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의 대표 관광지인 남구 용호동 이기대공원에 들어선 이기대 휴게소가 자연경관 훼손과 특혜 시비에 이어 공공성 실종 논란을 빚고 있다. 사업 착수 당시 공공성을 강화하겠다는 약속과 달리 예식장이나 고급 뷔페 등 주민이나 일반 관광객이 이용할 수 없는 상업시설로 대부분 채워질 예정이기 때문이다. 이에 이기대 휴게소가 민간 사업자의 수익성만 고려해 건립됐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또 관할 구청은 사유지라는 이유로 용도 제한 등의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어 비난을 사고 있다.
4일 이기대 휴게소 민간사업자인 동남개발에 따르면 이 휴게소는 남구 용호동 부지 2만여 ㎡에 사업비 200억여 원을 투입해 지하 1층, 지상 4층 규모(부지면적 1만131㎡)로 지난달 10일 준공해 다음 달 중 영업에 들어갈 계획이다.
하지만 이기대 휴게소는 지하 1층에 뷔페와 전시실, 지상 1층에 커피전문점, 2층과 3층에 각각 고급 뷔페, 예식장이 들어서는 등 시설물 대부분이 일반 상업시설이어서 논란을 빚고 있다. 가장 큰 문제는 오륙도 앞바다에서 해운대에 이르기까지 탁 트인 해안 경관을 감상할 수 있는 2층과 3층에 뷔페와 예식장이 운영될 예정이란 점이다. 만약 뷔페와 예식장이 본격적인 영업에 들어갈 경우 인근 주민들과 관광객들은 사실상 이기대 앞 조망을 즐길 수 없게 된다. 2층 뷔페 가격도 시내 일반 뷔페보다는 비싼 1인당 4만 원 가량의 고가여서 가족단위 관광객이 이용하기에는 부담스럽다.
4층 옥상공간도 당초 약속과 달리 활용될 예정이다. 당초 민간사업자는 이곳을 지역 문화예술인과 청소년을 위해 개방, 주변 경관과 문화 공연을 감상하는 공간으로 활용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준공 후 예식장이나 뷔페 손님이 몰리지 않는 시간대에만 무료 개방한다는 방침으로 입장을 바꿔 주민들과 일반 관광객은 사실상 이곳을 이용하기가 쉽지 않게 됐다.
지난 주말 이기대를 찾은 이현웅(32·서울 강남구 논현동) 씨는 "부산에서 가장 자연경관이 좋은 곳이라고 해서 일부러 왔는데 주위 환경과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 건물이 서 있고, 그것도 민간사업자의 수익성을 위한 공간으로 활용된다는 이야기를 듣고 깜짝 놀랐다"며 "부산은 물론 대한민국의 소중한 자산이 사익을 위한 공간으로 변질되는 것을 방치하고 있는 것은 구청 등 행정기관의 직무유기"라고 말했다.
이 같은 지적에도 남구청 측은 "공공성을 강화하기 위해 노력했지만 사유지여서 법에 저촉되지 않는 이상 시민 불편이 있다고 해서 용도를 제한하기는 힘들다"며 사실상 방치하고 있다. 이에 대해 동남개발 원동희 대표는 "이기대 공원이 공공시설이기는 하지만 민자로 개발한 것이므로 관리할 수 있는 정도의 이윤이 우선돼야 한다"며 "개인사업자 입장에서 공공성은 두 번째 문제"라고 말했다.
한편 이기대 휴게소 부지는 동국제강이 1998년까지 폐슬래그 매립장으로 사용했던 곳으로, 2003년 지역 유력 정치인의 최측근이었던 하모 씨가 매입해 휴게소 건립에 나서면서 특혜 의혹이 제기됐다
첫댓글 정실주의가 문제.. 여튼 욕심은 하늘을 찌르는군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