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명의 역사
빛은 생명을 창조하였고 문명을 발전시켰습니다. 빛과 조명의 역사는 인류 문명의 발자취이자 빛으로 표상된 인류의 사고가 함축된 생활양식입니다. 조명의 역사를 통해 옛 선조들의 지혜로운 생활방식을 이해하고 희로애락 가득했던 그들의 삶을 마주할 수 있습니다.
인류의 최초의 인공조명, 불
나무와 나무를 마찰시켜 불을 내는 왕복마찰식 발화법을 구상해내면서 인류는 필요에 따라 불을 피울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후 문명의 발전과 더불어 조명만을 위한 불의 이용이 다채롭게 등장하게 되었습니다.
석기, 청동기, 철기 등의 새로운 시대로 발전하면서 조명구도 등잔과 초, 촛대, 등가와 등경과 같이 보다 발전된형태의 등화구로 다양하게 진화하였다.
백제 무령왕릉 벽감에서 백자등잔이 발견되면서 삼국시대에 이미 등잔이 보편적인 조명구였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등잔용 기름으로는 참기름, 콩기름, 들기름, 면실유, 피마유 등의 식물성 기름과 어유, 돈지유, 우지유 등의 동물성 기름이 사용되었다.
호형등잔
1876년(고종 17년) 인화성이 강한 석유가 공식 수입되면서 석유의 강한 발화력을 재어하기 위해 심지꽂이 뚜껑이 따로 있는 호형등잔(壺形燈盞)을 널리 쓰기 시작하였다. 흔히 호롱이라고 부르는 등잔이 호형등잔이다.
밀납초
신라 안압지에서 발견된 초가위와 금동감옥촛대 등을 볼 때, 초와 촛대 역시 삼국시대에 보편화 된 조명구라고 볼 수 있다. 초는 그 종류가 매우 다양하다. 갈대로 만든 자초, 거친 베에 붉은 납을 발라 만든 홍대초, 벌집으로 만든 밀납초, 소의 기 름으로 만든 우지초, 돼지의 기름으로 만든 돈지초, 부들과 기타 여러 풀로 섞어 만든 잡초 등으로 그 재료와 종류가 무척 많지만 왕실과 양반들은 벌집을 끓여 만든 밀납초를 주로 사용하였다. 밀납초는 다른 초들과 달리 그을음이 적고 냄새가 향긋하며 불빛이 맑고 밝으며 오래 가는 양질의 등화구였을 뿐만 아니라 부부간의 애정을 북돋는 초로 여겨져 고가임에도 불구하고 시중에서 품귀현상을 겪는 초였다.
백자촛대
촛대는 초를 꼽아두는 받침 기둥의 역할을 하는 조명구이다. 촛대의 형태는 받침이나 불판 위에 기둥을 세우고 그 위에 짧은 초꽂이가 달린 받침 접시를 둔 형태가 대부분이며 청자, 백자, 청동, 유기, 철, 옥석 등으로 그 재질이 다양하였으며 양반들이 주로 사용한 조명구이다. 초는 녹아 없어지는 사치성 조명구라서 일반 백성들의 조명구라기보다는 양반의 조명구라고 볼 수 있다.
유기촛대
고급 촛대에는 촛대 뒤에 화선(火扇) 또는 불판이라 불리는 화려한 장식판이 달려 있다. 이 화선은 바람과 빛의 분산을 막거나 빛을 반사시켜서 초의 조도를 더욱 높여주는 역할을 하였으며, 목숨 수(壽)자나 기하문과 같은 다양한 문양으로 복을 주는 조명구로 사용되었다. 화선이 달린 촛대는 대개 분해 조립이 가능하고 아랫판에 재떨이를 겸용하는 등의 기능성이 첨부되어 있다.
등경
옛 그림과 사극에 등장하는 등잔의 모습은 대부분이 등잔과 호롱을 나무 기둥에 올려둔 형태가 많다. 방 전체를 밝히고 불빛을 널리 퍼지게 하기 위해 기둥이 있는 등가(燈架)와 등경(燈) 사용하기 때문이다. 등경은 등잔을 거는 걸이를 기둥의 턱에 건 형태의 등잔대로써, 그 모양이 비스듬하게 기울어져 두(斗)자와 흡사하다고 하여 광명두리 (光明斗) 라고도 불렸다. 등가는 기둥에 턱이 없으며 기둥 상반부에 바로 등잔을 올리는 받침이 있는 형태이다. 기능이나 모양새를 보았을 때 등가보다는 등경이 더 고급스러운 조명구로 쓰였다고 볼 수 있다.
