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이 되면 어김없이 2 - 3분단위로 네다섯차례나 울리는 알람을 차례차례 끄면서... 서서히 일어나진다.
그러면 부시시한 모습 그대로 낡은 짚차에 몸을 싣는다.
다행히 도시는 아직 깨어나지 않아 그 넓은 도로에 차가 거의 없다.
매일 같이 달라지는 현장이지만, 언제나 아침에는 현장에 도착해진다.
그러면 어김없이 일이 기다리고 있다.
부시시한 모습의 양아치에서 노가다꾼다운 패션으로 변신한뒤
가벼운 커피타임을 거쳐 일을 시작한다.
목숨을 걸고, 건물을 깨끗하게 만드는 일이 내가 하고 있는 일이다.
보통 청소라 함은
빗자루로 쓸고, 걸레로 훔치는 정도를 뜻하지만,
우리는 전동기(글라인더라한다)로 건물 벽을 갈아낸다.
건물 벽에 묻은 찌든때와 먼지를 제거하기 위해...
때로는 유리를 깨끗이 하기도 하고,
대리석 건물일 경우는
염산과 불산을 썪은 거의 독에 가까운 강력한 산으로 대리석을
중화시킨후 물로 세척하기도 한다.
물론 한줄 로프에 매달린채 옥상에서 서서히 내려오면서 청소(!)를 한다.
길고 무거운 로프를 들고 건물 옥상으로 올라가서는 건물밖으로 로프를 내다던지고...
단단히(!) 묶는다.
여기서 로프를 묶는 행위는 아주 아주 중요하다.
목숨과 직결되는 문제이기에...
그리고
일단 건물 옥상에서 로프로 몸을 옮기고 나면...
내 목숨은 이미 내손을 떠난 채 돌아다닌다.
그런데도 일은 참 재미있다.
언제나 항상 재미있는것은 아니지만,
주로 재미있다.
날마다 새로운 형식의 건물에 새로운 방법의 청소법으로
깨끗하게 만드는 일을 하고 있는것이다.
참으로 다양한 청소방법이 있다는 것을 알게된다.
물론 청소도구들도 무시무시(!)하다.
가장 새롭고 재미있었더 기계는 '고압세척기'라고...
물호스를 연결하면 고압으로 물을 대포처럼 쏴주면서,
무슨 총처럼 생긴 손잡이로 물을 쏘면서, 돌이나, 벽, 바닥등에
찌든 먼지를 제거한다.
물이 얼마나 세차게 나가는지 손을 갖다대면 그대로 피가 뿜어질 정도다.
(쪼끔 과장해서...)
햇빛이 쨍쨍하는날 비옷을 입고, 고무장갑을 끼고, 장화를 신고 일을 했드랬다.
행인들의 눈길과 상점 주인의 의아한 눈초리도 즐길 수준에 이른듯...
내일은 또 어떤 일이 기다릴까....
카페 게시글
일상적인 ♬
노가다꾼이 되어간다...
뫼르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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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09.08 00:00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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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노가다, 화이팅... 모든 노동은 숭고하다는.... 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