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분방하지만 일사분란한 경산회의 틀, 전통 형성
2014 경산회 송년산행은 12월 6일(토) 수리산. 오전 11시 산본역 1번 출구에서 만나 경복, 국보의 사전답사한 슬기봉을 올랐다가 다시 산본으로 하산하는 코스였다.
매서운 추위로 인해 참석율이 극히 저조할 걸로 예상했으나 15명이나 모였다(뒷풀이에 진찬 부인 참석해 총 16명). 나 역시 집 앞의 산이 아니었다면 불참했을 확률이 높았다. 집사람이 모처럼 산행이 동네 산으로 정해졌는데 뭔가 기여해야 되지 않냐며 만두,고구마,커피 등을 준비하느라 분주했기에 불참 핑계를 댈 엄두도 못냈다. 경산회 실질적 오너인 경산회 안방마님들이 그동안 보여주었던 행적에 아내는 조금만이라도 흉내내고 싶었던 거다. 나로선 게으름을 피우기 위해 내 집 뒷산으로 올라가 경산회 일행을 중간에 맞이하려고 했으나 집사람은 멀리서 온 친구들에게 예의가 아니라고 하여 전철을 타고 산본역으로 따라나서야 했다.
예정했던 슬기봉 코스는 임도길을 걷는 것으로 변경됐다. 너무 벅차다는 이유였다. 그래도 감투봉, 무성봉 등 두 작은 봉우리를 거쳐 임도오거리를 지나 7-8km의 만만치 않은 코스였다. 3km 지점 능내정에서의 원기보충이 없었다면 힘들었을 거다. 영중이 포항서 공수해온 과메기 오찬에다 관희가 담은 향기 지긋한 솔잎 술, 병진이 비상용으로 가지고 있는 꼬냑 등으로 매서운 추위는 열기로 변했다.
무질서 중의 질서. 경산회엔 이제 기본적인 틀, 전통이 자리잡아가고 있었다. 자유분방하지만 일사분란한 행동과 규범이 형성된 것이다. 영중이 수년동안 해온 과메기 송년파티를 중단할 수 없어 추운 날씨에 청담동 먼 곳에서도 참석해 해야할 의무적 연례행사로 여기게 되었으며 경산회 궂은 일을 마다않는 친구들의 자세 하나하나가 그렇다.
또 다른 틀도 생긴 것 같다. 회장 지명제다. 식사 후 총회에서 느닷없이 나를 회장으로 지명하고 본인의 의사도 묻지 않는다. ‘말도 안되는 소리’라고 바깥으로 나와 담배를 태우며 생각을 해보았다. 뭔가에 얽매이기 싫어하는 수한이도 회장을 아무소리 없이 맡아 봉사하지 않았던가. 이미 친구들의 희생과 봉사정신으로 경산회의 메카니즘이 형성되어 잘 돌아가는 상황에서 내가 개인사정과 역량부족을 내세워 극구 거부하는 것도 우습고 예의 벗어나는 일 아닌가. 영광으로 생각해야지!
하루 지난뒤 어제 돌던 코스의 두배 넘는 10여km의 임도길을 걷고 돌아와 산행후기를 작성하며 다시 생각해보니 그래도 짐은 짐인 것 같다. 짐으로 생각해야 뭔가 친구들에게 기여할 것 아닌가. 기왕 친구들이 만들어준 자리, 성의껏 내 임무를 완수해야겠다. 우선 산행후기부터 작성한다. 많은 친구들의 동참과 격려를 고대하며...
12.12 프레스센터 동기 송년모임에서 만나 즐거운 시간 가집시다.
내년 새해 출발하는 남산 신년 산행에 대해서도 이야기하겠습니다.
첫댓글 신민형 회장님 축하합니다. 배수한 회장님 수고 많았습니다.
경산회에 가면 민형이 얼굴을 꼬박꼬박 보게 된 것 만으로도 좋네. 모임이 더욱 신나고 즐거워질 것같은 느낌...경산회 친구들의 사려 깊은 선택, 민형이의 용기 있는 결정,훌륭합니다^^
1년이 또 후딱 지나갔네... 어려운 회장 수락을 해준 신민형회장에게 진심으로 감사하는 마음이다. 이젠 나도 경산회 임원이 아닌 행동대원으로 뒤에서 열심히 도울게. 뒷풀이에서 관희가 얘기한 경산회 산행 공지 104회 동안 70회 이상 이름이 들어갔다는 친구가 바로 나야 이름만 올라갔지 한 일은 없지만 너무 오래 올라갔어... 새술은 새부대에 ! 앞으로 평회원으로 열심히 산행 참여 하겠습니다 회장님 !
갑작스런 직장 동료의 부고소식에 대구보훈병원으로 문상을 다녀오느라 경산회 산행에 불참을 하게되어 정말 너무나 아쉬운 마음이었네... 신 회장의 사진작가(?)들의 불참이라는 표현을 보고 더더욱 미안함과 아쉬움이 교차하네. 특별한 일 없으면 경산회 산행에 열심히 참여하기로 마음 먹었으니 그런 마음이나마 민형회장에게 조금이라도 힘이 되겠지?
병진이 나섰네. 관희만 그런 줄 알았것만~~~
금년엔 이 두 친구가 임원진 맡으면서 정말 수고많았습니다. 기립 박수! 고맙네.
(또 뒷선에서 묵묵히 수고하는 친구는 누군지 말 않해도 다들 알고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네)
민형아, 그래도 내눈엔 니 밖에 안 들어오는 걸 어떡하냐?
수고 좀 해도. 옆에서 정성껏 뫼실께~~~
항상 하는 소리지만, 전국의 고교 동기회 중에서 우리 모임 만큼 재미나고 화목하게 지내는 모임은 없을 거다.
수한이 ... 민형이... 울 십이회 인물많아서 조타![!](https://t1.daumcdn.net/cafe_image/pie2/texticon/ttc/texticon54.gif)
![만세](https://t1.daumcdn.net/cafe_image/pie2/texticon/ttc/texticon14.gif)
이제 경산회도 관록이 쌓이니 어머니 품과 같은 산의 포근함이 느껴진다.자네들..정말 자랑스러운 벗들 일세. 민형회장님 화이팅!
민형의 말대로 회장의 자리가 마음이 편할수만은 없는 자리인데도 이왕에 맡았으니
전통을 살리는 그런 관록의 경산회가 될수 있게 잘 이끌어 나가리라 믿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