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 10월 29일의 여명에 마라톤 배낭을 어깨에 둘러메고 집을 나선다.
전날 둥이들 체육대회를 마치고 마님 친구 돌잔치도 안가고 일찍 잠자리에 들었지만 잠을 쉬이 이루지 못하고 뒤척이다 새벽4시에 알람이 울리지 않아도 저절로 눈이 떠진다. 준비물을 챙기다 보니 일회용 파스가 없어서 사무실로 올라가니 당직자가 반긴다. 그런데 매일 열던 사무실문이 열리지 않아서 한참을 애먹다 겨우열고서 책상 서랍에서 일회용 파스를 챙기어서 버스를 타고보니 이런 좌석버스가 아닌가... 아침부터 일이꼬인다...경남쇼핑앞에 내리지를 못하고 강남 고속버스 터미널에 내리어서 한참을 올라가니 경남 쇼핑 앞이다. 동업자들의 모습도 보인다. 가을 직원 마라톤복이 중간 중간 보인다. 흐흐 역시 동업자들이다.일부러 아는척 할 필요는 없다. 버스가 도착하여 앞자리 로열석에 자리를 잡고 서울마라톤 클럽에서 나누어주는 찰밥이 따뜻하고 맛있다. 찹밥에 콩나물,도라지나물,김이 전부지만 정갈한 것이 정성이 느껴지는 조식이다.06시 출발인데 온다는 연락이 온 주자 한명이 도착하지 않아 20여분을 기다리니 중간중간에서 빨리가자고 아우성을 칠 때 한명이 조용히 말한다. 기다리어서 같이가자고 나도 그님의 말에 동감 한다. 늦게 온 사람도 문제지만 그이는 버스를 놓치면 춘천을 어떻게 오겠는가? 어찌되었든 단체 출발에 늦는 사람은 반성 하여야 한다. 드디어 출발이다. 버스가 출발하자 스르르 잠이 든다. 올림픽대로에 접으들고 천호동을 지날즈음에 갑자기 버스에서 이상한 소리가 난다.브레이크 파열음이 나서 버스를 갓길에 세우고 펑크가 났다고 한다. 이런..아씨..소리가 연발이다. 그런데 기사가 올라오며 펑크가 아니라고 하며 다시 출발이다. 다시 따뜻한 기운에 스르르 잠이몰려오면서 잠이 들었나 싶은데 다시 버스가 서면서 사람들 웅성거림에 눈을뜨니 이럴수가 버스안에 브레이크 라이닝 타는 냄새가 진도이다. 브레이크 라이닝이 파열 된 것이다. 그것도 강동대교 입구에서 아! 어떻게 춘천에 가란 말이냐? 대체 차량도 없고 고쳐서 가기엔 시간도 없고 모두들 한숨만 쉬고 있다.난 첫풀코스 긴장에 불길한 생각만 든다. 삼국지에 동탁도 죽을 때 하늘이 예시를 하지 않았던가! 깃발이 부러지고 마차가 뒤집어지고 말이미치고 그런 생각이들며 불길한 예감으로 머리가 어지럽다. 그런데 이놈의 기사놈 하는 말이 기가차다.회원 한분이 차량정비도 안하고 운행을 하면 어떻하냐고 하였더니 단풍철이라 정비할 시간도 없다고 뻔뻔스럽게 말을 한다. 여기서 브레이크라이닝이 터지기 다행이지 만약에 내리막길이나 고속주행시 그랬으면 어쩔뻔 하였나 라고 생각하니 분통이 터진다. 이놈의 한주 여행사 내 가만히 두나 바라.결국 먼저 출발한 1호 2호 차가 돌아오기로 하였다. 백리길 뛰러가는 사람들이 버스 통로에 쭈그리고 앉아서 춘천까지 갔다.한심한 노릇이다.
내가 저길을 과연 웃으며 들어오길 기원 하면서.....
