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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周 書 ❊ |
[7] 大誥
武王이 殷나라를 이긴 다음 은나라의 남은 백성으로 受[紂王]의 아들 무경武庚을 봉하고 三叔에게 명하여 은나라를 監視하게 하였는데, 武王이 崩하고 成王이 즉위하여 周公이 돕자, 三叔이 流言을 퍼뜨리기를 “공公이 장차 孺子[어린 아들, 성왕]에게 이롭지 못할 것이다.” 라고 하니, 周公이 자리를 피하여 동쪽에 거하였다. 뒤에 성왕이 깨닫고 주공을 맞이하여 돌아오니, 三叔이 두려워하여 마침내 무경과 함께 반란을 일으키므로 성왕이 주공에게 명하여 東征하여 토벌할 적에 천하에 크게 誥한 것이다. 글에 武庚만 말하고 管叔을 말하지 않은 것은 친척을 위하여 숨긴 것이다. 편의 앞머리에 大誥라는 말이 있으므로 책을 엮는 자가 인하여 편명으로 삼았으니, 今文과 古文에 모두 있다.
武王克殷하시고 以殷餘民으로 封受子武庚하고 命三叔監殷이러시니 武王崩하고 成王立하여 周公相之하시니 三叔이 流言호되 公將不利於孺子라한대 周公이 避位居東하시니라 後에 成王悟하여 迎周公歸하니 三叔懼하여 遂與武庚叛이어늘 成王이 命周公하여 東征以討之하실새 大誥天下하시니라 書言武庚而不言管叔者 爲親者諱也라 篇首에 有大誥二字일새 編書者因以名篇하니 今文古文皆有하니라.
* 삼숙(三叔)은 文王의 아들이며, 武王과 周公 사이의 ‘관숙(管叔)’과 주공의 동생인 ‘채숙(蔡叔)’, ‘곽숙(霍叔)’을 가리킨다. 이들은 은(殷)나라를 멸망시킨 무왕이 紂王의 아들인 武庚을 은의 고토에 封하여 조상의 제사를 받들게 할 때에 함께 나아가 이를 감독하였다.
1. 王若曰 猷라 大誥爾多邦과 越爾御事하노라
弗弔라 天 降割于我家하사 不少延이어시늘
洪惟我幼沖人이 嗣無疆大歷服하야 弗造哲하야
迪民康이온 矧曰其有能格知天命가
2. 已아 予惟小子 若涉淵水하니 予惟往은 求朕攸濟니라
敷賁하며 敷前人受命은 玆不忘大功이니 予不敢閉于天降威用이니라.
· ‘猷’는 ‘아아!’ 감탄사 / ‘越爾御事’에서 ‘越’은 ‘및’ 접속사
· ‘弗弔’에서 ‘弔’(조)는 ‘위로하다, 문안하다’, ‘弗弔’는 ‘위로해 주지 않는’, 즉 ‘무정한’
· ‘降割于我家’에서 ‘割’(할)은 ‘해(害)’와 같은 뜻.
· ‘洪惟我幼沖人’에서 ‘洪’은 ‘넓혀주다’. ‘幼沖人’은 ‘어리고 부족한 사람’
· ‘嗣無疆大歷服’에서 ‘歷服’(력복)은 ‘(전왕에서부터) 이어져 내려오는 일’
· ‘弗造哲’에서 ‘造哲’(조철)은 ‘밝은 지혜를 만들어’, ‘밝은 지혜를 얻어’로 해석
· ‘迪民康’(적민강) ; ‘백성을 위로하여 편안하게 만들다’ /
· ‘矧曰其有能格知天命’에서 ‘矧’(신)은 ‘하물며’. ‘格知’는 바르게[格] 알다
· ‘已’는 ‘아아!’ 감탄사. / ‘敷賁’에서 ‘敷’(부)는 금문에는 없는 것으로 보아 衍文인 듯.
· ‘賁’(분)은 ‘언덕, 제방, 뚝 ’
왕이 다음과 같이 말했다. “아! 너희 많은 나라와 너희 어사들에게 크게 고하노라. 무정한 하늘이 우리 나라에 해를 내리시어 (우리의 운을) 조금이라도 연장시켜주거나 넓혀주지 않으시니, 어리고 부족한 사람인 내가 끝없는 큰 일을 이었으나, 밝은 지혜를 얻어 백성을 인도하여 편안하게 하지 못하니, 하물며 천명을 바르게 알 수 있다고 말하겠는가. 아아! 나 소자가 만약 깊은 못의 물을 건넌다면 나는 오직 내가 건어야 할 곳의 언덕을 찾으러 갈 것이니라. 전인들이 받은 천명을 널리 펴고 큰 일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니, 나는 감히 하늘이 내린 위엄을 덮어둘 수가 없다.”
