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원작 루이지 모스카의 오페라 <알제리의 이탈리아 여인>을 위해 안젤로 아넬리가 쓴 대본
대본 안젤로 아넬리
초연 1813년 베네치아 산 베네데토 극장
배경 1805년경 알제리
<2013 여름 로시니 페스티벌 / 153분 / 한글자막>
볼로냐 시립극장 오케스트라 & 합창단 연주 / 호세 라몬 엔치나 지휘 / 다비데 리베르모레 연출
무스타파.....알제리의 태수.............................................알렉스 에스포시토(베이스)
엘비라........무스타파의 아내..........................................마리안젤라 시칠리아(소프라노)
줄마...........엘비라의 여자 노예......................................라파엘라 루피나치(메조스포라노)
할리...........알제리의 해적단 두목...................................다비데 루치아노(베이스)
린도로........젊은 이탈리아인. 무스타파가 좋아하는 노예.....이지에 쉬(테너)
이사벨라.....이탈리아의 숙녀..........................................안나 고랴초바(콘트랄토 혹은 메조소프라노)
타데오........이사벨라의 친구로 그녀를 흠모한다................마리오 카시(베이스)
---------------------------------------------------------------------------------------------------------------------
=== 프로덕션 노트 ===
코미디 첩보 영화 ‘오스틴 파워’를 연상케 만드는 화려하고도 유쾌한 무대
<알제리의 이탈리아 여인 L'italiana in Algeri>은 로시니가 21살 때 작곡한 2막 코믹 오페라로 작곡가 특유의 유쾌한 선율과 화려한 성악기교로 가득 채워진 매력적인 작품이다. 본 공연은 2013년 여름 로시니의 고향인 이탈리아 페사로의 로시니 페스티벌에서 공개되었던 다비데 리베르모레의 최신 프로덕션을 담은 것으로, 참신한 아이디어로 일급 오페라극장들의 러브콜을 받고 있는 이탈리아 출신의 세계적인 연출가인 리베르모레는 코미디 첩보 영화 ‘오스틴 파워’를 연상케 하는 재기발랄한 연출과 화려한 무대미술과 의상을 통해서 이 오페라에 가득 담긴 유쾌 발랄한 속성을 더 한층 돋보이도록 만들었다. 어느덧 로시니 페스티벌을 대표하는 스타로 급성장한 상하이 출신의 테너 이지에 쉬의 놀라운 기량과, 빼어난 몸매와 미모를 자랑하는 러시아의 메조소프라노 안나 고랴초바의 섹슈얼한 매력, 그리고 능청스런 연기로 극을 리드하는 두 바소 부포 알렉스 에스포시토와 마리오 카시의 활약이 절묘하게 어우러지면서 로시니 오페라의 진정한 매력을 전달해준다.
2막의 드라마 지오코소(약간의 진지함을 갖춘 코믹 오페라)인 <알제리의 이탈리아 여인>은 로시니가 21살 되던 해인 1813년에 불과 18일 만에 완성한 작품이다. 오페라의 배경과 음악은 당시 유럽에서 유행하던 오리엔탈 취향을 충실히 반영한다. 알제리 태수 무스타파는 아내 엘비라에게 권태감을 느끼고, 엘비라를 자신의 이탈리아인 노예인 린도로와 짝을 지어서 쫓아낼 궁리를 한다. 대신 자신의 수하인 해적 두목 할리에게 명하여 그 자리를 대신할만한 유럽 여자를 물색한다. 할리가 데려온 여자는 사라진 연인 린도로를 찾기 위해 여행길에 올랐던 이탈리아 여인 이사벨라. 우여곡절 끝에 이사벨라와 린도로는 무스타파를 속이고 탈출하게 되고, 무스타파는 다시 엘비라와 결합하면서 작품이 마무리 된다.
1982년 상하이에서 태어난 이지에 쉬는 일본 토호 음대로 유학하여 전문적인 음악교육을 받았다. 이후 오스트리아 그라츠에서 학업을 계속 이었고, 현재도 이 도시를 기반으로 활약을 펼치고 있다. 탈리아비니 콩쿠르, 토티 달 몬테 콩쿠르, 마리아 카닐리아 콩쿠르 등을 비롯한 여러 콩쿠르에서 우수한 성과를 올리면서 음악계의 주목을 받기 시작했고, 현재는 페사로의 로시니 페스티벌의 주역 가수로 특히 로시니 오페라들에서 빼어난 성과를 보여주고 있다. 앞서 국내에 출시되었던 <오리 백작>, <데메트리오와 폴리비오>, <이집트의 모세> 공연에서도 그의 모습을 만날 수 있다.