도착하니 08시 30분 대회장 입구에 들어서니 흥분이 발끝에서부터 온몸을 훌고 지나간다 목대가 울렁거리고 심장은 벌써 골인점에 들어서는듯하다.이런 느낌 때문에 나는 마라톤을 사랑한다.물품보관소에 물품을 맡기고 바세린에 썬크림을 바르고 준비운동하고 테핑을 하고서 준비를 마치니 어느새 10시다.1시간 30분이나 먼저 왔지만 워낙에 인원이 많다보니 .......
출발그룹 N으로 배번은 17430 기록 미보유자로 제일 마지막 그룹이다.
A그룹 엘리트 선수들이 10시 정각에 출발을 하고 N그룹이 출발할 때 시간은 10시 30분이 넘는다.드디어 출발.운동장을 나서자 연도에 시민들이 환호와 격려로 선수들을 마중한다.
이때 내 마음으로 하는말은 오버 하지 말자다.인생도 오버하면 안되듯이,달리기도 마찬가지다.
시외버스 터미널을 지나자 첫오르막이 나온다. 시간분배표를 팔목에 두르고 오늘의 목표는 4시간 20분. 내심 속으로 35km지점에서 몸 상태가 좋으면 4시간 안으로 들어오는것도 한번 욕심을 부려보리라 마음먹고 일단 4시간 20분 페이스로 달린다. 흥분으로 오버페이스에 빠지지말자고 다짐에 다짐을 하면서 5km 지점을 지나자 내리막길이나오자 가볍게 달린다. 계곡사이로 경비행기가 낮게 비행을 하자 달림이들이 환호성을 지른다. 그때 어디서 음악소리가 들린다. 경쾌하게 잘달리는 달림이가 뒷배낭에 CD를 달고서 뽕짝이 신나게 나오자 여기저기서 킥킥거리며 웃는다.나도 한참을 웃으며 이 달림이 페이스가 거의 나와 비슷하여서 페이스메이커로 생각하며 한참을 같이 달린다. (나중에 알고보니 광화문 페이싱팀 각설이 이만석 님으로 마라톤계의 거물이네요) 8km지점으로 접으들자 ?R 터널에서 주자들이 환호성을 지른다.나도 날 응원하며 같이 환호성을 지르며 나에게 힘을 붇돋아준다.
올 여름 내내 내 사무실 컴퓨터 바탕화면으로만 보아왔던 의암댐을 내가 들어갔다.
드디어 의암호가 보인다.삼악산 단풍은 만산홍엽의 빛깔을 호수의 물빛까지 물들이고 있다. 의암댐을 지나면서 올 여름부터 내사무실 컴퓨터 바탕화면에서 보았던 의암댐을 지나자 가슴에서 뭉클하게 무엇인가 올라온다.10km지점을 지나면서 시간을 보니 1시간 1분 페이스 분배표와 똑같다.삼악산 입구 매표소를 지나면서 언제 삼악산을 왔었던 것 같은데 기억이 가물거린다. 10km지점에서 급수대에서 물을 마시고 자원봉사하는 학생들에게 무한한 감사를 느낀다. 4시간 40분 페이스메이커가 자원봉사자에게 고맙다고 인사를 한다. (광화문 레이싱팀 솔찬히 김양수님 입니다.) 역시 자원봉사 페이스메이커는 틀리다.15km 성어촌 농협앞을 지나자 농촌 풍경이 시작되고 박사마을앞을 지나면서 춘천 시민들이 환호성으로 달림이들을 격려한다. 장군봉이라는 식당앞에서 아주머니가 앰프를 설치하고서 응원을 하신다. “당신들이 대한민국에서 제일로 멎진 사람”이라고 힘을 붇돋아 주시는 응원에 돌아서 가게 간판을 다시보고 꼭한번 저집에 들러야 되겠다고 다짐을 하며 달린다.박사마을과 신숭겸 장군 묘역을 지나 17km 지점에 들어서자 다시 오르막이 시작된다. 