나쳐가면서,
순간 조수석에 앉아 있던 장필구, 동재의 얼굴을 본다.
장필구 : ...?! (돌아보면)
동재, 은혜를 꼭 끌어안은채 지나가는 용역버스트럭을 돌아본다.
두 사람의 시선이 짧게 스치면서 동시에 홱! 지나쳐가는 청소용역트럭.
(동재는 장필구를 못알아본채, 장필구만 동재를 알아본..)
39. S# 청소트럭 안. N
자물통 : (운전하면서 장필구를 한번 돌아보면)
장필구 : (그제야 자물통을 의식하고) 어어.. 아는 사람인거 같아서..
(하면서 사이드밀러로 멀어지는 동재와 은혜를 본다. 시선에서)
40. S# 다시 좀 전의 거리. N
두근.. 두근..! 본의 아니게 동재의 품에 안기게 된 은혜, 잠시 그녀의 시계가 멈춘 듯, 멍하게 안겨 있는 위로.
동재 : 괜찮아요?
은혜 : (멍...)
동재 : 서은혜씨?
은혜 : (그제야 짐짓.. 정신을 차린 듯 얼른 떨어져서 동재를 본다) 아.. (보면)
동재 : 괜찮냐구요? (쳐다보면)
은혜 : (순간 화끈! 잠시 할 말을 찾아 더듬거리다) 토.. 통과!
동재 : (? 보면)
은혜 : 괘,괘,.괜찮다구요, 내 말은.. (젠장!) 그만 가볼께요.. (꾸뻑 인사하더니 돌아서서 종종종 도망치듯 멀어진다, 빌어먹을!!!)
동재 : (본다. 어이없이 픽 웃는데 그때 드드드 핸드폰 진동소리, 꺼내 보면)
은혜 : (쭉 걸어오며 혼잣말로) 돌아버리겠다 증말! 왜 거기서 얼굴이 빨개지냐고! 왜 거기서 말을 더듬냐고!
이렇게 쑥맥같으니까 한강수같은 놈한테 백날 당하지, 어이그! (하는데)
동재E : 은혜씨!
은혜 : (멈칫! E) 안돼! 돌아보지마! 자존심두 없냐 서은혜? (다시 걸음 옮기면)
동재 : 은혜씨이!
은혜 : (흔들린다 E) 돌아보지마! 난 프로다! 절대 안돌아볼거야! (하는데)
동재 : 서은혜씨!!!!
은혜 : (순간 다시 우뚝! 걸음을 멈춘다, 그 위로)
장물영감F : 머지않아 니 운명을 바꿔놓을 남자를 만나게 될게야..
돌아보는 은혜의 표정위로 순간 휘리릭 지나가는 플랫쉬 백들.
flash-back1> 음식을 훔쳐먹다가 동재와 마주친 순간,
flash-back2> 학교에서 도망치려다 동재와 마주친 순간,
flash-back3> 중환자실에서 마주친 순간,
flash-back4> 넘어질뻔한 은혜를 잡아채는 동재의 멋진 모습에서
은혜 : (동재를 보며 E.) 설마..
동재 : (은혜를 본다. 천천히 다가오기 시작한다)
은혜 : (두근두근.. E.) 아니겠지. 아닐거야..
동재 : (점점 더 가까이 다가선다)
은혜 : (점점 더 크게 두근두근 E.) 운명따위.. 있을 리가 없잖아. 아닐거야.
동재 : (우뚝! 은혜 앞에 멈춰선다. 무언가 말하고싶은 시선으로 응시하면)
은혜 : (E) 근데 정말 이 남자면 어떡해? 어쩜 좋지? (마른침 꿀꺽 삼키는데)
동재 : 경찰섭니다.
은혜 : ????? (띵! 뒷통수 맞은 표정으로 보다가) ...네?
동재 : 하루가 지금 경찰서에 잡혀있다구 연락이 왔습니다. 내 지갑을 갖고 있다는데요.
은혜 : 아.. 예에. (순간 김샌 표정, 그러다 멈칫..) 예에에에??? (놀라서 보면)
41. S# 강력반 안. N
앞씬의 은혜얼굴과 겹쳐지면서 화면 가득 척!허니 붙어있는 은혜 몽타쥬.
화면 뒤로 빠지면 그 옆으로 한강수과 다른 용의자들의 몽타쥬들 보이고 그 앞으로 분주히 오가는 경찰들과 범죄자들..
몽타쥬같은건 거들떠도 안본채 바쁘게 움직이는 모습들이다.
그 일각으로 보이는 강력형사3과 하루.
강력형사3 : 말 안할래요 진짜? 왜 현금지급기를 털라 그랬냐니까!
하루 : 안털었는데요.
강력형사3 : 그럼 이 지갑은. 이건 어디서 훔쳤어요?
하루 : 안훔쳤는데요.
강력형사3 : 아.. 진짜! (긁적긁적) 말 되게 안통하네, 이 사람! 안털었는데 은행직원이 왜 신고를 했으며,
안 훔쳤는데 왜 남의 지갑이 댁 주머니속에 들어있냐구.
하루 : 모르겠는데요.
강력형사3 : 이거요, 지갑 훔치구 그러는거 아주 나쁜 짓이거든? 잘못하면 감방에 들어가는 수도 있어 당신!
하루 : (순간 멈칫.. 겁먹은 표정으로 보는데서)
짧은 flash-back> 1부 44씬. 은혜가 툭 던져버린 지갑.
그 옆으로 프레임-인 되는 운동화 꺽어신은 하루의 발.
그 지갑을 주워드는 하루의 손. 은혜를 쳐다보는 하루의 시선에서.
42. S# 경찰서 앞. N
끼익! 멈춰서는 동재의 차. 동재, 차에서 내린 뒤 쿵! 차문을 닫고 경찰서쪽으로 간다.
옆자리에 앉아 있던 은혜, 내릴 생각을 안한채 꾸물거리자
동재 : 안들어가십니까?
은혜 : (돌아본다.) 예.. 뭐.. (최대한 천천히 차에서 내리는데)
동재 : (다가서서 대신 차문 열어주고 닫아준 뒤) 갑시다. (앞장서서 들어간다)
은혜 : (할수 없이 따라 들어가는척 하다 도중에 쓱 돌아서서 내빼려는데)
염교장E : 한선새애애애애앵!!!!!
은혜 : (멈칫.. 멈춰서서 쳐다보면)
염교장 : (허둥지둥 달려오고 있다)
동재 : ? (들어서다말고 돌아보면)
은혜 : (젠....장!) 교장.. 선생님?
염교장 : 아이구 한선생이 먼저 와 있었구만, 그래 하루는 어딨습니까?
은혜 : 글쎄.. 그게 저희도 지금 방금 오는 길이라서.. (어설프게 웃으면)
43. S# 다시 강력반 일각. N
강력형사3 : (심호흡한 뒤) 자, 다시 시작헙시다. 이름!
하루 : 하루..임미다.
