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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 향기 따라 나선 엠마우스**
=꽃향기 따라 떠난 엠마우스!=
엠마우스를 떠나시는 두 분 수녀님을 따라 세실리아와 저는 함께 길을 나셨다, 간밤에 내린 비로 상쾌한 아침 깨끗해진 88고속도로를 달리는 우리는 세실리아의 능숙하고 숙달된 운전 솜씨에 평화롭고 편안한마음으로 조용히 기도를 바칠 수 있었다, 봄의 기운을 받은 들녘에는 겨울 내 언 땅을 헤집고 고개를 내민 모든 식물들이 5월에 있을 녹색의 향연을 위한 준비로 봄 햇살을 향해 파릇한 융단을 펴고 때를 기다리고 있는 듯하다, 봄 가뭄 속에서 부활절에 흠뻑 내린 봄비가 온 세상에 예수님의 부활로 복음의 새싹이 쑥쑥 자랄 거라는 세실리아의 감성에 모두들 차창 밖을 내다보며 미소로 동감 하면서 오늘 하루를 예수님과 성모님께서 함께 하시기를 기원하며
거창 휴게실에 들렸을 때 뜻 밖에 효목성당으로 가신 아가다 수녀님을 만나 너무 반가워 껴안고 아이들처럼 깡충거리며 서로 안부를 물으며 짧은 만남의 순간을 보내고. 효목성당에서도 일원들과 함께 엠마우스를 가시는 길이라는 수녀님과 작별하고 우리는 다시 목적지를 향하는 차안에서 어는 신부님의 강론에 정신을 빼앗기고 있었다, ‘인간이 계획하면 하느님은 부수신다,’ 예수님께서 제자들을 뽑으실 때 어부를 선택한 3가지 이유는 어부들은 그물과 배 밖에 없기에 많이 가진 자 보다 포기하는 시간이 짧다는 무소유와, 그물을 끌어 올릴 때 함께 힘을 합해야하는 공동체 와, 육지보다 위험한 바다는 늘 죽음을 생각하기에 죽음은 하느님을 가까이 하게 된다는 종말론성의 강론이 끝나자
목적지인 구례 산동면 산수유로 유명한 상위마을에 들어서게 되었다, 어린 산수유 가로수가 노 오란 꽃망울을 터트린 탁 트인 도로를 가로 질러 ‘구례에 오심을 환영하다는 현수막이 먼 길 온 손님께 첫 인사를 한다, 갓길에 주차한 많은 차들 사이를 삐 집고 주차하고 내리자 온 통 눈 닿는 곳은 다 노 오란 산수유 꽃 천지다,
마을을 감사 안은 듯 뒤로 우뚝 솟은 지리산 줄기 한 정상에는 겨울 내 북적이며 설화를 즐기던 인심이 산수유 꽃 속으로 숨어들자 시샘이라도 하듯 밤새 내린 눈을 하얗게 뒤집어쓰고 상위 마을을 내려다보고 있다,
두 분 수녀님과 함께 계곡을 따라 혹은 논 밭 뚝 을 따라 아름다운 산수유 꽃물결속으로 빨려들듯 2시가 넘도록 시간 가는 줄 모르고 꽃향기에 취해 있다가
조용하고 멋진 명당을 찾아 기대되는 점심식사 준비에 들어갔다, 주변에 유난히도 많은 산수유꽃나무로 둘러싸인 빈 논에 융단처럼 파랗게 자란 자운영위에 돗자리를 깔고 앉으니 바로 옆에서 흐르는 봄 개울물 소리 또한 정겹기만 하다, (루시아) 수녀님이 훌륭한 솜씨로 구워낸 삼겹살은 꽃향기를 첨가한 상추와 미나리의 궁합으로 그 맛이 또한 일품이다,
보는 즐거움과 먹는 행복함에 젖은 세실리아는 여기서 떠나고 싶지 않고 시간이 그대로 멈추었으면 좋겠다고 하자, 함께 한 이 시간들이 너무 소중하고 즐겁고 만족스럽다는 (릿다) 수녀님과 시계를 안 가져 왔음 좋겠다며 행복한 하루를 보내고 있다는 (루시아) 수녀님! 모두들 오늘의 느낌을 함께 나누면서 꿀벌처럼 온 몸과 마음으로 산수유의 꽃과 향기를 담고서
오는 길에 유명세를 타고 있는
화개 장터를 들려서 잠시 둘려보고
곳 터질듯 한 붉은 벚꽃 봉오리가 터널을 이룬 섬진강줄기를 따라
일몰의 아름다움을 뒤로 한 체 어둠이 깔린 고속도로 가로등의 노 오란 불빛을보며 인간이 만든 향기 없는 산수유 꽃에 비교 하면서 함께 부르는 엠마우스의 성가로 감사의 기도를 드리며 부활의 기쁨을 함께 즐기며 꽃향기 따라나선 엠마우스의 뜻 깊은 하루였다,
저또한 예수님곁에 초막셋을 지어 살고 싶다던 베드로와 같이 저도 그렇게 살고 싶었답니다, 주님 감사합니다, |
첫댓글 기쁘고, 행복한 시간을 보내셨네요. 이 공간에서 건강해보이시는 아가다 수녀님을 뵈니 반갑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