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날에 내연산으로 경주고산악부 대원 3명과 같이 들어 간다. 천태산에 오려고 했던 경주고산악부 3학년생들은 천태산이 교통편으로 어려워지자 포기하고 말았는데 너무 아쉬워 하길래 바로 다음날 다시 산행을 계획하고 내연산으로 같이 들어온다. 특히 권기원 군은 성적도 많이 올라가고 산에 가려고 하는 의지도 강해 매우 발전적이라 배려하고 싶은 마음이 많이 든다. 경주에서 5명이 차를 달려 바로 보경사로 들어온다.
보경사 상가지역이다. 아침밥을 먹지 않은 까닭에 잠시 요기를 하고 가려고 한다.
잠시 들런 식당에서 봄 두릎을 내 놓는다. 자기들 먹는 거라며 서비스한단다. 역시 두릎의 향기는 여전하다.
이 상가지역을 쭉 걸어서 올라가면 보경사가 나오고 그곳이 내연산 들머리가 되는 것이다.
보경사 일주문이다. 내연 산행은 잘 알려져 있는 명찰 보경사에서 시작한다. 보경사는 622년(신라 진평왕)에 지명법사가 창건하였다. 지명이 중국 진에서 유학하고 돌아오면서 가져온 신비한 팔면경을 내연산 아래 연못에 묻고, 그 위에 금당을 세운 뒤 이 사찰을 창건하였다고 전해진다. 어쨌든 지금은 동해남부지방에서는 최대의 사찰이다.
신라시대 602년 진나라에서 유학하고 돌아온 신라 지명법사가 진평왕에게 '동해안 명산에서 명당을 찾아 자신이 진나라의 도인에게 받은 팔면보경을 묻고 그 위에 불당을 세우면 왜구의 침입을 막고, 이웃 나라의 침입도 받지 않으며 삼국을 통일할 것'이라고 하였다. 이에 진평왕이 지명법사와 함께 내연산 아래에 있는 큰 못에 팔면보경을 묻고 못을 메워 금당을 건립하고 보경사라고 칭했다 한다.
경내에는 보경사원진국사비(보물 252호)와 보경사부도(보물 430호)가 있으며 조선 숙종의 친필 각판 및 5층석탑 등이 있다.
내연산계곡은 깊디 깊다. 기나긴 계곡의 좌우측에 큰 산줄기가 평행선을 유지하고 있는데, 좌측은 천령산 산줄기이고 우측은 내연산 산줄기이다. 하지만 이 전체를 내연산이라고 하며 그 끝에 두 산줄기가 붙어 있어 자연히 거대한 U자 곡의 산줄기로 이루어져 있다. 그 우측으로 문수봉, 삼지봉이 있고 좌측에 천령산(우척봉), 삿갓봉 등이 있는데 U자 곡 끝점이 바로 향로봉(930m)이다. 높이가 가장 높아 최근에는 내연의 정상으로 불리워지기도 한다. 하지만 여전히 국립지리원 지도에 의하면 내연산 정상은 삼지봉(710m)이다. 삼지봉은 산의 중심에 있고 향로봉은 끝에 붙어 있지만 높이는 향로봉이 가장 높은 것이다.
서서히 모습을 드러내는 내연산계곡. 가물어 전국의 계곡에 물이 다 말라도 내연산계곡에는 물이 있다. 그만큼 내연계곡의 골은 깊기만 하다. 계곡의 깊이로 따지면 전국 최고의 수준이다. 이런 계곡은 아마 지리산 칠선계곡, 소금강계곡 정도가 아닐까?
문수암 갈림길 절벽 위에서 바라다 본 계곡.
경주고산악부 3학년생 3명, 멀리서 부터 한석주, 권기원, 김수웅이다. 셋다 외지에서 경주고로 온 학생으로 감포중, 포항중, 장기중 출신이다. 일반 중학교 1개반 40명 중에서 경주고에 진학하려면 4위 이내에 들어가야 진학할 수 있다. 다 자기 출신중학교에서는 공부선수 출신들이다.
문수암 갈림길이다. 내연산계곡을 따라가다 여기에서 산으로 올라 붙는다. 그리고 능선에 올라 정상까지 나아가는데, 하산할 때는 반대로, 계곡에 떨어져서 내연산계곡 전체를 보며 내려올 것이다.
내연산계곡에서 문수암으로 올라가다 좌측으로 내려다 본 내연산계곡의 쌍생폭포. 내연산 12폭포 중 첫번째 폭포이다. 물이 없다 할지라도 그 위용은 대단하다. 기억하실지 모르지만 예전에 정지영 감독의 <남부군> 영화 촬영 때 저 쌍생폭포에서 완전히 벌거벗은 빨치산 남녀 200여명이 목욕하는 신을 촬영한 것으로 유명하다.