강력형사3 : (볼펜 탁! 던지며) 아아 짜증난다 진짜! 장난칠래 자꾸? 당신 진짜 이름이 뭐냐구! 진짜 이름!
하루 : (쫄았다) 하루..맞는데..
강력형사3 : 하루가 어떻게 진짜 이름이야! 하루가! (하는데)
염교장E : 맞습니다. 그 아이 이름..
강력형사3 : (? 돌아본다)
하루 : (? 돌아보더니) 아! 교장성샌님!
염교장 : 안녕하십니까, 저는 하늘정문학교 교장 염운교라고 헙니다. 이 녀석 보호자 되는 사람입죠. (공손히 인사하면)
강력형사3 : (주춤 일어서며 같이 인사하며) 아, 예에.. (하는데)
하루 : (벌떡 일어나며) 아! 은혜성생님! (금방 울것같은 반가운 표정)
은혜 : 어? 어어.. (열심히 머리를 내려가면서 얼굴을 가리는데)
강력형사3 : (흘끗 은혜쪽을 본다)
죽갔네! 슬쩍 고개 돌리다가 자신의 몽타쥬와 시선 마주친다. 사면초가..! 돌겠다! 쓰윽, 다시 시선 돌리는데서.
<짧은 시간 경과>
동재앞으로 지갑을 돌려주는 강력형사3.
그러면서 동재의 시선, 짧게 은혜쪽을 향하면
은혜, 시종일관 모르는척... 빨리 여기서 나갔으면 좋겠는데.
강력형사3 : 지갑 주인께서 아무것도 묻지 않겠다고 하니까 그 문젠 일단 접어두겠는데요,
그래도 은행에서 소란 피운 껀은 저희도 보고서를 올려야 되서요.
염교장 : 아, 예에 그렇습니까. (하루 보면서) 하루야, 어서 말씀드려. 은행에선 왜 그랬어?
하루 : ...
염교장 : 하루야.
하루 : 내 돈.. 찾을라구요.
염교장 : 돈은 찾아서 뭣에 쓸려구?
하루 : (그 말에 흘끗 은혜를 본다)
염교장 : ? (하루의 시선을 따라 은혜를 쳐다본다)
동재 : (은혜를 돌아보면)
은혜 : (? 본다. 내가 뭐? 하는 표정으로 보면)
하루 : 은혜성생님 드릴라구요..
은혜 : 뭐? (하다가 얼른 사람들을 보며) 아니예요 나.. 하루한테 그런거 시킨적 없어요. 진짜예요. (아! 미치겠네! 하는데)
염교장 : (하루를 보며) 말해봐라. 왜 은혜선생님한테 주고 싶었는데?
하루 : 세상에서 제일 좋아하는거니까.. (꼼지락 꼼지락..)
은혜 : (? 하루를 본다)
하루 : 세상에서 제일 갖고 싶은거니까.. (꼼지락 꼼지락..) 그래서 내가 주고 싶었어요. 은혜성생님한테요..
염교장 : (하루를 본다)
은혜 : (멍하니 하루를 빤히 쳐다본다. 한참을 바라보는 시선에서)
동재, 그렇게 된거군.. 보더니 조용히 돌아선다. 순간 멈칫.. 보면 저쪽으로 허겁지겁 들어서는 장필구와 자물통의 모습,
이쪽으로 다가서다가 장필구, 역시 멈칫.. 멈춰서서 동재를 본다.
동재, 조금은 놀란 듯.. 장필구를 빤히 쳐다보는 시선에서.
44. S# 염교장댁 집 거실. N.
드륵!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서는 염교장과 장필구, 자물통.
수정 : (쪼르르 달려나가며) 어떻게 됐어요? 하루 오빠는요?
염교장 : 잘 해결됐다 걱정마라 수정아. 들어가서들 쉬게. (방으로 들어가면)
수정 : (돌아보며) 근데 하루오빤 왜 안와요? 선생님은요?
장필구 : 둘이 잠깐 할 얘기가 있다구 해서..
수정 : 그렇다구 둘만 남겨두고 들어오시면 어떡해요, 진짜아..
장필구 : 늦었다 그만 자라 수정아. (방으로 들어가면)
수정 : (? 본다) 자물통 삼촌, 필구삼총 왜 그래? 무슨 일 있었어?
자물통 : (별루.. 웃어준 뒤, 고개들어 방쪽을 보면)
45. S# 장필구의 방. N.
불도 켜지 않은채 한쪽에 앉아 있는 장필구. 시선위로.
허원장E : 오랜만이군요.
flash-back1 > 19씬 연결.
허원장 : 소문은 들었지만.. 그래두 설마 했는데..
장필구 : (말없이 시선돌린채 유리창문을 닦기 시작한다)
허원장 : (보더니) 박동재.. 우리 병원에 와있어요.
장필구 : (표 안나는 멈칫.. 돌아서지 않은채 듣는 위로)
허원장 : 듣던대로 똑똑하고, 실력있는 친구더군요. 야망도 있고.. 아주 제대로 가르쳐놓으셨어요. (보며) 혹시 궁금할까 해서요.
장필구 : (표정없는 시선에서)
flash-back2> 은혜를 끌어안는 동재, 창밖으로 빠르게 지나가고,
flash-back3> 경찰서에서 마주친 동재의 얼굴에서.
46. S# 동재의 아파트. N
털썩 소파에 앉는 동재의 모습, 조용히 한숨을 내쉬며 소파에 몸을 묻는다. 복잡한 시선인데..
그 때 따르르르르 울리는 핸드폰 소리. 손을 뻗어 받는다.
동재 : 네, 박동잽니다. (멈칫.. 잠시 후 천천히 고개를 드는데서)
47. S# 대포집. N
턱! 소주잔을 하루앞에 놔주는 은혜, 하루, 흠짓.. 놀라는 표정으로 은혜를 보면
콸콸콸 소주를 잔에 넘치게 따라주는 은혜, 자기잔에도 따르더니
은혜 : (잔을 들어올리며) 자! 한잔 하자.
하루 : (머뭇머뭇) 나 이거.. 못마시는데요.
은혜 : 짜식 스물일곱이나 쳐먹어가지구 소주도 한잔 못마시냐? 그런 주제에 은행을 털라 그러셨어요?
하루 : 털라 그런거 아닌데..
은혜 : 임마! 내가 암만 밑바닥을 기는 인생이래두 원칙은 있거든? 있는 놈만 건드린다, 있는 놈 것만 해먹는다!
내가 암만 돈이 좋아두.. 니 코묻은 돈은 안건드려, 내 상황이 암만 엿같아두 너 같은건 안건드린다구 짜샤! 알아들어?
하루 : 코.. 안묻혔는데.. (하면서 베식 웃으면)
은혜 : 웃지마.
하루 : (이내 쓱 웃음기 거두면)
은혜 : 어이그 바보..! 바보 멍텅구리! 맹추! 속터져 증말! 대체 너 왜 그러는거니? 나한테 왜 그러냐구! 이유가 뭐야!
