治圃(치포)
윤현(尹鉉:1514~1578)
본관은 파평. 자는 자용(子用), 호는 국간(菊磵).
1531년(중종 26)에 생원이 되고, 1537년 식년문과에 장원 급제.
1550년 장악원정으로 『중종실록』 편찬에 참여하였다.
1572년(선조 5) 사은사로 명나라에 다녀옴.
시문에 능하고, 노년에 이르도록 관직에 있었다.
치산이재에 밝아서 재정을 풍족하게 만들어서
국조 이래로 일인자로 칭송받았다.
명종 때 청백리에 녹선 되었다.
저서로는 『국가집』이 있다.
마늘은 뾰쪽하고 부추는 가늘어서 묵은 뿌리내리고
蒜尖韮細宿根成 산첨구세숙근성
푸성귀 싹이 트고 새로 심은 파에도 싹이 돋았네
葵茁蔥芽新種生 규졸총아신종생
일 하지 않으려고 자연에 돌아갔는데 오히려 일이 생겼으니
無事自然歸有事 무사자연귀유사
인간사 어디 가든 그냥 먹고 놀기도 힘드네
人間何地不經營 인간하지불경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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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매형은
정년퇴직을 하고
그해가 코로나19가 기승을 부릴 때였다.
2020년 마스크 쓰는 것도 그렇고
물 좋고 공기 맑은 시골에 산다고
홀로 부모님과 동생 묘가 있는
산 아래 밭에 컨테이너 두 동을 갖다 놓고
집으로 개조해 살고 있다.
가끔
대구 집에 들러서 반찬을 가지고 오거나
아니면 누님이 갖다 드리곤 한다.
먹고 노는 것도 하루 이틀이지
무료하다고 개를 키우고
염소를 키우다 보니 새끼를 낳았고
닭도 키우다 보니, 몇 백 마리가 되었다.
그러다 보니
매일 나오는 계란을 가지고
산 넘어 마을에 가서
계란을 나눠주고 막걸리를 얻어 마시고
서로 문물교환을 하는 것이다.
첨에는 쉬려고 갔는데
동네 노인들이 농사 지어라고 밭도 빌려주시고
그곳에 마늘도 심고
고추도 심고
가지도 심었다
올해 반이 가기도 전에
마늘이며 고추며 가지를 부쳐 보냈다.
그냥 얻어먹기가 미안해서
돈을 조금 보내드렸더니
돈 받기가 미안하다고
감자를 또 한 박스를 보내왔다.
앞으로 어떻게 할까
고민이 깊어진다.
쉬려고 들어간 산촌에서
농사짓는 재미도 솔솔 하다고 한다.
인간사 어디를 간들
그냥 먹고 놀기는
힘이 드는 모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