* [강 설(講說)] ————————
정치란 하늘의 뜻을 따르는 것이므로, 하늘의 뜻을 모르는 사람이 정치를 하면 문제가 생긴다. 하늘의 뜻을 알지 못하는 성왕이 정치를 담당하자, 문제가 생기기 시작했다. 은나라의 유민들이 반발한 것이다. 대고(大誥)는 성왕이 그들을 토벌하러 가면서 행한 연설문이다.
3. 用寧王 遺我大寶龜하심은 紹天明이시니 卽命 曰
有大艱于西土라 西土人이 亦不靜이라하더니 越玆蠢이로다
4. 殷小腆 誕敢紀其敍하여 天降威나 知我國有疵하여
民不康하고 曰予復이라하여 反鄙我周邦하나다
5. 今蠢이어늘 今翼日에 民獻有十夫 予翼以于하야
敉寧武圖功하나니 我有大事休는 朕卜 幷吉이니라.
· ‘寧王’은 ‘나라를 편안하게 한 왕’. 문왕에 대해서는 ‘교양 있는 아버지’란 뜻으로 ‘문고’라는 말을 쓰고 있는데, 무왕에 대해서는 ‘나라를 편안하게 한 아버지’란 뜻으로 ‘영고’라고 쓰고 있는 것을 보면, ‘寧王’은 무왕을 가리키는 것으로 보는 것이 좋을 듯하다.(이기동)
· ‘卽命’에서 ‘命’은 ‘명하다, 명령하다, 말하다’ / ‘越玆蠢’에서 ‘越’은 조음소
· ‘殷小腆’에서 ‘腆’(전)은 ‘주(主)’의 뜻. ‘임금’
· ‘誕敢紀其敍’에서 ‘敍’(서)는 ‘일, 차례’ / ‘民獻有十夫’에서 ‘獻’은 ‘어진 이’
· ‘予翼以于’에서 ‘翼’은 ‘보좌관’ ‘翼以’는 ‘以翼’으로 보면 된다. ‘于’는 ‘가다, 하다’
· ‘敉寧武圖功’에서 ‘敉’(미)는 ‘어루만지다, 어루만져 편안하게 하다’ ‘이루다’
“나라를 편안하게 한 무왕(武王)이 나에게 남겨주신 큰 보배인 거북을 써서 하늘의 밝은 명(命)을 이을 것이다. 그리하여 바로 말하기를 ‘서쪽 땅에 큰 어려움이 있어 서쪽 땅의 사람들이 또한 안정되지 않으니, 이에 꿈틀거리는 은나라의 작은 임금[무경]이 간 크게도 감히 자기들의 일에 기강을 세우고 (힘을 기르고) 있습니다. 하늘이 위엄을 내리시는데도, 우리 주나라에 틈이 있어 백성들이 편안하지 않음을 알고 말하기를,「우리들이 (과거의 은나라를) 회복할 것이다」하고, 도리어 우리 주나라를 무시합니다. 지금 꿈틀거리기 시작했으니, 오늘내일 백성들 중에 훌륭한 사람 열 사람만 있으면 내가 그들을 보좌로 삼아, 나라를 편안하게 한 무왕이 도모한 공을 이루기 위해, 내가 큰일을 일으키려고 하니 좋겠습니까?’ 하고 내가 점을 치니 아울러 길하니라."
* [강 설(講說)] ————————
동쪽을 정벌하러 가면서, 점을 쳐서 길하게 나왔다는 사실을 가지고, 따르지 않은 사람을 설득한 것이다. 하늘의 뜻을 따르는 사람은 사람들을 사랑하기 때문에 사람들 또한 그를 따르고 사랑한다. 그러나 하늘의 뜻을 따르지 않는 사람은 사람들을 사랑하지 않기 때문에, 사람 또한 그를 따르지 않고, 그를 사랑하지 않는다. 이 경우 사람들로 하여금 자기를 따르게 하기 위해서, 하늘을 강조한 과거의 현명한 사람들의 흉내를 내어 그들과 똑같이 하늘을 강조한다. 말하자면 하늘을 통치수단으로 이용하는 것이다. 그렇게 되면 사람들은 그 사람만 싫어하는 것이 아니라, 결국 하늘도 싫어하게 된다.
