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t1.daumcdn.net/cfile/cafe/999C084F5A30FF910D)
2017(83승79패 NL 중부 3위) : 6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은 무산. 같은 지구 라이벌 컵스는 염소의 저주를 극복했다. 그러자 과감하게 돈보따리를 풀었다. 월드시리즈 우승 멤버 덱스터 파울러(5년 8250만)와 악명 높은 지구에서 살아남은 좌완 불펜 브렛 시슬(4년 3050만)을 데려왔다. 모두 전력을 높여줄 수 있는 선수들이지만, 둘에게 1억 달러를 쓴 것은 무리했다는 평가였다. 유일한 좌완 선발이었던 하이메 가르시아는 유망주 세 명을 받고 트레이드 했다.
내부적으로도 화끈한 지원을 했다. 전년 대비 14승을 깎아먹은 마이크 매시니 감독은 2020년까지 임기를 보장 받았다(2018-20). 카를로스 마르티네스는 연봉 조정을 피하고 5년 5100만 달러 계약을 맺었다(2022-23년 팀 옵션). 2016년에 가능성(ops .800 22홈런)을 보여준 스티븐 피스코티도 6년 계약(3350만)으로 묶어뒀다(2023년 팀 옵션). 팀의 기둥 야디에르 몰리나도 잡았다. 5년 7500만 달러 계약의 마지막 시즌이었던 몰리나는 2018년 상호 옵션(1500만)도 있었다. 하지만 개막 전까지 계약을 연장하지 않으면 FA 시장에 나가 가치를 확인해볼 것이라고 전했다. 세인트루이스는 개막 직전 3년 6000만 달러 계약으로 몰리나를 만족시켰다. 외부 영입과 내부 단속을 동시에 한 세인트루이스는 지난시즌 실패를 만회하겠다는 의욕이 강했다. 한편 사무국은 휴스턴 내부 정보를 해킹한 세인트루이스에게 징계를 내렸다. 세인트루이스는 올해 드래프트 지명권 두 장(56, 75순위)과 200만 달러를 휴스턴에 넘겼다.
개막전부터 월드시리즈 우승팀 컵스를 만났다. 9회초 오승환이 윌슨 콘트레라스에게 동점 스리런 홈런을 내줬지만, 9회말 랜달 그리칙이 끝내기 안타를 때려냈다. 4월의 행보는 독특했다. 1승-3패-1승-3패-1승-3패로 널뛰기 승리를 올린 이후 3승-1패-3승-1패-3승으로 갈아탔다. 4월 24경기 12승12패, 5월 26경기 13승13패를 기록한 세인트루이스는 8월에 돌격 앞으로를 외쳤다. 8월13일 애틀랜타전을 승리하고 8연승에 성공. 컵스와 함께 지구 공동선두로 올라섰다.
9월에도 출발은 좋았다. 첫 11경기에서 9승을 쓸어담고 포스트시즌 도전을 이어갔다. 당시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세 팀의 성적이 워낙 좋았기 때문에(다저스 리그 1위, 애리조나 3위, 콜로라도 4위) 세인트루이스로선 와일드카드보다 지구선두 컵스를 잡는 것이 더 수월했다. 그런데 컵스를 잡지 못했다. 9월 중순 컵스 원정 3연전은 세인트루이스가 공동 선두에 복귀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였다. 하지만 카를로스 마르티네스가 첫 경기부터 무너지더니(5.1이닝 7실점) 다음 두 경기도 내리 패했다. 시리즈 스윕을 해야 될 상황에서 시리즈 스윕을 당한 것. 세인트루이스는 9월말 컵스와의 홈 4연전도 1승3패로 밀렸다. 9월29일 컵스와의 마지막 경기는 연장 11회말 접전 끝에 패배. 이 날 패배로 세인트루이스는 결국 포스트시즌과 또 한 번 엇갈렸다. 중요한 순간마다 방해한 컵스와의 시즌 전적은 5승14패. 컵스에게 한 시즌 14경기를 내준 것은 1978년(3승15패)이 있었다. 세인트루이스가 2년 연속 쓸쓸한 가을을 보낸 것은 2007-08년 이후 처음이다.
Good : 세인트루이스는 리그 3위(779)였던 팀 득점이 리그 7위(761)로 하락. 반면 야수 승리 기여도는 22.3에서 24.6으로 높이고 5위를 유지했다. 지난해 팀에서 가장 많은 승리 기여도를 올린 맷 카펜터가 3위로 밀려나고, 새로운 두 선수가 깜짝 등장했다.
