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길의 침목이되어 누워 있으리
황득 김한규
추호도 만날 수 없는 두 가닥
단 한치의 오차도 없이
팽팽히 달려야만 하는 두 줄기
그저 서로가 서로를 정확한 간격을
유지해야만 존재할 수 있고 가치를
존속시킬 수 있다는 것.
그 간격은 엄청난 세월과
무게를 지탱하고 있다.
그런데
그 가치와 존재는 말없이 누워 있는
침목 없이는 아무 소용이 없다.
차창 밖으로 미끄러져 가는
황홀한 풍경들은 모른다
"단풍속을 달리는 주말 오후의 열차"로만 보일 뿐
침목은 침목으로써 만족한다.
오직
레일위를 달려 줄 것을 희망할 뿐
차디찬 세월과
터질듯한 고통을
외로이 지켜 가면서
인동초(忍冬草)보다 더 모질게
조심스레 숨쉬고 있다.
1996년 10월 作 皇得
첫댓글 침묵은 금...눈빛으로 말해요.좋은 시로 아침을 엽니다.
강산들꽃님
댓글 주심에 감사드립니다.
오늘도 건필, 건승, 건강 꼭 챙기시길
소망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