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아침 일찍 실습장에 가는데 날씨가 무척 맑았습니다.
하늘에 구름한 점 없고 푸른 하늘이 끝없이 펼쳐져 있었는데
멋있다고 생각되는 것이 아니라 오늘 무척 덥겠다는 걱정이 앞섰습니다.
아니나 다를까 한낮에는 기온이 30도 가까웠습니다.
3일 있으면 망종이고 하지가 2주 앞으로 다가왔으니 더운 것은 당연합니다.
그러나 아직 6월초인데 더워도 너무 더운 날씨입니다.
오늘 실습은 1. 퇴비 확인 그리고 만들기, 2. 공동밭의 감자 관리, 3. 포도 농장에 가서 포도알솎기 4. 텃밭 관리를 하였습니다.
1. 퇴비 확인과 퇴비만들기
퇴비장에서 실습 선생님과 함께 2주 쯤 전에 묻은 퇴비를 확인했습니다.
그때 이것저것 많이 넣었는데 음식물 쓰레기들이 형체도 없이 사라졌습니다.
저는 집에서도 퇴비를 만들고 있는데 집에서는 이상하게 그렇게 잘 썩지 않았습니다.
실습장에서는 비닐을 덮었고, 이미 발효되어 있었던 퇴비와 잘 섞였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비닐 덕분에 더 뜨거운 열이 보존되어 있었고 활동이 왕성해진 발효균이 적당히 추가되어
더 활발하게 발효된 것 같습니다. 그리고 실습장 퇴비는 왕겨를 두껍게 쌓아서 적당한 압력이 있었고
물을 많이 뿌려주었는데 밑으로 스며들어 수분 상태가 적당하였던 이유도 큰 것 같습니다.
저는 시골집에서 붉은 고무통에 퇴비를 넣어두었는데
나중에 돌아와서 실습장의 퇴비 상태와 비교해보니 물기가 너무 많았습니다. 그리고 탄소질이 너무 없어서 일부는
썩고 있었습니다. 주변에서 마른 풀과 나뭇가지를 모아서 탄소질을 보충하고 벽돌을 두개 얹어두었습니다.
몇개월을 기다릴 셈이었는데 잘 관리하면 1개월 정도면 충분히 발효된 퇴비를 얻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공기구멍을 더 많이 뚫어주고 고무통을 하나 더 준비해서 자주 뒤집어 주어야겠습니다.
바닥에 있는 습기가 배출되지 않아 안에서 퇴비가 썩고 있으니 바닥에도 구멍을 많이 뚫어야 겠습니다.
2. 공동밭의 감자관리
감자밭의 실습 담당 선생님으로부터 감자밭 관리 설명을 들었습니다. 감자는 벌써 애기 주먹만하게 자라나 있었습니다. 앞으로 18일 지나면 하지이니 그때쯤에는 충분히 자라 수확이 가능할 것 같습니다.
먼저 벌레 피해를 관찰했습니다. 감자 잎파리에 벌레먹은 부분이 분명히 보여서 어디에 문제가 있는지는 쉽게 알아차릴 수는 있었습니다. 그런데 익충 무당벌레와 해충 무당벌레가 같이 섞여 있어서 무심코 죽이고 나니 익충이라고 해서 깜짝 놀랐습니다. 등이 반질거리고 점이 적게 단 것이 익충 무당벌레라고 하니 조심해야겠습니다. 조그만 애벌레 새끼들이 여기저기에 정말 많이 있어서 놀랐습니다.
다른 도구나 약제를 준비하지 않고도 손가락으로 간단히 눌러서 해충을 박멸하니 편하지만, 그게 쉽지 않았습니다. 부처님이 눈앞에 어른거려서요. 제가 집에 심은 감자밭에서는 특히 심할 경우를 제외하고는 적당히 포기해야할 것 같습니다. '쪼그마한 그 생물도 하루라도 더 살려고 아둥바둥 거리면서 그 뜨거운 뙤약볕 아래에서 감자잎을 열심히 갉아먹고 있는데.... 더구나 감자잎은 내가 먹을 수 있는 것도 아니고... 그 밑의 감자가 피해를 보겠지만....' 이런 생각을 했습니다. 하지만 어느 선을 넘으면 용서를 하면 안되겠지요. 아마도 해마다 그 벌레들이 더 늘어날테니 말입니다. 집에 돌아와 감자밭으로 뛰어가 여기저기 확인했습니다. 다행히 아직 보이지 않습니다. 그런데 우리집 감자밭은 거름을 거의 안해서 그런지 아직 성장이 더 딥니다. 실습장의 감자를 다 수확한 뒤에나 감자 수확이 될 것 같습니다.
