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합당하게 받아야 한다
-성경 말씀 : 고전 11:27 그러므로 누구든지 주의 떡이나 잔을 합당하지 않게 먹고 마시는 자는 주의 몸과 피에 대하여 죄를 짓는 것이니라
-내용 : 교회는 성만찬의 떡과 잔을 합당하게 받아야 한다
우리는 종종 성만찬에 참여하면서도 합당하게 받지 못할 때가 있습니다. 매주 반복되는 예식처럼 느껴질 수도 있고, 익숙함에 젖어 그 거룩함을 간과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성만찬은 단순한 교회 전통이 아니라, 주님의 몸과 피를 나누는, 신비롭고 거룩한 성례입니다.
오늘 우리가 함께 읽은 고린도전서 11장 27절 말씀에서 사도 바울은 성찬에 참여하는 태도에 대해 매우 엄중한 경고를 전합니다. “합당하지 않게 먹고 마시는 자는 주의 몸과 피에 대하여 죄를 짓는 것이니라.”
이 말씀은 단순히 형식적인 실수나 소홀함을 지적하는 것이 아닙니다. 그것은 주님의 희생을 가볍게 여기고, 그 거룩한 피를 욕되게 하는 심각한 죄라는 뜻입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이 말씀 앞에서 스스로에게 물어야 합니다. ‘나는 지금 성만찬에 합당하게 참여하고 있는가?’ 그리고 무엇이 합당하지 않은 태도이며, 어떤 마음으로 참여해야 주님께서 기뻐하시는 성찬이 되는가? 오늘 본문을 통해 두 가지 중요한 교훈을 함께 나누고자 합니다.
우상 숭배의 이중성에서 벗어나야 한다
바울이 이 말씀을 전하게 된 배경을 보면, 고린도 교회 안에 있는 신앙의 이중성을 들 수 있습니다. 그들 중 일부는 우상의 제사에 참여하고 거리낌 없이 우상의 제물을 먹으면서도, 아무렇지 않게 교회에 와서 주님의 성만찬에 참여했습니다. 바울은 이러한 태도가 “합당하지 않게 먹고 마시는 것”이라고 단호히 말합니다.
성찬은 주님의 거룩한 몸과 피에 참여하는 일입니다. 그 마음이 세상의 우상을 향해 있고, 삶이 하나님이 아닌 다른 가치를 따르고 있다면, 그 성찬 참여는 주님의 희생을 모독하는 행위가 될 수 있습니다.
오늘날 우리의 삶에도 보이지 않는 우상들이 도사리고 있습니다. 물질, 성공, 명예, 자기중심성, 세속적인 가치들…. 이러한 것들로 우리 마음을 가득 채운 채 성찬에 참여한다면, 그것은 고린도 교회의 잘못된 태도와 다르지 않습니다.
성만찬은 우리가 세상의 모든 우상을 버리고, 오직 주님만을 바라보며 나아가는 시간입니다. 겉으로는 거룩한 예식에 참여하고 있으나 마음은 세속에 묶여 있다면, 그 성찬은 더 이상 은혜가 아니라 책망의 자리가 될 수 있습니다.
공동체의 분열과 차별을 극복해야 한다
고린도 교회에서 또 하나의 문제는 공동체 안의 분열과 차별이었습니다. 초대교회에는 성찬식 전에 ‘애찬’을 나누는 시간이 있었는데, 부유한 교인들이 먼저 와서 자신들의 음식을 배불리 먹고, 가난한 교인들이 도착할 즈음에는 남은 것이 없었습니다. 결국 부유한 자와 가난한 자가 갈라지고, 분쟁까지 벌어지는 상황이 생겼습니다.
이에 대해 바울은 단호하게 책망합니다.
“너희가 하나님의 교회를 업신여기고 빈궁한 자들을 부끄럽게 하느냐”(고전 11:22, 하반절).
성만찬은 공동체가 하나 되어 주님의 사랑 안에서 연합을 고백하는 자리인데, 그 자리에서조차 차별과 무관심, 이기심이 드러났던 것입니다. 성찬은 하나의 떡을 떼며 하나의 잔을 나누는 의식을 통해, 우리가 그리스도 안에서 하나임을 선포하는 시간입니다.
우리 교회 안에서도 혹시 내가 외면하고 있는 지체는 없는지, 마음속 깊은 곳에 미움과 판단이 자리하고 있지는 않은지 돌아보아야 합니다. 성찬은 서로를 용납하고, 차별 없이 하나 됨을 이루는 사랑의 자리입니다.
성만찬은 교회 공동체를 새롭게 하는 자리다
성만찬은 단순한 종교의식이 아닙니다. 그것은 주님의 몸과 피에 참여함으로 그분의 사랑과 죽으심을 깊이 기억하고, 우리의 믿음을 새롭게 하는 은혜의 시간입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성찬에 합당하게 참여해야 합니다. 무엇보다 먼저 하나님 앞에서 자신을 돌아보며, 내 마음에 자리 잡은 우상들을 정직하게 내려놓아야 합니다. 그리고 형제자매들과의 관계를 살피어 미움과 갈등, 상처를 내려놓고 화해와 용서의 마음으로 성찬에 나아가야 합니다.
오늘 이 자리에서 우리가 마음을 다해 주님을 바라볼 때, 성령께서 우리를 새롭게 하시고 은혜로 충만하게 하실 것입니다. 성만찬이 말뿐인 의례가 아니라 실제적인 회복과 은혜, 용서와 연합의 시간이 되기를 소망합니다. 그 은혜가 교회 안에서만 머무르지 않고, 우리의 삶 속에서 드러나기를 바랍니다.
그래서 오늘 우리가 나누는 성만찬이 살아 있는 생명의 통로가 되어, 우리 각 사람과 가정, 그리고 교회 공동체를 하나로 묶어 주며 주님 앞에서 더욱 거룩하게 세워지기를 간절히 축원합니다.
기도
거룩하신 하나님 아버지, 오늘도 주님의 성만찬 앞에 나아가, 주님의 몸과 피를 합당하게 받아야 한다는 말씀을 깨닫게 하심에 감사드립니다. 주님, 우리가 이 거룩한 성례에 참여할 때 마음속 우상과 세속적인 가치들을 내려놓고 오직 주님만을 바라보게 하옵소서. 또한 서로를 향한 미움과 차별, 판단을 내려놓고 사랑과 용서로 하나 되는 공동체 안에서 성찬에 참여하게 하옵소서. 주님의 살과 피를 기념할 때 성령의 인도하심으로 치유와 회복의 시간이 되게 하시고, 우리의 믿음과 삶이 주님 안에서 새롭게 세워지게 하옵소서.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