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터플라이의 SK카본을 오늘 시타했습니다.
러버 조합은 제 주력 그대로
전면 킬러프로 1.5, 후면 파스탁C-1 특후.
SK카본은 유명하거나 인기있거나 그런 블레이드는 아닌 것 같네요.
검색해봐도 크게 찾아지는 내용이 없고 사용기도 아예 없는.^^
습관처럼 괜히 온라인 용품점들 찾아다니며 이런 저런 블레이드들을 돌아보다가 문득 얘한테 관심이 꽂힌 이유는
우선 매우 얇은 목판의 블레이드인데 극박(플리스)카본이나 일축(UD)카본이 아닌 강성 직조카본 '탐카5000'이 들어가 있다는 점이었습니다.
탐카5000 의 탐카는 카본의 종류가 아니라 '타마수카본'이란 뜻으로 버터플라이 브랜드를 갖고 있는 타마수(다마쓰?ㅋ)사의 이름을 따고 번호를 붙인 것입니다.
목판의 두께는 불과 5.2mm.
거의 가장 얇은 카본 블레이드인 칼릭스보다 0.2mm 두꺼운가요.
(*제꺼는 버어니어캘리퍼스로 실측해보니 5.1mm네요. 참 얇습니다.)
코토 표층 바로 아래에 직조카본이 들어가 있고 그 아래에 가벼운 중심층 한 겹만 딸랑 더 있는 3+2 구성입니다.
전통적인 히노끼카본의 구성에서 표층을 코토로 바꾸고 전체 두께를 얇게 만든 구성의 목판이지요.
급 호기심이..^^
이렇게 얇은 카본판이면 분명 가볍고 감각이 좋을 테고 울림이 꽤 많을 텐데 그 카본이 탐카5000 이라면 힘도 충분히 좋을 테니까요.
코토에 강성카본이라 단단하고 날릴지, 아니면 얇은 전체 구조에서 좋은 감각과 컨트롤이 나오면서 힘마저 좋을지.
궁금한 건 절대 못 참는 공룡은 바로 지릅니다.
구입한 개체는 ST그립 76g.
만성 엘보로 고생하며 어쩔 수 없이 전면 숏핌플로 전형까지 바꾼 제게 너무나 반가운 무게입니다.
그립은 둥근 단면으로 상당히 가는 편입니다.
버터플라이의 기본 ST그립에 비해 더 가늘고 납작한 느낌.
빅타스의 히노카본파워 ST그립과 거의 같은 그립감입니다.
히노카본이 좀 더 평평하게 납작합니다만.
예전 TSP 말고 최근 빅타스의 히노카본파워의 ST그립은 무척 가늘고 얄상합니다.
낫타꾸 비욘첼로 ST그립하고도 사이즈는 거의 비슷한 듯하나 비욘첼로처럼 마름모 스타일의 단면은 아니라 거북하진 않습니다.
오히려 가는 그립이라 안정감을 위해 깊이 잡고 쓰게 되니 전체적으로 안정감이 더 생기고 강타에서도 힘의 전달이 좋습니다.
손에 꽉차는 굵은 그립은 처음 잡을 땐 안정감 있게 느껴지지만 막상 계속 플레이하다 보면 전환이 빡빡하고 힘 전달이 덜 되기 쉽죠.
저도 모르게 자꾸만 헐렁하게 길게 빼서 포핸드그립으로 잡는 버릇이 있는 저는 포핸드에 숏을 쓰면서도 자꾸만 각이 얇아져 의도치 않은 실수가 자주 나오곤 했는데.. 이런 단면의 넓고 가는 그립은 깊이 잡을 수밖에 없어서 타구의 안정감이 강제로 높아집니다.ㅋㅋ
시타하면서 느낀 건..
역시 감각이 아주 좋습니다.
얇은 목판에서 나오는 기분좋은 울림이 가감 없이 전달되어 타구의 피드백이 아주 선명하게 느껴집니다.
평면러버 쪽의 끌림도 무척 좋아서 드라이브와 보스커트, 서브의 회전이 상당히 많이 쉽게 잘 걸렸습니다.
그리고 특별히 컨트롤이 압도적으로 좋군요.
기본 랠리부터 게임에서까지 공을 원하는 곳에 보내주는 능력이 탁월했습니다.
참 오랜만에 맘에 쏙 드는 제구력의 블레이드를 만났네요.
셀볼 때 칼릭스와 발트너센소카본이 그랬었고 ABS볼에서는 얼마전까지 쓰던 포티노프로인사이드와 파이어폴FC가 컨트롤 능력이 탁월하다 느꼈는데
얘는 걔들을 훌쩍 뛰어넘네요.
