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에 4조 기부한 등산복 CEO, 그 자식들은 어떻게 살까
브랜드로 본 세계
관심
“우리 회사 옷, 사지 마라”는 충격적인(?) 광고 문구로 히트한 브랜드가 있습니다. 문구의 속뜻은 이랬습니다. “소비는 곧 환경 파괴. 그러니 무분별하게 사지 마라. 만일 샀다면 평생 수선해 입으라”는 것이었죠. 소비자들은 호기심 반, 응원 반으로 옷을 샀습니다. 결국 ‘역발상’ 광고 이후 매출이 오히려 늘었고요.
아웃도어로 탄생했지만, 최근 수년간 미국 금융가인 월스트리트, 스타트업 성지인 실리콘밸리에선 너도나도 이 조끼 차림이라 ‘직장인 교복’이란 말까지 나왔죠. 애플의 팀 쿡, 페이스북의 마크 저커버그도 종종 입었다고 해요.
파타고니아 조끼는 월스트리트나 실리콘밸리 기업 종사자에게 인기를 끌며 '직장인 교복'으로 불렸다. 애플의 팀 쿡, 페이스북의 마크 저커버그 등도 자주 입었다는 후문이다. 사진 인스타그램
올해 50주년을 맞은 아웃도어용품·의류 브랜드 파타고니아 얘기입니다. 파타고니아는 올해 미국에서 가장 평판 좋은 브랜드로 조사됐어요. 악시오스가 지난 4월 여론조사업체에 의뢰해 미국인 1만6310명을 설문한 결과 100개 브랜드 중 가장 높은 점수를 받았거든요.
환경을 보호하기 위해 소비를 줄여야 한다는 메시지를 담은 뉴욕타임스 지면 광고. 재킷을 사지 말라는 광고였는데 오히려 잘 팔렸다. 이 광고는 파타고니아 지속가능경영 부사장이자 창업자 쉬나드의 50년 지기인 릭 리지웨이가 기획했다. 미국인 최초로 K2를 무산소 등반한 산악인이자 환경운동가다. 사진 파타고니아
창업자 이본 쉬나드(85)의 ‘통 큰 기부’도 화제가 됐죠. 지난해 쉬나드는 자신과 아내, 두 자녀의 회사 지분 100%를 내놓겠다고 밝혔어요. 약 30억 달러(4조1800억원) 상당의 지분 중 98%는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비영리재단, 2%는 신탁사에 맡겼답니다. 일각에선 7억 달러로 추정되는 세금을 피하려는 수단이란 지적도 나왔지만, 어찌 됐건 놀라운 일이죠.
파타고니아 창업자 이본 쉬나드는 지난해 기부 계획을 밝히며 ″파타고니아의 주주는 지구뿐″이라는 메시지를 공개했다. 사진 파타고니아 홈페이지
오늘은 환경에 ‘진심’인 브랜드 파타고니아의 이모저모와 창업자 쉬나드의 ‘덕업일치’(진정 좋아하는 일을 직업으로 삼는다는 뜻의 조어)적 삶을 소개하려 합니다. 아울러 현직 대통령과 ‘맞짱’ 떴던 사연, 삼성전자와의 ‘이유 있는’ 협업, 쉬나드가 한국에 남긴 발자취도 전해드리고요. 4조원 기부 뒤 쉬나드와 아들·딸의 근황, 직원 이직률이 4%밖에 안 되는 ‘꿈의 직장’이 된 비결도 알려드리겠습니다.
📃 목차
◦ 4조원 기부 창업자…“휴대폰📴 안 켜고 산다”
- ‘노스페이스’ 덕에 얻은 브랜드명
◦ “옳고 좋아하는 일로 압도적 성공을”
- ‘주한미군’ 쉬나드가 한국에 남긴 길
◦ 삼성과 함께 만든 가전제품, 바다 살린다
- 대통령과 ‘맞짱’ 뜨다…“진짜 보수는 환경🌎 지킴이”
◦ 이직률 4%…아빠랑 애랑 낮잠 자는 회사
- 아버지 기부에 찬성한 아들·딸, 어떻게 살까
[서 기자’s pick] 파타고니아가 만든 한국 영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