토미 팸은 많은 사람들의 눈과 귀를 의심하게 만들었다. 작년만 해도 경기 후반 대수비로 투입되는 제4의 외야수가 팸의 역할. 올해는 파울러의 합류로 입지가 좁아져 트리플A에서 시즌을 시작했다. 그러다 파울러, 피스코티가 연이어 부상을 당하자 5월초에 승격됐다. 팸은 그 틈을 타서 주전 자리를 확보. 매력적인 슬래시 라인으로 명실상부 올해 세인트루이스 최고의 히트작이 됐다(.306 .411 .520). 아웃존 대응을 훌륭하게 해낸 것이 가장 두드러지는 변화(아웃존 스윙률/콘택트율 25.4→19.0%, 39.6→62.0%). 루상에서는 기동력이 부족했던 세인트루이스에 뛰는 야구를 첨가해줬다. 세인트루이스 20-20클럽 가입자는 2004년 레지 샌더스 이후 13년만(팸 23홈런 25도루). 수준급의 좌익수 수비(DRS 10)도 갖춘 팸은 129경기로 리그 야수 3위에 해당하는 승리 기여도 5.9를 만들어냈다. 조정득점창조력(wRC+) 148은 조이 보토(165) 지안카를로 스탠튼(156) 프레디 프리먼(152) 저스틴 터너(151)에 이은 5위였다. 2006년 드래프트 16라운드 지명자로 그리 주목받지 못했던 팸은 29세 다소 늦은 나이로 화려하게 날아올랐다.
![](https://t1.daumcdn.net/cfile/cafe/99EF214C5A30FFAD1A)
폴 디용(사진)도 혜성처럼 나타났다. 5월말 콜튼 웡의 부상으로 메이저리그에 승격. 대타로 나온 데뷔 첫 타석에서 콜로라도 마무리 그렉 홀랜드에게 홈런을 빼앗았다(올시즌 홀랜드의 첫 피홈런). 디용의 장타력에 매료된 세인트루이스는 웡이 돌아오자 다른 방안을 생각해냈다. 2년차 부진에서 헤어나오지 못하는 알레드미스 디아스를 강등시키고 디용에게 유격수를 맡긴 것. 디용은 믿음에 보답했다. 25홈런은 팀 역대 신인 2위(2001년 앨버트 푸홀스 37홈런). 우려했던 정확성도 나쁘지 않은 모습이었다(.285 .325 .532). 수비에서 간혹 실책을 범하긴 했지만, 디아스만큼 재앙(DRS -10)은 아니었다(디용은 지난 겨울부터 유격수 수비를 연습했다). 디용의 활약을 누구보다 기뻐한 매시니 감독은 공격력에 대해서는 "amazing" 수비력에 대해서는 "surprising"이라고 표현했다. 뛰어난 타자 유망주들이 대거 등장한 올해, 디용은 애런 저지(8.2) 코디 벨린저(4.0) 다음으로 높은 승리 기여도(3.0)를 올리고 리그 신인왕 투표 2위를 차지했다.
맷 카펜터는 달라진 듯 달라지지 않은 활약(.241 .384 .451 fwar 2.9). 플라이볼 혁명에 맞춰 올해는 뜬공 비중을 50.8%까지 끌어올렸다(땅볼 26.9%). 타율은 어색했지만 출루율은 익숙했다. 까다로운 선구안을 가진 카펜터는 데뷔 후 가장 많은 109볼넷을 골랐다. 리그에서 보토(134개) 다음으로 볼넷을 많이 얻어냈는데, 고의사구를 제외한 순수 볼넷 비율은 카펜터가 더 높았다(카펜터 96.3%, 보토 85.1%). 제드 저코도 세인트루이스를 즐겁게 해준 선수. 홈런은 10개가 줄었지만(20홈런) 타자로서 완성도는 나아졌다(.272 .341 .472). 3루수비는 철벽에 가까웠다. 디펜시브런세이브 16은 메이저리그 3루수 중 두 번째로 좋았다(아레나도 20). 외야의 팸, 내야의 저코가 자리 잡은 세인트루이스는 지난해보다 수비력이 개선됐다(DRS 4→26).