6. 肆予告我友邦君과 越尹氏, 庶士, 御事하여 曰 予得吉卜이라
予惟以爾庶邦으로 于伐殷 逋播臣하노라
7. 爾庶邦君 越庶士御事 罔不反하여 曰 艱大하며
民不靜이 亦惟在王宮과 邦君室이라하며
越予小子考翼도 不可征이라하여 王 害할不違卜고하나다.
· ‘肆予告我友邦君’에서 ‘肆’(사)는 ‘비로소’.
· ‘越尹氏’에서 ‘越’(월)은 ‘與’와 통용, ‘및’, ‘尹氏’는 여러 관청의 책임자.
· ‘于伐殷’에서 ‘于’(우)는 ‘하다, 가다’ / ‘逋播臣’에서 ‘逋’는 ‘도망가다’, ‘播’는 ‘달아나다’
“비로소 내 우방(友邦)의 임금과 윤씨·여러 선비·어사 등에게 고하여 말하기를, ‘내가 길한 점[卜]을 얻었으니, 나는 오직 너희들 여러 나라들을 데리고 은나라의 달아나고 도망한 신하들을 치려 하노라’ 하니, 너희 여러 나라의 임금들과 서사(庶士)와 어사(御事)들이 반대하지 않음이 없어서 말하기를, ‘어렵고 큰일입니다. 백성들이 안정되지 않으니, (그 원인은) 또한 오직 왕궁과 제후 나라 임금들의 집에 있습니다’고 하며, 나 소자의 여러 아버지나 보좌들도 정벌하면 안 된다고 하여 ‘왕은 어찌하여 점의 내용을 어지지 않습니까?’ 하는구나.”
* [강 설(講說)] ————————
성왕(成王)은 사람들로 하여금 자기를 따르게 하기 위해 점을 이용했지만, 이제 사람들은 점의 내용도 신뢰하지 않고 반발하게 되었다. 이렇게 되면 통치하기가 쉽지 않다.
8. 肆予沖人이 永思艱호니
曰 嗚呼라 允蠢이면 鰥寡哀哉나 予造 天役이라
遺大投艱于朕身이시니 越予沖人 不卬自恤이니라
義爾邦君과 越爾多士와 尹氏와 御事綏予하여
曰 無毖于恤이어다 不可不成乃寧考 圖功이니라.
· ‘不卬自恤’(불앙자휼)에서 ‘卬’(앙)은 ‘나, 자기’ / ‘義爾邦君’에서 ‘義’는 ‘宜’와 통용.
· ‘無毖于恤’(무비우휼)에서 ‘毖’(비)는 ‘고달프다, 피로하다’. ‘恤’은 ‘근심하다, 동정하다’
“그리하여 내 부족한 사람이 오래도록 어려움을 생각하여 말하기를, ‘아아! 참으로 (반발하는 세력들이) 준동하여 홀아비나 과부들이 불쌍하지만, 내가 하는 일은 하늘의 일이라, 나의 몸에 큰일을 남겨주고 어려운 일을 던져 주시니, 모자라는 사람인 나는 나 스스로도 돌보지 못한다고 하니, 마땅히 너희들 제후들과 너희들 많은 선비들과 윤 씨와 어사들은 나를 위로하여「자신을 돌보느라 수고하지 마소서. 나라를 편안하게 한 아버지가 도모하신 일을 이루지 않을 수 없습니다」하고 말해야 할 것이다.’”
* [강 설(講說)] ————————
여기서 보면 성왕은 백성들을 위압하여 자기의 뜻에 따르도록 하기 위해서 하늘을 악용하고 있다. 하늘의 뜻을 따르는 사람에게는 사람들이 따르고 좋아한다. 그러나 만약 사람들이 자기를 따르지 않는다면 자시 스스로 반헝해 보아야 한다. 그러나 백성을 사랑하지 않는 정치가는 자기를 따르지 않는 백성들을 보면 자기반성보다는 오히려 백성들을 탓한다.
