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의 매일 노량진수산시장으로 장을 보러 다니는 갑판장은 새벽별을 헤이며 일어나는 것도 힘들지만
장을 봐 온 것들을 손질하기에 앞서 주린 배를 채우고자 혼자서 아침끼니를 해결해야 하는 것도 애로사항입니다.
대개는 주방에 짐을 부려 놓고는 대충 해결하지만 간혹 간편하게 매식을 하고플 때도 있습니다.
허나 그 시각이 오전 5시에서 6시 사이인지라 딱히 갈 만한 곳을 찾기가 그리 호락호락 하질 않습니다.
게다가 강구막회에서 노량진수산시장을 다녀오는 길에서 찾을려니 더욱 마땅치가 않습니다.
암튼 갑판장이 야밤이나 새벽에 요기를 하고 싶을 때 떠올리곤 하는 심야식당 두 곳을 여러분들께 귀뜸을 해 드리겠습니다.
어묵우동/망원동즉석우동
첫 번째 집은 망원동의 성산초등학교 사거리에 있는 '망원동즉석우동'입니다.
이 집은 짭쪼름한 우동국물에 유부와 쑥갓을 고명으로 얹고, 매운양념으로 얼큰하면서도 칼칼하게 맛을 내는 우동집입니다.
메뉴는 딱 4개 뿐인데 대표메뉴는 즉석우동(4천원)이고,
그 외에 어묵(4천원)과 멸치국수(3천5백원), 즉석우동에 어묵 한 꼬치를 넣어주는 어묵우동(5천원)이 있습니다.
예전에는 밤부터 새벽까지 은행의 빈 주차장에 포장(트럭)을 치고 장사를 하였었는데
어느날 부터인가 그 옆에 작은 가게도 얻어 낮부터 새벽까지 거의 종일 영업을 하는 눈치입니다. (정확한 영업시간은 모릅니다.)
멀쩡한 가게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밤이면 여전히 빈 주차장에 포장을 치고 영업을 하는데 손님들도 바깥 자리를 더 선호합니다.
갑판장은 이 집을 주로 홍대-합정동 지역에서 술을 마실 때 귀가 직전에 막차겸 야식겸으로 들리곤 합니다.
대개는 불콰해진 상태로 방문을 하여 소주 1병을 곁들이다 보니 그 동안 양이 박하다는 생각을 안 했었는데
얼마 전에 선장님과 둘이서 멀쩡한 정신으로 찾아갔더니만 우동의 양이 몇 젓가락이 안 되더만요.
둘이서 어묵우동 두 그릇을 먹고도 양이 안차서 어묵 한 그릇을 추가로 먹었는데도 포만감이 들지는 않았습니다.
선장님은 직접 가서 먹는 것 보단 갑판장이 음주후 귀갓길에 포장을 해 와서 먹는 맛이 더 좋답니다.
또 맨정신으로 방문했을 경우 둘이라면 어묵우동 두 그릇보단 즉석우동 두 그릇에 어묵 한 그릇을 추가하는 편이 낫습니다.
멸치국수/우리분식멸치국수
두 번째 집은 신월동 국과수사거리 인근에 있는 '우리분식 멸치국수'입니다.
진한 멸치국물에 소면을 넉넉히 말아넣은 멸치국수와 짜장면이 4천원이고
비빔국수, 비빔밥, 열무국수, 바지락칼국수, 물냉면, 비빔냉면, 콩국수 등이 4천5백원으로 다양한 식사메뉴가 있습니다.
영업시간은 오전 11시 부터 다음 날 오전 7시 까지인데 앞서 소개한 '망원동즉석우동'과는 달리 주류는 일절 없습니다.
고로 야식을 겸해 반주로 딱 한 잔쯤 걸치고 싶은 주당분들은 이용에 애로사항이 있는 분식집입니다.
하지만 모든 메뉴가 한 끼 식사로 손색이 없을 만큼 넉넉히 제공되기에 양에 대한 불만은 없습니다.
갑판장의 경우에는 야심한 시각인데 촐촐하다 싶으면 우선적으로 떠오르는 집입니다.
혼자 보다는 선장님과 둘이서 방문하여 멸치국수와 비빔국수를 각 한 그릇씩 주문하여 반씩 나눠 먹으면 만족도가 배가됩니다.
하지만 불가피하게 혼자 방문했을 시에는 비빔국수보다는 멸치국수를 선택 편이 만족도가 높습니다.
<갑판장>
& 덧붙이는 말씀 : '망원동즉석우동'이나 '신월동의 '우리분식 멸치국수' 같은 심야식당이 강구막회의 근처에 있다면
아마도 갑판장은 그 집의 문턱이 마르고 닳도록 드나들었을 겁니다. 멀어서 참 다행입니다. ㅡ.,ㅜ;;
첫댓글 나중에 우리분식에서 칼국수 드시면 어떠셨는지 알려주세요..
언젠가는 선장님께서 드실 것 같더군요 ㅋ
우리분식 바지락칼국수 보다는 한여름에 정장차림으로 홍콩으로 여행을 가는 것이 더 빠를 것 같다는 의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