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10일 멜 하바 (안녕 하세요)
터키를 소개할 때 꼭 등장하는 파묵깔레로 갔다. 온천수가 산 표면으로 흘러 크림색의 종유석을
만들었고 칸칸이 다랑이 논처럼 생긴 하얀 석회붕에 온천물이 고여 하늘 보다 더욱 고운 빛을 담
고 있다. 바지를 걷고 들어가니 발이 따뜻하다. 그 옛날 치료 효과를 찾아 온 환자들이 산상에 도
시를 이루었고 그들 중 다수는 이곳에서 수명을 다하여 근처에 공동묘지도 있단다. 계단식 물웅
덩이가 깊지 않아 몸을 담을 수는 없었고 군데군데 미끌하여 쾌적하지는 않았지만 겨울에는 따뜻
함이 최고다. 고대도시 에페소로 향했다.
터키는 이슬람 종파중 수니파(사우디,순한파)에 속한다. 시아파는 이란 등 극렬주의 들이다. 사람
들의 의상에서 종교의 정도를 알 수 있단다. 신앙심이 지극-머리 손 등 몸을 모두 검은 천으로 가
리고 남자는 콧수염과 턱수염을 기른다. 평범한 이슬람녀는 머리에 스카프만 쓰고. 남자가 머리에
흰 뜨개실로 짠 모자를 쓰고 코, 턱수염을 길렀다면 메카에 성지순례를 다녀온 사람이란다.
가이드 설명 중 누구의 폰이 울린다. 여행은 일상에서 떠남인데 자동 로밍되는 신식폰 덕분에 부산
의 아이가 전화로 따라왔다. ‘식탁의 국이 상했다고? 냉장고에 넣어라고! 등 이슬람 여행중에 김 빠
지는 소리가 들린다. ‘너무 좋아 나쁜 세상’
3시간 달려 고대 로마의 마을에 들어왔다. 대리석의 도시. 바닥도 건물도 기둥도 조각상도 모두 대리
석이다. 나이키 상표를 제공한 니케신을 비롯한 여러신들도 만나고 기원전 138년에 지어진 세계3대
도서관인 셀수스도서관의 원형전면을 본다. 시장, 화장실, 사창가들의 자취도 엿본다. 모든 대리석
기둥에는 조각이 가득하다. 문 입구 높이 메두사가 보인다. 요즘 머리를 뽀글뽁은 내가 가끔 메두사
꿈을 꾼다. 터키에서 가장 보존상태가 좋다는 원형극장에 들어섰다. 2만5천명 수용(도시민의 4/1)하
고 현재도 공연장으로 사용되는 곳이다. 노래 좋아하는 가이드가 다시한번 앵콜하고 우리의 카수 이양
은 아리랑을 부르려다 순간 가슴속 조국사랑에 목이 울컥하는지 곡을 바꾼다. 햇볕 가득하여 노래소리
가 멀리 울러 퍼지고 다른 종족은 우리를 구경하고 박수를 보낸다.그 옛날 습기방지를 위해 2중벽으로
지어진 도서관을 비롯한 대리석도시의 유적들이 교과서속 로마에 대한 경외심을 불러일으킨다. 곳곳
에 쌓인 돌 무더기, 기둥조각등이 아직도 쉬엄쉬엄 복원 중임을 말해 준다.
가죽 옷집에 가서 터키가죽을 사 입은 여자 둘이 내내 옷자랑 할라꼬 고개들고 왔다리갔다리 한다. 이즈밀
에 와서 비행기를 타고 이스탄불로 가련다. 대기실의 수많은 사람속에서 노랑머리 파란눈의 아줌마랑 눈이
마주쳤다. 날 향해 웃고 있다. 나도 호감담아 웃었다. 타종족에 대한 호기심이 언어로 제한되어 안타깝다.
승리의 여신 니케
아래 물이 흘러 수세식인 로마의 공동 화장실
터키 사람의 궁디가 네모인지 확인 못하고 왔다.
첫댓글 궁디는 네모, 똥꼬는 동그라미? 하하.
참 재밌네여 ㅎㅎ
십여년 전에 다녀온 곳이라 더 관심있게 읽었습니다. 기독교 초기의 핍박을 피했다는 갑바도기아, 데린구유. 괴레메 등등 여러곳이 기억에 남습니다. 개인적으로 저는 보스포러스 다리가 참 아름답고 의미도 있어 기억에 오래 남아있습니다. 제가 못 가본 곳의 관광도 이참에 싫컷 했습니다. 터키 여행은 피곤하던데. 돌아와서 몸살이나 앓지 않으셨는지요?
보스프러스 해협은 지형상으로 이미 많은 이야기를 간직한 듯 했습니다. 노는 체질이라 몸살은 안 했습니다.고맙습니다
거기 바닥에 <발크기>재는 곳이 있지요? 난 재 보니께로 통과입디더...시대만 맞았으면 좀 더 놀다 올낀디, 짐승 ㅎㅎ(부언;발보다 크면 어른이니께 색시들하고 놀아도 된다는 면허증이라)
재치가 빛나는 여행기, 잘 읽었습니다.
선생님, 모임에 결석한 부산 반 동무입니다. 다음에 뵙겠습니다.읽어주셔 고맙습니다-최정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