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난에 시달리던 집에서 입이라도 덜 요량으로 어린 나이에 일찍 시집간 처자가 있었습니다.
시댁은 밥술이나 뜬다는 집이지만 어린 며느리에 대한 시집살이가 호되디 호되었지요.
시어머니는 끼니 때마다 쌀을 직접 되어서 며느리에게 주었는데
그 양이라는 것이 다른 식구들 밥그릇에 담고 나면 자기 밥그릇에는 담을 것이 없는 정도였습니다.
남편이 시치미를 떼고 " 오늘은 밥맛이 없어서...." 해가며 두어 숟가락 남겨 상을 물리면
부엌에서 눈치껏 얻어먹는 배고픔과 서러움의 날들이 이어졌습니다.
보릿고개가 막바지에 이르른 늦은 봄의 어느날
늘상처럼 고픈 배를 졸라매고 솥뚜껑을 연 며느리는 밥냄새에 정신이 아찔해졌습니다.
넋이 반쯤 나간 채 밥을 푸다 문득 밥주걱에 붙은 밥알을 보고 아무 생각 없이 뜯어 입에 넣었습니다.
"아니, 이 못된 것이 시어른 진짓상을 올리기도 전에.....너 이 못 배워먹은 도둑......."
어린 며느리는 그 자리에서 그만 혼절하여 결국 숨이 끊어지고 말았답니다.
뒷산 중턱 언저리에 제대로 묘를 쓰지도 못하고 거적에 말려 묻혀진 이 불쌍한 며느리의 무덤 주변에....
얼마 지나지 않아 이름 모를 풀들이 돋아나기 시작했지요.
여름이 지나며 꽃이 피어났는데 그 꽃잎이.......눈물겹도록 서러웠습니다.
"보세요, 어머니.
겨우 밥알 두 알 입에 물었습니다......"
어찌 며느리와 시어머니 관계 뿐이겠습니까....?
억압과 속박의 시절을 거치는 동안
지배계층과 피지배계층, 상부구조와 하부구조, 슈퍼 갑과 초라한 을 사이에 언제나 존재해온 불평등과 비인격에 대한
눈물겨운 하소연의 소리없는 아우성이지요.
오늘 아침, 산모퉁이에서 만난 며느리밥풀꽃 집단 자생지를 보며 마음을 다잡았습니다.
이제 우리 소작파는 모멸과 오욕으로 얼룩진 과거를 청산하고자 합니다.
우리가 지은 것도 아닌데 우리에게 씌워졌던 굴레 - 소작(小作) 을 벗어버리려 합니다.
더 이상 남의 터에서 눈물 섞인 땀 흘려가며 빌붙어 사는 잉여의 존재가 아닌
스스로 당당하여 스스로 빛을 발하는 - 스스로 자 (自) 빛날 빈(彬) ....shall not perish from carom world....!!!
첫댓글 스스로 빛을 낸다는 뜻의 또다른 단어에
"발광"이 있습니다.
우리....잘못 건드리면 빛만 내지는 않을 겁니다...!
자반파의 탄생을 진심으로 축하합니다
고래 잡아 소금 뿌려 만든 자반.....ㅎ
자빈...빈...아닌가요? 글쿠 고래 잡는다는...ㅋㅋㅋ
소작파에 무신 그리 슬픈 서러움이 있길래....
저 불쌍한 며느리밥풀까지 동원하셨는지?
일박이일간 생각해봤는데....
소작보다는 자빈...쪽이 더 나아보입니다.
몇번을 입에 올려보니.. 에상밖으로(?) 있어보입니다.. ~~
두분이 아직 자체발광할 정도로 모발이 빠진 것은 아닌 걸로 압니다만 ... ㅋ~
유전적으로보나 진행 속도로 보나
당연히 다가올 미래를 두려워하지는 않습니다.
오히려 당당하게 미리 받아들여
온 천하에 스스로 빛을 내는 자빈으로
우뚝 서렵니다.
아..재미있네요.
그런 야그였군요.
자반파 탄생 설화를 이렇게 엮어내시다니...훌륭하십니다.
개명에 관한 한은 신의손님의 재가를 받아야 할듯 합니다
아닙니다.
저보다 탁월하신데요..뭘.ㅎㅎ
행여 무심코라도 "자반"으로 입에 올리신다면
조선을 이씨조선 혹은 이 왕가로 호칭하고
창경궁을 창경원으로 억지 개명하여
우리의 민족정기를 더럽히고자 획책했던
일제의 간계와도 같은 책략에
또다시 말려드는 것임을
조선 역사에 해박하신 신의손님께서
모르실 리 없다고 감히 진언드리는 바입니다.
자빈파??? 반 이 아니구요....
만일, 동일한 결과에 지속적으로 노출된다면
길들여진 것에 대한 무감각한 대응을 하게 됩니다.
신장개업으로 온전히 떨치고 일어나셔서, 자빈파의 권위에 복종하게 만드세요^^
귀협의 변함없는 격려....
천군만마를 얻은 듯 하옵니다.
몽돌파 화이팅!
재밌는 글 잘 보고 갑니다.ㅎㅎㅎ
빛나리의 어원이 자빈이었군요. 많지않은 나이에 저도 자빈파에 일원이 된것같네요.
좋은글 잘 보고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