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국보고 (3)
이 세상 어느 제왕이 일직이 이러한 사랑과 존경을 한 몸에 받을 수 있었을까?
오늘날 어느 나라 대통령이 이토록 사랑으로 열광하는 국민을 거느리고 있을까?
성 베드로 광장에서 우리 신자들의 교황님을 향한 그 사랑과 열정은
바로 교황님을 통해 예수 그리스도에게 보내는 사랑과 존경, 그리고 호산나의
환호소리인 것이다.
회의를 위해 우리는 옛 Domus Marie로 돌아왔다.
금년 대회에서는 기존 임원 중 4 사람을 남기고서 모두가 새로운 얼굴로 바뀌었다.
새로운 임기를 맡는 이사들의 orientation을 위해서, 또한 단체의 연속성을 위해서도
우리 4 사람의 참석이 꼭 필요했었다.
새로운 교황님 탄생과 새로운 이사진....우리는 새로운 출발의 첫발을
이 날 디뎌놓은 것이다.
이 회의 과제는 세계대회에서 결의된 바, 앞으로의 4년 동안 해야 할
우선과제에 대한 논의를 하는 한 편 각 분과장과 분과의원을 정했다.
이와 동시에 매일 시간을 내서 교황청 안에 있는 각 성성을 방문하는 시간을
가지도록 짜저있었다.
이는 마치도 우리가 서울 대교구에 가서 그 안에 있는 모든 행정부처를 방문하고
그 부처의 머리되는 분을 만나 설명도 듣고 또한 질문을 할 수 있는 시간을 갖는
것과 비슷한 것이다.
예를 들면 한마음한몸 운동본부를 찾는다던지, 평신도 담담이신 염수정 주교님이나
사회복지 담당이신 김운회 주교님을 예방한다던지 하는 작업인 것이다.
그렇게 함으로써 각 부처와 상호 관계를 맺고 상부상조 할 수 있는 정보를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나와 회장과 사무총장 세사람은 우선 세계복음화 위원회의 위원장이신
Ivan Dias추기경님을 방문하였다. Ivan Dias 추기경님은 80년대에 한국
바티칸 대사로 주재하신 적이 있고 궁정동에 있는 대사관은 세종로성당
관활 하에 있기 때문에 내가 그 곳에 몸담고 있을 때에 그 분 환영식 때
통역을 맡았었고 그 후에도 친숙하게 지낸 바 있어 너무나 반가웠다.
나의 첫 손녀가 성탄절에 태어나서 이 애기의 세례명을 '나따리아'라고
명명하여 주신일도 있다.
성격이 활달하시고 내가 알기로는 아마도 10 개 국어 쯤 구사할 정도로
어학에 능통하여 어디로 가시던지 인기가 있는 분이다.
특히 뭄바이 (옛 봄베이) 대주교가 되신 후 그 곳 한인 교우들을 위해
한국어로 미사를 올려주신다는 소문을 듣고 있었는데 추기경으로 추대되어
교황청에 상주하시게 된 것이다.
인간의 인연이란 참으로 끈질긴 것인가 보다.
우리는 서로의 얼굴에서 20년 세월이 할켜간 흔적을 바라보면서도
마냥 반갑기만 했다.
다음에 찾은 곳은 'COR UNUM'이라는 부서이다.
지난 1월 23-24일에 걸처 바티칸의 New Synod Hall에서 ' DEUS CARITAS EST'
(하느님은 사랑이시다) 세게자선 회의를 연 곳도 이 부서이다.
말하자만 이곳은 우리 교구의 한마음 한몸 운동본부와 사회복지부를 합친 것과
같은 곳이라고나 할까. 꼭 맞아떨어지는 비교는 아니지만
요한 바오로 6세가 1971년에 직접 창설하셔서 그리스도의 사랑을 애긍(charity) 로
전달하는 곳, 가장 도움이 필요한 곳에 그리스도의 사랑이 물직적 도움으로
전달케 하는 곳이다.