개화기 남포등이 등장하면서 우리 조명 역사는 서구식 조명을 받아들이게 된다.
남포등은 영어 ‘lamp’ 를 남포로 발음한 우리 선조들의 발음에서 유래한 ‘서양 등’이란 뜻의 등이다. 석유를 수입하면서부터 사용하기 시작한 남포등은 등잔에 비해 조도가 훨씬 밝고 크기도 훨씬 크며 걸어두고 이동하기 편리한 장점이 있는 새로운 등이었다. 때문에 집안을 환히 밝히고 싶거나 손님을 모으고 물건을 팔아야 하는 점포에서는 이 남포등을 조명으로 사용하게 되었다.
[미국 1890년대] 반사판 오일램프
남포등과 유사하지만 좀 더 고급스러운 램프가 파라핀유를 원료로 하는 오일램프이다. 오일램프는 금속이나 유리제의 용기에 꼭지쇠를 달고 심지를 넣어 기름에 담가 나사를 조작해 심지를 올려 불을 점화하였는데, 심지 끝을 내려 불꽃을 조절하였고 불꽃이 꺼지거나 흔들거리지 않게 유리 등피가 있고 일분심지, 이분심지, 삼분심지로 그 조도를 조절하였다. 거실 전체의 조명용으로 산모양의 갓을 씌워서 위에서 끈으로 매달아 사용하는 매다는 램프와 식탁이나 책상, 탁상에 두고 사용한 탁상용 램프, 조명과 분위기를 위해 사용한 스탠드 램프 등 그 형태가 다양하였고, 마차용 램프, 합승마차의 전조등용 램프, 철도 보선로용 램프, 표지용 램프 등으로 다양한 장소에 널리 쓰였다.
가스등
가스등은 가스가 연소하여 발하는 빛을 이용한 조명구로 18세기 말 산업혁명 초부터 유럽에서 널리 쓰였다. 당시 석탄 생산 업자들은 석탄을 가공해 석탄가스를 뽑아내서 그것을 관을 통해 소비자의 조명 장치로 보내었는데, 석탄에서 기체를 추출하려면 특수한 정제 시설이 있어야 했기 때문에 석탄가스 조명을 쓰려면 도시 규모가 꽤 커야 했다. 우리나라에서는 일상 생활 조명으로는 거의 쓰이지 않았고 탄광이나 금광의 광산 갱도에서 산업용 등으로 일부 사용되었다.
1879년 에디슨이 발명한 백열전구는 촛불, 모닥불과 같이 높은 온도로 가열할 때 빛이 발생하는 원리(백열현상)를 이용한 조명이다.
에디슨의 백열전구 발명 30년 이전에 많은 과학자들이 백열전구를 발명했었고 그것을 개량했었다. 때문에 에디슨은 세계 최초의 백열전구 발명가라기보다는 세계 최초로 45시간 이상 꺼지지 않는 보다 완벽한 백열전구의 개량에 성공한 과학자라고 할 수 있다. 에디슨은 백열전구의 수명을 연장시키기 위해 1천 5백 개 이상의 재료로 필라멘트를 만들고 9,999번을 실패하면서 백열전구의 실용화에 성공하였고 지금과 같은 전기 조명시대를 이끌었다. 백열전구는 1738년에 발명된 석유등이나 1799년에 점화된 가스등보다 위생적이고 화재위험이 없는 진보된 조명이었으며 1808년부터 쓰인 아크등보다 유지비가 덜하고 관리하기 편하였다.