9. 已아 予惟小子 不敢替上帝命이로니
天休于寧王하사 興我小邦周하실새
寧王 惟卜을 用하샤 克綏受玆命하시며
今天 其相民하심에도 矧亦惟卜을 用이온여
嗚呼라 天明畏는 弼我丕丕基시니라.
· ‘不敢替上帝命’에서 ‘替’(체)는 ‘쇠퇴하다, 버리다, 폐하다’
· ‘其相民’에서 ‘其’는 추측할 때 들어가는 말, ‘아마도, 이제’의 뜻.
· ‘矧亦惟卜’에서 ‘矧’(신)은 일반적으로 ‘하물며’란 뜻으로 쓰이지만, 원래 ‘화살을 당긴다’는 뜻이다. 이는 ‘화살을 팽팽하게 당겨 힘을 쏟는다’, 여기서은 ‘때를 놓치지 않고’로 해석.
“아! 나 소자(小子)는 감히 하느님의 명령을 폐할 수 없다. 하늘은 나라를 편안하게 하신 무왕(武王)에 대해서 아름답게 생각하여 우리 작은 나라인 주(周)나라를 일으키시니, 무왕이 오직 점[卜]을 써서 이 천명(天命)을 편안히 받으셨노라. 이제 하늘이 백성을 도우시니, 때를 놓치지 말고 또한 점[卜]을 써야 할 것이다. 아! 하늘의 밝고 두려운 명이 우리의 크고 큰 바탕이 튼튼해지도록 도와주시리라.”
* [강 설(講說)] ————————
하늘의 뜻을 따르는 것이나 점을 쳐서 하늘의 뜻을 물어 판단하는 것은, 진정으로 하늘을 따르는 자긍에 매우 바람직한 일이 된다.
10. 王曰 爾惟舊人이라 爾丕克遠省하나니 爾知寧王若勤哉인저
天閟毖 我成功所니 予不敢不極卒寧王圖事니라
肆予大化誘我友邦君하노니 天棐忱辭 其考我民이니
予曷其不于前寧人에 圖功攸終이리오
天亦惟用勤毖我民이라 若有疾하시나니
予 曷敢不于前寧人攸受休에 畢호리오‘
왕[성왕]이 말했다. “그대들은 옛 사람들이다. 그대들은 매우 멀리 살필 수 있으니, 그대들은 무왕(武王)이 그처럼 부지런하셨던 것을 알 것이다. 하늘이 우리를 보호하시고 도와주시는 까닭은 공(功)을 이루어야 하는 것이기 때문이니, 나는 감히 무왕이 도모하시던 일을 지극히 잘 마치지 않을 수 없다. 그리하여 나는 우리 우방의 군주들을 크게 교화하고 권유하고자 한다. 하늘이 도와주시고 정성스럽게 말해주시는 까닭은 아마도 우리 백성들을 보살펴주시기 때문이니, 내가 어찌 전에 나라를 편안하게 했던 사람이 도모했던 일에 대해 마무리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하늘이 또한 힘써 우리 백성들을 위해 주시되 마치 병이 있을 때처럼 해주시니, 내가 어찌 전에 나라를 편안하게 했던 사람이 받으신 아름다운 명에 대해 마무리해야 되지 않겠는가.”
* [강 설(講說)] ————————
성왕(成王)은 사람들이 자기를 따르도록 하기 위해서 거듭 ‘하늘의 뜻’을 내세우고 있다. 사람들이 임금을 따르지 않는 것은, 하늘이 그 임금을 받아들이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현명한 임금은 사람들이 자기를 따르지 않는 것을 보고 하늘의 뜻을 읽어낸다. 그러나 어리석은 임금은, 과거 현명한 임금들이 하늘을 따르는 정치를 한 결과 백성들이 잘 따라주었다는 사실만 알아서, 백성들이 자기를 따르도록 하기 위해서 자기의 정치는 하늘의 뜻을 따르는 정치임은 강조한다. 이는 하늘의 뜻을 모르는 사람이 자기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서 ‘하늘의 뜻’이라는 말을 악용하고 있는 것이다.