=== 작품 해설 === <2013년 1월 25일 네이버캐스트 / 이용숙 글>
클래식 명곡 명연주
로시니, 알제리의 이탈리아 여인
순회오페라단 멤버인 부모 밑에서 자라 청중, 가수, 공연상황 등 모든 것에 민첩하게 대응할 수 있었던 작곡가 조아키노 로시니(Gioacchino Rossini, 1792-1868)에게는 오페라란 ‘영원불멸의 음악’이 아니라 한 시즌 또는 며칠간의 공연을 위한 음악이었습니다. 로시니는 발등에 불이 떨어지기 전에는 절대로 작곡을 시작하지 않고 마지막 순간까지 일을 미뤄두는 성격이어서 늘 공연관계자들을 애먹이긴 했지만, 순발력 또한 대단해 작곡 속도도 빨랐고 짜깁기에도 능했죠. ‘음악계를 평정한 음악의 나폴레옹’이며 ‘예술 제국의 세계 지배자’로 불리기도 했습니다.
이미 열네 살에 오페라 작곡을 시작했다는 로시니는 18세가 된 1810년부터 [비단사다리][결혼어음] 등의 성공적 단막 소극(笑劇. farsa)들을 발표했습니다. 1813년에도 오페라 세리아(opera seria. 진지한 내용의 오페라. 정극) [탄크레디]와 소극 [브루스키노 씨]를 초연하고 나서, 이 해의 세 번째 오페라로 오페라 부파(opera buffa. 희극오페라) [알제리의 이탈리아 여인]을 베네치아에서 초연합니다. 이 작품은 로시니의 초기 소극과 본격적인 오페라 부파 [세비야의 이발사]를 연결하는 오페라로, 희극 작곡가로서의 로시니의 성장과정을 보여줍니다. 안젤로 아넬리가 대본을 쓴 이 작품은 17세기 알제리의 무스타파 궁정 또는 로시니 동시대의 알제리를 배경으로 삼았습니다.
이슬람 세계를 조롱하는 유럽 우월주의
알제리의 고관 무스타파(베이스)는 아내 엘비라(소프라노)에게 싫증이 나자 그녀를 자신의 노예 린도로(테너)와 짝지어 린도로의 고향인 이탈리아로 보내려 합니다. 멋진 이탈리아 처녀를 새 아내로 맞이할 속셈에서죠.린도로는 해적들에게 잡혀 팔려온 다른 이탈리아 남자들과 함께 알제리에서 노예 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Languir per una bella’(아름다운 여인을 그리며)라는 아리아로 그는 이탈리아에 있는 연인 이사벨라(메조소프라노)를 그리워합니다.
한편 배를 타고 알제리 근해를 항해하던 이사벨라, 그리고 배에서 만나 그녀를 연모하며 귀찮게 굴던 타데오(바리톤)는 알제리 해적들에게 잡혀 무스타파의 궁전으로 가게 됩니다. 이사벨라는 잡혀서 끌려가게 되었을 때 ‘Cruda sorte’(가혹한 운명)이라는 아리아를 부르지만, 자신의 지혜로 이 난국을 극복할 수 있을 것이라는 희망을 노래합니다.
해적들이 데려온 이사벨라를 보자 무스타파는 한눈에 반해 그녀와 결혼하기로 작정하지요. 이사벨라 쪽에서는 무스타파의 우스꽝스러운 생김새에 ‘아, 저 얼굴! 저 몸매!'(Oh, che muso! Che figura!)라고 노래하며 웃음을 터뜨릴 뿐이지만 말입니다. 목숨을 염려해 타데오는 이사벨라의 숙부 행세를 하는데요, 실종된 연인 린도로를 찾으려고 여행 중이던 이사벨라는 이 궁전에서 린도로를 발견하고 깜짝 놀랍니다. 더군다나 그가 무스타파의 아내 엘비라와 결혼할 예정이라는 말을 듣고 몹시 화를 내죠. 1막 피날레 장면은 이 오페라에서 음악적으로 가장 아름다운 부분입니다. 이탈리아로 떠나라는 무스타파의 명령을 받고 짐을 챙겨 나서는 린도로, 엘비라, 출마 그리고 궁전에 남는 이사벨라, 무스타파, 할리, 타데오의 7중창 ‘Pria di dividerci da voi, signore’(떠나기 전에)의 유명한 멜로디가 등장하죠.