하루 : 왜냐면... 은혜성생님이니까요. 그래서요.
은혜 : ...! (그 말에 잠시 빤히 쳐다본다. 보더니) 한번만 더 그랬단봐! 확 그냥 바다에 쳐박아 버린다! 알았어?
하루 : (시무룩해지며 고개를 끄덕인다)
은혜 : (본다. 보더니) 저녁밥은..?
하루 : (흘끗 보며 고개를 가로젓는다)
은혜 : 아줌마! 여기 국밥 한그릇이요! 수육 듬뿍 넣어서! (하더니) 마시자!
하루 : (주춤..)
은혜 : 안죽어, 그냥 마셔! 짜샤! (잔을 들려주더니) 쨍!
하루 : (얼떨결에 잔 같이 들면서) 쨍..
은혜 : (하루잔에 쨍! 부딪힌뒤 단숨에 마신다 카!)
하루 : (얼떨결에 같이 마셨다가 으악! 써! 혓바닥 내밀고 켁켁거리고, 안절부절)
은혜 : (그러거나 말거나 계속 잔에 부어 혼자 마시면)
하루 : (그 옆에서 두 손으로 목을 부여잡고 살려줘..! 혼자 쌩쇼를 하는데서)
48. S# 바닷가. N
이야아아아!!! 파도가 밀려오는 모래사장을 달리는 은혜, 그 옆에서 덩달아 신나서 이야아아아! 달리는 하루,
은혜는 술에 취해, 하루는 그런 은혜에게 취해..
두 사람, 파도를 재미삼아 모래사장위를 이리저리 뛰어다닌다.
그러다 은혜, 지치는 듯 한쪽에 털썩 주저앉는다.
하루, 얼른 그 옆에 같이 털썩 주저앉는다. 바다를 바라보는데
은혜, 취기가 오르는 듯 그런 하루어깨에 턱..! 기댄다.
순간 흠짓! 놀라서 몸이 굳는 하루,
은혜 : (그런 하루를 흘끗 쳐다보더니 취한 말투로) 어이! 스물일곱 먹은 총각! 너 여자랑 뽀뽀는 해봤냐?
하루 : (순간 수줍은건 알아서) 아뇨오..
은혜 : 어이구 어이구..! 스물일곱씩이나 쳐먹도록 쏘주도 못마시구, 여자랑 뽀뽀도 못해보구? 대체 왜 사니 넌?
어떻게 니 청춘은 추억두 없냐고? 어?
하루 : 누가 나같은거랑 뽀뽀를 해요. (수줍게 웃는데)
은혜 : (? 보더니) 니가 왜? 니가 어때서? 이만하면 잘 생겼지!
하루 : (좋으면서) 그래두요.. (괜히 손으로 모래사장만 긁적거리자)
은혜 : (본다. 보더니) 일루와.
하루 : ?
은혜 : 내가 해주께! 일루와봐!
하루 : 에이.. 아니예요, 어떠케 성생님이랑... (하는데 읍!)
은혜 : (그대로 하루의 양볼을 붙잡고 입술에 뽀뽀를 해버린다)
하루 : .....! .....! .....! (버둥버둥.. 두 팔을 버둥거리며 어쩔줄 모르는 그)
은혜 : (해버리더니) 어이구 복두 많은 놈! 고마운 줄 알어, 짜샤! (씩 웃더니 아이고 취한다! 하면서 그대로 누워버린다)
하루, 숨이 막힐것같은 멍한 표정.. 쿵쾅쿵쾅 가슴이 방망이질 치는걸 주체하지 못해 두 손으로 꼭 감싸더니
그대로 천천히 은혜 옆에 드러눕는다. 황홀, 감동, 기쁨..등등등..
밀려오는 파도소리..
그 모래사장위에 은혜는 취기로 잠이 들어가고,
하루는 그 옆에서 쿵쾅대는 가슴을 꼭 안은채 은혜를 바라본다. 그 위로
하루E : 네.. 나는 정말정말 복도 많은 놈입니다.
행복한 미소.. 그렇게 하루의 사랑이 끝없이 깊어지는 밤에서..
49. S# 일각. (오전)
한쪽엔 동재의 비싼 스포츠 카, 다른 한쪽엔 장필구의 청소용역 트럭이 세워져 있고,
그 사이에 나란히 서 있는 장필구와 동재.
장필구 : 세상 정말 좁구만..
동재 : 저도 뜻밖이었습니다. 이런곳에서 이렇게 숨어 지내고 계시다니..
장필구 : 여긴.. 조용해. 교장선생님 말고는 그 일을 아는 사람들도 없구.
(보며) 자네 얘긴 허원장한테 들었네. 하늘병원에 와 있다구.
동재 : 선생님처럼 도망쳐온건 아니니까 염려마십쇼.
장필구 : (본다. 보더니) 자네 혹시.. 아직도 그 프로젝트를 포기하지 않았나?
동재 : 역시 그게 궁금하셨군요.
장필구 : 사람은 그냥 사람일뿐이야. 최선과 노력만 할수 있을뿐, 최후의 결정은 저 위에 계신분이 하시지.
자만심으로 그 경계를 넘어서려다간 자네만 다칠걸세.
동재 : 죄송합니다만, 실패한 사람의 조언이나 충고는 사양하겠습니다.
장필구 : 박동재 선생,
동재 : 물론 선생님은 제게 훌륭한 스승이셨습니다. 칠년전까지는 분명히 그랬죠, 하지만 거기까집니다.
장필구 : 동재야!
동재 : 혹시 두려우신겁니까? 선생님이 못해낸걸 제가 해낼까봐?
장필구 : ! (본다. 보면)
동재 : 뭐, 그래도 할수 없구요. (그러더니 싸늘하게 돌아서서 차에 올라탄다, 붕! 출발해버리면)
장필구 : (본다. 멀어지는 동재의 차를 바라보면)
50. S# 달리는 동재의 차.
운전하는 동재, 점점 속력을 높히기 시작하는 위로
교수1E : 7년전에도 그렇게 말한 의사가 한명 있었지. 스스로 자멸하고 말았지만.
동재E : 저는 절대로 실패하지 않습니다!
장필구E : 자네만 다칠걸세!
동재 : (점점 속력을 높리는 위로)
허원장E : 어때요? 신이 될 생각이 있어요?
은혜E : 꽤나 자신만만하시네요?
동재E : 난 그럴만 하니까. (부우웅!!!! 점점 더 속력을 높혀서 차를 달리는 위로)
동재E : 난 그럴만 하니까아!!!
51. S# 공원 일각. (또는 약속장소)
쿵! 골대에 들어가지 않는 농구공!
은혜와 하루, 서로 공을 빼앗으려고 잡고, 달리고, 마크하고.. 그러다 툭! 잘못 건드려 공이 튕겨져나간다. 데구르르르..
그 공을 멈추는 발, 틸-업하면 동재다.
