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산도의 봄은 아름답다.
너무 눈부셔서 슬퍼지려 한다.
끝없이 펼쳐지는 유채꽃밭에 서 있으면 한 시절의 봄도 영원할 것 같은 착각에 빠져든다.
간간히 들려오는 약산회 선배님들의 부고 소식은 차라리 못 들었으면 좋겠다.
가끔씩 함께 했던 그분들과의 시간들이 생각나서 가슴이 아련해진다.
우리는 가끔씩 우리 삶이 우리 의지대로 지속될 거라는 착각속에 사는 지도 모른다.
아주 가끔씩 뵌 분이지만 아직도 내 기억속에 어렴풋하게나마 여운으로 남아있는데,언제든 한번쯤 만날 것 같았지만 이제 영영 볼 수 없으니 안타깝고, 짧은 삶이 참 애달퍼진다.
늦게나마 그분들의 명복을 빌어본다.
지금처럼 건강할거라는 자만심을 이제는 서서히 버려야겠다.
열심히 사는 게 꼭 미덕은 아니라는 걸 알 나이가 되었나 보다.
나는 그날도 청산도에서 쌤들과 배꼽이 빠지게 실컷 웃었다.
청산도 청보리밭에서 ...
다시 봄이 오면 어여쁜 쌤들과 꽃놀이 갈 것이고
여름오면 계곡물에 발 담구며 초록이 내뿜는 공기에 우리의 지친 마음을 씻을 것이며
가을엔 단풍이 물든 나무 밑에서 잘 익어가는 우리들의 나이에 감사하고 나이듦에 오히려 흐뭇해하며
겨울엔 멋진 쌤들과 눈이 부시도록 하얀 설원에서 손을 호호 불어가며 맛난 점심을 먹을 것이다.
마지막이 처음처럼 처음이 마지막처럼 못다한 얘기 다 풀어놓고 지치도록 웃을 것이다.
서로의 등을 때려 가면서..."쌤들, 우리 많이 웃고 서로에게 위로가 되어주며 한달에 한번만 보는 것이 아쉬워지도록 두터운 인연을 만들어 보아요"
첫댓글 그러게요!
와...윤희샘 드디어 후기를 썼네...
약간의 띄어쓰기를 하면 더 멋질것 같아요.
아름다운 유채꼭배경의 사진을 보노라면 절로 시가 씌어지고 감상에 젖지요..
우리 함께 즐기며 계절을 느끼며 늙어가길.ㅋㅋㅋ
뭐야...김경애샘 보다 먼저썼네..왜 이제 발견했지?ㅋ 참 잘했어요...!!!
지금 읽어 봤는데 한편의 시를 읽는 기분이네요~~~~글은 자꾸 써봐야 잘 쓰게 됩니다,매달 산행후기를 올리면 글도 늘고 읽는 사람도 즐겁고 여러가지로 좋아요,글 쓰는 솜씨를 뵈니 작가가 될 소질이 있어요~~~화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