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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작가 중 한국에서 최고의 판매량을 기록한 작가는 누구일까. 아마도 소설을 즐겨읽는 독자들은 ‘무라카미 하루키’를 꼽을지도 모르지만 그 주인공은 따로 있다. 지난 23일 대장암 투병 끝에 향년 68세에 영면(永眠) 한 '추리소설의 거장'이자 '베스트셀러 대마왕'인 ‘히가시노 게이고’다.
교보문고가 2009년부터 10년간 집계한 소설 누적 판매량에서 약 127만 부를 기록하며 전체 작가 1위를 차지할 정도로 한국 독자층이 두텁다. 국내에선 누적 판매량 200만부를 돌파한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 뿐만 아니라 ‘용의자 X의 헌신’, ‘가면 산장 살인 사건’, ‘백야행’ 등 다수 작품이 출간될 때마다 날개 돋은 듯 팔렸다.
호흡이 길고 표현이 모호한 순수 문학보다는 스피디 있고 선명한 스토리를 선호하는 한국 독자들에게 게이고 특유의 '쉽고 빠른 문체'와 '뛰어난 몰입감'이 매력적으로 다가온듯하다. 실제로 그의 소설을 집어 들면 하루 사이에 다 읽게 된다.
1985년 ‘방과후’로 데뷔한 이래 100권이 넘는 책을 낸 다작 작가지만 의외로 대학 때 전공은 ‘공학’이다. 오사카 부립대학 전기공학과를 졸업하고 전자회사 엔지니어로 일했던 특이한 이력의 소유자다.
이 같은 스펙은 작품에 고스란히 반영돼 원자력, 뇌과학, 첨단 기술 등 과학적이고 공학적 소재를 활용한 치밀한 트릭과 논리적인 사건 전개에 매우 탁월하다는 평을 받는다. 특히 엄청난 생산성에도 불구하고 특유의 쉬운 문체, 속도감 있는 전개, 강렬한 몰입감 덕분에 일단 집어 들면 끝까지 읽게 만드는 높은 가독성을 자랑한다.
뿐만 아니라 전통적인 트릭 중심의 '본격 미스터리'부터 비판적 사회의식을 담은 '사회파 미스터리', SF, 판타지, 감동 휴머니즘, 블랙 코미디까지 스펙트럼이 넓다 보니 팬층도 두터운 편이다.
그의 추리소설은 '누가 범인인가'가 핵심이 아니라 '범인은 왜 그런 범행을 저지를 수밖에 없었는가'에 주목한다. 범죄 이면에 숨겨진 인간의 부질없는 욕망, 비극적인 사랑, 사회가 잉태한 부조리, 가족애 등을 섬세하게 그려내 책을 덮은 뒤에도 깊은 여운을 남긴다.
국내 팬들이 많은 때문인지 게이고의 신작 중 다수는 일본과 한국에서 동시에 출간되거나, 한국에 가장 먼저 혹은 전 세계 최초로 출간되기도 했다. 2020년 출간된 ‘블랙 쇼맨과 이름 없는 마을의 살인’ 등은 한국에서 선판매 또는 세계 동시 출간돼 화제를 모았다.
이와 함께 게이고의 소설은 국내에서 영화로 만들어져 흥행하기도 했다. 어두운 과거와 얽힌 두 남녀의 애절하고도 기묘한 운명을 다룬 ‘백야행: 손톱달 아래를 걷다’ (2009)를 비롯 ‘용의자X’(2012), ‘방황하는 칼날’(2014)등이 대표적이다.
그는 왕성한 집필활동으로 40여 년간 매년 매년 평균 2~4권에 달하는 신작을 꾸준히 내놓았고 대부분 베스트셀러를 기록할 만큼 발군의 집중력과 체력의 소유자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끝내 병마(病魔)를 극복하지 못했다. 게이고의 명복을 빌며....

첫댓글 에고~~~ㅠ
수많은 작품을 내셨는데 영면하셔 가슴이 아프네요~
떠나셨지만 이름은 영원히 기억되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