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 변독위약이란 무슨 뜻인가요?
신심을 해도 인생에 있어서 각종 고난이나 문제가 일어나는 것은 당연한 일입니다. 그 고난과 문제를 신심을 근본으로 하나하나 극복했을 때 돌이켜 보면 그 고민이나 고통이 있었기 때문에 오히려 성장했던 것입니다. 좋은 방향으로 열어나갔다고 절실히 느끼게 되는데 이것을 ‘변독위약(變毒爲藥)이라 합니다.
‘변독위약’이라는 말은 “독을 바꾸어 약으로 한다”라고 읽습니다. 인도에 태어난 용수(龍樹)가 쓴 『대지도론(大智度論)』에 있는 “대약사(大藥師)가 능히 독(毒)으로써 약(藥)으로 함과 같다”라는 글에 유래합니다.
이것은 본래 대약사를 법화경(法華經)에 독을 낮은 깨달음으로 만족하고 있는 이승(二乘)의 생명에 약을 성불의 경계에 비유한 것입니다. 법화경 이전의 가르침에서는 영원히 성불할 수 없다고 했던 이승이 법화경에 이르러 비로소 성불이 허락된 것은 마치 독을 바꾸어 약으로 한 것과 같다는 뜻의 글입니다.
이와 같이 이승이 묘법의 힘으로 성불한 것을 ‘변독위약’이라고 했는데 니치렌대성인은 이것을 한 단계 더 높여 「능히 독(毒)으로써 약(藥)으로 한다 함은 무엇이뇨, 삼도(三道)를 바꾸어 삼덕(三德)으로 함이라.」(신편어서 p.1208)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즉 독을 이승의 생명 안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번뇌,숙업, 고뇌의 삼도를 독으로 하시고 부처의 생명,영지(英智), 깨달음의 삼덕을 약으로 하시고 있습니다. 이 삼도를 삼덕으로 바꾸는 것은 삼대비법(三大秘法)의 남묘호렌게쿄(南無妙法蓮華經)에 대한 신심과 창제입니다.
대성인의 불법(佛法)에 있어서 변독위약이란 고뇌의 늪에 완전히 빠진 자신의 생명을 빛나는 부처의 생명으로 열어 전환시키는 것이며, 이 오염된 생명을 부정하거나 없애버리는 것이 아니다. 그 탁한 생명을 이를테면 재료로 해서 청정한 생명으로 승화시키는 것입니다.
본존님을 신수해서 창제할 때 지금까지 고뇌에 속박됐던 생명은 고난에 도전해서 극복하는 강력한 생명으로 전환해서 미혹은 지혜로 바꾸고 묘법의 리듬에서 벗어난 행동은 행복과 성장을 형성하는 행위로 바꾸어 나갑니다.
우리 생명상에 나타나는 이 즉신성불, 숙업 전환의 모습을 변독위약이라고 하는 것입니다. 사람은 누구나 불행과 고뇌의 ‘독’을 회피하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불법에서는 오히려 그 독을 ‘약’의 인(因)으로 바꾸고 닥쳐오는 난관과 장해를 자신의 성장의 양식으로 만드는 건강한 삶의 자세를 가르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