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12일(일요일)장마날씨답게 오락가락 화창...마흔아홉번째편지...
지금 오후10시...저 낮에 당신전화 받고 나서 지금까지 가계부 정리에 한달예산정리...
할일은 많은데 시간은 없고...혹시나 당신 전화 올까봐 기대 하고 있는데...
할얘기가 있었는데...당직 서고 주무시면 아무래도 통화가 어렵겠죠.
지금 전기밥솥 김빠지는소리가 엄청 요란하게 들리네요.
아무래도 저병원 가야할 수준인가봐요...치매가 이만저만이 아니네요.
저번달 똥이공주님 기업은행 적금도 아빠기업은행 통장에 넣어놓고 왜이리 돈이 많이 남지
몇시간씩 고민...어머님 생일용돈도 도련님한테 계좌이체 시킨다는게 당신 국민은행계좌
에서 당신농협계좌로 입금...
도대체 무슨정신으로 사는건지...어제는 새벽내내 팔천이십원 찾는라고 통장마다 다 펼쳐놓고 머리
싸매고...가계부를 일주일씩 미루었다가 썼더니 완전히 뒤죽박죽 오늘부터 정신차려야 겠네요.
당신 있으면 팔천이십원 내가 줄테니 그만해라고 잔소리했을건데...
하여튼 끝내 팔천이십원 찾았네요.
똥이공주님 간식으로 호두쿠키 하나 사고 나머지 금액 돼지가 삼켜버렸네요.
어제는 203호 언니가 시어머님이 김치랑 밑반찬 가져왔다고 또 조금씩 담아왔네요.
내려온김에 재판 진행상황과 요즘 학원 운영에 대한 이런저런 얘기...
저번 주말에는 매번 밑반찬 얻어먹는게 미안해서 배스킨라벤스에서 아이스케잌하나 사서
갖다 줬어요. 어제는 똥이공주님 식사할때 같이 먹으라고 김자반과 일본에서 사온 아이들
먹거리까지...그런데 일본에서 가져온건 제가 먹을려고요...
왠지 아직은 조금...
조금전 공주님 콩나물국 가스에 올려놓고 커피한잔 담아왔어요.
무척 당신이 보고 싶네요.
우리공주님 걷기 시작하니까 장난이 아니네요...걷는게 재미있는지 어제는 열심히 걷더니
밤새도록 끙끙 거리더니 주물려 달라고 중간중간 깨어나서는 제손을 다리에 가져다 놓네요.
그런데 이상한게 걷는걸 두려워하지 않으니까 사람도 무섭지 않나봐요.
매일 맞고 다니고 도망만 다니다가 목요일은 세은이가 때리니까 주먹으로 사정없이 코를 한대
때리더니 석준이까지 발로 걷어차지 뭐예요.
오늘 오후에 똥이공주님 운동삼아 마트 장보려 다녀오는길에 큰사고 쳤어요.
똥이공주님이 놀이터에서 걷는 연습을 하는데 강아지 한마리가 다가오더니 그대로 달려들지 뭐예요.
우리공주님 울고불고 자지러지는데 개주인이 한다는 행동이 개이름이 뭐라더라 토이...하여튼 개이름을
부르더니 씨~익 웃고는 그냥 가는거예요.
주위에 산책나왔던 아주머니랑 아저씨들이 뭐저런 인간이 다있냐고 난리고...전 순간 너무 놀래서
잠시 주춤하다가 똥이공주를 잽싸게 안고 그싸가지 한테 달려갔죠.
아저씨 잠깐만 서봐요...지금 뭐하는 행동이냐고 물었더니 한다는 소리가 왜그러냐고 나한테 묻고 있는것
있죠...나이는 50중반쯤...순간 뭐이런 개같은 인간이 있나 싶어. 나도 모르게 반말이 나오지 뭐예요.
이양반아 니개가 소중하냐..사람이 소중하냐...아기가 놀래서 넘어졌으면 미안하다고 말을 하면서
아이는 괜찮냐고 물어봐야지 어디서 이런 싸가지가 있냐고 소리 질렸더니...
그싸가지 한다는말이 내가 강아지를 부르지 않았냐고...아니 강아지 이름만 부르면 다야...
그러면서 미안하다고요 이제 됐어요 누가 싸가지인지 모르겠네 라고 대답하길래.
정말 성격 같아서는 그대로 얼굴을 갈기고 싶은데...똥이공주님도 너무 놀래서 내품에 안겨 훌쩍거리고...
최대한 나오는성격을 억누르고 내가 정말 큰소리로 욕했어요.
야 이개같은 인간이 개키우다 보니 개머리가 되냐...뭐이런 개같은 인간이 다있어.