내연산 계곡의 유명한 12폭포는 쌍생폭포를 필두로 보현폭포, 삼보폭포, 잠룡폭포, 무풍폭포, 관음폭포, 연산폭포, 은폭포, 복호1폭포, 복호2폭포, 복호3폭포, 시명폭포로 이어진다. 내연산계곡은 폭포가 있는 계곡과 기암절벽이 어우러져 아름다운 경관을 이룬다.
고개를 들어 멀리 보면 내연산 주능선이 보인다. 저 산줄기가 거대한 U자 곡의 산줄기로 형성되어 있는 것이다. 한눈에 보기에도 내연산계곡이 깊음을 알 수 있다.
내연산 정상인 삼지봉의 높이는 710m이다. 내연은 원래 종남산(終南山)이라 불리다가, 신라 진성여왕이 이 산에서 견훤(甄萱)의 난을 피한 뒤에 내연산이라 개칭하였다고 한다. 1983년에 군립공원으로 지정되었다.
이 내연산의 남쪽 기슭에, 포항에서 북쪽으로 약 30km 되는 곳에 고찰 보경사(寶鏡寺)와 그 부속암자인 서운암(瑞雲庵), 문수암 등이 있다.
보경사 부근 일대는 경북3경의 하나로 꼽히는 경승지를 이루어 좋은 관광지가 되고 있는데, 그 주된 경관은 내연산 남쪽을 동해로 흐르는 갑천계곡(내연산계곡)에 집중되어 있다. 갑천계곡에는 쌍생폭(相生瀑), 관음폭(觀音瀑), 연산폭(燕山瀑) 등 높이 7∼30m의 12개의 폭포, 신선대(神仙臺), 학소대(鶴巢臺) 등 높이 50∼100m의 암벽, 깊이 수십 척의 용담(龍潭) 등 심연(深淵) 및 암굴(岩窟), 기암괴석 등이 장관을 이루는 경승지로, 관광객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다.
저기 위에 문수암이 보인다. 저 문수암 지나서 계속 오르면 주능선이 나온다.
문수암을 지나서도 엄청나게 가파른 된비알로 오르막은 계속 된다. 오늘은 무척 힘이 든다. 어제 영동 천태산을 타고 술 마시고 제대로 쉬지도 못하고 바로 산행에 나섰기에 더욱 그렇다. 내연은 단미에게는 한국100명산 등정의 진행형에 속한다. 이 내연을 오르면 그녀는 69개의 100명산을 등정하게 될 것이다.
열심히 오르는 단미.
주능선은 이렇게 길이 잘 나 있다. 어떤 곳은 완전히 신작로이다. 이렇게 계속 가다보면 정상인 삼지봉이 나온다.
지나 오는 주능선 길.
정상 삼지봉이다. 이 삼지봉은 기나긴 산줄기의 내연산 한가운데에 있는 봉우리다. 그래서 정상인 모양이다.
똥가리(짜리몽땅의 경상도 사투리) 3총사....................
하산은 주능선을 다시 되돌아 내려오다 우측 조피등 능선으로 빠져 내려간다. 아래 계곡으로 빠지는 길이 수리더미, 거무나리, 조피등이 있는데 보통 때는 거무나리로 많이 내려온다. 하지만 이번에는 변화를 주어 조피등 능선을 타고 내려와 본다. 많이 돌긴 돌아도 경사는 덜 급하다. 이 길로 1시간을 내려가면 내연산계곡 은폭포 근처에 다다를 것이다.
봄 산과 가을 산은 구분이 어렵다. 부지런히 가는 산악부 3명
봄의 싹들이 나무가지에도 푸르게 올라온다.
드디어 내연산계곡에 도달한다.
계곡은 조용하다. 이까지는 사람들이 별로 올라오지 않는다.
청정 계류이다. 이 위로는 사람이 없기에 깨끗할 수 밖에 없다.
밥 먹자! 권기원 어머니의 정성이 눈에 뜨인다.
이제 계곡을 타고 내려간다.
내연산계곡의 하이라이트인 관음폭포 주변. 주변의 솟아오른 가파른 암벽들, 여기저기서 물을 뿜어대는 폭포들, 그 주변에 구멍이 뻥뻥 뚫린 바위굴들, 관광객들은 보경사에서 이까지 걸어왔다가 다시 내려가곤 한다.
바위벽에 구멍이 크게 뚫려 있다. 이 위는 이 지역 클라이머들이 즐겨 찾는 암장이다.
주변에 둘러쳐져 있는 바위벽들
丹美
연산폭포. 제7폭포이다.
연산폭에 들어가려면 이 다리를 지나야 한다.
무풍폭포 상단
무풍폭포 하단
상당히 내려와서 제4폭포인 잠룡폭포를 만난다. 예전의 그 물보라 풍기는 위용은 사라졌지만 곧 장마철이 되면 제 모습을 찾게 될 것이다.
아까 산등성이에서 봤던 제1폭 쌍생폭포. 가뭄이라 물 색깔은 녹색이지만 깨끗하기는 마찬가지이다. 돌에 붙은 이끼 때문에 저렇게 보이는 것이다.
쌍생폭포
다시 회귀한 보경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