은혜와 하루, 공을 쫓아가다가 동재를 본다.
은혜 : 아! 오셨어요? 좀 늦으셨네요?
동재 : 차가 좀 막혀서요.
은혜 : 네에. (하루를 보며) 뭐해? 인사드려야지. 박동재 선생님이셔.
하루 : (흘끗 본다. 풀리지 않은 경계심)
은혜 : (얼굴은 웃으면서 동재를 향한채 팔꿈치로만 쿡! 하루를 찌르면)
하루 : (할수 없이) 안녕하시세요.
동재 : (본다. 하루를 잠시 바라보더니) 나랑 한 게임 할래요?
하루 : (? 본다. 시선에서)
52. S# 세사람의 데이트 몽타쥬.
1. 공원 일각. 농구 코트.
동재, 하루와 농구를 시작한다.
먼저 동재의 공격. 하루의 민첩성, 운동성, 순발력 등등을 체크하려는 듯
드리블로 파고들고, 회전하고, 페인트모션을 취하면서 슛! 슛! 슛!
그럴때마다 번번히 뚫리고, 못막고, 속는 하루, 점점 열받는 표정.
2. insert> 야외 카페.
안으로 뛰어들어오는 하루, 좋은 자리에 먼저 앉아버린다. 그러다 ? 보면
동재, 은혜가 앉을수 있도록 의자를 뒤로 빼준다.
은혜가 그 의자에 앉으면 그 옆자리에 앉는 동재, 메뉴판을 보여주며 은혜가 고를수 있도록 설명해주는 모습,
은혜 그런 동재의 자상함이 싫지 않은 듯 연신 미소띤 얼굴..
하루, 왠지 벌쭘해져서 그런 두 사람을 번갈아가며 쳐다본다. 시선에서.
3. 공원 일각. 농구 코트.
이번엔 하루의 공격. 드리블부터 영 엉성하다. 놓치고, 튕겨나가고, 동재에게 차단당하고, 슛해도 어림도 없고.
은혜, 본다. 답답한 표정으로 바라보다가 “선수 교체!” 외침과 동시에
4. insert> 놀이장. (또는 미로 찾기)
은혜, 너무나 쉽게 해결해버리는 반면
하루, 헤매고, 또 헤매고.. 난처한 듯 돌아보면
동재, 그런 하루를 빙긋이 웃으며 바라보고 있으면
그 일각. 한쪽에서 청소하기 위해 용구를 나르던 장필구와 자물통, 지나가다가 그들 세사람을 본다. 시선에서.
5. 다시 공원 일각. 농구코트.
동재와 은혜의 농구 게임.. 둘 다 서로 한치의 양보도 없다.
동재, 은혜를 수비하면서 밀착압박한다. 그러면서 넘어지면 일으켜주기도 하고, 하이파이브를 날리기도 하고,
구경하던 하루, 점점 지루해진다. 턱을 괸 채 물끄러미, 은혜를 본다.
동재와 부딪히고, 즐겁게 웃는 은혜가 눈부시게 예뻐보인다. 예뻐보인다.
하루, 그런 은혜의 모습에 행복해져서 베시시 웃는다. 표정에서..
53. S# 풍차 언덕. (거대하게 돌아가는 풍차(?)들이 가득한 장소)
그 일각으로 와서 멈춰서는 동재의 차.
은혜, 하루, 와아! 입을 딱 벌리며 차에서 내려선다.
하루, 좋아서 와아아아!!! 풍차들 사이로 달려가고 은혜와 동재도 같이 차에서 내려선다.
은혜 : 하루가 여길 좋아할거라는걸 어떻게 알았어요?
동재 : 그냥 감이예요. (그러면서 짐짓 웃으면)
은혜 : (그런 동재를 본다. 보는데)
하루 : 은혜성생님!! 빨리 와요! 바람개비가 돌아가요!!! 커다란 바람개비예요!!
은혜 : 어이구 저 바보.. (보더니) 바람개비가 아니구 풍차야 자식아!! (가면)
하루에게 다가서는 은혜, 다가서서 장난 치고 툭! 치기도 하고,
하루, 그저 마냥 좋아서 은혜 주위를 빙글빙글 돌고.
동재, 웃으며 그 두사람쪽으로 걸어간다. 그들의 모습 위로.
동재E : 은혜선생님 좋아하죠?
(짧은 시간 경과)
저만치 앞장서서 걷고 있는 은혜,
간격을 둔 채 그 뒤로 나란히 걷고 있는 동재와 하루.
하루 : (멈칫.. 동재를 돌아보더니) 네.
동재 : 그럼 은혜 선생님이 어떤 남잘 좋아하는지도 알겠네.
하루 : (흘끗 본다. 대답을 피하자)
동재 : 은혜선생님이 좋아하는 남자는.. 똑똑한 남자. 그래서 능력이 있는 남자, 그래서 돈도 많이 버는 남자.
은혜 : (저만치 가면서 한번 돌아본다. 한번 웃어준 뒤 다시 걸어가면)
하루 : (그런 은혜를 보며) 동재성생님은 똑똑해요?
동재 : 의사니까.
하루 : 돈도 많이 벌어요?
동재 : 능력이 있으니까.
하루 : 그럼... (이런말 싫지만) 은혜성생님이 동재성생님 좋아해요?
동재 : 널 좋아하게 만들어줄수도 있어.
하루 : ! (멈칫.. 걸음을 멈추고 동재를 본다)
동재 : (같이 멈추며 본다. 보며) 원한다면 모든걸 누리고, 모든걸 할수 있고, 모든걸 가질수 있어.
그게 모두 (손가락으로 머리를 가리키며) 여기에 달렸지. 이것만 고쳐주면 너도 달라질수 있어. 세상이 바뀌는거야.
(보며) 내가.. 그렇게 만들어줄수 있어.
하루 : (본다. 빤히 쳐다보면)
은혜 : 두 사람 걸음이 왜 그렇게 느려요! 빨리 와요! 해 다 지겠네!!!
동재 : 잘 생각해봐요. (그러면서 툭 하루의 어깨를 치며 지나쳐간다)
하루 : ...! (멍하니 선채 돌아보면)
다가서는 동재에게 환한 웃음을 던지는 은혜의 모습..
하루, 그런 은혜를 빤히 바라보는데서.
54. S# 동네어귀 길. N
기분좋게 흥얼거리며 걸어오는 은혜, 그 옆으로 왠지 심난해져서 따라오는 하루.
은혜 : 오늘 진짜 재밌었다. 그치 하루야.
하루 : (대답없음)
은혜 : 야, 니가 보기에두 박동재 그 사람 완전 나한테 꽂힌거 같지? 그치? 그래두 좀 배운 놈이라 좀 다르지 않냐?
매너 좋지, 아는거 많지, 운동까지 잘하지.. 아, 참 고민되네.. 나한테 너무 빠졌다가 괜히 상처받으면 어쩌지? 어?