11. 王曰 若昔에 朕其逝할새 朕言艱하야 日思호니
若考作室하야 旣底法이어든 厥子乃弗肯堂이온
矧肯構아 厥父菑어든 厥子乃弗肯播온 矧肯穫가
厥考翼은 其肯曰 予有後호니 弗棄基아
肆予는 曷敢不越卬하야 敉寧王大命호리오
12. 若兄考의 乃有友 伐厥子어든 民養 其勸하고 弗救아
· ‘旣底法’에서 ‘底’(저)는 ‘이르다, 도달하다, 이루다’. ‘法’은 ‘집을 짓는 방법, 설계도’
· ‘厥父菑’에서 ‘菑’(치)는 ‘밭을 일구다, 개간하다’
· ‘厥考翼’에서 ‘考’는 ‘아버지’. ‘翼’은 ‘보좌관’. 여기서는 무왕과 무왕의 신하
· ‘曷敢不越卬’에서 ‘卬’(앙)은 ‘나’. /
· ‘敉寧王大命’에서 ‘敉’(미)는 ‘어루만지다, 편안하게 하다’. ‘寧王’은 나라를 편안하게 한는 왕, 여기서은 무왕을 가리킨다. 성와에게는 ‘부왕’이다.
왕이 말했다. “옛날에 내가 (정벌하러) 갈 적에 나는 어렵다고 말하고 날마다 생각했다. 만약 아버지가 집을 짓는데, 이미 설계가 이루어지고 난 뒤에도 그 아들이 집을 지으려 하지 않는다면, 하물며 집을 지을 수 있겠는가. 그 아버지가 밭을 개간하였는데도 그 아들이 파종을 하지 않는다면 하물며 수확을 할 수 있겠는가. 그 아버지나 보좌들도 아마 우리들에게 후손이 있으니, 터전을 버리지 않을 것이라‘고 기꺼이 말할 것이다. 그러니 내가 어찌 감히 나에게 이르러 부왕의 큰 명(命)을 어루만지지 않을 수 있겠는가. 만약 형님이나 아버지의 벗이 있어 그 아들을 공격한다면, 백성을 기르듯이 응원하기만 하고 구해내지 않을 것인가?”
* [강 설(講說)] ————————
하늘의 권위를 빌리고, 점의 신통력을 이용하여 사람들을 설득했으나 잘 설득되지 않자, 성왕은 마지막으로 무왕의 권위를 들고 나왔다. 사람들이 무왕을 존경하는 사실을 이용하여, 자기가 하는 일이 무왕의 하는 일을 마무리하는 것이라고 설득한 것이다.
13. 王曰 嗚呼라 肆哉어다 爾庶邦君과 越爾御事아
爽邦 由哲이며 亦惟十人이 迪知上帝命하며
越天棐忱이시니 爾時에 罔敢易法하니
矧今에 天 降戾于周邦하사 惟大艱人이
誕隣하야 胥伐于厥室이온여 爾亦不知天命不易이로다.
· ‘爽邦’(상방)에서 ‘爽’은 ‘밝다, 밝게 하다’
· ‘罔敢易法’에서 ‘易’(이)는 ‘쉽다, 가볍게 여기다’
왕이 말했다. “아! 방자하도다. 그대들 여러 나라 제후들과 그대들 어사들이여. 나라를 밝게 하는 것은 현명(賢明)한 자로 말미암은 것이다. 또한 열 사람이 하느님의 명(命)을 따르고 알았으므로, 하늘을 도와주시고 정성스럽게 해 주셨다. 그 때에도 감히 법을 가볍게 여기지 않았는데, 하물며 지금 하늘이 주나라에 화를 내리심에, 크게 어려움을 꾸미는 사람들이 이웃을 속여 서로 자기들의 집에서 공격하는 데 있어서랴! 그대들은 또한 천명이 쉽지 않다는 것을 알지 못하는가.”
* [강 설(講說)] ————————
성왕은 나라가 잘못되면 그 원인은 제후들과 어사들의 탓이라고 하여 은근히 그들에게 겁을 주고 있다. 이러한 방식이 독재자의 전형적인 수법이다.
14. 予永念하야 曰 天惟喪殷이 若穡夫시니
予 曷敢不終朕畝호리오 天亦惟休于前寧人이시니라
15. 予 曷其極卜이며 敢弗于從호리오
率寧人한대 有指疆土어시늘 矧今에 卜幷吉이온여
肆朕이 誕以爾로 東征하노니
天命 不僭이라 卜陳 惟若玆하니라.