이사벨라는 린도로가 자신의 연인이라는 사실을 숨긴 채 '저 이탈리아 노예를 내게 달라'고 무스타파에게 요구해 그들의 출국을 막습니다. 등장인물 모두는 '정신이 하나도 없네. 머릿속에서 종이 울리는 듯해'라고 빠른 템포로 노래하며 '딩딩, 붐붐' 등 희한한 의성어를 외치는 로시니 특유의 크레셴도 피날레를 들려줍니다.
2막은 무스타파의 궁전입니다. 하렘의 환관들이 모여 이탈리아 여인에게 빠져버린 무스타파를 비웃고 흉봅니다. 그리고 무스타파의 아내 엘비라, 시녀 출마(메조소프라노), 호위대장 할리(베이스)는 이사벨라의 당당함과 영민함에 감탄하지요.
한편 이사벨라는 린도로와 몰래 만나 서로의 오해를 풀고 함께 도망가기로 계획을 세웁니다. 무스타파는 타데오에게 ‘대(大) 카이마칸’이라는 높은 지위를 주며 이사벨라와의 결혼을 도와달라고 하지요. 그러나 이사벨라를 좋아하는 타데오는 무스타파를 도울 생각이 전혀 없습니다. 무스타파는 이탈리아인 같은 차림을 하고 이사벨라와 단둘이 커피를 마시고 싶어 하지만, 이사벨라는 그의 아내 엘비라를 그 자리에 끌어들입니다.
타데오와 린도로, 이사벨라는 ‘파파타치’라는 놀이를 고안해 무스타파를 바보로 만듭니다. '마음껏 먹고 마시면서 무슨 일이 생겨도 침묵하는' 것이 이 놀이의 규칙이라고 무스타파에게 알려주죠. 이사벨라의 사랑을 얻기 위해 무스타파가 파파타치의 규칙에 고지식하게 따르는 사이에 이사벨라는 알제리에서 노예 생활을 하고 있는 이탈리아인들을 선동해 다 함께 배를 타고 이곳을 탈출합니다.
담대하고 유머감각 있는 로시니의 여주인공
2막 후반, 알제리 탈출을 앞두고 겁먹은 이탈리아 남자들을 격려하며 ‘Pensa alla patria’(조국을 생각합시다)를 열창하는 이사벨라의 모습은 로시니가 사랑했던 '대담한 여주인공들'의 특성을 유감없이 보여줍니다. 특히 이 아리아는 당시 통일에 대한 이탈리아인들의 열망을 상징하는 정치적 의미로 해석되어 크게 인기를 끌었다고 합니다.
로시니는 선율보다 리듬으로 승부하는 작곡가였고 이런 특징은 부파에서 더욱 두드러졌습니다. 정신없이 빠른 속도로 랩 하듯 노래하는 '파를란도' 기법도 [알제리의 이탈리아 여인]에서 희극적인 효과를 더 높여줍니다. 이 오페라는 이탈리아 베네치아 초연 뒤 바르셀로나, 파리, 리스본, 런던에서 놀라운 성공을 거둬 로시니의 명성을 높였고, 오늘날에도 여전히 [세비야의 이발사] 다음으로 자주 공연되는 로시니의 인기작입니다.
모차르트 시대에 유럽 궁정을 휩쓸었던 ‘이국풍’의 유행을 로시니의 이 작품에서도 여전히 실감할 수 있는데요, [알제리의 이탈리아 여인]은 바로 모차르트의 1782년작인 독일어 징슈필 [후궁 탈출]과 맥을 함께 하는 작품으로 종종 비교됩니다. 중세에 터키의 오스만 제국이 조성되고 확장되는 과정에서 유럽 궁정에서는 여러 차례 ‘터키 풍’이 인기를 끌었고 이런 풍조는 19세기에 이르기까지 계속되었습니다. 북아프리카에 위치한 알제리는 프랑스의 식민지가 되기 전, 16세기부터 오랫동안 터키의 영토였으므로 이곳을 배경으로 한 오페라가 탄생하게 된 것이죠.