하루 : (대답없음)
은혜 : (그제서야 말이 없는 하루를 본다) 왜 그러냐 너? 어디 아프냐?
하루 : (그러자 우뚝 걸음을 멈추고 은혜를 본다) 은혜성샌님..
은혜 : 왜.
하루 : 내가 똑똑해지면.. 좋겠써요?
은혜 : 좋지 그럼. 바보처럼 그러구 사는것보다 백배, 만배 좋지.
하루 : 그럼, 내가 똑똑해지면요, 그러면 나하구 계속 있어줄거예요?
은혜 : (멈칫.. 본다)
하루 : 계속 나랑 같이 있어줄거예요? 예?
은혜 : (물론 아니지만) 그럼. 있어주지. 있어주기만 해? 해달라는거 다 해주지.
사탕도 사주구, 아이스크림도 사주구! 다 해주지 그럼.
하루 : (본다. 보더니 새끼 손가락 내민다) 그럼 걸어요.
은혜 : (? 본다. 보더니 에라 모르겠다 걸어버린다) 됐냐?
하루 : (도장까지 찍더니) 정말루 약속했어요? 새끼 걸구 도장까지 찍었는데 약속 어기면 천년 재수없댔어요.
...라고 수정이가 말했슴미다.
은혜 : 알았어, 알았으니까 그만하구 들어갑시다 하루씨. (그러면서 돌아선다)
하루 : (그제서야 씩 웃으면서 따라온다. 그러다 ? 보면)
은혜 : (걸음을 멈추고 한쪽을 빤히 쳐다보고 있다)
하루 : (? 은혜의 시선을 따라 같은쪽을 쳐다본다. 순간) 어? (보면)
한쪽에서 기다리고 있던 장필구가 그 앞에 서 있다.
은혜, 장필구를 본다. 왠지 심상치 않은 표정에서.
55. S# 일각. N
한쪽에 서서 저 멀리 떨어져 있는 장필구와 은혜를 보고 있는 하루, 무슨 일일까.. 왠지 걱정스럽게 쳐다보는 시선에서.
그 한편으로 나란히 서 있는 장필구와 은혜.
장필구 : 외람되지만.. 박동재하구는 어떤 사이십니까?
은혜 : (멈칫.. 장필구를 본다. 보다가) 저기요, 그건 대답하기 좀..
장필구 : 그럼 수술에 대해서도 들었습니까?
은혜 : (어떻게 알았지? 보더니) 네.. 뭐.
장필구 : 잘못하면 하루가 죽을수도 있다는것도 알고 계시겠군요.
은혜 : ...! (순간 띵..한 기분으로 장필구를 본다. 이게 뭔소린가? 시선에서)
56. S# 중환자실. N
쿵! 문을 밀고 들어서는 동재,
동재 : 언제부터 의식이 돌아왔습니까.
수간호사 : (따라오며) 저희가 발견한건 오분쯤 됐습니다.
동재 : (얼른 한선생옆으로 다가서더니) 환자분.. 내 말 들리세요?
한선생 : (짐짓.. 하더니 천천히 눈을 뜬다, 동재를 본다)
동재 : 여기가 어딘지.. 알겠어요?
한선생 : (희미하게 끄덕.. 그러면서 동재를 보면)
동재 : (본다. 됐다! 또 해냈다! 자신감있는 미소 위로)
장필구E : 7년전.. 자신이 천재라고 믿었던 한 의사가 있었어요.
57. S# 은혜의 방. N
장필구 : 자기가 개발한 뇌수술로 지능이 떨어지는 사람들을 정상인처럼 바꿔놓을수 있다고 믿었죠.
그래서 겁없이 한사람을 수술대 위에 올려놨고, 결국 실패했습니다. 그 의사의 오만과 자만이
아무것도 모르는 한 사람을 죽인거예요. (보며) 그 살인자가.. 바로 납니다.
은혜 : ! (보면)
장필구 : 그 때 박동재는 내 수제자이자 그 수술팀의 수석보조였습니다. 나 다음으로 뇌수술 연구에 깊이 빠져있었죠.
내가 떠난뒤로도 계속 그 연구에 매달려온걸 보면 알수 있어요.
이제 하루까지 만났으니.. 더욱 더 기회를 놓치고 싶지 않을겁니다.
은혜 : 무슨 말씀이세요 그게?
장필구 : 하루는 그 수술을 받기에 여러가지로 적합한 조건을 가지고 있어요. 젊고, 건강하고, 정신지체수준도 3급밖에 안되니까.
은혜 : 그래서 날 이용했다는건가요? 하루를 수술하기 위해서?
장필구 : 내가 아는 박동재는 여자한테 빠져 노닥거리는 사람이 절대 아닙니다.
은혜 : 하지만 그 사람.. 하루를 포기하려고 했었어요. 하루한테 거절당했다구.. 그래서 다른 지원자를 찾아보겠다구요.
장필구 : 내가 실패했는데도 그 연구를 포기하지 않았어요, 칠년동안이나. 그런데 한번 거절당했다고
그렇게 쉽게 물러설거 같아요? 하루처럼 완벽한 수술상대가 눈앞에 있는데?
은혜 : (순간 현기증.. 수습하려고 애쓰며) 그래도 성공하면.. 하루가 똑똑해질수는 있잖아요. 아닌가요?
장필구 : 똑똑해진만큼 행복해질거라고 누가 그럽디까. 한선생은 하루보다 훨씬 더 똑똑하지만..
하루보다 더 행복하다고 자신있게 말할수 있습니까?
은혜 : ! (본다. 바라보는 시선에서)
58. S# 병원 일각.
로비문을 박차고 들어서는 은혜, 한쪽에 가서 박동재선생의 방을 묻는다.
간호사, 한쪽을 가리키며 알려주는 위로.
하루E : 은혜성생님 어디가요?
59. S# 버스 정류장 앞. (바로 전 상황)
성큼성큼 걸어오는 은혜, 그 뒤로 졸졸 따라오는 하루.
은혜 : 집에 들어가! 너랑 놀아줄 시간 없어!
하루 : 어디가는데요 네?
은혜 : (돌아서며 버럭!) 증말 귀찮게 할래 너!
하루 : (멈칫.. 멈춰서서 보면)
은혜 : 그냥 갈데가 있어서 그래. 그러니까 그만 따라와. (다시 걸음 옮기는데)
하루 : (또 따라온다)
은혜 : (아! 진짜! 걸음을 멈추고 홱 돌아보면)
<짧은 경과>
하루앞으로 딸기아이스크림을 내미는 은혜, 하루, 와! 좋아서 냉큼 받아들면.
은혜 : 내가 올때까지 그거 먹으면서 기다리구 있어. 알았지?
하루 : 네! (건성으로 대답하며 아이스크림을 핥어먹는다)
은혜 : (본다. 왠지 딱한 기분으로 보다가 홱! 돌아서는데서)
60. S# 동재의 사무실. (현재)
쿵! 문을 밀치며 들어서는 은혜.
