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15일 중국에 가서 두 달 간 지냈습니다. 연구년을 마무리하면서 중국을 경험하고 중국어도 좀 더 배우고자 하였습니다.
10년 전 제1차 연구년 때에 중국 남쪽 복건성 하문(샤먼)에서 지냈던 일이 있어서, 중국이 낯설지만은 않았습니다.
이번에는 중국의 중원(中原)이라고 하는 하남성의 수도 정주(정저우)에 갔습니다. 하남성이 중국 고대 문명의 발상지이고, 또 당송대에도 수도권이어서 중국의 전통을 잘 느낄 수 있는 곳이 아닌가하는 생각도 있었고, 또 정저우에 있는 하남공업대와 저희 인하대가 교류협력이 많아서 편의를 제공받을 수 있다는 장점도 있었습니다.
아시다시피 인하대도 원래 인하공업대로 출발하였듯이 공대가 강한 대학인데, 특별히 하남공업대와 합작 사업을 진행하여, 현재 하남공업대에는 '인하이공학원'이 만들어졌습니다. 인하대 교수들이 중국을 방문하여 강의도 하고, 학생들이 그 학원(단과대학)에서 과정을 마치면 하남공업대와 인하대학교의 학위를 동시에 받는 시스템입니다.
원래 하남공업대 법학원(법과대학)에 초청장을 부탁하였는데, 그것은 성공하지 못하였습니다. 제 이력서를 보냈는데, 저를 맡아 줄 호스트 교수를 정하기가 어려워 초청장을 보낼 수 없다는 답변을 받았습니다. 그래서 결국 하남공업대 국제교육학원의 중국어 과정을 청강하게 하는 형식으로 방문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중국어 과정 학기는 3월에 벌써 시작한 상황에서, 고맙게도 중간에 청강하는 것을 허용해 주었고, 수강료도 따로 받지 않았습니다. 그렇게 한 달 여 수업을 듣게 되었는데, 듣기, 쓰기, 중국 문화 소개, HSK 준비 등 매일 과목이 달랐습니다. 수강생들은 약 20여명 되었는데, 대부분이 아프리카 출신이었고, 아시아에서는 파키스탄, 예멘, 몽골 학생들이 있었습니다. 서양이나 한국 일본 유학생은 전혀 없었습니다. 초급 단계여서 그런지 선생님들은 주로 영어로 강의를 진행하였습니다. 중국어도 잘 안들리는데, 영어도 잘 들리는 것은 아니어서 이중으로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그래도 10년 전에 학습을 해 둔 바가 있어서 여기 수업은 복습하는 기분으로 들을 수 있었습니다.
중국 대학은 학교 출입을 안면인식으로 하게 됩니다. 그래서 외부 사람들은 특별한 허가가 없으면 출입이 되지 않습니다. 저는 국제교육학원에서 방문증을 만들어 주어 그것을 목에 걸로 출입할 수 있었습니다. 숙소는 학교 근처의 일종의 레지던스 호텔(생활숙박시설)에서 묵게 되었습니다. 한달 투숙비가 4500위안(지금 한국 돈으로 100만원)으로 조금 비쌌는데, 시간적으로 다른 선택의 여지가 없었습니다. 식사는 대체로 아침은 숙소 근처 매장에서 죽, 두유, 삶은 달걀, 만두(빠오즈) 등으로 하고, 점심은 학교 식당, 그리고 저녁은 숙소 근처의 식당에서 해결하였습니다. 학교 식당은 물론 일반 식당도 가격은 저렴하고 양은 많았습니다. 대체로 8~14위안(2000~2500원) 정도면 좋은 식사를 할 수 있었습니다. 특히 아침을 간단하게 죽, 두유 그리고 삶은 달걀로 먹을 수 있는 것이 무척 좋았습니다. 과일은 주변 수퍼에서 수박을 사서 먹었습니다. 한국 수박만이 아니라 여기 수박도 매우 맛이 좋았습니다. 게다가 가격이 저렴해서 매일 수박을 먹을 수 있었습니다.
학교 캠퍼스가 넓고, 숙소부터 학교까지도 거리가 조금 되고, 여름 기온이 매우 높아(낮 최고기온이 보통 35도) 걸어다닐 엄두가 나지 않았습니다. 300위안 주고 훌륭한 중고 자전거 한 대를 구입하여 타고 다녔습니다. 중국은 인구 대국이고, 하남성은 그 중에서도 인구가 많은 곳입니다. 예전에는 가장 인구가 많은 성이었는데, 지금은 광동성, 산동성에 이어 3번째로 인구가 많다고 합니다. 하남공업대에만 3만명 이상의 학생들이 있고, 거의 모든 학생들이 학내 기숙사에 살고 있어, 등교 시간, 그리고 점심 시간에 움직이는 인파들은 엄청났습니다. 10년 전 하문의 하문(샤먼)대학에서는 거의 모든 학생들이 자전거를 이용하였는대, 이제 여기 하남공업대에서는 전동 자전거를 이용하는 학생들이 더 많아 보였습니다.
중국 대학 학비는 매우 저렴하다고 합니다. 전공마다 차이가 있지만, 경영학과의 경우 학부 등록금이 1년 4500위안, 즉 우리 돈으로 100만원 정도라고 합니다. 기숙사비 또한 저렴합니다 6인실이 1년 800위안, 4인실은 1년 1100위안이라고 합니다. 1000위안이면 한국돈으로 22만원이 되겠습니다. 중국은 하남성만 해도 매년 우리 수능과 같은 가오카오를 120만명 넘게 친다고 합니다. 전국 응시자는 천만명이 넘는다고 합니다. 그리고 그 대부분인 75% 정도가 공립대학에 진학한다고 합니다. 그리고 그들이 모두 학교 캠퍼스의 기숙사에서 생활합니다.
대학 학비 부담이 적은 곳으로는 유럽 대륙이 유명합니다. 대표적으로 독일의 경우 대학 학비가 무상입니다. 예전에 잠깐 학비를 도입하였다가 학생, 시민들의 반대로 다시 원상회복되었습니다. 그런데 학비는 무상이지만, 주거비가 매우 높습니다. 기숙사비도 상당한 수준입니다. 그런 점을 고려하면 중국이 독일보다 대학 교육 비용이 더 저렴하다고 생각됩니다. 그래도 독일의 사회민주주의이든 중국의 사회주의이든 교육의 공공성과 평등성을 중시한다는 점에서 매우 부럽게 느껴집니다. 우리 헌법에도 '능력에 따라 균등하게 교육을 받을 권리'가 인정되고 있지만, 우리 대학은 사립대학 중심이고, 더욱이 주거비용이 대폭 상승하여 많은 학생들이 고통받고 있는 것이 현실이라고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