에디슨 전구
에디슨이 백열전구를 발명한지 8년 후에 고종황제와 명성황후의 침실이 있던 건청궁(乾淸宮)에 1887년 3월 최초로 760등의 백열전구가 점등이 되었다. 아시아 최초로 백열전구가 밝혀진 것이다. 이후 한성전기회사가 1900년 4월에 종로에 가로등 3등을 점등하면서 우리나라에 전기 조명이 널리 퍼지게 되었다. 1887년 경복궁의 백열전구는 매우 불완전했기 때문에 등잔만 못하다는 평가를 받으면서 제 할 일을 못하는 등이라 하여 ‘건달등’이라고 불려 지기도 했지만 이 영향으로 일본과 중국이 우리나라를 이어 전기조명을 받아들이게 되었다. 1887년 고종황제의 전기조명 도입이 결국 아시아 전체에 전기조명을 전파하는 계기가 되었던 것이다. 그 이후 오랫동안 백열전구는 우리의 일상적인 조명으로 쓰이게 되었다.
형광등
그러나 1938년 GE 인맨이 수은등 내면에 형광물질을 바른 형광등을 개발하고 그것이 실용되면서 백열전구는 형광등으로 대체되게 되었다. 형광등은 전력 소비는 백열전구의 절반 이하고 수명은 6배가 길며 빛도 부드럽고 백열전구만큼 뜨겁지도 않은 장점을 가진 효율성 높은 조명이어서 오늘날까지 우리 생활에 가장 널리 쓰이는 조명으로 사용되고 있다. 형광등과 백열등과는 그 빛을 내는 구조가 전혀 다르다. 형광등은 방전등의 일종으로 속에는 약간의 수은과 아르곤 가스가 들어있어 전기가 통하면 이 수은이 짧은 파장을 가진 자외선을 내는데, 이 자외선은 인체에 해롭고 시신경이 감지하지 못하기 때문에 바로 쓸 수 없다. 그래서 형광등 유리 안쪽에 무기물인 포스포라는 형광물질을 발라, 발생되는 자외선을 흡수하였다가 가시광선을 내도록 한 것이 바로 기본적인 형광등의 원리이다. 이 때 형광등 안쪽에 칠해 있는 형광물질의 종류를 바꾸면 다양한 빛을 내는 형광등을 만들 수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1955년부터 형광등이 수입되었고 1957년에 국산품으로 대량생산되었으며 이후 현재까지 형광등이 가장 보편적이고 경제적인 조명으로 사용되고 있다. 1965년 국가적으로 농어촌전화촉진법(農漁村電化促進法) 사업을 추진하면서 우리나라의 전 지역이 전기를 에너지원으로 하는 조명생활로 변화하게 되었다.
LED
LED는 발광다이오드 즉, Light Emitting Diode 또는 Luminescent Diode의 약자로 갈륨비소 등의 화합물에 전류를 흘려 빛을 발산하는 반도체 소자이다. 반도체 기술의 발전으로 기존에는 전자회로 부품으로 사용되던 LED가 1960년대 말부터 새로운 조명원으로 사용되기 시작하였다.
컴퓨터 본체에서 하드디스크가 돌아갈 때 깜빡이는 작은 불빛, 도심의 빌딩 위에 설치된 대형 전광판, TV리모콘 버튼을 누를때마다 TV 본체에 신호를 보내는 눈에 보이지 않는 광선 제작에 필요한 광원이 바로 Diode 이다. LED는 아래 위에 전극을 붙인 전도물질에 전류가 통과하면 전자와 정공이라 불리는 플러스 전하 입자가 이 전극 중앙에서 결합해 빛의 광자를 발산하는 구조로 되어 있으며 이 물질의 특성에 따라 빛의 색깔이 달라진다. 따라서 원색의 경우, 단파장발광만으로 고순도 칼라를 재현할 수 있으며, 단파장색의 혼합에 의해 중간색의 표현도 가능하다. 기존의 전구처럼 눈이 부시거나 소자가 단락되는 경우가 없어, 소형으로 제작되어 각종 표시 소자로 폭넓게 사용되고 있으며 반영구적인 수명(약 1백만 시간)으로 그 활용도가 높다. 그러나 기존 조명이 갖고 있는 경제효율성을 다 갖추지는 못하였기 때문에 아직까지 주된 조명으로 사용되고 있지는 않다.
[출처] [조명기초지식] 03. 조명의 역사|작성자 빛의 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