· ‘予永念’에서 ‘念’은 ‘생각하다, 염원하다’
· ‘曷其極卜’에서 ‘極卜’은 ‘점의 내용을 극도로 활용하다. 점의 내용을 끝까지 지키다’
· ‘敢弗于從’에서 ‘弗’(불)은 ‘힘쓰지 않는다’(여기서는 동사의 구실을 한다)
· ‘有指疆土’에서 ‘有指’는 ‘지시하다, 가리키다’
“내 오래도록 염원하여 이르기를 ‘하늘이 은나라를 망하게 하는 것이 농부와 같으시니, 내 어찌 감히 나의 밭일을 마무리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하늘 또한 전에 나라를 편안하게 할 사람들에 대해서 아름답게 여기신다’고 했다. 내 어찌 점을 극도로 활용하여 감히 영토를 확장하도록 지시한 부왕의 뜻을 따르는 데 힘쓰지 않을 수 있겠는가. 하물며 지금 점이 아울러 길함에 있어서랴! 그리하여 나는 크게 한번 그대들과 동쪽으로 정벌하러 갈 것이다. 천명은 어긋나지 않는다. 점에서 말해준 내용이 이와 같으니라,”
* [강 설(講說)] ————————
성왕은 ‘하늘’과 ‘점’과 ‘무왕의 권위’를 이용하여 자기가 일으킨 전쟁의 정당성을 확보하려 했다. 그런데 하늘의 뜻을 앞세워 백성을 탄압하는 것은 모순이다. 하늘의 뜻을 따르면 백성들에게 지지를 받게 되어 있다. 그러므로 백성들에게 지지를 받지 못하는 경우는 하늘의뜻을 따르지 않았기 때문이므로 자기 반성을 하여 하늘의 뜻을 따르도록 해야 한다. 그런데도 도리어 백성들을 탄압하는 것은 자기의 잘못을 백성들에게 전가하는 것이다.
이렇게 보면 성왕은 상당히 문제가 많은 임금으로 보인다. 주공과 소공의 탁월한 보좌가 없었다면 아마도 주나라는 급격히 패망의 길로 치달았을 것이다.
書經集傳(下) 卷七 周書 |
[8] 微子之命
微는 국명이요 子는 爵位이다. 成王이 이미 武庚을 죽이고 미자微子를 宋나라에 봉하여 湯王의 제사를 받들게 하였는데, 사관이 그 誥命을 기록하여 이 篇을 만들었으니 今文에는 없고 古文에는 있다.(微는 國名이요 子는 爵也라 成王이 旣殺武庚하고 封微子於宋하여 以奉湯祀하신대 史錄其誥命하여 以爲此篇하니 今文無, 古文有하니라.)
1. 王若曰 猷라 殷王元子아 惟稽古하야 崇德하며
象賢하여 統承先王하야 修其禮物하야 作賓于王家하노니
與國咸休하야 永世無窮하라.
2. 嗚呼라 乃祖成湯이 克齊聖廣淵하신대
皇天 眷佑어시늘 誕受厥命하샤 撫民以寬하시며
除其邪虐하시니 功加于時하시며 德垂後裔하시니라.
· ‘猷’(유) ; 감탄사로서 ‘아아!’라는 뜻으로 쓰였다.
· ‘殷王元子’에서 ‘元子’는 ‘장자(長子)’ / ‘象賢’에서 ‘象’은 ‘본받다’
· ‘修其禮物’에서 ‘禮物’은 ‘예악(禮樂)과 문물(文物)’
· ‘作賓于王家’에서 ‘王家’ ; 여기서는 ‘주나라 왕실’ /
· ‘乃祖成湯’에서 ‘乃’(내)는 ‘너, 그대’
· ‘克齊聖廣淵’에서 ‘齊’(제)는 ‘마음을 가다듬다’, ‘淵’(연)은 ‘깊다, 연못’
· ‘眷佑’(권우)에서 ‘眷’(권)은 ‘돌아보다’ / ‘功加于時’에서 ‘時’는 ‘당시(當時)’.