40년을 교황청에서 지내셨다는 몬시뇰은 비길 데 없는 우아함과 친절로써
우리를 맞아주셨다. 그리고 모임 끝에 근처에 있는 단골 식당에서 후한
점심대접까지 해 주셨다. 그 곳 주인은 이태리인 특유의 자지러지게
반가워하는 몸짓으로 우리 일행을 맞았고 미리 준비해 놓은 음식을 척척
날라다 주었다. ‘세월아 가거라’ 식의 이태리식 식당에 익숙한 우리는 이
사실에 대해 매우 흡족해 했다. 다음의 빡빡한 일정에 쫏기고 있었기에.....
몬시뇰은 한반도, 특히 북한사정에 대한 관심을 보이셨고 나에게는
예의상 한 국에 대해 여러 가지를 물어보셨다. 우리 남한과 북한 사정에 대해
열심히 설명하고 있는 나에게 갑자기 “그런데 당신은 어디서 그런 유창한
영어를 배우셨오?” 하며 불쑥 질문을 던지셔서 나를 당황케 하였다.
“대학공부는 미국에서 했습니다” 했더니
“그런데 한국에서 오시는 수녀님들이 어학이 부족하여 좀 고생을 하시는 것
같더군요”하고 극히 외교적으로 말씀을 하셨다.
나는 오늘날과 같은 세계화 시대에 똑똑한 한국 국민이 세계무대에서 어학 때문에
실력 발휘를 못 하고 많은 고생을하는 경우를 다시 한 번 안타깝게 생각했다.
교황청에 계시는 추기경짐, 주교님들은 적어도 삼, 사, 오개국어에 능통하심을
알고 있다. (구라파에서는 교육을 그렇게 받고 있는것 같고 나라들이 인접하고
있으니 그리 어려운 일도 아니질 않는가 싶다.)
가톨릭 교회는 보편교회가 아닌가? 그러지 않고서 어떻게 세계에 흩어져 있는
교회들를 능히 관장할 수 있겠는가.......
이런 식으로 우리 34 임원들은 여러 팀으로 나뉘어 매일 여러 성성을 방문하였다.
그리고 돌아와서는 빡빡한 일정에도 불구하고 그 날 방문한 내용을 서로에게
보고하는 시간을 가졌다. 이는 새로운 이사들에게 큰 감명을 주었고 깊은
인상을 남긴 것 같았다.
-계속-
첫댓글 고맙게 계속 회장님의 귀국보고를 잘 보고 있습니다. 일찍이 하느님께서 이런 귀한 인물로 쓰시고자 미국 유학을 보내셨나 봅니다. 태국 피정 갔을 때 회장님의 언어 실력 정말 놀랍고 자랑스러웠습니다. 건강 유의 하시고 감사합니다.
책임 맡으신 일, 또 직간접적으로 신경을 쓰셔서 일을 진행하실 일이 얼마나 많으실텐데... 따뜻한 시선과 여유로운 마음으로 자세히 보고를 해 주시니 정말 감사합니다! 저는 한 가지 일에 쫓기면 벌써 사람이 딱딱해지는데요.
한국 사정과 비교해서 알기 쉽게 써 주신 글 잘 읽었습니다. 여기서도 역시 '만남의 신비'를 체험하셨군요. 외국어는 선교활동에도 필수로군요. 자녀들을 잘 가르쳐야겠습니다. 교황청에 관해 조금이나마 알 수있고, 느낄 수 있는 유익한 말씀 감사합니다.
우리들 Catholic교회의 수뇌부 교황청의 여러 성성을 방문하시고 오셨으니 우리나라 Catholic 교회에, 특히 여성연합회의 발전에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영어는 어쩔 수없이 global하게 사용되고 있으니 우리 젊은이들도 잘 배워두어야 자신에게도 유리할 것입니다. 오덕주회장님 연세도 점점 많아지시는데 장거리 여행으로 활약하시니 감사드립니다.
오덕주 회장님의 낭랑한 유창한 영어 로 우리나라 를 말씀하시는 모습이 눈에 선합니다. 정말 노고 많으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