저는 감자를 3종류 정도 심었는데 감자를 심으면서 표시를 하지 않은 것을 후회했습니다. 그러나 오늘 실습장의 감자밭을 보니 후회할 필요가 없게 되었습니다. 감자 종류별로, 즉 홍감자, 수미감자 등 종류별로 감자 잎이며 잎파리의 색깔이나 성장세가 다르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밭에 올라온 감자잎의 겉모습을 보면 대략 그 감자의 종류를 구분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감자 밭에 잡초가 그렇게 많지 않아 신기했습니다. 잡초들이 감자 잎과 줄기에 완전히 압도되어 불쌍할 정도였습니다. 간간히 자란 잡초를 뽑아주기는 했지만 .... 우리 집의 감자밭도 이렇게 관리를 해야겠습니다.(그런데 아마도 제가 못본 사이에 곳간지기 선생님이나 동기분들이 잡초 관리를 자주 해주셨겠지요.)
오늘 감자밭 실습선생님에게 난각칼슘에 대한 이야기를 다시 들을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집에서 난각칼슘을 만들어 놓기는 했는데 언제 어디에 써야할 지 보관만 하고 있었습니다. 감자를 오래 보관하는데 좋고 또 토마토가 물러 터지지 않는데 효력이 있다고 하니 지금 감자밭과 토마토 밭에 집중적으로 뿌려야겠습니다. 자료를 찾아보니 칼슘은 뿌리의 성장에도 도움이 된다고 하니 지금 느리게 자라고 있는 고추 모종에게도 좋을 것 같습니다.
3. 포도농장의 포도 알솎기
아라포도 농장에 오랫만에 다시 왔습니다. 포도가 이미 왕성하게 자라고 있었습니다. 그 커다란 포도 잎파리들이 지붕을 덮고 있어서 경치도 아름답고 그 아래가 시원했습니다. 포도밭 관리자분에게 설명을 듣고 알솎기를 했습니다. 알 솎는 일이 조금은 중독성이 있어서 아주 재미있게 시간가는 줄 모르고 솎았습니다. 같은 나무를 분양 받은 동기분이 오지 않아 저는 1그루를 모두 솎는 기회를 얻었습니다. 이국장님의 말씀대로 역시 남의 포도를 솎는 것이 부담없이 좋았습니다.
이렇게 많은 포도를 솎았으니 우리 집에서 키우는 포도도 잘 솎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런데 제가 키우는 포도는 솎을 포도알이 없습니다. 우리집 포도는 무슨 종류인지 열매가 매우 듬성듬성 나고 있습니다. 거름도 주지 않고 포도 순 관리며 잎 관리도 전혀 하지 않고 지켜만 보고 있는데 포도 알송이들도 여전히 크지 않고 그렇게 작을까봐 걱정입니다.
오늘 포도나무 농장에서 좋은 지식을 한가지 알게되었습니다. 포도는 포도나무 겨드랑이에서 포도알이 자란다는 것입니다. 물론 그렇게 키운 것이겠지만 줄기의 팔뚝 부분은 포도 잎파리들이 자라나고 줄기의 겨드랑이 부분, 즉 큰 줄기와 작은 줄기 사이에서 1, 2송이의 포도가 열리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그것을 잘 이용하면 사각형의 포도나무 정자를 만들 수도 있고(처음 포도밭 주인이 설명한 곳), 포도나무 울타리(각자 포도를 분양받은 곳)를 만들 수도 있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시골 길을 가다보면 여러가지 포도나무 관리틀을 볼 수 있지만 이곳 포도나무 농장처럼 포도 잎파리까지 분명하게 잘 관리하는 곳은 보기 힘듭니다. 저에게는 여러모로 도움이 된 포도 알 솎기였습니다.