책상앞에 앉아 있던 동재, 멈칫.. 고개를 들어 본다.
은혜 다시 쿵! 소리나게 문을 닫는다. 닫고 다가서서 동재를 노려본다.
동재 : (대충 왜 왔는지 감잡은 듯) 왔어요? 앉아요.
은혜 : 날.. 이용했어요?
동재 : (본다. 보더니 일어서서 전기포트쪽으로 돌아서며) 커피 할래요?
은혜 : 묻는말에 대답이나 해! 날 이용했냐고 묻잖아!!
동재 : (동시에 돌아보며 낮고 차갑게) 조용히 해! 여기 병원이야!
은혜 : 수술하다 죽을수도 있다며! 그 수술 받다가 벌써 사람 하나가 죽었다며!
동재 : 칠년전 일이야, 그게 뭐 어쨌다구!
은혜 : 허! (그의 차가움에 소름이 쫙 끼쳐내린다. 기막혀 보더니) 전부 다.. 거짓말이었지? 수술할 다른 후보같은거..
아예 처음부터 없었지? 처음부터 하루를 목적으로 나한테 수작걸구 이용한거였지! 그치이!!!
동재 : 어차피 진심이 없었던건 그 쪽도 마찬가지 아니었나?
은혜 : 뭐?
동재 : 하루가 똑똑해지든 말든, 수술하다 죽든 말든..어차피 관심밖이었잖아. 어차피 진짜 목적은 나한테 접근하는거였을테니까.
상대는 돈많고, 능력있고, 세상물정 모르는 의사선생이겠다, 이용당하는 쪽은 서은혜라면 좋아서 사족을 못쓰는 바보...
(보며) 얼마나 손쉬웠겠어. 안그래?
은혜 : 너 말 다했니?
동재 : 이용당했다구? 그래서 기분이 더럽구 화가 난다구? 그럼 이건 어떻게 생각해?
자기가 좋아하는 여선생이 가짠줄도 모르고 이용당한 하루의 입장, 하루의 기분 말이야. 어떨거 같애?
은혜 : ! (순간 머리위로 쿵! 뭔가 떨어지는 느낌! 가짜라는걸 알고 있었어?)
동재 : (턱! 그 앞으로 한선생의 사진액자를 내민다)
은혜 : ? (그 사진액자를 본다)
동재 : (그러자 은혜쪽으로 뒷면이 보이도록 돌려놔준다)
순간 액자뒷면에 써진 글씨가 눈에 확 들어온다. “사랑하는 우리 딸 은혜, 정문학교 첫발령을 축하하며!”
은혜 : ...! (순간 얼굴에 핏기가 싹가신다. 표정에서)
61. S# 버스정류장.
E. 빠아아아앙!!! 경적을 울리며 지나쳐가는 버스. 소리에 하루, 고개를 쭉 빼고 쳐다본다.
이리저리 고래를 돌리며 은혜를 찾는 듯한 하루의 모습. 어디갔는데 이렇게 안오지? 불안한 시선으로 계속 기웃거리면.
62. S# 다시 동재의 사무실.
은혜 : (기막히고, 허탈하고, 어이없기도 하고, 화도 나고) 그러니까 뭐야? 처음부터 다 알면서.. 나한테 접근한거였어?
그렇게 순진한 의사의 얼굴로.. 상냥하게 웃어주면서?
동재 : 당신이 가짜든 진짜든 상관없었어. 나한테 중요한건 하루였으니까.
은혜 : 참.. 비위도 좋다. 좋아하지도 않으면서 어떻게 그렇게 웃어주니?
좋아하지도 않으면서 어떻게 그런 눈빛으로 사람을 쳐다보고, 어떻게 그런 목소리로 말을 걸어? 어떻게...
(순간 말문이 딱 막혀 잠시 쳐다보더니) 그래, 난 사기꾼이니까 그랬다 치자. 넌 뭐냐? 의사라며? 배웠다며?
근데 꼴랑 하는짓이 나같은 여자 이용해쳐먹는 일이냐? 안챙피해?
동재 : 그보다 더한 일도 할수 있어. 필요하다면. (그러더니 한쪽에서 봉투 하나를 꺼내 툭.. 은혜앞으로 던진다)
은혜 : ? (보면)
동재 : 어머니 수술비 필요하댔지. 가져가. 수술받을 어머니가 진짜 있는지도 모르겠지만.
은혜 : ! (순간 어금니를 꾹 문다)
동재 : 새삼스럽게 하루가 죽네 사네.. 그딴 소린 집어치워. 안어울려. 차라리 돈이 부족하다면 소란떨지 말고 액수나 말해.
얼마가 더 필요해? 얼마를 더 줘야 조용히 사라질래? (보며) 아니면 경찰을 부를까?
동시에 부글부글부글... 끓어오는 포트의 물..
동재 : 어느쪽이든 일분안에 결정해. 원하는대로 해줄테니까. (그러면서 돌아서서 커피잔에 포트의 뜨거운 물을 따른다)
은혜 : (그런 동재의 뒷모습을 본다. 책상위의 돈을 본다. 덜덜 떨리는 손..)
동재 : (티스푼으로 커피잔을 젓는데)
거칠게 문이 열렸다 쿵! 닫히는 소리.
동재, 멈칫.. 조용히 돌아보면 은혜는 이미 나가고 없다.
역시 돈이었나.. 시니컬하게 피식 웃으며 책상쪽으로 돌아서는데 그 위에 있는 돈봉투 그대로다.
동재, 순간 멈칫하는 기분으로 은혜가 나간 문을 바라보면.
63. S# 병원복도.
걸어나오는 은혜, 점점 두 눈에 눈물이 고여온다. 어금니 꾹 문채 끝까지 참으며 걸어나오면,
64. S# 동재의 사무실.
조용히 의자에 앉는 동재.. 왠지 영 편치 않은 기분..
그 때 창밖으로 툭.. 투둑 비가 떨어지기 시작한다. 동재, 돌아보면.
65. S# 버스 정류장.
쏴아! 내리는 비.
사람들도 거의 다니지 않은 버스정류장에 덩그라니 앉아 있는 하루,
은혜선생님은 왜 이렇게 안오나, 이리저리 고개를 빼고 기다리는 모습..
점점 덜덜덜 몸이 떨려오는 하루, 그 옆으로 지나는 사람들만 계속 바뀌고, 바뀌고,
66. S# 버스 안.
한쪽 구석에 아무렇게나 앉아 있는 은혜, 버스안의 손님들만 바뀌고, 바뀌고, 또 바뀌고.. 그러다 어두워지면
67. S# 염교장댁 거실. N
창밖을 내다보는 염교장, 걱정스러운 듯 비내리는 걸 바라본다.
염교장 : 수정아, 하루 우산 안가지고 나갔지?
수정 : (뒤에서 책 보다가) 몰라요. 아까 한선생님 따라 같이 나갔으니까.
요즘은 맨날 한선생님 뒷꽁무니만 졸졸 따라다닌다니깐요? 치..