플레이스먼트..라고 하죠, 뛰어난 제구력으로 볼을 원하는 코스와 길이로 구석구석 보내주는 능력.
물론 사람마다 타구 스타일과 게임 성향, 선호하는 내용 등이 다 다르기에 누구에게는 얘도 그저그런 평범한 아이일 수도 있겠지만 적어도 제게는 최고의 제구력과 감각을 선사하는 놀라운 블레이드로 다가옵니다.
공격시에 강해지고 수비시에 부드러워지는 감각도 있습니다.
짧게 죽여 놓는 블록과 스톱도 잘 되네요.
포핸드 숏핌플에서도 썩 좋은 타구감과 컨트롤 능력이 느껴져서 너무나 기분좋게 하루 시타를 마쳤습니다.
버터플라이에서는 '5겹합판에서 전향하기 좋은 다루기 쉬운 경량 카본'이라고 소개하고 있습니다.
7겹 쪽보다 5겹 쪽의 감각과 성능을 선호하는 저 같은 부류에게 어울린다는.^^
그립이나 무게를 봐서는 주니어와 연약한 여성 유저들을 주요 타겟으로 삼는 듯도 합니다.
저는 결코 작거나 어리진 않지만 보기보다 많이 연약해서..ㅋ
대부분의 경량카본의 단점인 가벼운 구질의 날림은 전혀 없었습니다.
스피드와 파워도 제겐 충분했습니다.
스피드수치는 느낌 상 대략 90~92 정도 된다고 봅니다.
코르벨이나 이너포스레이어ALC 등과 비슷한 정도.
강력한 직조카본인 탐카5000 의 힘이 있어 임팩트 두꺼운 강타에서는 아주 빠르고 강한 공도 나와주네요.
(추가: 표준 중량인 80g 짜리의 특성수치는 스피드 95 에 부가탄성 0 이네요.
제가 92 정도로 느낀 건 4g 더 가벼운 무게 때문일 거고..
강성카본 덕에 생각보다는 원래 힘이 좀 있는 애로군요.^^)
한참 더 쓰면서 여러 면모를 상세히 느끼고 살펴봐야겠지만 시타 후기를 적는 지금으로서는 더 바랄 것 없이 제게 딱 맞는 정말 좋은 블레이드라고 판단됩니다.
게다가 가격이 무게 만큼 착한 것도 엄청 큰 메리트지요.^^
정가는 9만5천원인가 하는데 실제로 구입할 수 있는 최저가는 한참 더 아래죠.
십만원도 안 되는 얘가 그 동안 쓰던 몇십만원 짜리들보다 훨씬 큰 만족을 선사하니 가성비 끝판왕이라 볼 수 있겠네요.
당분간 애지중지 갖고 다니며 주력으로 더 써봐야겠습니다.
오랜만에 맘에 쏙 드는 아이를 찾아 무척 기쁜 블레이드 마니아 공룡
첫댓글 사운드는 어떤 느낌인가요?
강성카본 치고는 비교적 낮은 울림으로 징징징 합니다.
때릴 때 타격음은 탕탕 팡팡 하구요.
몇 시간 시타하면서 복합적으로 여러 면을 살피다 보니 사운드는 정확하게 표현하기 쉽지 않네요.
제가 블레이드 감각엔 무척 예민한데 사운드엔 그다지 신경쓰지 않는 탓도 있습니다.^^
소리는 러버에서 더 많이 좌우되니까요.
백핸드의 파스탁C-1은 45도의 미디엄러버라 부드러운 뽁뾱 소리가 나지만 포핸드의 킬러프로는 거의 소리가 없이 둔탁해서.. 2년 넘게 킬러 쓰면서 사실 소리에 둔감해지기도 했습니다.
다음 운동 가면 소리에 신경써서 들어볼게요.
@공룡 소리가 러버에서 좌우 되군요
전 통통 소리가 싫고 가벼운 사운드를 좀 피하고 싶어서요 장지커alc와 지원이 젤 잘 맞는듯한데 리뷰보니 써보고 싶다란 생각이 들어 댓글 남겨 봅니다^^
@sapp 장지커ALC가 좋으시면 얘는 별로 좋지 않으실 확률이 큽니다.^^
모든 면에서 전혀 달라요.
@공룡 감사합니다 ~~ 그래도 한번 고려 해보겠습니다 꼭 후회는 하지만 ㅎㅎ
무게 맘에 드네요 ㅎㅎㅎㅎ
구성과 스펙에서 무게 나갈 부분이 없어요.ㅋ
가벼운데 힘도 충분히 나오니 쓰기 너무 편하고 엘보와 어깨 아프지 않아 행복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