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사의 캐나다 운전면허증 만들기

[이로사]

캐나다에 도착해서 가장 먼저 해야할 일중의 하나가
캐나다 운전면허증으로 교환하는 것.
온타리오州는 한국과의 협약으로 운전시험을 치지않고 바로 교환해주는 것.
이것으로 고국의 저력을 절감!!   수수료 75불은 내야하지만.


North York의 Sheppard Yonge Station에서 196번을 타고...Downsview Station에서 내려
가장 멋진 캐네디언을 붙들고 운전시험장을 물어보니...열심히 생각해보는 듯...근데,
옆에서 듣고 있던 흑인여인이 <원오원....101번을 타라>고 한다.
시험장까지 바로 가는 버스란다.
어휴...혼자서 오늘 큰일을 한건하게 되었네....흐뭇하고 가벼운 맘으로 101번을 갈아탔다




캐나다로 와서...내게 보여 주고 싶었던 풍경들....바로
저 황량하고 광활한 캐나다의 벌판들...그리고 하늘.



내게 보여주고 싶었던 풍경은....빨강머리앤의 예쁜 뾰족집도 아니었고,
고색창연한 폼나는 풍경도 아니었으며....선진문명의 도시풍경은 더욱 더 아니었다.
예쁘고,예쁜 아름다운 풍경이 아니라....나는 그저, 버려진...아니면
그냥 황량한 큰 덩어리를 보고 싶었다.



똑같은 모양의 아기자기한 집들을 벗어난 외곽지의 이 황량한 광경에
낯선 느낌의 감정과 가슴 져미도록 쓰린 비애감이 나를 사로잡으며
아...나는 내 인생의 어디를 이렇게 달리고 있나.

숨이 막힐 것도 같고...눈물이 날 것도 같고....그리고 정말 가슴이 시리도록 그리운 이들이
눈앞을 스치며....언제나 깨끗하고, 안정되고,안락한 것만을 가지기를 원했고
무엇하나...불편함을 감수하지 않으려하지 않았던가.

이 황량한 허허벌판을 모르고서야 어찌...나는 나의 스위트홈의 소중함을 알 수 있으랴.
이 풍경을 볼려고...나는 이리 먼 곳으로 혼자 왔던가보다.




나 혼자...마치 먼 여행을 온 듯이....생각과 풍경에 잠겨있는데,
레게머리의 흑인 드라이버가 내게 내리라고 손짓한다.
<댕큐....유얼웰컴!!>



드뎌...이렇게 씩씩하게 잘 찾아왔구나!ㅎ



인포데스크에 가서....준비한 서류를 보여주고 대기표를 받았다.
시력검사도 하고....<Right, Left>맞추기도 하고, 질문지에 <YES,NO>를 체크하고
사진을 찍었다. 이뿌게 양입을 위로 살짝 올리는 것도 잊지 않고....키를 물었다.
쬐끔 부풀려서 말했다. 원식스티...ㅎㅎ 2,7센티를...올렸다. 오케이사인을 받고
임시 면허증에 Rosa Lee를 멋지게 사인하고....드뎌 캐나다의 나의  ID를 챙겨받게 되었다.
내가 대견했다. 반나절을 투자하여...
갑자기 손이 찝찝했다. 화장실로 가벼운 맘으로 달려갔다.
손을 씻고...거울속에 비친 내 몰골을 보았다.
<음마야....며칠째 집나와서 헤맨 여자의 몰골....>
비를 맞고,바람에 날린 머리가...온통 지멋대로다. 그래서 그 오피스남자가
머리를 갸우뚱하면서...오케이...라고 했나??!! 우짜노....이뿌게 찍을려고 생각했는데,
이곳까지 오면서....허황한 생각들에 사로잡혀서....혼이 나간듯이 딴 생각들만 했지 않았나.
결국...여권사진처럼...이 사진도 엉망이 아닐런지....!!



 하늘과 벌판에 온통 마음을 다 쏟아붓고....집으로 돌아 와
늦은 점심을 먹고....<앗싸...캐나다 나의 운전 면허증, 구경이나 좀 해보자!> 하고 보는데....또
<음마야....우짜꼬....372번지인데, 3172번지>
나는 갑자기....우울해졌고, 울고 싶었고, 외로웠다.
나는....늘 이렇다. 마음이.....캐나다의 황량한 벌판이 되었다.

인생이....란, 이.런.거.구.나!!!!ㅠㅠㅠㅠㅠㅠ




올리브님이 전화를 했다.....어떻게 잘 됬냐고?
이 사연들을......실토하니 <내일,나랑 같이 가서 고치자!>
그것이 답이다. 뭘 어쩌겠냐고......!!




우리는 <1> 하나를 뺄려고.....오늘 다시 다운타운의 거브먼트 온타리오에서
반나절을 또 투자했다.
만세삼창이라도 부르려했던 나는....올리브와 헤어지면서....그냥
<댕큐....!!>하고 서로 손만 열심히 흔들면서...돌아왔다.
에그....바보!!






2008년 8월 1일

로사


작은새  /   김정호

[유진]

차곡차곡 정리해 나가는 모습.....파이팅!

[이로사]

선생님....이곳과 멀지 않은 곳에....욕(York)대학이 있답니다. 좀 황량한 곳인데....때로는 이런 곳이 더 멋지잖아요.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