장필구 : (한쪽에서 신문을 보다가 그 말을 듣는다. 시선위로)
염교장 : 왠 가을비가 이렇게 여름비처럼 쏟아지누.. (다시 창밖 내다보는데서)
68. S# 염교장댁 동네 어귀. N
힘없이 터벅터벅 걸어오는 은혜, 걸어오다가 멈칫.. 걸음을 멈추고 보면
한쪽에 쭈그리고 앉아 염교장댁을 흘끔흘끔 돌아보고 있는 한강수, (꼴을 보아하니 가진 돈 다 날리고, 후줄그레한 모습)
아무래도 집에는 들어갈 자신이 없는 듯 돌아서다가 멈칫! 바로 몇미터 뒤에 서 있는 은혜를 본다.
은혜도 한강수를 빤히 쳐다본다. 그들위로 침묵의 수초 흐르더니.
한강수, 냅다 후다닥 도망친다.
은혜, 꼼짝하지 않은채 도망치는 한강수를 빤히 쳐다보고만 있다.
그러자 저만치 달려가던 한강수, ? 돌아본다.
은혜, 여전히 빤히 쳐다보기만 할뿐..
한강수, 본다. 보다가 벌쭘해지더니 슬그머니 다시 되돌아온다.
한강수 : 야.. 너 무슨 일 있냐?
은혜 : (한강수를 본다)
한강수 : 은혜야 너 왜 그래? 어디 아퍼?
은혜 : (보더니) 내 돈 어딨어?
한강수 : 아.. 그러니까 그게 말이다.. 그게 어떻게 된거냐면 말이지,
은혜 : 사설 빼고, 변명 빼고! 있는것만 말해! 얼마 남았어?
한강수 : 사실은 은혜야..
은혜 : 다 꼴아박았어?
한강수 : 응? 아니.. 그랬다기보다는..
은혜 : 다 꼴아박았구나! 그치! 놀음판에 다 꼴아박았어!
한강수 : (면목없다 푹.. 고개 숙이는것과 동시에)
은혜 : 어이그! 인간아! 어이그! 어이그! 어이그으으!!! (두 주먹으로 한강수의 가슴팍을 치고 때리고 발로 차가며)
너 인간 아니지? 너 쓰레기지? 바보 아들까지 있는 사람이 어떻게 그러구 살어?
어떻게 그 돈을 다 놀음판에 꼴아박냐구! 이 나쁜놈아아!!!
한강수 : (얼른 무릎꿇고 싹싹 빌며) 잘못했다 은혜야, 한번만 살려주라. 한번만.. 한번만 살려주라!
은혜 : (본다. 숨을 몰아쉬며 보더니 절박하게) 정말 한푼도 안남았니? 단돈 몇백두 안남겼어?
한강수 : 미안하다.. 진짜 내가 죽일놈이다.. (고개 푹 숙이며) 진짜루 잘못했다.
은혜 : (본다. 속상해서 보더니 긴 한숨.. 그러더니 그대로 힘없이 돌아선다)
한강수 : (? 본다. 보며) 은혜야.. 은혜야 어디가! 야 임마 감기들어! (보면)
은혜 : (돌아보지 않은채 그대로 터벅터벅.. 걸어가는 뒷모습에서)
69. S# 버스 정류장 N.
점점 비맞은 생쥐꼴이 되어가는 하루, 덜덜덜 몸이 떨려온다.
컷백> 거리. 터벅터벅 기운빠지게 걸어오는 은혜.
버스 정류장> 계속 덜덜 떨어가며 혼자 작게 노래를 부르는 하루.
컷백> 갈곳도 없이 무작정 걷기만 하는 은혜, 그저 눈물을 꾹 누른채..
다시 버스 정류장>
덜덜 떨어가면서 젖은 머리를 긁적이는 하루, 덜덜덜 떨고 있다.
그 때 그 저편에서 터벅터벅 걸어오는 은혜, 길게 한숨을 내쉬며 고개를 들다가 멈칫.. 걸음을 멈춘다.
은혜E : 왜.. 니가 거기 있는거니.
하루, 소매끝으로 콧물을 훌쩍 닦아가면서 돌아보다가 은혜를 본다.
순간 반가움에 얼굴 표정 환해지며 천천히 자리에서 일어선다.
은혜E : 왜.. 니가 거기서 웃고 있는거니..
하루 : (얼른 은혜앞으로 다가서더니 반가움에 목이 메이는걸 참고, 헤.. 웃더니) 지금 와요? 난 또 안오는 줄 알았다...
은혜 : 너.. 왜 아직 여깄어? 지금 시간이 몇신데..?
하루 : 기다렸어요..
은혜 : !
하루 : 기다리라구 그래서 기다렸어요. 기다리고 또 기다리구 계속 계속 기다렸어요.. (그러면서 또 헤.. 웃는다)
은혜 : (순간 시큰.. 해져 오더니) 웃지마.
하루 : (멈칫.. 보다가 다시 어색하게 웃으려고 하는데)
은혜 : 바보같이 웃지마!
하루 : (순간 멈칫.. 난감해지다가 다시 썰렁하게 웃으려는데)
은혜 : (순간 복받쳐오며) 아프단 말야! 니가 자꾸 그렇게 웃으면 내가 아프다구! 웃지말라구 이 자식아!!!
(하더니 으허어어....엉! 자기 설움에 복받쳐 울음을 터뜨려버리고 만다)
하루 : (당황해서 이리저리 눈치 보며 은혜를 본다) 은혜성생님.. 왜 그래요? 잘못해써요.. 울지 마라요..
은혜 : (그대로 하루가슴에 기대어 계속 으어어어엉!! 흐느낀다)
하루 : (움찔! 기대어 우는 은혜를 내려다본다, 어쩔줄 모른채 허둥거리는 그)
그렇게 내리는 빗줄기, 버스 정류장 지붕 아래서
하나는 울고, 하나는 어쩔줄 모르는 은혜와 하루의 모습에서.
70. S# 은혜의 방. N
체온계를 들어 보는 장필구.
염교장 : 좀 어떤가?
필구 : 38.9도예요. 가서 얼음주머니 더 채워와라.
자물통 : (얼른 밖으로 나가면)
은혜 : (담요를 뒤집어 쓴채 식은땀을 흘리며 덜덜덜 떨고 있다)
하루 : (그 옆에 바싹 붙어서) 은혜성생님 괜찮아요? 아파요? 많이 뜨거워요?
은혜 : 괜찮아.. 저리 비켜 감기 옮아. (으으.. 열 때문에 정신이 없다)
염교장 : (장필구에게) 병원엔 안데려가봐도 되겠나?
장필구 : 허브티 마시면서 냉찜질해주면 열은 내려갈겁니다. (그러면서 은혜를 본다, 박동재를 만나고 왔구나.. 아는 시선에서)
dis. 누워서 계속 덜덜 떨고 있는 은혜, 염교장, 걱정스럽게 지켜보고
장필구와 자물통 그 옆에서 은혜에게 차 먹이고, 얼음주머니 갈아주고.