4. 텃밭관리
오늘 아침 8시 실습장에 도착하자마자 제 텃밭으로 달려갔습니다. 2주 만에 보기 때문입니다. 그 사이에 많은 것들이 달라졌습니다. 우선 시들거리던 대파가 싱싱하게 머리를 쳐들고 서있는 것이 신기했습니다. 그리고 토종상추를 보았는데 씨를 받기 위해서 남긴 1그루를 빼고 두 그루가 모두 자라지 않은 상태로 그대로 있었습니다. 2주 전에 잎을 4개정도 남기고 땄는데 너무 많이 따버린 모양입니다. 이 상추가 자라기 위해서는 더 많은 이파리가 필요했던 것같습니다. 그 상태로 변함이 없으니 걱정입니다. 이파리를 따지 않은 상추는 잘 자라고 있었습니다. 모종으로 받은 상추들은 치커리도 그렇게 모두 아주 잘 자라고 있었습니다.
상추와 관련하여 오늘은 좋은 기술을 배웠습니다. 텃밭관리를 도와주시는 선생님과 상추따기 전문가 수준의 동기분으로 부터 상추 따는 기술입니다. 저는 상추를 제대로 키워본 적이 없어서 상추 따는 것을 잘 못합니다. 이파리를 잡고 위로 뜯어내니 상추가 다 잘리지도 않고 뜯어낸 상추 모양도 이쁘지 않습니다. 그렇게 뜯어 버리니 상추가 자라는데도 안좋은 영향을 미친 것 같습니다. 그런데 상추를 딸 때는 상추의 맨 밑 한장의 줄기 부분을 손가락으로 지긋이 누르면서 옆으로 비틀어 따야한다고 합니다. 즉 이파리를 잡고 옆으로 살짝 비트는데 눈이 보는 시점은 상추와 줄기가 이어진 부분이고 그곳을 중심점 삼아 살그머니 돌려줍니다. 상추가 잘 자라고 있고 또 옆에 전문가분들이 항상 계시니 금년도에 상추따는 기술은 정말로 완벽하게 배울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고추는 모두가 잘 자라고 있었는데 원래 모종이 부실했던 고추 2개는 역시 자람이 부실했습니다. 키가 다른 고추의 1/2정도밖에 자라지 못하고 있으니 앞으로 계속 그렇게 발육이 부진할까 걱정입니다. 가지도 꽃을 피우고 잘 자라고 있었습니다.
토마토는 곁순이 여러개가 나와서 본 줄기와 곁순이 구분이 안되고 서로 엉켜 있어서 풀어주고 관리하는데 가장 시간이 들었습니다. 오늘은 실습 선생님이 토마토 곁순제거에 대해서 다시 상세히 설명을 해주셔서 그 설명을 듣고 실타레같이 얽힌 토마토 줄기정리를 완벽하게 해두었습니다. 다음 주에는 또 어디에서 곁순이 나올지 궁금합니다.
어떤 밭의 토마토는 제 밭에 심은 토마토 보다 크기가 2배 이상이 되어서 놀랐습니다. 그 밭의 주인에게 "거름은 언제 또 주었어요?"라고 물으니 별도로 거름을 준 적은 없다고 했습니다. 그러고 보니 제 밭은 밑거름 외에는 추가 거름을 주지 않고 모종을 심었습니다. 비가 와서 밭에 나가지 못해서 이론수업만 하고 귀가를 하여 웃거름을 주지 않았던 것입니다. 거름을 주고 안 주고가 이렇게 큰 차이를 만들어내다니 꼭 기억해두어야 겠습니다. 토마토 키도 그렇고 줄기도 제 토마토는 웃거름을 준 밭의 토마토보다 1/2정도 가늡니다. 그래서 불이나게 창고로 뛰어가 복합비료 한 바가지와 커피 찌거기 2바가지를 섞어 밭에 뿌려주었습니다. 그리고 집에서 가져온 오줌액비를 물에 섞어 몇차례 뿌려주었습니다. 다행히 풀멀칭을 철저하게 해두어 잡초는 거의 나지 않았습니다. 다음 주에는 어떤 변화가 있을지 기대가 됩니다. 혹시 비료를 너무 과하게 주지 않았는지, 뿌리쪽에 너무 가깝게 뿌리지는 않았는지 걱정이 되기도 합니다. 또 그 뒤로 아직까지 비도 오지 않아 걱정입니다. 이래저래 걱정이지만 그래도 행복한 걱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