왕이 다음과 같이 말했다. “아아! 은나라 왕의 원자야. 오직 옛것을 살펴 덕 있는 자를 높이고 현멍한 자를 본받으며, 선왕을 계통적으로 이어받으며, 예악과 문물을 닦아서 우리 왕실의 손님이 되어 여러 제후국들과 다 같이 아름답게 되어서 영세토록 무궁할 지어다. 아아! 그대의 할아버지 탕임금께서는 엄숙하시고 성스러우시며 넓으시고 깊으셔서 하늘이 돌보고 도우시니, 그 명을 크게 받으시어 백성들을 너그러움으로 어루만지시며, 그 사나운 자를 제거하시니, 공이 당시 사람들에게 입혀졌고 덕이 후예들에게 드리워졌다.”
* [강 설(講說)] ————————
성왕(成王)이 반발하는 무경(武庚)을 죽이고 제을(帝乙)의 장자인 미자(微子)를 송(宋)나라에 봉하면서 당부한 내용이다. 내용이 너무 훌륭한 점으로 보아 성왕이 직접 작성한 것이 아니라 주공(周公)이나 소공(召公)에 의해 작성된 것으로 짐작된다.
3. 爾惟踐修厥猷하야 舊有令聞하니 恪愼克孝하며
肅恭神人일새 予嘉乃德하야 曰篤不忘하노라
上帝時歆하시며 下民祗協할새 庸建爾于上公하야 尹玆東夏하노라
4. 欽哉하야 往敷乃訓하야 愼乃服命하야 率由典常하야
以蕃王室하며 弘乃烈祖하며 律乃有民하야
永綏厥位하야 毗予一人하야 世世享德하야
萬邦作式하야 俾我有周로 無斁게하라
5. 嗚呼라 往哉惟休하야 無替朕命하라.
· ‘爾惟踐修厥猷’에서 ‘猷’(유)는 ‘길, 도리’ / ‘恪愼克孝’에서 ‘恪愼’(각신)은 ‘삼가다’
· ‘上帝時歆’에서 ‘時’는 ‘시(是)’와 통용. ‘歆’(흠)은 ‘흠향(歆饗)하다’
· ‘庸建爾于上公’에서 ‘庸’은 ‘용(用)’과 통용. ‘용(用)’은 ‘이(以)’의 뜻이므로,
‘그 때문에, 이에’ 등으로 해석할 수 있다.
· ‘尹玆東夏’에서 ‘尹’(윤)은 ‘(윗자리에서) 다스리다’. ‘東夏’는 ‘주나라의 동쪽 땅’을 말한다.
주나라 사람들은 ‘하(夏)나라’의 후계자라는 의식이 있었기 때문에 '하(夏)'란 말을 썼다.
· ‘愼乃服命’에서 ‘服’(복)은 ‘일’, ‘服命’은 ‘일과 신명, 일과 천명’
· ‘以蕃王室’에서 ‘蕃’(번)은 ‘우거지다, 늘다, 많다’ / ‘萬邦作式’에서 ‘式’은 ‘모범’
· ‘無替朕命’에서 ‘替’(체)는 ‘쇠퇴하다, 폐하다’
“그대는 그 도리를 실천하고 닦아서, 예로부터 아름다운 소문이 있고 삼가 효도를 잘하며 신과 사람들을 엄숙하게 공경하니, 내 그대의 덕을 가상히 여겨 ‘독실하여 잊지 않는 사람’이라 하노라. 하느님께서 에 흠향하시며 아래 백성들도 공경하고 화합하니, 이에 그대를 상공의 반열에 세워, 이 동하를 다스리게 하나니, 경건하게 다스릴지어다. 가서 그대의 교훈을 펴고, 그대의 일과 명을 신중히 하여, 법과 원칙을 따르고 말미암아서, 우리 왕실을 풍성하게 하며, 그대의 빛나는 할아버지의 덕을 넓히고, 그대의 백성을 규율로 다스려, 길이 그 자라를 안정시키며, 나 한 사람을 도와서 대대로 덕을 누리며, 만방에 모범이 되어 우리 주나라로 하여금 싫어함이 없게 하라. 아아! 가서 오직 아름답게 하여 나의 명을 폐하지 말라.”
* [강 설(講說)] ————————
성왕(成王)이 동쪽의 나라를 ‘동하(동夏)’라고 한 것을 보면, 주(周)나라 사람들은 서쪽 땅을 소유하고 있었던 옛날 하(夏)나라의 맥을 잇고 있다는 의식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이에서 보면 하는 서쪽에서 발원한 ‘서부족’들이 자기들의 나라를 상징적으로 표현하는 보통명사로 쓰이고 있는 말임을 알 수 있다.
<계 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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