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브와 SM엔터 인수 경쟁 중
금융감독원이 '카카오의 SM엔터테인먼트 주가 시세 조종' 의혹과 관련해 김범수 카카오 창업자 사무실 등을 압수수색했다고 10일 밝혔다. 금감원 자본시장 특별사법경찰(특사경)은 김 창업자 등 최고경영진이 SM엔터 주가 시세 조종에 관여한 정황을 포착하고, 김 창업자의 사무실에서 관련 내부 문서와 전산 자료 등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금감원은 앞서 지난 2월 SM엔터 인수를 놓고 카카오와 경쟁을 벌였던 하이브가 카카오 측의 시세 조종 의혹을 제기하자 관련 조사에 착수했다. 당시 하이브는 "특정 세력이 SM엔터 주식을 비정상적으로 매입해 주가를 끌어올려 하이브의 공개 매수를 방해하고 있다"는 취지로 금감원에 진정서를 제출했다.
하이브는 당시 주당 12만원에 SM엔터주식을 공개 매수하려 했지만, 주가가 12만원 이상으로 치솟으면서 실패했다. 이 과정에서 카카오 측의 대량 지분 매입을 통한 시세 조종 시도가 있었던 것으로 당국은 보고 있다. 시세 조종에는 카카오의 일반 임직원뿐만 아니라 김 창업자까지 연루돼 있다는 정황이 일부 드러난 것으로 알려졌다. 하이브의 공재 매수 실패 직후 카카오는 카카오엔터와 함께 SM엔터 주식을 대량 확보하면서 SM엔터 최대주주로 올라섰다.
금감원은 지난 4월부터 '패스트트랙(신속 수사)' 절차를 이용해 검찰과 공조 수사 중이다. 패스트트랙이란 금감원에서 발견한 불공정거래 혐의에 대해 도주나 증거인멸 우려 등으로 검찰 수사가 긴급히 필요하다고 판단되면 이를 검찰에 이첩하는 제도다.
이복현 금감원장은 지난달 SM수사와 관련해 "역량을 집중해서 여러자료를 분석하고 있고 수사가 생각보다 신속하게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출처 : 조선일보 23년 8월 11일 금요일 권순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