페이스메이커님이 짧게 보폭을 가지고 천천히 올라가자고 한다.그래 천천히 올라간다. 20km지점을 2시간 01분으로 지나자 서춘천 농협이 나오고 중간 중간 걸어가는 주자도 보인다.초반 페이스를 자제 하여서 인지 아직 힘은 들지 않고 꾸준히 달린다. 의암호 건너편은 먼저 출발한 주자들이 돌아가는 모습이 보인다.그전에 춘천에 같다온 친구놈이 차라리 수영을 하여서 횡단 하고 싶었다는 말이 실감 나게 다가온다. 아 언제 저길을 달릴수 있을까라는 생각을 하며 앞을 바라보며 춘천댐으로 달린다. 춘천댐에에 다가서면서 페이스 메이커 격려를 한다. 마지막 오름길이라고 이 오름을 올라도 끝나지 않을 달릴길이지만 그래도 이고개를 넘어서면 마치 낙원이라도 있다고 믿으며 힘든발길을 올린다. 내리막이 시작되자 처음부터 시큰거리던 발목이 통증을 알리기 시삭한다. 통증이야 말로 몸이 주인에게 보내는 신호라는 말이 생각난다.내리막길에서 오히려 더 발목의 아픔이 더하다. 중간에 걷는사람.발목을 붙잡고 신음하는 사람들을 보면서 멈추면 달리지 못할 것을 알기에 계속 달리자 드디어 30km 급수대가 보인다. 바나나 1개와 이온음료수를 마시고 하의 주머니에 넣어온 비상용 일회용 물파스 두개를 꺼내어서 양다리에 바르고 잠시 숨을고르고 다시 뛰니 더 힘들다.아픈 발목과 허벅지에 통증이 더 밀려온다.이래서 달리다 멈추면 다시 뛰기가 힘든것이라고 생각하며 종주때까지 멈추지 않으리라고 다짐하며 달려본다. 30km를 지나자 페이스분배표되로 가지를 않는다. 3시간 8분이다.분배표되로 왔으면 3시간 5분인데 늦어지기 시작이다. 그런데 다리는 통증만 심하지 영 달려지지가 않는다. 그래 지금부터가 마라톤이다. 10km만 생각하자.군데기 2.195km는 생각하지 말자.10km 여의도에서 동작대교 한번 갇다오면 되는길이다,라고 평상시 훈련하던 한강을 생각하며 달린다.
이젠 고통이 극심하다.(그래도 사진은 찍자 웃어야 하는데 정말로 웃을 수가 없다)
35km지점을 지나 소양2교를 지나자 각 동호회에서 응원을 나와서 환호를 질러준다.다리에 통증은 심해지고 아무리 달리어도 1km가 줄어들지를 않는 느낌이다. 페이스메이커님(광화문 페이싱팀 솔찬히 김양수님)이 “여러분 지금부터가 악마의 유혹이 시작 됩니다. 주저앉아서 파스도 뿌리고 쉬었다 가고 싶조? 그러면 여러분들은 5시간안으로 춘천 운동장에 못들어갑니다. 악마의 유혹을 뿌리치고 우리모두 완주 합시다. ~힘~“그래 이젠 4시간 20분은 포기하고 4시간 40분으로 당초 내실력 수준에 맞는 목표로 수정하고 4시간 40분 페이스메이커를 따라서 가자.올해 이번 대회 당초 목표는 5시간 이내완주였고 걷지 않고 끝까지 뛰는거다.그 길고도 지루한 법무소 갱생보호소 앞길을 지나 드디어 춘천 시내로 접으들자 시내는 결혼식으로 혼잡한데 도로통제가 되고 있어서 시민들 불편이 많을텐데도 시민들은 오히려 격려와 응원으로 힘을 돋아주고 있다. 40km 표지판이 보이자 이젠 다왔다는 생각에 눈물이 난다. 