니 눈에는 개가 중요하겠지만 내눈에는 내자식이 중요하거든...그렇게 중요한 개때문에 정말 개같은
경우 당해볼래...너어디 살어 오늘 당장 경찰서에 고소장 제출해서 정말 개같은 경우 당하게
만들어 볼까...공동주택에서 살려면 예의라는게 있는데 너 대가리에는 개밖에 없니...
저도 모르게 눈에서 핏대가 서는게 느껴지지 뭐예요.
그랬더니 또 미안합니다 이제 됐어요 라고 대답 하지뭐예요.
아니 이제됐어요는 왜 붙혀 사람을 갖고 노는건지...
그모습을 지켜보던 어떤 연세있는 노부부가 나이드신분이 정말 싸가지가 없는건지 아니면 정말 겁이 없는건지
모르겠네. 이아기 엄마가 댁 자신을 안고 있다면 그렇게 행동하겠냐고...
정말 경찰서 가야겠네...개가 사람보다 그리 중요하면 개관리비도 내고 사는지 어디 관리실에
알아봐야 겠네 나도 저만한 손자가 여기 살고 있는데 나라면 댁같은 사람 가만히 안뒀다면서...
어디서 겁없이 행동하냐고...날보고 저런인간은 그냥 두지 말라면서 얘기하니까
그제서야 미안하다면서 다음부터 주의하겠다고 얘기하는것 있죠.
그런데도 약도 오르고 정말 화도 나고 당장 관리사무실로 달려갔죠.
제가 한번 화나면 앞뒤 안보는 성격인것 아시죠.
내일 당장 방송에 강아지 키우면서 지켜야할 공동주택예의를 방송 안할경우 다음에 이같은일이 발생하면
관리실까지 법적 책임을 지게 만들것이라고 협박 아닌 협박을 했어요.
그러고 돌아오는데도 진정이 되지 않고 막 떨리지 뭐예요.
개새끼가 똥이공주한테 달려드는 모습이 아직도 생생한게...
정말 가서 발로 한대 걷어차기라도 할거라는 후회를 지금도 하게 되네요.
공주님 혹시 몰라서 욕탕에 물받아서 뜨거운물에 한참을 놀게 했다가 잠재웠어요.
조금 걱정 되는데...그래도 피곤했는지 코까지 골면서 자네요...
안그래도 제가 한성깔하는데 요즘들어 점점 더 날카로워지는것 같아 심히 염려 되네요.
당신없이 똥이공주를 키우다 보니 가끔 당신이 상대해야할 일들을 제가 해야되는 상황이
많다보니 더 성격이 변하는것 같네요.
하여튼 요즘 인간들은 쌍욕을 해야지 먹혀 들어가는것 같네요.
항상 제가 하는 얘기있죠 인간은 강한자한테는 약하고 약한자한테는 강하다...
제가 항상 하는 말이 실제로 현실감 있게 피부로 와닿네요.
내일은 똥이공주님 문화센타가는날이네요.
당신도 당직서시고 푹 주무시고... 솔직히 똥이공주님한테 정말 미안해 하세요.
이모든 현실에 정말 열받고 뭐가 옳은건지...이게 과연 제대로 된 삶인지도 모르겠네요.
전 가끔 사람들이 아빠직업이 뭐냐고 물으면 그냥 직장 다녀요...지금 출장중이예요
라고 답해요...일일이 군인인데요...파병갔는데요...라고 답하면 겨우 오는 대답들은
돈 많이 벌겠네요...좋겠어요...군인들 급여가 많죠 라고 말하지 정말 누구하나
고생많이 하네요 힘들겠네요 라는 대답은 별로 들어보지 못하네요...
이 많은 희생이 우리똥이공주님한테는 어떤의미이고 커서 어떻게 비춰질까요.
지금에 아빠모습이 마냥 훌륭한 모습으로만 비추어질련지...
똥이공주님이 내곁으로 왔을때는 이런 현실을 상상도 해보지 못했는데...
시작부터 남들보다 부족하게 채워간다는게 너무 화나고 열받고...당신한테 짜증나고...
제가 이런편지를 올리면 다들 어찌라고 생각하겠지만...
이런생각 저만 할까요...아니라고 생각해요 단지 밖으로 내뱉지 않을뿐이지...
전 아빠가 과연 이런 희생을 하면서까지 당신 삶에서 얻고자하는게 뭐고
추구하고자 하는게 뭔지 궁금해요.
앞으로 20년후에 당신이 어떤모습인지...그리고 남은 인생에 어떤삶을 살건지...
당신 성격에는 이모든생각들이 20년후라고 생각하니 길게 느껴지죠.
절 만난지 15년이 지났네요. 그리 생각하면 결코 긴 세월은 아니라는것
단지 내가 해야할 의무라고만 생각하지말고요
그것만큼 가장 어리석은 대답은 없다고 보네요.
이제 그만 쓸께요...이야밤에 할일이 태산 같네요.
다정리 못한 가계부와 내일 공주님 밑반찬...가져가야할 간식
안녕히 주무세요...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