하루, 옆에서 계속 안절부절 지켜보는 모습에서.
dis. 염교장과 자물통은 자러간 듯 사라지고 없고
아까보다는 진정된 듯, 그러나 여전히 식은땀을 흘리는 은혜,
장필구만 옆에 남아 체온계로 재보는 모습,
하루, 뜨거운 생강차를 후후 불어 은혜가 마실수 있도록 해준다.
은혜Na : 그 때 나는.. 너에게 그 말을 했어야 했어. 미안하다구...
dis. 이제는 모두 잠자리에 들고, 하루만 남아 세숫대야를 들고 들어와
수건에 물을 묻혀 은혜의 팔이며 목이며 얼굴을 닦아주는 하루 그 위로.
은혜Na : 그리고 고맙다구..
dis. 아침이 되면서, 열이 많이 내린것같은 모습으로 잠이 든 은혜, 방안으로 들어오는 햇살에 짐짓 눈을 뜬다.
천천히 고개를 돌려 보면 그 옆으로 새우잠을 자듯 쭈그리고 잠든 하루 그 옆으로는 밤새 간호했던 흔적들이 널려있다.
수건이며, 얼음주머니며, 뒹굴러 다니는 허브티 잔이며, 체온계며 등등등
은혜, 물끄러미 바라보는 위로.
은혜Na : 끝내 말하지 못했던건.. 한번도 해본적이 없어서.
미안하다는 말, 고맙다는 말.. 누구한테도 진심으로 말해본적이 없어서, 그래서..
은혜, 잠이 든 하루위로 자신의 이불을 들어 폭 덮어준다.
은혜, 그런 하루를 바라보며 다시 눈을 감는다.
그러자 하루, 조용히 눈을 뜨고 은혜를 본다. 조용히 바라보는 표정에서.
71. S# 하늘병원 로비일각.
땡! 엘리베이터문이 열리면서 밖으로 나오는 동재, 한쪽으로 쭉 걸어가다가 멈칫.. 걸음을 멈추고 한쪽을 돌아보면
저쪽으로 커다란 가방을 든채 혼자 쭈뼛거리며 서 있는 하루,
조금은 무섭고, 조금은 공포스러운 표정으로 병원안을 둘러보다가 동재와 시선 마주친다.
벌쭘한 표정으로 동재를 보는 하루의 표정에서.
72. S# 염교장댁 거실.
은혜 : 하루가 없어져요? 하루가 어딜갔는데요?
염교장 : 글쎄 자전거도 그대로 있구, 가방만 없어졌어요. 그건 어디 멀리 여행갈때만 들고 다니는 가방인데..
자물통/수정 : (걱정스럽게 본다)
장필구 : (왠지 스치는 불안감에 은혜를 본다)
은혜 : (같은 느낌으로 필구를 본다. 설마.. 하는 표정위로)
하루 : (E) 나도.. 똑똑해지고 싶슴미다.
73. S# 다시 병원 로비.
하루앞으로 다가서는 동재, 동재를 바라보는 하루,
하루 : 내가 웃으면 은혜성생님이 아프대요. 왜 그런지 난 알아요.. 그건.. 내가 바보라서 그래요.
(보며) 그래서.. 똑똑케지고 싶슴미다.
동재 : (본다. 시선에서)
74. S# 염교장댁 대문앞.
쿵! 문을 열고 뛰쳐나오는 은혜, 한쪽으로 미친 듯 달려가는 모습에서.
75. S# 허원장의 사무실 안.
허원장 : 그래? 본인이 희망했단 말이지?
동재 : 네. 확인서 받아놓는대로 서울로 출발하려고 합니다만.
허원장 : 좋아. 서울쪽 스텝들한텐 내가 미리 전화해놓지.
동재 : 알겠습니다. (돌아서는데)
허원장 : 이봐 박동재.
동재 : (? 돌아보면)
허원장 : 처음이자 마지막 기회가 될거야. 꼭 성공하게.
동재 : (물론이다. 시선에서)
76. S# 병원로비.
병원문을 쿵! 문을 밀치며 뛰어들어오는 은혜.
은혜 : 하루야! 하루야아아!!!
여기저기 문을 열고 하루를 찾는 은혜,
컷백> 한쪽에서 쭉 걸어오는 동재의 모습.
은혜, 계속 여기저기 하루를 찾아 이리저리 문을 열어보고 확인하고,
경비와 간호사들 그런 그녀를 저지하려는데..
은혜, 계속 뿌리치며 앞으로 나가아간다. 나아가다가 맞은편에서 나타나는 동재와 맞닥드리는 은혜, 잠시 그를 본다. 보면
동재 : (차분히) 지금 당장 이 병원에서 나가. 그러는게 좋을거야.
은혜 : (본다. 노려보더니 오기 어린 표정으로) 하루야! 하루야아아!!!
그러면서 다시 미친 듯이 이 병실, 저 병실 열어본다. 그러다 쿵! 어느 병실 문을 여는데
바로 거기.. 한선생과 그녀의 부모로 보이는 사람들, 그리고 거기에 구형사와 형사1의 모습이 보인다.
한선생과 은혜 짧게 시선 마주치면..
구형사 : 서은혜.
은혜 : ...! (본다. 주춤주춤 뒷걸음 치다가 그대로 후다닥 튀면)
구형사 : 잡아! (따라간다)
형사1 : (재빨리 따라달려나오면)
사람들을 제치고 도망치는 은혜, 그 뒤를 쫓는 구형사와 형사1,
결국 은혜, 두 형사에게 잡히고 만다. 철컥! 손에 채워지는 수갑..
은혜, 서툴게 반항도 해보지만 헛수고..
끌려가면서 동재옆을 지나쳐가는 은혜, 끝까지 동재를 노려본다.
동재, 전혀 표정없이 은혜를 바라본다. 보더니 조용히 돌아서서 간다. 걸어가면서 한번도 뒤돌아보지 않는 그,
은혜, 분함으로 두 눈 가득 눈물이 그렁그렁해져서 그의 뒷모습을 본다. 시선에서.
77. S# 동재의 사무실.
코너를 돌아 자신의 사무실앞에 서는 동재, 문을 열면
그 안에 구부정하게 앉아 있던 하루, 돌아본다.
동재 : 자. 출발할까?
하루 : (본다. 가방을 꼭 끌어안은채 천천히 일어서는 모습에서)
78. S# 에필로그. (은행나무 가득한 거리)
은행나무 사이로 반짝반짝 부서지며 쏟아지는 가을 햇살. 그 아래로 달려가는 동재의 차.
하루, 창밖으로 고개를 내민채 바람을 맞으며 천천히 눈을 감는다.
노란 은행잎.. 팔랑거리는 노란 바람개비.. 웃어주는 은혜의 얼굴..
행복한 꿈을 꾸는듯한 하루의 얼굴에서.. 앤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