모두 우완으로 채운 선발진은 10승 투수 네 명이 나왔다. 카를로스 마르티네스, 마이클 와카, 애덤 웨인라이트가 12승, 랜스 린이 11승을 보탰다. 마르티네스는 통산 두 번째 올스타 시즌(12승11패 3.64). 5월21일 샌프란시스코전, 6월11일 필라델피아전은 완봉승도 올렸다. 세인트루이스 투수가 한 시즌 완봉승 두 차례를 해낸 것은 마르티네스 이전 2014년 웨인라이트(3회)가 있었다. 그러나 마르티네스는 반드시 호투해야 될 경기에서 미끄러지는 경우가 많았다. 같은 지구에 속한 컵스(5경기 4.25) 밀워키(4경기 4.30) 신시내티(3경기 6.62)에게 약했던 점도 아쉬웠다. 패스트볼 구속을 되찾은 와카(평균 95.2마일)는 탈삼진 능력을 끌어올렸다(K/9 7.43→8.58). 토미존 수술로 지난해를 모두 날린 린도 본래 모습을 되찾았다(11승8패 3.43). 린은 마지막 4경기 14.2이닝 15자책 하기 전까지 2점대 평균자책점이었다. 트리플A 10승2패 2.55(15경기)를 기록하고 올라온 루크 위버도 알렉스 레이에스(토미존)의 충격을 달래줬다(13경기 7승2패 3.88). 위버는 마지막 3경기를 12.2이닝 16실점으로 망치기 전까지 평균자책점 1점대였다(1.89).
부시스타디움은 개막전부터 개장 역대 3위에 해당하는 4만7566명이 입장했다. 5월 중순 컵스와의 3연전은 연일 매진 사례. 2차전 4만7882명으로 최다관중 기록을 세우더니 바로 하루 뒤에 4만7925명으로 경신했다. 컵스와의 라이벌 구도가 심화되면서 일어난 현상으로, 두 팀은 대표하는 색깔도 대조적이다. 7월30일 애리조나전에서는 최초로 4만8052명이 들어섰다. 부시스타디움에 4만8000명이 모인 것은 2013년 5월24일 맨체스터 시티와 첼시의 친선 축구 경기 뿐이었다(4만8263명). 메탈리카와 빌리 조엘 콘서트도 개최한 부시스타디움은 올해 메이저리그 전체 두 번째로 많은 관중을 자랑했다(344만7937명). 비록 2년 연속 포스트시즌은 오르지 못했지만, 팬들의 충성도는 변함이 없었다.
Bad : 세인트루이스 불펜이 엉망은 아니었다. 불펜 평균자책점이 3.62에서 3.81로 오르긴 했지만 리그 4위였다. 맷 보먼(75경기 3.99) 타일러 라이언스(50경기 2.83) 존 브레비아(50경기 2.44) 샘 투이발라라(37경기 2.55) 등 자원은 풍족했다. 여기에 시슬(73경기 3.88)도 많은 이닝은 소화해줬다(67.1). 그러나 마무리를 맡아줄 선수가 없었다. 세이브 상황에서 이닝당 출루허용률 1.33(ML 27위)은 보는 이들을 좌불안석에 빠뜨렸다. 오승환의 부진이 뼈아팠다. 지난해 매시니의 남자였던 오승환은 개막전부터 삐끗하더니 올해 성적이 크게 곤두박질 쳤다(20세이브 4.10). 1할대 피안타율로 오승환을 지켜줬던 슬라이더가 타자들에게 공략당했다(.164→.293). 패스트볼 구위도 덩달아 하락(평균구속 93.6→92.8마일). 특히 좌타자 제압에 실패하면서(피ops 1.006) 더이상 마무리를 이어갈 수 없었다. 설상가상 몸상태도 예전 같지 않아 신임을 잃었다.
트레버 로젠탈은 마무리를 탈환하는 듯 했다(50경기 3.40). 문제는 고장난 내구성이었다. 스프링캠프 때 광배근을 다쳐 뒤늦게 합류한 로젠탈은 8월이 되자 갑자기 구속이 떨어졌다. 팔꿈치 통증으로 부상자 명단에 오르더니, 이내 토미존 수술을 받아야 한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내년 시즌 이후 FA 자격을 얻게 되는데, 복귀가 어려워지면서 모든 계획이 물거품 됐다. 이로써 세인트루이스는 세스 메이니스, 케빈 시그리스트에 이어 로젠탈까지 이탈했다. 이처럼 불펜투수가 도미노처럼 쓰러지는 것에 대해서는 매시니도 책임에서 결코 자유로울 수 없다. 매시니는 명확한 가이드라인이 없었다. 상황을 막론하고 좋은 활약을 펼치는 투수가 있으면 아끼지 않고 내보냈다. 무분별한 기용이 거듭되다 보니 투수들 상태가 온전할 리 없었다.