내가 드디어 2006년 5월 14일 천안상록마라톤 10km코스에 입문하고서 5개월만에 풀코스를 완주 하는구나.여름내내 한강변을 달리면서 얼마나 이순간을 머리로 그리고 그렸던가!,춘마 참가 출사표에 내 설움을 풀코스에 녹이고 오겠다고 얼마나 맘으로 속맘으로만 그렇게 또 외쳐 왔던가? 그 설움이 백오리길 달림에 녹아서 저 의암호 푸른물에 녹아지기를 얼마나 기다리었나... 속에서 나오는 눈물은 눈으로 나오지를 않는다. 다왔어요 힘내세요...연도에 시민들이 박수를 치고 격려를 아끼지 않는다.그런데 마지막 그길은 영원히 가도 가도 끝이 없을 길처럼 보인다.옆을 돌자 작은 춘천운동장이 올림픽스타디움보다 더 크게 기다리고 있다.춘천종합운동장 입구에 접으들자 목 울대가 울렁거리며 눈이 희미해져 간다.보이는것은 갈길이고 들리는것은 응원의 함성이다.이 운동장을 들어갈 때 힘있게 들어가리라고 마음먹었는데 정말로 체력이 바닥이다. 없는 힘에 운동장으로 들어가는데 연도에 누군가 내 유니폼 에 "동작구청 파팅!"을 외친다 그래 "동작구청 화이팅"나도 속으로 외치고 드디어 운동장으로 들어가 트랫을 도는데 트랫 한바퀴가 10km보다 길게 느껴진다. 하프마라톤 골인 때는 앞사람을 추월도 하면서 사진도 생각하고 막판 스퍼트도 하였는데 이젠 추월이고 뭐고 관심도 없고 운동장 한바퀴 도는게 42.195km 다시 뛰는것 처럼 힘들다. 드디어 내가 나이 사십을 넘기전 삼십의 마지막 가을에 전설을 쓰는구나 .이 골인점을 향해 그 뜨거운 여름 한강을 달리고 또 달리었다. 그래 이젠 골인이다. 골인점을 보며 활짝 웃는다.
최종 기록은 4시간 39분 37초 이다.
발목의 통증만 없었으면 조금 더 기록이 좋았을 텐데라고 아쉬어 하며 첫 풀코스 완주에 의미를 두고 내년엔 서브4를 목표로 올해보다 더 연습하여서 통증없이 완주 하여야겠다.
첫댓글 축하합니다. 짧은시간에,,, 멋진 30대의 대미를 장식하셨군요. 이제 여마클에서 즐겁게 달리자구요
동마에서 선배님과 같이 즐런 하였으면 합니다.
근사한 춘천마라톤 후기 잘 읽었습니다. 어린 양들이 반듯하게 자랄 수 있도록 인생 후기도 가끔 올려주시구요. 다음주 화요훈련에는 필히 참석하시어... 지난주에 들려주신 '떡 두 개가진 놀부전(?)' 후속편을 들려주세요^^*
놀부가 나와야 할텐데요..ㅋㅋㅋ
정성이 깃든 춘마후기 잘 읽었습니다. 열정이 있는 만큼 큰 열매도 맺으실 수 있으리라 믿습니다.
캄사합니다.
세월이 꺼꾸로 가는거여 지금이 몇월인데 지금 춘마것을, 어쨌든 초보 달리미에게는 영광스런 첫 풀코스이고 영원히 잊지못할 추억이지, 잘 뛰셨습니다.
춘마 안 뛰어보셧지유..전 춘마만 가지고 평생 울가먹을랍니다.
아름다운 춘천에서..아름다운 열정으로 첫풀코스에 도전하여 멋지게 완주'하심을 '드립니다..^^*
캄사 합니다.전 언제 시상대에 올라갈 수 있을까요?흐미 부러워라.잉
첫풀 경험은 잊을수가 없지요...그 감동 오래 간직하시길..완주드리며..항상 겁게 리세여^^
영원한 페메의 별님 캄사 합니다.