유럽인들은 막강한 터키와 이슬람 세계에 대한 경외감과 경멸감을 동시에 품고 있었습니다. 계몽주의 시대 유럽인들의 시각으로는, ‘오리엔트’란 여성들이 남편을 노예처럼 섬기는 미개하고 폭압적인 사회였던 것입니다. 그래서 모차르트의 [후궁탈출]과 이 작품은 서유럽인들의 미덕과 관용을 칭송하면서 이슬람 사람들을 바보로 만들어 비웃고 있습니다. '오리엔트'의 입장에서 보자면 그냥 웃고만 있을 수는 없는 언짢은 작품이겠지요.
음역 면에서 보자면, 모차르트 시대 희극의 여주인공과는 달리 로시니 희극의 대표적인 여주인공들은 저음역 가수가 많습니다. [알제리의 이탈리아 여인]의 이사벨라, [세비야의 이발사]의 로지나, [신데렐라]의 안젤리나가 모두 메조소프라노 주인공이죠. 줄리에타 시묘나토, 마릴린 혼, 테레사 베르간사, 루치아 발렌티니-테라니, 제니퍼 라모어, 체칠리아 바르톨리, 베셀리나 카사로바, 조이스 디도나토 등의 가수들이 대표적인 로시니 여주인공 역을 노래했습니다.
[후궁 탈출]이 연극처럼 말로 하는 대사가 들어 있는 '징슈필'이라는 형식으로 인해 음악적 흐름이 자꾸 끊기는 반면, 로시니의 [알제리의 이탈리아 여인]은 처음부터 끝까지 긴장과 역동성이 넘칩니다. 공연 시간은 두 편 다 비슷하지만 로시니 작품 쪽이 더 짧게 느껴지는 것은 몰입이 더 잘 되기 때문이겠죠. [후궁 탈출]은 희극인데도, 여주인공 콘스탄체는 정절과 신의를 미덕으로 내세우는 세리아적 주인공입니다. 하지만 상황 적응력이 탁월한 이사벨라는 낙관주의와 담대함 그리고 유머 감각으로 희극을 진정 희극답게 만듭니다. 합창단이 사건 진행을 염탐하고 보고하는 역할, 무스타파를 비웃는 역할을 맡고 있는 것도 관객에게 더욱 큰 웃음을 주는 요소입니다.
추천음반 및 DVD
[음반]테레사 베르간사, 루이지 알바, 페르난도 코레나, 롤란도 파네라이 등, 실비오 바르비조 지휘, 피렌체 5월음악제 오케스트라와 합창단, 1963년 녹음(Decca)
[음반]아그네스 발차, 프랑크 로파르도, 루체로 라이몬디, 엔초 다라 등, 클라우디오 아바도 지휘, 빈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및 빈 국립오페라 합창단, 1987년 녹음(DG)
[DVD]제니퍼 라모어, 브루스 포드, 시모네 알라이모, 알레산드로 코르벨리 등, 브루노 캄파넬라 지휘, 파리 국립오페라 오케스트라와 합창단, 안드레이 세르반 연출, 1998년 실황(Arthaus)
[DVD]마릴린 혼, 더글러스 알스테트, 파올로 몬타르솔로, 알란 몽크 등, 제임스 레바인 지휘, 메트로폴리탄 오페라 오케스트라와 합창단, 장 피에르 포넬 연출, 1985년 실황(DG)
[네이버 지식백과] 로시니, 알제리의 이탈리아 여인
비밀글 해당 댓글은 작성자와 운영자만 볼 수 있습니다.15.05.17 20:02
비밀글 해당 댓글은 작성자와 운영자만 볼 수 있습니다.16.08.09 13:04
비밀글 해당 댓글은 작성자와 운영자만 볼 수 있습니다.17.07.11 14:56
비밀글 해당 댓글은 작성자와 운영자만 볼 수 있습니다.17.07.11 14: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