웨인라이트를 계속 선발진에 두는 것이 맞는걸까. 허리와 팔꿈치가 말썽을 피운 탓에 123.1이닝을 던졌다. 그와중에 승수는 꽤 쌓았지만 내용이 썩 좋지 않았다(12승5패 5.11). 구위도 현저하게 떨어졌고, 주무기 커브도 위력을 잃었다(커브 피안타율 .295). 9월에는 불펜으로 돌아와서 한 경기를 등판하고 시즌을 마쳤다. 오히려 웨인라이트는 타석에서 더 기대감을 높였는데(.262 2홈런 11타점) 대타로 나온 두 타석도 모두 출루했다(안타 볼넷). 시즌이 끝나고 매디슨 범가너와 제이크 아리에타에게 가로막혔던 실버슬러거의 한을 드디어 풀었다.
올해 세인트루이스는 중심타선 생산력이 떨어졌다. 3번 타순 ops .763은 메이저리그 25위에 불과했다. 데릭 굴드(stltoday)는 팀 3~4번 ops가 .778로, 이는 양키스 리드오프 브렛 가드너(ops .778)가 중심타선에 있는 것과 마찬가지다 라고 지적했다. 세인트루이스가 각기 다른 144개의 라인업으로 시즌을 치를 수밖에 없었던 이유. 3,4번에 배치된 적도 있는 파울러는 성적은 나쁘지 않았다(.264 .363 .488). 그런데 시시때때로 부상을 당했다(118경기). 팀이 과감하게 연장 계약을 안겨준 피스코티도 만족스럽지 않았다(107경기 .235 .342 .367). 그리칙은 20홈런을 친 다섯 명 중 한 명(22홈런). 하지만 출루율을 비롯한 나머지 지표가 너무 무너졌다(.238 .285 .473).
전망 : 세인트루이스는 시즌 중에 인사 개편을 단행했다. 존 모젤리악 단장이 사장으로 승진했고, 마이크 거시가 단장직을 이어받았다. 시카고 대학교 경영학석사(MBA)를 수료한 거시는 2006년 세인트루이스 아마추어 스카우팅 부서에서 일을 시작했다. 2011년부터 단장 보좌관을 수행했고, 모젤리악의 오른팔으로 불렸다. 모젤리악의 성향과 크게 다르지 않을 전망. 거시는 "불펜, 중심타선, 선발진을 보강할 것"이라고 오프시즌 목표를 밝혔다. 내년부터 새로운 중계권 계약(15년 11억)이 시작되면서 쓸 수 있는 금액은 좀더 여유가 생긴다(5500만 달러 정도 수익 증가). 가장 급한 부분은 역시 마무리로, 파울러에 이어 컵스 마무리였던 웨이드 데이비스를 노릴 수 있다. 중심타선은 샌프란시스코와 더불어 지안카를로 스탠튼 영입전에 참가. 주어진 환경에서 최선을 다했지만, 서부를 선호하는 스탠튼의 결정이 변수다.
여전히 마이너리그에서 선수 공급이 잘 되고 있는 것은 긍정적인 신호. 세인트루이스는 트리플A 팀이 압도적으로 리그 최고 승률(.645)을 기록했으며, 더블A 팀도 리그 2위에 올랐다(.550). 호세 마르티네스, 해리슨 베이더, 매그네리스 시에라, 루크 보이트, 알렉스 메히아 등은 내년에도 선수층을 두텁게 해줄 수 있는 자원들이다. 관건은 과연 내년에 컵스를 넘어설 수 있을지 여부. 세인트루이스는 가을야구 실패는 고사하고, 10년만에 지구 3위로 밀려났다. 절치부심 해서 다시 올라서겠다는 입장. 지난 과거는 정리하고 새 시대를 준비하는 시간이 되어야 한다.
야수 fwar 순위
5.9 - 토미 팸
3.0 - 폴 디용
2.9 - 맷 카펜터
2.7 - 덱스터 파울러
2.5 - 제드 저코
2.1 - 콜튼 웡
2.1 - 야디에르 몰리나
1.6 - 호세 마르티네스
1.4 - 랜달 그리칙
투수 fwar 순위
3.3 - 카를로스 마르티네스
3.2 - 마이클 와카
1.8 - 마이크 리크
1.6 - 트레버 로젠탈
1.5 - 애덤 웨인라이트 (타자 0.7)
1.4 - 루크 위버
1.4 - 랜스 린
1.1 - 브렛 시슬
1.0 - 타일러 라이언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